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죽음을 초월한 기적의 마법, 사랑 02

리틀 윙 2016. 5. 28. 00:38

7월 31일이 되자, 거울을 살피면서 어떤 옷이 괜찮을지 살펴보았다. 애드밀이랑 함께 걸으면 주위의 이목이 쳐다보기 때문에 애드밀의 평판에 어울리게 옷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가 거울을 보자 옆구리에 새겨진 꽃 모양의 타투가 보이자 그것을 매만졌다.


-그것은 씨앗이란다. 너의 ――을 먹고 자라서 너의 온몸에 퍼질 것이다. 그것이 퍼지는 순간 너는 죽을 것이다. 너처럼 불결한 아이에게는 딱 맞는 저주, 아니 축복이잖냐! 하하하하!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이것은 저주의 일종이였다. 그 말이 생각이 나자 손톱을 세워서 살을 파듯이 깊숙이 손톱을 박아버렸다. 그러자 붉은 피가 맺혔다.


"불쾌해."


쓰라린 아픔에 미간을 찌프리고는 바로 와이셔츠를 입어서는 단추를 잠가버려서 보이지 않게 했다. 검은색 벨트가 달린 치마를 입고는 바로 니삭스를 신었다.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는 지팡이를 챙기고, 확장 마법이 걸려있는 핸드백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

런던, 머글들은 보지 못하는 작고 지저분하게 보이는 술집, 리키 콜드런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어둠침침하고 지저분했다. 노파 몇 명이 한쪽 구석에 앉아 아주 작은 술잔으로 백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은 긴 담뱃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뾰족한 모자를 쓴 자그마한 남자 하나는, 대머리에다 꼭 호두처럼 생긴 이빨 빠진 늙은 바텐더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저 바텐더가 리키 콜드런의 주인인 톰이였다. 주위를 둘러보아서는 사람을 찾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린고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까나?


안마당으로 가려고 할 때, 벽난로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사람이 걸어나왔다. 붉은 눈동자를 가진 흑발의 미청년은 검은 정장 위에 검은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애드밀!"

"로라!"


내가 부르는 소리에 나를 보는 그의 붉은 눈동자가 반달처럼 휘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포옹을 해서 인사를 한다. 

술집을 나와 쓰레기통과 잡초 몇 포기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벽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안마당으로 나왔다. 지팡이를 꺼내서는 담에 기대어 있는 쓰레기통 위쪽의 벽돌 수를 세고 지팡이로 담을 세 번 탁탁탁 두드렸다. 그러자 두드린 벽돌이 흔들흔들하더니,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나타나 점점 더 넓어졋고 잠시 뒤엔 좀 삐뚤어진긴 했어도 충분히 큰 통로가 생겼다. 이 통로를 지나면 다이애건 앨리가 있다. 

우리가 함께 통로를 지나가자, 통로는 순식간에 오그라들어 딱닥한 벽이 되었다, 부엉이 파는 상점, 긴 망토를 파는 상점이며, 망원경과 은으로 만든 이상한 기구를 파는 상점, 박쥐의 비장과 뱀장어 눈알이 가득 담긴 드럼통과 마법서, 깃펜, 양피지 두루마리, 약병,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공 등이 쌓여있는 거리를 걸어갔다. 


"먼저 그린고트로 가서 돈을 뽑아야하는 걸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뭘 사야하는데?"

"교과서랑 교복, 그리고 양피지와 깃펜과 약병 등등."

"살 것도 많네. 그 작은 핸드백 안에 다 들어갈까?"

"확장 마법을 걸어두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호그와트에 들어가면 앞으로는 머글 세계에서는 마법을 써서는 안 돼. 넌 아직 호그와트에 안 들어갔으니까 경고문을 받지 않는 거야."


내 머리를 쓰담으면서 걱정스럽게 말하는 애드밀. 


"나도 알고있어."


그런 애드밀의 손길을 쳐냈다. 아직도 그 아이의 눈동자에는 내가 어린 아이로 보이는 것일까나? 물론 앞으로 며칠 후면 나도 11살이 되는데 말이지(애드밀은 이미 마법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다른 작은 상점들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새하얀 건물로 다가갔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청동 문 옆에 서서 진홍색과 황금빛 제복을 입고 있는 도깨비(=고블린). 도깨비는 영리해보이는 가무잡잠한 얼굴에, 우리와 다르게 손가락과 발가락이 길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 도깨비가 인사를 했다. 은빛이 나는 두번째 문 앞에 오자 문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있었다.


들어오시오, 낯선 이여, 하지만 명심하시오. 탐욕의 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일하여 얻지 않은 것을 가져가는 이들은, 반드시 그 죄과를 치르게 될 것이오. 그러니 만일 우리의 마룻바닥 밑에서 결코 당신의 것이 아닌 보물을 찾게 된다면, 도둑이여, 경고하노니, 주의하시오. 그곳에서 보물보다 더 귀한 것을 발견하도록.


