메모

20230630

리틀 윙 2023. 6. 30. 21:55

<마도조사> 2차 창작 소설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구+소재 발견

사람의 본질은 흰색과 검은색처럼 쉽게 쪼개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확실히 적봉존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염방존의 모든 것을 악으로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진다. 정의와 악, 백과 흑처럼 쉽게 둘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소행은 확실히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창녀의 자식이라고 멸시받고 짓밟힌 그가 정당하게 평가받았을까? 금광요는 그 손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했다. 
없는 자가 가진 자의 고뇌를 알 수 없듯이, 가진 자에게 없는 자의 고뇌 또한 알 수 없다. 금광요와 섭명결의 결별은 필연이었을 거다. 
그의 죄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의 행동 전부가 악이었을까? 적어도 금광요가 고안한 조망대로 인해 요마귀괴의 피해는 줄어들었다.
위무선을 이릉노조로 두려워하고, 침을 뱉는 사람들이 그의 모든 걸 악이라고 단정 짓는 것처럼. 사람은 결국 자신이 듣고 싶은 걸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적어도 그는 형장에게는 성실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희신은 금광요가 보기에 자신을 창기의 자식이라고 보지 않고 대해준 유일한 사람이었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남씨에 대한 조력을 아끼지 않았고, 남희신에게만 성실하려 하지 않았던가.

"나는 그 대답을 알 길이 없다."
"저도 숙부도 형장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금광요가 약자들에게 손을 내민 것도 거짓이었을까. 죽은 금광요의 마음은 알 길이 없다.
아무리 가깝더라도 다른 존재인 한 사람의 마음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완전히 이해한다면 그건 오만일 테다.
하지만 모든 걸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의지할 수는 있다. 그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아닌가. 
혹은 금광요가, 섭명결이 상대에게 기대고 있었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남망기가 몸을 일으키지 못했을 때도 남희신은 치료해주고 조용히 다가와주었다. 결코 자신을 탓하지 않았고, 또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형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제발 맘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남망기의 소원이었다.

금광요는 끝까지 남희신만은 죽이지 않았다. 죽일 수 없었다.
금광요는 남희신 앞에서만큼은 살의는 물론 악의 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금광요가 남희신에게만큼은 그러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고 한다면 남희신은 금광요의 본성을 알기에는 무리였을 거다.

"남겨진 사람은, 살아남게 된 사람은, 열심히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새로운 주문이 성공했다는 뜻이구나. 예전에 너에게 영력을 담았던 부적을 기억하니? 이 녀석은 미리 담긴 영력을 동력으로 같은 영력의 소유자에게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그러니까 아무리 장거리를 날려도 난 영력을 전혀 소비하지 않는 거야. 또다시 나다운 천재적인 발명품이라고 생각한다.
근거리에서는 물론 시도했지만, 이렇게까지 긴 거리를 둔 실험을 하지 않았으니 이것으로 잘 되었다면 당당한 완성이다. 편지는 편지로도 좋지만 이렇게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니?
근데 이 부적은 충전식이니까 영력이 떨어지면 종이로 돌아간다. 물론 영력을 다시 불어넣으면 새 모양으로 재생할 수 있다. 넌 내 편지든 뭐든 간직하려고 하지? 새 그대로는 보관도 어려우니 마무리할 때는 꼭꼭 부표에 넣어둬라.
생각하지만 이건 응용하면 어린이용 완구나 애완용으로 팔릴 것 같지 않니? 보살핌도 필요 없고 먹이값도 들지 않고 보기에도 귀엽다. 뭐든지 이 부유한 상가에서는 이국에서 가져온 색이 예쁜 새를 기르는 게 유행이란다. 
남잠, 넌 일곱 빛깔의 깃털새 같은 거 본 적 있어? 엄청 화려해.

온씨 일문이 영력을 잃은 건 위무선이 펼친 주술진 때문이었다.
중요한 장소 이외에 결계를 친다는 개념이 빠진 결계는 지정한 자 이외의 영력을 틀어막겠다는 무서운 물건으로, 적이 쳐들어올 때 발동되기 때문에 진에 관한 모든 발설 금지 사항을 전제로 허가됐다.
틀림없이 특급품의 부적이지만 모든 사람이 선은 아니다. 자칫하면 또 악의 화신으로 말살될 수 있는 주술진은 지금으로서는 위무선만 제작 방법을 알고 있었다.

