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죽음을 초월한 기적의 마법, 사랑 73

리틀 윙 2017. 3. 22. 22:44

밖은 난리가 났을 텐데도-해리는 무사히 버로우에 도착했을까? 모두들 다치지 않았을까?- 이상하게도 여기는 평화로웠다. 조용할 정도로 평화로울 시간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출가하기 전까지 엄마가 사용했던 방에서 지내면서 그 방에 남겨둔 물건이나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할아버지에게 엄마의 옛날 이야기를 들었다. 애드밀의 옆에서 찰싹 붙어서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레나, 그런 레나를 한심스럽게 바라보면서 레오는 애드밀과 체스 게임을 하고 있었다. 마리안느는 피브렐 가문의 서재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었다(고서들이 많으니까 지식 탐구욕이 생긴 마리안느 플라멜).

할아버지와 피브렐 부인은 서로 과거의 이야기를 하면서 레코드에서 옛날 노래를 들으면서 향수에 빠져들었다(그 둘은 가끔 주위에 있는 우리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서로 일어나서는 레코드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락에 맞춰서 춤을 추기도 했다). 여긴 정말로 평화로웠다. 집요정들은 식사 시간 때가 되면 알아서 음식을 준비했다. 너무나 평화로웠다.... 그래, 그게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사촌은, 내 친구들은 위험한 곳에 처해있는데.... 나만 이렇게 있어도 되는지 머리 한 구석에는 그런 의문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로라?"


소파에 앉아서 레나의 애완 고양이 '신디'의 배를 만지작거리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릎에 누워있던 신디는 내가 벌떡 일어난 것에 못마땅해서 날카롭게 야옹하고 울었다. 그 소리에 로우가 나를 바라보았고 내 이름을 불렀다.


"이건 아니야!"


내가 레코드의 노래를 끊으면서 외쳤다. 그러자 노래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고 거실은 침묵에 휩싸였다.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 불안해서 너무 초조해서 있을 수가 없어. 버로우와의 연락은 어떻게든 안 되는 거야?"


내가 성질을 부리면서 외쳤다. 모두들 어떻게 되었는지 그 생각으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네가 나간다고 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아직 너에겐 추적 마법이 걸려 있어."

"젠장! 6일 정도 남은 건가?"

"오, 로라. 예쁜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 거니."

"요즘은 다들 그렇게 사용하는 걸요, 아버지."


할아버지가 내 입에서 나온 욕설에 기겁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레오가 말을 걸었다.


"8월 1일에 빌과 플뢰르의 결혼식 때 모두들 무사한지 확인하면 되는 거야."

"그러면 이미 늦어버리잖아!"


레오의 말에 내가 외쳤다. 


"진정해, 로라."

"어떻게 진정할 수가 있다고!!!"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너는 벌써 17살이 되었다고 나에게 자랑하는 거야?! 로우를 밉다는 듯이 흘겨보았다.


"<예언자일보>라도 읽는 것이 어때?"

"거기에서는 이제 얻을 것이 없어! 마법부는 전부 다 감춰두기나 하고!"

"어쩔 수 없구나. 스크림저는 그 사람이 현재 자기 자신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아. 아즈카반에서 대규모 탈옥이 있었다는 사실도 말이지."

"뭐라고요?"


할아버지의 말에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아즈카반에서 대규모 탈옥이 또 일어났다는 건가?


"언제, 그런 일이!?"

"얼마 전에 나도 풍문으로 들었단다."

"....."


할아버지의 말에 내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모두들 무사하겠지? 펠릭스 펠리시스를 마시긴 했어도 그 상황에서 무사히 도망치기에는 부족할 텐데....


"로라, 괜찮을 거야."

"너는 걱정되지 않아? 헤르미온느가..."

"괜찮아. 그녀는 똑똑해. 그리고 헤르미온느의 부모님은 만약을 위해서 헤르미온느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렸어, 내가.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헤르미온느도 동의했고. 그래서 현재 내 양부모들, 아니. 플라멜로 돌아왔으니까 양부모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아무튼 그분들은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 있고 말이지."


마리안느가 책에서 시선을 떼고 나에게 말했다. 그렇게 진지하게 계획을 하면 계속해서 초조하게 있는 내가 바보 같잖아. 


"...결혼식 이후에 나는 두 번 다시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거에요."


결심한 말을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그래, 알고 있어."


피브렐 저택에 온 다음부터 계속 중얼거린 말이었다. 나는 혀를 차고는 다시 레코드 쪽으로 걸어가서는 노래를 틀었다. 


"심심하면 책이라도 읽지 그래?"

"책? 무슨 책?"


애드밀이 체스판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하자 내가 비딱하게 물었다.


"추천 좀 해 줄래?"

"그러지 뭐."


애드밀은 여전히 체스판에 시선을 고정한 후에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여러 권의 책들이 내 쪽으로 날아왔다. 


"한 권이면 충분...."


애드밀에게 말하는 순간, 어느 책이 딱 눈에 띄었다. 《가장 사악한 어둠의 마법의 비밀》이라는 책이었다. 이런 책이 피브렐 저택에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그 책을 펼쳐서는 호크룩스 부분으로 향했다. 

이 책은 영혼을 쪼갬으로써 나머지 영혼이 얼마나 불안정해지는 경고를 담고 있었다. 영혼을 되돌릴 방법은 양심의 가책일 뿐,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 정말로 마음 깊이 가책을 느껴야만 영혼을 되돌릴 수 있다. 단, 자기 자신이 파괴될 수도 있다. 