그린고트는 안전한 곳이다. 이 곳을 터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린고트의 금고는 런던 지하 수백 킬로미터 되는 곳에 있으며 금고실을 지키는 용들역시 있기 때문이다.  


"로라, 뭐 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애드밀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그 은빛나는 두 번째 문을 지나가서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대리석이 나왔다. 100명이 넘는 도깨비들이 기다란 카운터 뒤편의 높은 의자에 앉아 회계장부에 뭔가를 갈겨 쓰고 있거나, 놋쇠 저울로 동전 무게를 달거나, 확대경을 눈에 끼고 보석을 감정하고 있었다. 홀로 통하는 문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고, 그보다 더 많은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이 문 저 문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카운터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내가 인사를 하자 회계 장부를 쓰는 것을 멈춘 도깨비는 나를 쳐다보았다.


"로라 에반스의 금고에서 돈을 꺼내 가려고 왔습니다."

"열쇠는 있소?"

"물론이죠."


핸드백을 열어서는 쬐그마한 황금빛 열쇠를 꺼내서 도깨비에게 내밀었다. 도깨비는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주위의 도깨비들이 내 이름에 수근거리면서 나를 살피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그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후다닥 눈길을 피하면서 할 일을 하는 도깨비들.


"맞는 것 같군요. 사람을 시켜 금고을 안내하겠소."


도깨비는 또 다른 도깨비를 불렀고 그 도깨비는 열쇠를 받고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그 도깨비를 따라서 홀로 통하는 문 가운데 하나로 향했다. 문을 열자 활활 타는 햇불로 밝혀진 좁다란 석조 통로가 보였다. 그 통로는 아래쪽으로 가파르게 경사져 있었고 바닥에는 작은 철로가 잇었다. 도깨비가 휙 하고 휘파람을 불자, 작은 궤도차가 트랙을 타고 우리가 있는 위쪽으로 올라왔다. 궤도차는 우리를 태우자마자 출발했다. 그리고 꼬불꼬불한 미로를 지나갔다.

궤도차가 통로 벽에 나 있는 작은 문 옆에 멈춰 서자 도깨비는 내려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뿌연 초록빛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흘러나오더니 곧이어 산더미같은 샇인 금화, 은화, 청동으로 만든 작은 동전들, 값비싼 반짝거리는 보석이 달린 화려한 악세사리들이 눈에 들어왔다(금화는 갈레온이라고 불리며 은화는 시클이라고 불리고 청동으로 만든 작은 동전은 크넛이라고 한다, 1갈레온은 17 은 시클, 1시클은 29크넛이다).


돈 주머니 안에 2학기를 보내는데 충분한 금화를 챙기고 다시 궤도차를 타고 그린고트를 나왔다. 


"일단 책부터 살까?"

"응. 그렇게 하고 망토 가게로 가자."

"가자."


애드밀은 내 손을 잡았고, 난 그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플러리시와 블러트라는 서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큰 가죽으로 장정된 책에서부터 책 표지가 실크로 만들어진 우표 크기만한 책, 이상한 기호들로 가득 찬 책과 안에 아무것도 없는 책까지 선반들이 온통 책들로 산더미같이 샇여 있었다. 교과서를 사고는 읽을 거리로 '마법사의 돌을 만든 연금술사, 니콜라스 플라멜'에 대한 책도 샀다.


"니콜라스 플라멜?"

"응."

"마리때문이구나."

"알고 있는 편이 좋잖아."

".... 자, 이제 망토를 사러 가자."


교복을 사기 위해서 말킨 부인의 망토 가게로 향했다.


"아차, 로라. 내가 살 것이 있어서 그러는데 혼자 갈래? 미안해."

"응. 난 괜찮아."

"정말로 미안해!"


애드밀은 급히 말하고는 가버렸다. 금방 인파 속으로 사라져버린 애드밀의 뒷모습을 보고는 말칸 가게의 망토가게로 들어갔다. 말킨 부인은 땅딸막한 마녀였는데, 연한 자줏빛 옷을 입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호그와트 생이구나. 여기 많이 있단다. 실은 2명의 아이들이 지금 막 입어보고 있지."

"아... 그런 것 같네요."

"로라?"

"안녕, 해리."


해리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입을 쩍 벌리면서 바라보았다. 말칸 부인은 멍청하게 서있는 나를 끌고 해리와 금발의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을 가진 남자 아이의 옆에 발판에 세우고 긴 망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씌워 입히고는 적당한 길이에서 핀을 꽂기 시작했다.


"대체 어떻게 된 거니!"

"나도 마녀니까, 호그와트에 가는 것은 당연해."

"안녕."

"어, 안녕."


남자아이가 호의를 가지고 나에게 말하자 나는 인사했다. 해리는 어서 설명해보라고 한 녹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도 호그와트니?"