"노래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팔괘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매년 바뀌지만 효과는 같고 저주를 푼 후에 다시 걸 겁니다.
선인仙人이 준 법종法種에서 좋은 곡식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걸 훔치려는 자와 훔치고 그걸 자신의 밭에 뿌리려는 사람이 빈발했습니다. 그리고 법종을 비싸게 팔려는 사람도. 사람은 사람을 속이는 비열한 생물이고, 어머니는 그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는 부정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씨를 쓰는 자에게 재앙일 겁니다. 흑의군은 약자를 보살피는 선인善人이기도 했지만 잘못을 저지르면 재앙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훔쳐서 심은 곡식은 시커먼 모습이 되어 시들어 버립니다.
어머니의 검은 옷을 보고 사람들은 흑의군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그 이름이 알려진 건 시커먼 밭이 여기저기 나타나고부터입니다."

소리를 가두는 부적:성옥부聲獄
전령부傳令符

"숨바꼭질을 하자. 이것도 수행이다. 앞으로 눈을 가린 채 움직임만으로 너희들을 잡으러 간다. 알겠냐, 이는 너희들의 수업이기도 한다. 내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호흡에도 신경 쓰도록. 소리를 내는 것도 논외다. 한 방에 설 자리가 걸려. 이것이 거물 상대의 야렵이라면 잘못하다 죽는다."
관음묘 이후 금광요의 악행이 들어난 지금도 수진계는 달라진 게 없었다. 혈족주의가 낳은 선민사상이라고 할까. 
그들은 그것을 옳다고 진심으로 믿고 자신의 의협심대로 발언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의라는 건 시각이나 입지 하나에 따라 얼마든지 바뀐다.
절대적인 지침이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무서운 건 자신이 옳다고 믿고 정의의 이름으로 태연하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인간이다. 정의라는 면죄부에 취해 어떤 잔혹한 소행도 저지를 수 있다.
그들 같은 자들이 온녕의 목숨을 앗아가고 온정과 그 일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누군가에게 정의가 만민에게는 정의가 되지 않는 게 세상이다.
입장이 바뀌면 정의도 바뀐다.
이 세상은 그런 부조리로 이루어져 있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다가 죽어도 후회 같은 것은 흔하고, 그 신념에 희생되어 우는 사람도 있다.
…라는 걸 난 한 번 죽고 배웠다. 
웬만하면 죽기 전에 배워라. 최선을 다할 걸 명심하고 버티고 서서 즐겨라. 
그리고 힘들 때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그만이다.

힘의 사용은 본인 책임이다.

"뭐, 사람을 구하면 정도로 사람을 훼손하면 사도. 우리에게 힘의 사용법에 정도 사도 없다. 언제라도 결정은 인간들이었다."

내가 보는 색깔만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옳고 그름은 사람의 해석의 문제다. 
다각적인 시각도 하지 않고 결정하면 그걸 생각하지 않는 시각을 옳지 않다고 말해선 안 된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다.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것만으로 누군가가 생각하고 있어서. 그러니까 자기 자신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상대도 소중히 할 수 없는 거죠. 내가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면 분명 그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거예요.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주었으나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향해가는 것을 무력하게 바라만 봐야 하는 때도 있었다. 그 무력함에 넘어지고, 상처 입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돕는 일을 멈추지 않을 거면 타인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자기 자신을 학대하지 않는 방법을 익혀가야 한다.

"타인을 위해 나를 버리면 결국 누구도 위하지 못하는 길이 되지. 받는 사람이 인간이듯 주는 사람 역시 인간이거든."
사랑하는 건 질색이다. 내가 약해진 것 같아서.
사랑하는 건 질색이다. 자신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을 드러내고 거부당하는 게 두려우니까.
사랑하는 건 질색이다. 상대방에게 대가를 요구하게 되니까.
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사람은 사람을 신뢰하고 사랑하게 된다.
어떻게 해, 피할 수 없어.
그건 예로부터 계속된 저주처럼 자신들 몸에 배어 있다.

"오로지 그녀 밖에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그녀 밖에 보이지 않았고,

"한 번 봤는데도 또 보고 싶고"

딱 한 번 봤을 뿐인데도 계속 떠오르고,

"함께하는 매 순간마다 행복하고"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이 사람이라면 지옥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고"

왠지 모르게 이 사람과 함께라면 지옥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모든 것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단다"

나의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 같다.
기분 좋고 은은한 연꽃향이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어느 여름날, 소년은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결정타가 되듯 아버지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사랑이란다."

사랑이었다. 다른 사랑도 아닌, 지독한 첫사랑.

젊었을 때 남계인은 지금 이상으로 엄격했고 융통성이 없었다. 그 성격이 화가 되어 어떤 야렵에서 강풍면과 위장택의 목숨을 위험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계인은 사과하지 않았다. 규칙을 준수했으니 하자가 없다면서 책임을 지겠다고는 하지 않은 것이다. 그것에 누구보다 분노한 건 장색산이었다. 
그날 밤 후 며칠 뒤 남계인은 인과응보라고 외치며 장색산인에 의해 수염이 잘렸다.