바실리스크의 송곳니.... 그거 마리안느에게 줘버렸는데... 어제 바로 줘버렸는데. 이제 와서 다시 돌려받을 수도 없단 말이다. 호크룩스를 파괴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주지 않는 거였다. 호크룩스가 스스로 재생할 수 없을 만큼 파괴적인 무엇이든지 파괴할 수 있다. 바실리스크의 독만큼 파괴적인 것이라.... 거의 존재하지 않지 않고 갖고 다니기에는 전부 다 위험한 물건들뿐이다. 파괴하기 전까지 호크룩스는 찢어 버리거나 부수거나 찌그러뜨리는 건 아무 효과가 없다. 마법으로 다시 복구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손상만이 호크룩스를 파괴할 수 있다. 


"하나 방법이 있어..."

"뭐가?"

"고드릭 그리핀도르의 칼. 그 칼은 바실리스크의 독을 흡수했으니까....?!"

"뭘 읽고 있는 거야?"

"날아온 책들 중 내가 제일 필요한 것."


로우가 묻자 내가 말했다. 


"이런 사악한 어둠의 마법 책은 뭐하러 읽고 있는 거야?"

"신경 꺼."


헤르미온느와 론과 해리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호크룩스를 파괴하러 가는 계획에 대해서 알아서는 안 된다. 


"로우는 결혼식 안 갈 거야?"

"갈 필요가 있나? 나는 네 해독제나 찾아볼 생각이야."

"나는 해리 포터의 생일 파티에는 반드시 참석할 거야."

"늦은 저녁이라도 괜찮다면 내가 데려다 줄게."

"레오!!!"


할아버지가 레오의 제안에 버럭 소리를 지르셨다. 


"그거 고마워, 레오."

"나도 오랜만에 가브리엘을 만날 수 있겠다. 가브리엘이 신부 들러리를 선다고 하니까 말이지."


나는 할아버지를 무시하고는 말을 했다. 


"진짜 갈 생각이니?"

"물론이죠. 거기서 자고 결혼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 해리와 함께 떠날 거에요. 말리지 마세요, 할아버지."


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오, 그럼 이른 생일 파티를 해야겠구나. 이런이런- 바쁘겠군. 오르테즈, 나는 잠시 다녀오겠소."

"네? 어디를?"

"17살이 된 성인에게는 시계를 선물하는 것이 전통이니까 아주 예쁜 것으로 하나 만들어 오겠소."

"아니,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할아버지는 말을 하고는 자신의 부인에게 키스를 한 후, 나가버렸다. 피브렐 부인은 갑작스러운 키스에 얼굴이 새빨개지셨다. 그 광경을 계속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나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결혼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빅터도 올까?"


마리안느가 궁금하다는 듯이 질문했다.


"올 것 같기도 한데. 트리위저드 시합 때 플뢰르랑 친구가 된 것 같아서 말이지."

"그럼 나도 갈까? 아, 고민되네."

"난 안 가."


애드밀은 단호하게 말했다. 


"애드밀이 가지 않으면 나도 안 갈 거야."


레나가 애드밀의 팔에 매달려서는 말했다. 그러자 애드밀은 그녀에게서 떨어지려고 했었다. 레나는 자신이 가진 매력을 총동원해서 애드밀을 유혹하려는 것이 보였다. 

마리안느와 로우는 갈까 말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반드시 갈 거야."


레오가 말했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레오. 

어서 빨리.... 7월 31일이 되면 좋겠다. 그러면 더 이상 자신은 여기에 있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 후 이틀이 지나면 자신의 생일이 오고, 열일곱 살이 된다. 추적 마법은 더 이상 나에게 필요 없게 되는 거다.


7월 30일, 이른 내 생일 저녁 만찬이 열렸다. 

할아버지는 피브렐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황금색 줄의 하얀 손목 시계를 선물을 해주셨다. 아마도 이 문양은 손수 새기신 것 같았다. 집요정들이 열심히 만든 것으로 보이는 화려한 요리들이 식탁 위에 놓여져 있었다. 프랑스 요리가 더 많은 것은 아마도 피브렐 부인과 레나와 레오 때문이겠지.


"이건 내 선물!"

"뭔데?"

"위즐리네 장난감 가게에서 산 거야. 도망칠 때 유용할 거야."


마리안느가 내미는 선물은 프레드와 조지의 가게에서 산 페루산 즉석 암흑 가루와 위장용 폭탄들을 나에게 선물을 해주었다. 나중에 쓸만한 일이 생기면 좋겠네. 


"고마워, 마리안느."

"정말 뜻 깊은 선물이네. 내 선물은 이거!"


레오가 마리안느의 선물을 보더니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리고 나에게 망토 한 벌을 선물했다. 


"방어 마법이 걸린 망토니까, 아마도 괜찮을 거야. 기습을 받았을 때- 한 번 정도는?"

"레오보다 강한 마법사의 마법이라면 방어벽을 그냥 뚫어버릴 지도 모르니까 너무 의존하지는 말고."


애드밀이 한 마디를 했다.


"좋을 때 초 치는 것이 아니야, 애드밀!"

"나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허니듀크의 영구 보존할 수 있는 과자들을 준비했어."


로우가 볼을 검지 손가락으로 긁적이면서 나에게 말했다. 시선을 회피했다는 것은 부끄러워서 그런 것인가? 


"레나, 뭐 하는 거야. 너도 줘야지."

"맞아, 누나."

"아니, 난...."