남자 아이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빠는 옆 가게에서 내 책을 사고 계시고 엄마는 길가에서 지팡이를 보고 꼐셔. 그 다음에 난 엄마 아빠와 함께 경주용 빗자루를 보러 갈 거야. 왜 첫 해는 자기 빗자루를 가질 수 없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난 아빠를 졸라서 하나를 몰래 사 갖고 들어갈 거야. 너흰 빗자루 있니?"

"아니."

"퀴디치는 해본 적 있어?"

"아니."


남자 아이의 질문에 해리는 대답했다. 난 그저 침묵만 하고 있었다. 


"난 해봤어. 아빠는 내가 만약 우리 기숙사 대표로 뽑히지 않는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거라고 말씀하시지. 나도 같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말야. 그런데 너흰 어떤 기숙사에 들어가게 될지 아니?"

"아니."

"하긴, 거기 도착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난 내가 우리 가족 모두가 생활했던 슬리데린에 들어갈 거라는 걸 알고 있어. 후플푸프에 절대로 배정받고 싶지 않아. 그렇다면 난 그냥 나와 버릴 것 같아. 너희라면 안 그러겠니?'

"음."


슬리데린이라... 볼드모트가 있었던 기숙사잖아. 그렇다는 것은 저 남자 아이는 마법사 가문이라는 것이구나. 


"저 사람 좀 봐!"


남자 아이가 정문 창문 쪽을 향해 턱짓을 하며 외쳤다. 그 쪽을 보자 평균 어른들의 키와 덩치보다 2~3배 정도 큰 거인이 서있었다. 얼굴은 텁수록하고 긴 갈기 같은 머리털과 제멋대로 헝클어진 수염으로 거의 가려져 있었지만, 머리털 밑에서 마치 딱정벌레처럼 반작반짝 빛나고 있는 눈만은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는 해리를 보며 씩 웃으면서 손에 쥔 두 개의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며, 이것때문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해그리드야. 호그와트에서 일하시지."

"아하. 나도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있어. 저 사람은 일종의 하인이야. 안 그러니?"

"그는 사냥터지기야."

"그래, 바로 그거야. 난 저 사람이 야만인이라고 들었어. 학교 운동장에 있는 오두막에서 사는데, 가끔 술에 잔득 취해서는 마법을 부리려고 하지만 침대에 불을 질러 놓기가 일쑤래."

"내가 볼 때는 훌륭하신 분이야."

"그래? 그런데 저 사람이 왜 너와 함께 있는 거지? 네 엄마와 아빠는 어디에 계셔?"

"그분들은 돌아가셨어."

"오, 미안."


그 아이의 말투는 전혀 미안해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성격은... 분명히 부모님이 아이를 오냐, 오냐하고 키웠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분들도 우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셨겠지, 안 그래?"

"그래, 마법사셨어."

"난 그 학교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안 그러니? 그들은 우리와 다르거든. 우리의 풍습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어떤 사람들이 그 편지를 받을 때까지 호그와트에 대해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 봐. 난 그들이 마법사 가족 속에서 오랫동안 그러한 풍습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너희는 성이 뭐니?"

"다 됐다, 얘야."


말칸 부인이 말하자 해리는 그 남자아이에게 말을 하다 말아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발판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나는 해리의 뒷모습을 보고는 나역시 발판에서 내려왔다.


"호그와트에서 보자."

"그래."


예의상 인사를 하고는 망토 값을 내고는 해리와 함께 말칸 부인의 가게를 벗어났다. 가게를 나온 해리는 해그리드의 손에 있는 당콩 가루가 박힌 초콜릿 랍스베리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넌 누구니?"

"로라 에반스라고 해요, 해그리드."

"오, 해리의 사촌이구나. 조와 루치아의 딸이구나."

"네, 맞아요."


해리와 해그리드가 깃펜과 양피지를 사기 위해서 가게로 가자 나역시 깃펜과 양피지를 샀다. 해리는 쓰고 있는 동안에 색깔이 변하는 잉크를 발견하자 약간 기분이 좋아졌는지 가게를 나오면서 해그리드에게 질문했다.


"해그리드, 퀴디치가 뭐예요?"

"아차, 해리, 나 네가 많은 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깜박한단 말야. 퀴디치도 모르고 있었구나!"

"제 기분을 더 엉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해리는 해그리드에게 말칸 부인 가게에서 만난 그 창백한 아이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 그 아인 머글 가족 출신들은 그 학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넌 머글 가족 출신이 아냐. 만일 그 애가 네가 누군지 알았다면... 그 애의 부모가 마법사라면 그 앤 틀림없이 네 이름을 들으면서 자랐을 거야. 너도 리키 콜드런에 있는 사람들이 널 만났을 때 어떻게 봤잖아. 어쨌든, 그 애가 뭘 알겠니, 내가 만난 최고의 마법사 중 몇몇은 오랫동안 머글들 틈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었어. 네 엄마와 로라의 아버지가 그랬지. 그리고 그 남매가 어떤 언니(누나)를 가졌는지 보라구!"