"남계인, 규칙과 목숨. 어느 쪽이 무거운지 모르냐? 그걸 모른다면 넌 선사仙士가 될 일은 없어."

면도칼을 가진 채 장색산인이 꿰뚫는 듯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던 그날 남계인은 인생 처음으로 반성했다. 규칙을 고집하다가 사람이 죽어서 안 된다. 그걸 장색산인에게 배운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바뀌지 않았다.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형과 그 아내 때문에 속상한 결과 종주 대리가 되어 조카들의 아버지를 대신해 누구보다 규칙에 순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며 엄격하게 조카들을 키웠다.

"나중에 시집 오지 않을래?"
"당신과 친구로 있는 건 즐겁지만 아내가 되는 건 재미 없을 것 같아. 거절할게."

남계인은 눈앞에서 야렵이야기라도 하듯 가벼움으로 구혼하는 것도 어떤가 했는데, 가문의 적남을 일도양단 거절하는 것도 어떨까 생각했다.

"자유로움에 끌렸다고 하면서 정작 가문에 들어가면 아내답게 행동하도록 요구할 것 같아. 그래서 그렇게 안하는 나에게 실망할 걸 알겠다. 그리고 그걸 나에게 말하면 될 걸 가슴 속에 숨기고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아."

장색산인의 말은 강풍면을 말로 꿰뚫었다.

"그리고 말이지,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쐐기를 박고 분방한 여자는 아릅답게 웃었다. 드물게 수줍은 듯한 미소는 한겨울에 도화꽃을 피울 힘을 느끼게 했다.
강풍면도 남계인도 피우지 못하는 꽃을 피운 남자가 그녀를 냉대했을 때도 왠지 모르게 남계인은 그 자리에 있었다.

"소종주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가 마음 붙일 수가 없습니다. 난 강가의 하인. 소종주를 지탱하고 강가를 위해서 사는 것이 나의 사명입니다. 당신이 그분의 아내가 된다면 모시겠다만은…."

위장택은 수다스럽지 않는 남자였다. 하인이라면서 몇 대 전부터 결단을 하고 수사로서 강씨를 모시는 일을 하는 혈통이었다. 강씨를 섬기기 때문에 영력을 품었다고 할 수 있었다.
위장택의 실력은 누구나 인정했기에 운심부지처의 강의에도 강풍면의 뒷바라지 역할뿐만 아니라 수사로서 힘을 더 높이는 걸 기대하고 참여할 수 있었다.
상쾌한 풍모로 사려깊고 강씨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내던지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풍면에 대해서는 스스럼 없이 잔소리를 했고, 강풍면 또한 위장택 앞에서는 편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두 사람의 신뢰 관계의 강함을 볼 수 있었다.
강고한 인연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난 장색산인은 위장택에게 장애에 지나지 않았다. 그 자신도 장색산인에게 빠졌기 때문에.

연꽃이 아름다운 10가지 이유
이제염오(離諸染汚).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그 잎과 꽃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불여악구(不與惡俱). 물이 연꽃에 닿아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굴러 떨어진다.
계향충만(戒香充滿). 물속의 더러운 냄새도 연꽃이 피면 그 더러운 냄새는 사라지고 연꽃의 향기로 연못을 가득 채운다.
본체청정(本體淸淨). 어떤 곳에 있어도 그 연잎은 푸르고 꽃잎의 색은 아름답다.
면상희이(面相熹怡). 잎의 모양이 둥글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한다.
유연불삽(柔軟不澁). 줄기는 연하고 부드러워 강한 사람에게도 잘 꺾이지 않는다.
구자개길(具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한 일이 생기니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다.
개부구족(開敷具足). 피고 나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성숙청정(成熟淸淨). 활짝 피면 그 색이 정말 곱고 아름다워 연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생기유상(生己有想). 연꽃은 싹이 날 때부터 달라 꽃이 피지 않아도 연꽃인지 알 수 있다.
세상 모든 건 오고 가는 게 있는 법이다.
물건을 원하면 값을 치러야 했고 사람을 원한다면 내가 가진 걸 기꺼이 줄 수 있어야 했다. 그렇게 이어진 관계가 계속되기 위해선 양쪽에 있는 사람 모두 주고받아야 했다. 내어주기만 하면 지치고 받기만 하면 질리는 게 사람 마음이었다.
만 가지의 염원을 모아
천 가지의 소원을 엮어
백 개의 맹세를 읊고
십 년을 넘은 기다림 끝에
하나의 마음을 품고

나의 세상이여
그대를 품에 안고 
나는 영원을 꿈꿀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