애드밀과 레오가 레나를 사이에 두고 옆에서 그녀를 쿡쿡 건들였고 있자 내가 황급히 말을 했다. 레나는 결심했다는 표정을 짓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내 앞에 서서는 잘 포장된 선물 상자를 내밀었다. 


"새, 생일... 추, 축하해!"


레나가 새빨개진 얼굴로 나에게 외쳤다. 


"생일 축하한다는 말이 그렇게 어려운 거냐?"


애드밀이 옆에서 사과처럼 붉은 얼굴을 한 레나를 놀렸다. 내 얼굴도 열에 화끈거렸다. 레나가 이렇게 나에게 다가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 왼쪽 눈을 잃은 다음부터, 나는 그녀가 껄끄러워 할까 봐 피했고 그녀도 나를 피해버렸으니까.


"고마워, 레나."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거야!"


선물 상자를 여는 내 행동에 레나가 새침하게 말을 했다. 선물 상자의 내용을 보자 나는 환하게 웃었다.


"뭔데?"

"비밀이야."


옆에서 로우가 내용물을 보려고 목을 쭉 빼는 것이 보이자 내가 황급히 상자를 닫으면서 누구에게도 레나의 생일 선물의 내용물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레나를 끌어안았다.


"정말, 고마워... 레나."


갑작스러운 나의 스킨쉽에 레나의 얼굴은 귀까지 발갛게 되었지만 포옹을 풀지 않았다. 뒤에서 우리를 보고 있는 어른 두 명은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야."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거였어."


레나가 웅얼거리면서 말하자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생일 파티가 끝이 나고 방으로 돌아와서는 레나의 선물 상자를 다시 열어보았다. 거기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의 사람은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대체 이 사진을 어떻게 찍은 거지? 레나의 실력에 감탄을 하면서 그 사진을 품에 소중히 끌어안고는 내일 나갈 준비를 했다, 확장 마법에 걸려 있는 핸드백 안에 여행에 필요한 수많은 물건들을 집어넣었다. 옷들과 텐트, 간단한 취사도구, 다쳤을 때 상처를 치료하는 마법 물약들, 위장용 폭탄과 즉석 암흑 가루 등등 그리고 결혼식 때 입을 드레스도 챙겼다.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레오에게 드레스는 돌려줘야겠다. 안에는 너무 많은 것이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어서 빨리 오후가 되면 좋겠다...."


침대에 누우면서 중얼거렸다. 모두들이 어서 보고 싶어졌다. 동시에 저주의 흉터가 내 생명을 갉아먹는지 강한 고통이 느껴졌다. 잘다가 고통때문에 잠에서 깨고 다시 자는... 그런 얕은 잠을 잤다.


"피곤해 보이네."


내 얼굴을 살펴본 로우가 한 마디를 했다.


"잠을 못 잔 것 뿐이야."


볼드모트가 새긴 왼 손목의 저주가 욱씬거렸다. 볼드모트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나를 불러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왼쪽 손목에 감겨져 있는 붕대를 바라보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식탁에 앉자-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레오가 나를 데려주는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러다가 다리라도 떨 기세였다. 아니, 지금 나 다리 떨고 있는 것 같은데...?


"얌전히 좀 있을 수 없니!"


마리안느가 초조해 하는 내 모습에 외쳤다. 그녀는 불사조의 알 껍질과 바실리스크의 독을 커다란 냄비에 떨어뜨리고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액체를 바라보았다.


"대체 뭘 만드는 거야?"

"이것저것 실험해 보고 있어. 엘리자베타 피브렐은 오피온의 해독제 연구까지 했어."


내 할머니는 치료사였다고 한다. 자신의 몸이 약하다니 보니까, 진짜 치료사는 아니었지만 치료 마법이나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대충 흩어보고는 바로 마리안느에게 공책들을 넘겨줘버렸다.


"하지만 대부분 가설이잖아."

"그래. 가설이지. 이론적인 설명이지만....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야. 나는 이걸 연구를 조금 더 할 생각이야."

"그건 좋지만... 더 이상 바실리스크의 송곳니는 없다는 것은 알아둬."

"걱정 마. 반드시 성공할 테니까... 음, 한 반년 정도는 끓여야 하지만."

"길어!"


마리안느의 말에 질렸다는 투로 내가 말했다. 피 속에 잠들어있는 연금술사의 피가 들끓기 시작한 건가. 즐겁다는 듯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연구를 하고 있는 마리안느를 힐끗 바라보았다.


늦은 오후, 레오가 나갈 채비를 마치고는 서재로 들어왔다.


"가자, 로라."


드디어로군. 레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파 위에 걸쳐두었던 망토를 몸에 걸쳤다. 

레오와 함께 방어벽이 설치되어 보호 되고 있는 피브렐 저택을 나왔다. 핸드백을 손에 꼭 쥐고는 걸음을 옮겼다. 다른 머글들의 시선이 없는 곳으로 나와 레오는 함께 걸었다. 어두운 하늘에 별들이 하나둘씩 빛나기 시작했다.


"열심히 기다리고 있는 보람이 있네."


차가운 말투에 나랑 레오의 얼굴이 단번에 흙빛처럼 변해버렸다. 어느새 우리 주위를 둘러싸면서 나타난 죽음을 먹는 자들. 포위당한 건가? 주위를 둘러보면서 둥근 원을 이루고 있는 죽음을 먹는 자들을 확인했다. 


"오, 정말 기뻐. 네가 설마 그런 모습으로 나와 만날 줄이야. 그러니까 꼭 네 엄마를 쏙 닮았는걸, 로라 에반스."