머글인 페투니아의 동생들인 마녀, 릴리와 마법사, 조너선 에반스. 릴리는 제임스 포터를 만나서 결혼하고 마법사인 해리를 낳았고, 조너선은 루치아를 만나서 결혼하고 마녀인 나를 태어나게 했다. 그리고 페투니아는 머글인 버논을 만나 결혼하고 머글인 두들리를 낳았다. 


"그런데 퀴디치는 뭐죠?"

"그건 우리의 스포츠야. 마법사들의 스포츠. 그건 머글 세계에서의 축구와 같아. 누구나 퀴디치를 하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하는 건데 공이 네 개 있어. 하지만 경기 규칙을 설명하기는 좀 어려워."

"그리고 슬리데린과 후플푸프는 뭐예요?"

"학교 기숙사 이름이야. 호그와트를 창시한 4명의 마법사들의 이름을 딴 4개의 기숙사지."

"후플푸프는 바보 천치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들 하긴 하지만...."

"그럼 전 틀림없이 후플푸프에 들어가겠군요."

"슬리데린보다는 후플푸프가 더 좋아.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마법사나 마녀는 단 한 명도 없거든. 그 사람도 슬리데린 출신이었지."

"볼... 죄송해요. 그 사람도 호그와트에 있었어요?"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로라!"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쪽을 보자 애드밀이 나에게 다가왔다. 애드밀의 얼굴을 보자 해그리드는 겁에 질렸다. 왜 그런거지? 애드밀은 궁금하듯이 쳐다보는 해리와 겁에 질려있는 해그리드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럼 해리, 난 그만 가볼께. 안녕히 가세요, 해그리드."

"어서 가자, 로라. 배고프지?"

"그렇네."


해리와 해그리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정반대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양은 냄배와 약 혼합물의 무게를 다는 저울은 있어서 사지 않고 접을 수 있는 청동 망원경을 샀다. 그리고 약재상에 들려서 몇 개의 약재들을 샀다.

음식점으로 데리고 온 애드밀은 자신이 시키겠다면서 가버린다. 그냥 함께 가면 될 텐데, 굳이 혼자 갈 필요가 있는 것인가. 가게 안에 있는 마녀들이 애드밀의 외모에 감탄을 하면서 그를 힐끗 거리면서 쳐다보았다. 


"여기 있습니다, 공주님."

"고마워."


부드러운 미소를 짓으면서 나에게 말하는 애드밀. 애드밀은 내 맞은편 플라스틱 의자에 앉는다.


"아까 전에는 어딜 간 거야?"

"로라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가지."

"내 생일 선물?"

"잠잘 때 들어."


선물 상자를 열자 거기에는 예쁜 오르골이 있었다. 오르골에서는 부드러운 자장가의 음이 흘러나오고 있엇다.


"고마워, 애드밀. 잘 쓸께."

"너가 나쁜 꿈을 꾸지 않기를 비는 부적이야. 그리고 너무나 강한 힘은 재앙은 불러온다고 하지. 너의 너무나 강한 마법력을 봉인할 봉인구란다."


애드밀은 내 왼손 검지에 노랑색이 도는 에메랄드빛도는 페리도트 보석의 반지를 끼어준다. 그리고는 내 손등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그의 행동에 주위의 여성들은 비명을 지르고 내 얼굴은 붉어져버렸다. 


그 후, 해리에게 8월 2일 생일날, 흰 백합이 달린 머리핀을 선물 받았다. 그 머리핀과 오르골과 반지는 내가 착용하고 있는 목걸이처럼 소중한 물건 1호가 되었다. 언제나 하고 다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머리핀으로 붉은 머리카락을 반 포니테일로 묶어버렸다. 


"예뻐, 로라."

"고마워."

"뭘. 로라도 내 생일선물을 주었잖아. 난 이제서야 겨우 선물을 챙겨주었는걸."

"정말로 고마워."


해리를 끌어안으면서 나는 감사 인사를 했다. 사랑의 묘약으로 태어난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었다.

킹스 크로스 역에서 11시에 9와 4분의 3번 승강장으로 가야했다. 그래서 그 전날, 확장 마법이 걸려있는 여행용 가방 속에 거기서 지낼 옷들을 챙기고 목록을 살피면서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브라이언은 내일 아침에 챙기면 되겠다."


깨끗해진 방 내부를 살펴보면서 흡족하게 중얼거리고는 가방 문을 닫았다. 더즐리 댁으로 가서 내일 킹스 크로스 역에 가려면 함께 얻어타는 것이 좋겠지. 생각을 끝내자마자 실행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하고 가디건을 걸치고는 방을 나왔다.


"어디 나가세요, 아가씨?"

"응, 잠시 다녀올께."

"저녁은?"

"그때까지는 돌아올거야."

"알겠습니다."


필에게 말하고는 집을 나서고는 프리벳가 4번지로 향했다. 

프리벳가 4번지에 도착하자마자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내 이름을 밝히자 페투니아가 문을 열어주었다. 다행이도 집에 있어서 다행이네, 


"무슨 일이지?"

"내일 킹스 크로스역이 간다면 저도 함께 가도 될까요? 알다시피 저도 해리와 똑같은 호그와트에 가거든요."


페투니아는 내가 한 말에 기겁을 하면서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왜 그렇게 놀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내가 누구인지, 그 누구의 피를 잇었는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저렇게 창백하게 질린 꼴이라니....


"더즐리 부인?"

"버논에게 물어보고 전화... 하마."

"그렇게 하세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예의상 말하고는 몸을 돌려서 피그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등 뒤에서 나를 보고 있는 페투니아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걸음을 멈춰서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니까.


**

9월 1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교복을 안에 입고는 머글처럼 보이도록 옷차림을 했다. 그리고 해리가 선물 준 머리핀으로 반포니테일로 묶었다. 더즐리네 차에 올라타서는 10시 반에 킹스 크로스역에 도착했다. 버논은 해리의 가방을 손수레 위에 쾅 내려놓은 뒤 직접 밀면서 역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나는 가방을 끌면서 또 다른 손에는 브라이언이 들어있는 새장을 들고 있었다. 


버논은 갑자기 멈춰 서더니 플랫폼을 바라보며 심술궂게 씩 웃었다.


"자, 저것 봐라, 9번 승강장, 10번 승강장이지. 네 승강장은 중간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구나?"


그의 말이 옳았다. 한 승강장에는 커다랗게 9라는 숫자가 있었고, 그 옆 승강장에는 1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지만, 그 중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새 학기 잘 보내라."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하고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두말없이 가 버렸다. 그들은 웃음을 터트리고 차를 몰고 떠났다.


"가자, 해리."

"로라, 너 어딘지 알아?"

"찾아보면 있겠지."

"너도 모르는 거야?"

"응. 나도 신입생이라고."


해리의 짐수레가 올려진 손수레 위에 내 짐과 새장을 올려놓고는 나는 주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분명히 마법사 가족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거의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였다.


"... 머글들로 가득하겠지, 물론....."


목소리가 들려오자 뒤로 홱 돌아섰다. 그 사람은 뚱뚱한 여자였는데, 머리카락이 하나같이 새빨간 네 명의 남자아이들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 애들은 모두 우리처럼 커다란 가방을 앞으로 밀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또 부엉이도 한 마리를 갖고 있었다. 


"해리! 저 사람들!"


역무원에게 11시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는지 물어보았다가 그런 기차는 없다고 대답을 들은 절망적인 해리를 툭툭 건들어서 붉은 머리칼의 가족을 가리켰다. 해리는 내가 가르키는 곳에 우리와 같은 짐수레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손수레를 밀며 그들을 쫒았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바짝 따라가며 그들이 멈추면 따라서 멈췄다.


"그런데 몇 번 승강장이었지?"

"9와 4분의 3번 승강장. 엄마, 나 가면 안..."

"넌 아직 어리단다, 지니. 그러니 이제 좀 조용히 하렴. 자, 퍼시, 너 먼저 가거라."


머리카락이 새빨간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엄마에게 졸랐지만, 엄마는 딸을 타일렀다. 그리고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가 9번과 10번 승강장 쪽으로 걸어가더니-많은 여행객 인파가 앞으로 떼지어 몰려들었고- 그 아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프레드, 다음은 너다."

"전 프레드가 아니에요, 조지라구요. 정말로 우리 엄마 맞아요? 제가 조지라는 걸 구별하지 못하세요?"

"미안하다, 조지."

"장난이에요, 전 프레드예요."


붉은 머리칼의 쌍둥이 형제는 개찰구 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고 거의 다 갔을 때, 갑자기 그들은 사라져버렸다. 그것을 보자 우리는 그 뚱뚱한 여자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안녕, 애들아. 호그와트에 처음이니? 론도 신입생이란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마지막 남은 막내둥이 아들을 가리켰다. 그 애는 키가 호리호리하게 크고 말랐으며, 주근깨투성이에 손과 발이 크고, 코가 길쭉하게 생긴 아이였다.


"네."

"어... 승강장에 오르는 방법을 모르는데, 저..."

"걱정마라. 그저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로 곧장 걸어가기만 하면 된단다. 부딪힐까 봐 멈추거나 겁먹지 않는 것, 그게 아주 중요하지. 떨리면 조금 뛰어가는 게 좋을 거야. 자, 어서 너 먼저 가거라."