티파니가 가면을 벗으면서 앞으로 한 발자국 걸어나왔다. 그 모습에 레오와 나는 지팡이를 꺼내들어서는 손에 꾹 움켜쥐었다. 


"설마 고작 두 명이서 우리를 상대하겠다는 거야?"


티파니는 내 모습에 웃음이 나오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하지 않아?"


레오는 말하고는 바로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붉은 광선이 죽음을 먹는 자 한 명의 가슴을 명중시켰다. 그러자 초록빛 불꽃이 사방에서 번쩍거렸다. 나랑 레오는 그 불빛을 피해서는 달렸다. 도망쳐야 했다. 


"로라는 죽여서 안 돼! 반드시 산 채로 주인님께 데리고 가야 해!"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고 티파니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임페디멘타!!!"


저주의 마법인 초록빛 광선에 피브렐 저택의 창문에서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빠르게 나와서는 전투에 참가했다. 초록색과 붉은색 광선이 난무하는 가운데 레오는 내 손을 잡고는 달렸다.


"조금만 더 가면 순간이동을 할 수 있어!!"


주위의 고함 소리에 레오가 큰 소리로 외치고는 앞장 서서 달려갔다. 나는 레오의 뒤를 쫓았다. 


"윽!!"


팔을 스치고 지나가는 칼날의 공격에 작게 비명을 질렀다. 레오가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면서 우리에게 달려오는 죽음을 먹는 자의 공격을 피하게 해주기 위해서 내 몸을 밀치면서 옆으로 굴렀다.


"빨리 가!!!"


애드밀이 외치면서 우리를 보호해주었다. 로우가 근처에 떨어진 핸드백을 주워들고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가자!!!"

"응!"

"가길 놓아줄 줄 아냐!?!!!"

"그녈 내버려둬, 이 여자야!!!"


레나가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레오와 로우를 데리고 순간이동을 했다. 내가 순간이동을 하는 것이 보이자 티파니는 자신의 품에 가지고 있는 단검을 나에게 던졌다. 


**

위즐리 부부, 빌과 플뢰르, 델라쿠르 부부, 가브리엘, 프레드와 조지, 론, 헤르미온느, 지니, 찰스와 아리애나, 루핀과 통스 그리고 해그리드까지 참석한 해리의17살의 생일 만찬은 부엌이 미어터질 지경이었기 때문에 대여섯 개의 식탁이 정원 끝에서 끝까지 놓았다. 프레드와 조지가 수많은 보랏빛 등잔에 마법을 걸자, 그것들은 모두 커다랗게 17이란 숫자 문양으로 장식되어, 손님들 머리 위를 둥둥 떠다녔다. 헤르미온느는 지팡이 끝에서 보라색과 황금색 장식 리본들을 불러내어 나무와 관목들 위에 예술적으로 걸쳐지도록 만들었다. 헤르미온느가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휘둘러 야생 능금 나무의 잎사귀들을 금색으로 바꾸어 놓자, 론이 탄성을 질렀다.


"멋진데! 넌 이런 종류의 일에 정말 안목이 있다니까."

"고마워, 론!"


헤르미온느가 기쁘기도 하고 약간 당혹스럽기도 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해리는 슬며시 고개를 돌리고 혼자서 씩 웃었다. 


"물러서요, 물러서!"


위즐리 부인이 커다란 비치볼 크기의 스니치처럼 생긴 케이크를 앞에 둥둥 띄운 채, 문을 지나 다가오며 노래하듯이 소리쳤다. 위즐리 부인은 울퉁불퉁한 땅 위로 케이크를 들고 오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차라리 지팡이로 공중에 띄워서 나르기로 한 것이다. 

케이크가 드디어 식탁 한복판에 내려앉자, 해리가 감탄했다.


"정말 근사한데요, 아줌마."

"오, 아무것도 아니야, 얘야."


위즐리 부인이 다정하게 말했다. 

일곱 시가 되자, 마침내 손님들이 모두 도착했다(레오와 로라 빼고). 골목길 끝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던 프레드와 조지가 그들을 집 안으로 인도했다. 해그리드는 자신의 옷 중 가장 좋고 또 가장 흉측한 털북숭이 갈색 외투를 입음으로써 축하의 뜻을 표했다. 루핀은 해리와 악수를 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왠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반면 루핀 곁에 있는 통스는 눈부셨다.


"생일 축하한다, 해리."


통스가 해리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열일곱이라!"


프레드로부터 양동이만 한 와인 잔을 받아 들고는 해그리드가 말했다.


"우리가 처음 만난 지 꼭 6년이 되었구나. 해리, 요 녀석아, 기억나니?"

"대충요."


해리가 해그리드를 향해 함빡 웃으며 대답했다.


"현관문을 때려 부수고 두들리의 엉덩이의 돼지 꼬리를 달아 놓고는, 저에게 제가 마법사라는 얘기를 해 주지 않았었나요?"

"진짜 그랬어요, 해그리드?"


해리의 말에 아리애나가 관심을 보였다.


"시시콜콜한 일들은 다 잊었단다."


해그리드는 낄낄거렸다. 그리고 해그리드는 해리의 생일 선물로 크기가 작고 털이 약간 붙은, 졸라매는 끈이 달린 가죽 주머니를 꺼내들었다.


"모크 가죽(모크는 길이가 30센티미터가량 되고 은빛이 감도는 초록색 도마뱀으로, 가죽은 돈지갑이나 가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마법사들 사이에서 아주 비싼 값에 팔린다)이지. 이 속에다 뭐든 숨기면 주인 말고는 아무도 그 속에 든 걸 꺼낼 수 없단다. 무진장 구하기 힘든 거야."