"해리."

"저... 알겠어요."


해리는 손수레를 밀며 개찰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를 9번과 10번 승강장 쪽으로 밀쳤으므로 더 빨리 걸어갔다. 개찰구와 정면으로 부딪히다면 큰일 날 것 같았지만 그는 손수레 쪽으로 몸을 숙이고 갑자기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통과해버린 해리.


"그럼, 다음."

"짐은 어디에 있어?"

"아, 먼저 들어간 해리가 가지고 있어."


여자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는 개찰구를 통과했다. 

사람들이 꽉 찬 승강장 옆에 진홍색 증기기관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위의 표지판에는 '호그와트 급행열차, 11시'라고 쓰여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개찰구가 있었던 곳에, '9번과 4분의 3번 승강장'이라고 적힌 철제 아치 통로가 보였다. 


"해냈네, 로라."

"너도."


나와 해리는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엔진에서 나온 연기가 수다 떨고 있는 사람들 머리 위로 떠가는 동안, 각종 색깔의 고양이가 사람들 다리 사이로 요리조리 돌아다녔다. 부엉이들은 왁자지껄한 사람들 소리와 무거운 가방이 긁히는 소리가 불만스럽다는 듯 부엉부엉 울어댔다. 첫 몇 칸은 벌써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어떤 아이들은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었다. 우리는 빈 자리를 찾기 위해 손수레를 밀면서 승강장 아래로 내려갔다.


얼굴이 둥근 아이 옆으로 지나쳤을 때, 그 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 두꺼비를 또 잃어버렸어요."

"어떡하니, 네빌."


할머니의 한숨짓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를 새끼줄 모양으로 여러 가닥 땋아 내린 어떤 남자아이 주면에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몰려 있었다.


"우리도 한번 보자, 리, 자, 어서."


그 아이가 들고 있던 상자의 뚜껑을 들추자, 그 안에 있는 뭔가가 털이 많은 기다란 다리를 쑥 내밀었다. 그것을 본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가 기차 끝에 다 가서야 간신히 빈 칸막이 객실 하나를 찾았다. 먼저 해리의 흰 부엉이, 헤드위그와 내 부엉이, 브라이언을 안에 놓은 뒤 밀치고 나가 기차 문 쪽으로 가방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내 가방은 쉽게 올려놓았지만 짐이 여러 개인 해리는 가방을 기차 계단 위로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한 계단도 올릴 수가 없었고 발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만 발을 두 번이나 찧고 말았다.


"괜찮니, 해리?"

"도와줄까?"


개찰구에서 보았던 빨간 머리의 쌍둥이 중 한 명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응, 그래줘."


해리가 헐떡이면서 대답하자 쌍둥이 한 명은 또 다른 쌍둥이를 불렀고 그들과 함께 해리의 짐을 객실로 올렸다. 쌍둥이의 도움으로, 해리의 가방은 마침내 객실 한쪽에 밀어넣어졌다.


"고마워."


해리가 눈을 덮고 있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말했다.


"그런데 그건 뭐니?"


쌍둥이 중 한 명이 갑자기 해리의 번개 모양의 흉터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 이럴수가. 너....?"

"맞아, 잰... 맞지?"

"뭐가?"

"해리 포터!"


해리가 질문하자 쌍둥이들은 동시에 대답했다.


"아아. 음, 그래. 난 해리포터야."

"인기인이구나, 해리."

"놀리지마, 로라."


두 소년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으므로, 해리는 얼굴이 서서히 붉어져갔다. 그때, 기차의 열린 문으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레드? 조지? 너희들 거기 있니?"

"가요, 엄마."


쌍둥이들은 해리를 다시 한 번 더 본 뒤, 기차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해리는 승강장에 있는 빨간 머리 가족을 지켜보며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창가 반쯤 숨어 앉아있었다. 그 애들의 엄마가 손수건을 꺼냈다.


"론, 코에 뭐가 묻었구나."


막내둥이 남자아이는 달아나려고 얼른 몸을 뺐지만, 애들 엄마는 그 애를 붙잡아 코끝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엄마, 싫어요."

"론의 코에 뭐가 묻었다구?"

"조용히 해."

"퍼시는 어디 있지?"

"오고 있어요."


그 애들의 엄마가 묻자, 나이가 가장 많은 소년이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그는 벌써 까만 호그와트 교복으로 갈아입고 있었고, 그의 가슴에 달린 반짝이는 은빛 배지에 P라고 써 있는 걸 보았다. 


"시간이 없어요, 엄마. 전 저 앞에 있어요, 반장들이 객실 두 개를 차지했거든요."

"어, 퍼시 형이 반장이란 말야? 그럼 말을 했어야지, 우린 전혀 몰랐잖아."

"잠깐, 난 형이 말했던 것 같은데. 한 번...."

"아니 두 번..."

"일 분에 한두 번...."

"여름 내내...."

"야, 시끄러워."


쌍둥이 형제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반장인 퍼시가 말했다.


"그런데 퍼시 형은 어떻게 새 망토를 입었지?"

"반징이니까 그렇지."


쌍둥이 하나가 질문하자 그 애들의 엄마가 다정하게 말했다.


"자 그럼, 애들아, 학기 잘 보내라. 도착하면 부엉이를 보내렴."


퍼시는 엄마가 볼에 입을 맞추자마자 가 버렸다. 그 뒤 그녀는 쌍둥이 쪽으로 돌아섰다. 


"자, 너희들 둘, 금년엔 얌전하게 굴어라. 만약 부엉이가 한 번만 더 와서 네가... 네가 화장실을 폭파시켜 버렸다거나 뭐 그런 말을 했다간...."

"화장실을 폭파시켰다구요? 우린 그런 일을 한 적 없어요."

"하지만 멋진 아이디어네요, 고마워요, 엄마."

"웃을 게 아냐. 그리고 론을 잘 돌보거라."

"걱정하지 마세요. 론은 저희와 함께 있으면 안전하니까요."

"조용히 해."

"엄마, 알아맞혀 보세요. 우리가 기차에서 누굴 만났는지 아세요?"


해리는 그들이 볼 수 없도록 얼른 뒤로 물러나 앉았다. 그 모습에 작게 웃어버리며 나역시 해리의 앞쪽에 앉아버렸다. 


"기차역에서 우리 옆에 있던 까만 머리 아이 아시죠? 그 애가 누군지 아세요?"

"누군데?"

"해리 포터!"

"엄마, 기차에 가서 봐도 돼요? 엄마, 제발..."
"벌써 봤잖이, 지니. 그리고 그 가엾은 아이는 네가 동물원에서 열심히 구경하는 그런 동물이 아니란다. 그런데 정말이지, 프레드? 어떻게 알았니?"

"그 아이에게 물어봤죠. 그 아이의 흉터를 봤거든요. 정말로 거기에 있더라구요. 번개 모양으로."

"가엾게시리. 그 애가 혼자 있었던 것도 당연하지. 승강장으로 가는 길을 물어봤을 때 정말 예의바르게 물어보더구나."

"그건 그렇구, 그 애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할까요?"


프레드의 질문에 애들 엄마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져버렸다.


"그 애에게 물어선 안 된다, 프레드. 절대로 안 돼. 그 애가 입학 첫날에 그것을 꼭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

"알았어요, 화내지 마세요."


호루라기 소리가 났다.


"서둘러라."


애들 엄마가 말하자 세 소년이 기차 위로 올라갔다. 그들이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여동생인 지니가 울기 시작했다.


"울지 마, 지니, 부엉이들을 많이 보낼게."

"우리가 호그와트 화장실 변기를 보내 줄게."

"조지!"

"농담이에요, 엄마."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의 엄마가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고 여동생은 반은 웃고 반은 울면서 기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계속해서 따라오다가, 뒤로 물러나 손을 흔들었다.

해리는 기차가 모퉁이를 돌아 그 여자이와 애들 엄마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지켜보았다. 나는 옷을 벗어서 교복 차림으로 자리에 앉았고 벗은 옷은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창문 밖으로 집들이 휙휙 지나갔다.


객실 문이 스르르 열리며 막내둥이 빨간 머리, 론이 들어왔다.


"여기 앉을 사람 있니? 다른 곳은 다 찾거든."


해리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 아이는 해리의 옆자리로 와서 앉았다. 그는 해리를 흘끗 쳐다보고는 보지 않은 척하고 있었다. 그 애는 코에 여전히 까만 얼룩이 묻히고 있었다.


"야, 론."


쌍둥이들이 돌아왔다. 그 중 한 명과 눈동자가 맞는 순간, 심장이 답답하다고 느껴져 그 남자아이의 눈을 피했다. 갸웃거리면서 다시 그 남자아이를 보자 아무렇지 않은 심장. 호그와트 가서 들떠서 그런 것인가.


"잘 들어, 우린 기차 한가운데로 갈 거야. 리 조던이 타란툴라 거미를 갖고 있거든."

"알았어."

"해리. 우릴 소개할게. 우린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야. 그리고 이 애는 우리 동생, 론이구. 그쪽은?"


쌍둥이 중 한명이 자기들에 대해서 소개했다. 그러다가 나를 가르키자 살짝 당황했다.


"로라 에반스라고 해. 해리의 사촌이야."

"그럼 나중에 보자."

"잘 가."


나가는 쌍둥이들을 보며 대답했다. 형제는 객실 문을 닫고 가버렸다. 


"네가 정말 해리 포터니?"


론이 불쑥 물었다.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난 프레드와 조지 형이 또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러면 넌 정말로 있니....? 그거 있잖아...."