"고마워요, 해그리드."

"천만에."


해그리드는 양철 쓰레기통 뚜껑만 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기, 찰리로구나. 난 언제나 저 녀석을 좋아했지. 이봐, 찰리!"


도착하자마자 위즐리 부인이 찰리를 억지로 의자에 앉힌 다음, 지팡이를 위협적으로 치켜들고 이제 곧 제대로 된 머리 모양을 하게 될 거라고 찰리에게 통고해서인지 찰리는 조금 애처롭게 한 손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잔인할 정도로 짧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다가왔다. 


"해그리드, 잘 지내셨어요?"

"흐흐...."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는 아리애나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 채 찰리는 해그리드에게 말을 걸었다.


"줄곧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노버트는 잘 지내?"

"노버트요?"


찰리가 웃음을 터트렸다.


"노르웨이 리지백 말이죠? 우리는 이제 그 녀석을 노버타라고 불러요."

"뭐? 노버트가 암놈이었단 말이야?"

"그렇다니까요."


찰리가 대답했다.


"어떻게 구분하는데요?"


헤르미온느가 궁금해했다.


"암놈들이, 흐흐, 훨씬 더 사나워.... 풋!"


웃음을 참으면서 아리애나가 말을 했다. 그리고는 찰리의 머리를 자신의 손으로 쓰담았다. 그런 아리애나의 손길을 피하려고 몸을 뒤로 빼는 찰리. 한편 위즐리 부인은 대문 쪽을 곁눈질하면서 델라쿠르 부인과 대화를 나눠 보려고 노력 중이었다.


"아서 없이 그냥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


잠시 후 위즐리 부인이 정원 쪽을 보고 외쳤다.


"아무래도 늦나 봐요. 오!"


그 순간, 마당을 가로질러 식탁 위로 한 줄기 빛이 날아들어 오는 것을 모두가 보았다. 그것은 반짝이는 은빛 족제비로 변신하더니, 뒷다리로 일어서서 위즐리씨의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부 장관님이 함께 오고 있소."


패트로누스는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렸다. 플뢰르 가족은 그것이 사라진 자리를 경악하게 바라보았다.


"우린 여기에 있으면 안 되겠구나. 해리, 미안하다. 다음 기회에 설명해 주마."


루핀은 그렇게 말하더니 통스의 손목을 잡고 자리에서 끌어냈다. 두 사람은 울타리 쪽으로 걸어가서 담을 넘었다. 그리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위즐리 부인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장관님이라니 대체 왜? 이해할 수가 없네."


하지만 그럴 문제를 따질 시간도 없었다. 잠시 후, 루퍼스 스크림저를 대동한 위즐리씨가 대문 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새로 도착한 두 사람은 마당으로 가로질러 정원과 등잔을 밝혀진 식탁을 향해 당당히 걸어왔다.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조용히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보아하니 제가 파티에 불쑥 끼어들었군요."


절뚝거리며 다가와 식탁 앞에 멈춰 선 스크림저가 말했다. 그의 두 눈은 잠깐 동안 거대한 스니치 모양의 케이크 위에 머물렀다.


"생일 축하하네."

"고맙습니다."


해리가 말했다.


"사실은 자네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


스크림저가 말을 이었다.


"로널드 위즐리군과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양도 함께."

"저희랑요?"


깜짝 놀란 듯이 론이 물었다.


"저희랑 왜요?"

"좀 더 은밀한 곳에서 자네들과 얘기하고 싶네."


스크림저가 말했다.


"혹시 그럴 만한 장소가 있을까?"


그는 위즐리씨에게 물었다.


"네, 물론입니다. 거실이 있습니다. 그곳을 쓰시면 어떨까요?"


위즐리씨는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가 인도해 줄 수 있겠지?"


스크림저가 론에게 말했다.


"자네는 올 필요 없네, 아서."


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위즐리 부부는 서로 걱정스러운 눈빛을 주고 받앗다. 그들은 묵묵히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스크림저는 어질러진 부엌을 지나서 버로우의 거실에 들어갈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정원은 은은한 황금빛 석양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거실 안은 이미 어두웠다. 해리가 들어오며 기름 등잔들을 향해 지팡이를 가볍게 휘두르자, 초라하지만 안락한 거실이 금세 환해졌다. 스크림저는 푹 꺼진 안락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소파에 나란히 끼어 앉도록 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스크림저는 설명을 시작했다.


"자네들 세 명에게 몇 가지 질문할 게 있네. 자네들도 알고 있을 거라고 믿네만, 나는 알버스 덤블도어의 유언 때문에 여기 온 것일세."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아마도 뜻밖의 소식인가 보군! 자네들은 덤블도어가 자네들에게 무언가를 남겼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건가?"

"우리 모두에게요? 저와 헤르미온느한테도요?"


론이 물었다.


"그래, 자네들 모두에게..."


해리가 끼어들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벌써 한 달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그분이 저희에게 남겨 주신 것을 왜 이렇게 뒤늦게야 전해 주시는 거죠?"

"당연하지 않니?"


스크림저가 대답하기도 전에, 헤르미온느가 먼저 소리쳤다.


"그들은 교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걸 모조리 조사하려고 했던 거야. 하지만 당신들은 그럴 권리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나에겐 그렇게 할 모든 권리가 있네."