론이 해리의 이마를 가리켰다. 해리는 그 번개 모양의 흉터를 보여주려고 앞머리를 뒤로 제끼자 론이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그게 바로 그 사람이...?"

"맞아. 하지만 난 기억이 나지 않아."

"전혀?"

"글쎄, 난 초록 불빛이 많았더 건 기억나는데, 그것말고는 전혀 기억이 안 나."

"와."


그는 잠시 해리를 빤히 바라보며 앉아 있더니, 그렇게 한 자신의 행동이 겸연쩍은 듯, 얼른 다시 창 밖을 내다보았다. 왠지 귀여운 남동생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해리는 어른스러운 남동생같고 말이지. 그 느낌에 입꼬리가 올려진다.


창밖을 보고있을 때, 해리가 론에게 질문을 한다.

 

"네 가족들은 모두 마법사니?"

"응. 그래. 그런 것 같아. 엄마에겐 회계사인 사촌이 하나 있긴 한데, 우린 그분에 대해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럼 넌 이미 마법을 많이 알고있겠네."

"난 네가 머글과 함께 살았다고 들었어. 머글은 어떤 사람들이니?"

"끔찍해. 물론, 다 그렇진 않지만, 우리 이모와 이모부와 사촌은 그래. 내게도 마법사 형제가 세명쯤 있었으면 좋겠어."

"다섯이야."

 

론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침울한 표정을 짓었다.

 

"우리 형제 중에서 호그와트에 가는 건 내가 여섯번째야. 그래서 주위의 기대가 정말 대단해. 빌 형과 찰리 형은 벌써 졸업했어. 빌 형은 수석 학생이었고 찰리 형은 퀴디치 주장이었어. 그리고 이제 퍼시 형은 반장이야. 프레드와 조지 형은 아주 장난꾸러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성적은 정말 좋고 아이들은 모두 그 쌍둥이 형들이 정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나도 형들만큼 잘할 거라고 기대하지만, 내가 잘한다 해도 별로 대단한 일은 못 될 거야. 왜냐하면 형들이 다들 그렇게 했으니까. 만일 너한테도 형이 다섯이나 있다면 너 역시 절대로 새 걸 가질 수 없을 거야. 난 빌 형의 망토와, 찰리 형의 낡은 지팡이와, 퍼시 형의 늙은 쥐까지 모두 헌 것뿐이야."

 

론은 재킷 속으로 손을 넣어 잠자고 있는 살찐 잿빛 쥐 한 마리를 꺼냈다. 그 쥐를 보는 순간 일순간 더러운 남자의 형체가 보였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지만... 역시 눈동자가 완전히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일까나?

 

"아..."

"로라, 아파?"

"아니, 아니. 전혀 아프지 않아."

 

나는 왼쪽 눈을 누르면서 앓는 소리를 내뱉자 론과 해리가 내쪽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들의 시선에 나는 손을 내렸다.

 

"그 쥐의 이름은 뭐야?"

"스캐버스인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잠에서 거의 깬 적이 없거든. 퍼시 형은 반장이 되었다고 아빠에게서 부엉이를 선물로 받았지만, 우리 부모님은 돈이 없어. 그래서 난 대신 스캐버스를 갖게 된 거지."

 

론의 귓볼이 새빨개졌다. 그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해리는 론에게, 두들리의 낡은 옷을 입어야 했고 제대로 된 생일 선물 하나 받은 적이 없었던 생활에 대해 모두 털어놓았다. 확실히 해리역시 한달 전까지만 해도 돈이란 걸 가져 본 적이 없었으니까. 해리의 애기를 들은 론은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았다.

 

"... 그리고 해그리드가 말해 줄 때까지, 난 마법사가 된다거나 부모에 대해서나 볼드모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어..."

 

론은 해리의 말에 놀란 나머지 숨이 멎어버렸다. 볼드모트라고 말을 한 것이 뭐가 이상한 것인가? 사물에 대해서 말을 할 때에는 정확하게 이름을 말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배웠다고.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왜 그러니?"

"네가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하다니! 난 어느 누구보다도 네가 그 사람을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론은 충격과 동시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바보같아. 그게 대체 왜 무섭다고.

 

"내가 그 이름을 말한 건 용감해 보이려고 하거나 뭐 그래서가 아냐. 난 그저 그래선 안 된다는 걸 건 전혀 몰랐을 뿐이라구.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난 배워야 할 게 많아. 정말이야. 틀림없이 난 학급에서 꼴찌할거야."

"그렇지 않아."

"맞아. 머글 가족 출신들도 많은데 개네는 아주 빨리 배운대."

 

우리가 말하고 있는 동안 기차는 런던 교외로 빠져나갔다. 이제 기차는 소와 양 떼가 가득한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들판과 좁다란 길을 휙휙 지나가는 걸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