스크림저가 헤르미온느를 무시하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정당한 압수를 위한 법령에 따르면, 마법부는 유언장의 내용물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하지만 그 법은 마법사들이 어둠의 마법에 걸린 물건들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서 제정된 거예요. 따라서 마법부는 망자의 유품을 강탈하기 전에 반드시 그것이 불법이라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갖고 있어야만 한다고요! 장관님은 지금 저희한테 덤블도어 교수님께서 저주받은 뭔가를 물려주시려 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따졌다.


"마법 법조계에 종사할 계획이라도 갖고 있나 보군, 그레인저양?"


스크림저가 물었다.


"아니에요."


헤르미온느가 받아쳤다.


"저는 다만 세상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론이 웃음을 터뜨렸다. 스크림저의 시선이 론을 향했다가 해리가 입을 열자 다시 그쪽으로 향했다.


"그러면 왜 이제 저희에게 그 물건을 돌려주실 결정을 한 거죠? 그것들을 계속 보관할 수 있는 핑꼐는 생각해 내지 못하셨나 보죠?"

"천만에. 다만 이제 31일이 다 되었기 때문일 거야."


헤르미온느가 냉큼 대답했다.


"그 유산이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 기간 이상은 그 물품들을 압수할 수 없게 되어 있거든. 그렇지요?"

"자네는 덤블도어와 꽤 가까운 사이였다고 할 수 있겠지, 로널드군?"


스크림저는 헤르미온느의 말을 무시하고 론에게 물었다. 론은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저요? 전 그다지... 언제나 해리가 더..."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 쪽을 돌아보았을 때, 헤르미온느는 그에게 '그만 말해'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이미 치명적인 약점을 붙잡힌 다음이었다. 스크림저는 저오학히 자신이 듣기를 기대하고 원했던 말을 들은 사람처럼 론에 대답에 먹이를 노리는 새처럼 달려들었다.


"자네가 덤블도어와 아주 가깝지 않았다면, 그가 자네에게 유산을 남긴 일을 어떻게 설명하겠나? 그는 예외적일 만큼 아주 소수에게만 개인적인 유산을 남겼다네. 개인 장서, 마법 도구들, 개인 소지품 등등, 대부분의 재산은 모두 호그와트에 기증했어. 그렇다면 자네가 특별히 선택된 이유가 무엇라고 생각하나?"

"저야... 모르죠. 제가 가깝지 않았다고 말한 건... 그러니까 제 말은, 그분이 저를 좋아하긴 하셨죠...."

"그건 지나친 겸손이야, 론. 덤블도어 교수님은 너를 무척이나 애지중지하셨어."


헤르미온느가 얼른 나섰다. 하지만 이것은 진실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말이었다. 스크림저는 그녀의 말을 전혀 귀담아듣지 않는 것 같더니 한 손을 망토 속에 넣더니, 끈 달린 주머니를 꺼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내더니 펼쳐서 소리 내어 읽었다.


"'알버스 퍼시발 울프릭 브라이언 덤블도어의 유언'.... 그래, 여기 있구나. '로널드 빌리우스 위즐리에게, 이것을 사용하는 동안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라며, 나의 딜루미네이터를 남긴다.'"


스크림저는 주머니에서 은으로 도니 라이터처럼 보이는, 찰칵 누르는 동작 한 번으로 특정 공간의 모든 빛을 빨아들였다가 다시 원래 상태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딜루미네이터를 론에게 건넸다. 론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그것을 이리저리 뒤집어 보았다.


"그것은 아주 값진 물건일세."


론을 지켜보면서 스크림저가 말했다.


"심지어 독창적이기까지 하지. 분명 덤블도어 자신이 만든 물건일 거야. 그런데 그처럼 진귀한 물건을 왜 자네에게 남기려 했을까?"


론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덤블도어는 분명 수천 명이 넘는 학생들을 가르쳤을 거야. 그런데 그가 유언장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오직 자네들 세 사람뿐일세. 왜 그렇지? 그는 딜루미네이터를 자네가 무슨 용도로 쓸 거라고 생각했던 거지, 위즐리군?"


스크림저가 끈질기게 물었다.


"불을 끄라는 거겠죠, 아마."


론이 웅얼거렸다.


"그걸로 달리 뭘 할 수 있겠어요?"


스크림저는 잠깐 동안 눈을 가늘게 뜨고 론을 바라보더니, 다시 덤블도어의 유언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헤르미온느 진 그레인저양에게, 이 책이 흥미롭고 유익하다고 생각하기를 바라며, 《음유시인 비들 이야기》를 남긴다.'"


스크림저는 오래되어 보이는 작은 책자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표지는 더럽혀져 있었고, 여기저기 낡아 벗겨진 책이었다. 헤르미온느는 스크림저로부터 아무 말 없이 책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무릎 위에 놓고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덤블도어가 왜 자네에게 그 책을 남겼다고 생각하나, 그레인저양?"


스크림저가 물었다.


"교수님께서는... 교수님께서는 제가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어요."


헤르미온느는 소매로 두 눈을 훔치며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왜 특별히 그 책이지?"

"모르겠어요. 제가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하셨던 거겠죠."

"혹시 덤블도어와 암호라든가 비밀 메세지를 보내는 방법 따위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나?"

"아니요, 없어요."


여전히 소매로 두 눈을 닦아 내며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마법부가 31일 동안에 이 책에서 숨겨진 암호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면, 과연 제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그녀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억눌렀다. 론은 팔을 뻗어 헤르미온느의 어깨를 안아 주고 싶었지만 자신들은 너무 꼭 붙어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스크림저는 다시 유언장으로 돌아갔다.


"'해리 제임스 포터에게, 나는 그가 호그와트에서의 첫 번째 퀴디치 경기에서 붙잡은 스니치를, 인내와 기술에 대한 보상을 기리는 기념품으로서 그에게 남긴다.'"


스크림저는 작은 호두알만 한 금빛 공, 스니치를 꺼냈다. 그러자 스니치의 은색 날개들이 가늘게 퍼덕였다.


"왜 덤블도어가 자네엑 이 스니치를 남긴 거지?"


스크림저가 물었다.


"모르죠."


해리가 대답했다.


"장관님이 방금 읽으신 이유대로라면, 아마도... 인내한다면... 뭔가를 얻게 될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였겠죠. 그게 뭐가 되었든 말이에요...."

"그렇다면 자넨 이걸 다시 상징적인 유품으로 생각하다는 말이지?"

"그렇겠죠. 그게 아니면 뭐겠어요?"


해리가 대답했다.


"지금 질문을 하고 잇는 건 나일세."


앉아 있던 의자를 소파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잡아끌며, 스크림저가 말했다.


"아까 보니 자네의 생일 케이크가 스니치 모양이더군. 왜 그런 거지?"


스크림저가 해리에게 물었다. 그러자 헤르미온느가 비웃듯이 웃어 댔다.


"오, 해리가 훌륭한 수색꾼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는 건 아니겠죠. 그건 너무 지나치게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설탕 장식 속에 덤블도어 교수님의 비밀 메세지가 감추어져 있는 게 분명해요!"


헤르미온느가 빈정거렸다.


"설탕 장식 속에 무언가 숨겨져 있을 거 같진 않네. 하지만 스니치는 작은 물건을 숨기기에는 아주 훌륭한 장소겠지. 장담컨대, 그 이유를 자네는 알고 잇지?"


해리는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대신 헤르미온느가 질문에 정답을 말하는 것이 너무 뿌리내린 습관에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끼어들어 대답했다.


"왜냐하면 스니치는 피부 기억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뭐라고?"


해리와 론이 동시에 외쳤다. 


"맞았네."


스크림저가 말했다.


"그래서 스니치는 출시될 때까지 맨살에 전혀 접촉되지 않는다네. 심지어 제작자도 반드시 장갑을 끼고 만지지. 스니치에는 포획에 논란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 그것을 최초로 잡은 사람을 인식하는 마법이 걸려 있다네. 스니치는..."


스크림저가 조그만 금빛 공을 들어 올렸다.


"바로 자네의 손길을 기억하고 있을 걸세, 포터. 그래서 내 생각에는, 다른 잘못들은 제쳐 두고라도 마법 능력만은 참으로 탁월했던 덤블도어가 오직 자네만이 이 스니치를 열 수 있도록 마법을 걸어 놓은 것 같네."

"...."

"아무 말도 안 하는군. 아마도 자네는 이미 스니치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고 있는가 보지."

"아니요."

"받게나."


스크림저가 조용히 말했다.  해리는 장관의 노란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는 이내 손을 내밀었다. 스크림저는 다시 허리를 숙이며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스니치를 해리의 손바닥 위에 놓았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해리의 손가락들이 스니치를 꽉 쥐자, 지친 날개들을 파닥거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스크림저와 론,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스니치가 어떻게든 변신하기를 바라는 듯이, 이제 손에 부분적으로 가려진 공을 계속해서 집요하게 응시했다.


"이거 아주 극적이네요."


해리가 침착하게 말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이제 끝난 거죠? 그렇죠?"


헤르미온느가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아직 아닐세. 덤블도어는 자네에게 두 번째 유품을 남겼다네, 포터."


스크림저는 기분이 상한 얼굴로 말했다.


"뭔데요?"


해리가 물었다.


"고드릭 그리핀도르의 칼일세."


스크림저의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자, 헤르미온느와 론은 모두 굳어 버렸다. 해리는 루비가 박힌 칼자루가 어디 있는지 두리번거렸지만, 스크림저는 가죽 주머니로부터 칼을 꺼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건 어디 있죠?"


해리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유감스럽게도 그 칼은 덤블도어가 마음대로 줄 수 있는 물건이 아닐세. 고드릭 그리핀도르의 칼은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지. 그러므로 그것은..."

"그건 해리 거예요!"


헤르미온느가 버럭 화를 냈다.


"그 칼이 그를 선택했다고요. 해리는 그 칼을 발견한 사람이었어요. 마법의 모자가 그에게 주었다고요..."

"믿을 만한 역사적 자료들에 따르면, 그 칼은 누구든 자격이 있는 그리핀도르 학생에게 스스로 나타난다고 하지. 덤블도어가 무슨 결정을 내렸든 간에, 그것은 포터군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될 수는 없어."


스크림저는 엉망으로 면도된 뺨을 긁적거리며 해리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데 자네 생각에는 왜..."

".... 덤블도어 교수님께서 그걸 저한테 주려고 하셨는냐고요?"


해리가 분을 참으려고 애쓰며 물었다.


"아마도 교수님은 그걸 제 방 벽에 걸면 근사해 보일 거라고 생각하셨나 보죠."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닐세, 포터군!"


스크림저가 으르렁거렸다.


"그건 바로 덤블도어가 오직 고드릭 그리핀도르의 칼만이 슬리데린의 후계자를 무찌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자네에게 그 칼을 주려 한 게 아닌가 말일세, 포터군.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덤블도어는 자네가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될 그 사람을 죽이도록 예정된 사람이라고 믿었던 거지?"

"흥미로운 가설이군요. 하지만 어느 누구 볼드모트에게 칼을 꽂으려고 시도나 해 봤나요?"


해리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아마도 마법부는 그런 일에 인력들을 투입해야만 할 겁니다. 딜루미네이터를 분석하거나 아즈카반 탈옥 사건을 감추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에요. 당신이 집무실에 틀어박혀서 해 오던 일이 고작 이런 건가요, 장관님? 스니치를 억지로 열어 보려고 용쓰는 거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저 역시 그중의 한 명이 될 뻔했죠. 볼드모트는 세 개의 주를 가로질러 저를 추격해 왔고, 결국 매드아이가 죽였어요. 하지만 마법부에서는거기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었어요. 아닌가요? 그래 놓고 저희가 당신에게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군요!"

"자네, 말이 너무 심하군!"


스크림저가 버럭 호통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리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스크림저는 해리쪽으로 절뚝이며 다가가더니, 지팡이 뾰족한 끝으로 해리의 가슴팍을 힘껏 쿡 찔렀다. 그러자 해리의 티셔츠에 담뱃불로 지진 것 같은 구멍이 뚫렸다. 


"이런!"


론이 자신의 지팡이를 치켜들고 벌떡 일어섰지만 해리가 말렸다.


"안 돼! 이 사람에게 우리를 체포할 구실을 만들어 주고 싶니?"

"잘 기억하게. 자네들은 지금 학교 안에 있는 게 아니야, 알겠나?"


스크림저가 해리의 얼굴에 거친 숨결을 뿜어 대며 말했다. 


"똑똑히 기억하라고. 나는 자네의 그 시건방지고 반항적인 행동을 용서해 주던 덤블도어가 아니란 말일세! 자네는 그 흉터를 마치 왕관처럼 달고다닐 수도 있을 테지, 포터. 하지만 나에게 일 처리하는 방법을 가르치려 드는 건 열일곱 살 꼬맹이가 할 일이 아니란 말일세! 이젠 자네도 존경이라는 걸 배울 때야!"

"당신이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할 때겠죠."


해리가 지지 않고 맞섰다. 이때 우당탕탕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거실 문이 쾅하고 열렸다. 곧이어 위즐리 부부가 뛰어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횟대에 앉아 있는 티타니아가 날개 짓을 하더니 밖으로 휙 날아가버렸다. 


"돌아와!!!"

"티타니아!!!"


프레드와 조지는 불사조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는 외쳤다. 


"주인의 냄새라도 맡은 거 아니야?"


아리애나가 그런 불사조의 행동에 말을 하자 프레드는 티타니아의 뒤를 쫓아서 밖으로 뛰쳐 나갔다. 


"누가 좀!!!"


누군가 급한 목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자 프레드가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바닥에 쓰러진 누군가가 보였고 옆에서 치료 마법을 행하려는 남자 한 명과 달려오는 발소리에 경계를 한 채 프레드 쪽으로 지팡이를 겨누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위즐리? 위즐리, 맞아?"


바닥을 굴러서인지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로우가 프레드에게 여전히 지팡이를 겨눈 채 질문을 했다. 티타니아는 자신의 주인의 옆에 내려앉더니 눈물을 뚝뚝 흐르기 시작했다.


"불사조의 치유의 눈물.... 다행이다...."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죽음을 먹는 자들이... 나타나서 도망쳤어....."

"로라는 무사한 거야?"

"티파니가 던진 칼에 맞았어, 어깨 쪽 부분에. 조금만 아래쪽을 향했다면 아마도 심장이 찔려서 죽었을 거야. "


레오는 말을 하면서 지혈 때문에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지팡이로 그 자국들을 없애 버렸다. 그리고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피 묻은 단검을 치웠다.


"사람들을 불러올게!"


프레드는 말을 하고는 그곳을 떠났다. 


"콜록!!!"


창백하게 새하얀 얼굴의 로라가 기침과 함께 피를 토했다.


"로라!!!"

"쉿!"


로라를 부르면서 달려온 사람들의 모습에 레오가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는 그녀를 안아들려고 할 때, 프레드가 먼저 그녀를 급하게 안아 올렸다. 


"가자, 조용히."


레오가 말을 하고는 방어막이 견고하게 쳐진 불사조 기사단의 본부로 이용되고 있는 버로우 안으로 들어갔다. 


"레오!!"

"가브리엘."


버로우로 들어가자 자신의 품에 들어와 안긴 열한 살의 가브리엘에 레오는 안도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의 은빛도는 금발을 쓰다듬었다. 그 사이에 로우는 다른 사람들과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 소파에 그녀를 내려놓은 프레드. 위즐리 부인이 그 아이의 옆으로 다가와서는 상처를 보기 위해서 옷을 살짝 찢으셨다. 그 순간 보이는 그녀의 몸에 그려진 무언가(?).


"이건 대체...?"

"읏!!"


꿈틀-하고 그 문양이 움직였다. 동시에 로라가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그건 로라가 자신의 몸에 품고 있는 저주라고 들었어."


로우가 말을 해 주었다. 자신역시 그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냥 그것이 있다는 것만 듣고 있었는데.....


"저주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해리는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도 몰라. 하지만 저것은 로라의 생명력을 빨아 먹으면서 성장한다고 들었어. 그래서 그녀의 머리색깔이 옅어진 것도 전부 저것 때문이라고.... 해서 앞으로 그녀는 얼마 못 살 거래."


로우는 충격적인 사실을 그들에게 전해주었다. 로라가 쭉 비밀로 하고 싶었던, 숨겨온 이야기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