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해방된 별 30

리틀 윙 2018. 7. 31. 15:41

붕대 감은 왼손목을 오른손으로 쥐었다.


"호시님. 잠이 오지 않으시는 겁니까?"


하쿠가 마루에 앉아 있는 호시에게 다가갔다. 


"따뜻한 밀크티라도 타 드릴까요?"


호시는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다는 뜻이었다. 


"왜 그러십니까."


하쿠가 호시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였다.


"저에게는 뭐든지 말해주세요."

"뭐든지?"

"네. 저는 호시님의 것이니까요."

"그럼 하쿠의 다정함을 조금 빌려서 우는 소리를 할 테니까, 내일이면 잊어버려야 해."

"네."


호시는 시선을 살짝 내려깔았다.


"…무서워."

"네?"


호시가 한참 후에 말했을 때 하쿠는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어리둥절하며 되물었다. 지금 자신이 들은 게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게 맞은 건가.


"왜 그렇게 놀라?"

"지금 제가 들은 단어가 호시님에게서 나올 말인가…… 무섭다고 하신 게 맞나요?"

"제대로 들었네."

"!!"


하쿠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쿠, 그런 표정이면 나 조금 상처 받아."

"아, 죄송…. 흠."


호시가 말하자 하쿠는 헛기침을 하며 표정을 관리했다.


"갑자기 왜 그런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죽는 게 무섭다고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

"괜찮을 거라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떠들썩한 생활이 마음에 깊숙이 박혀서 눈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야."

"호시님……."


하쿠는 자신의 어린 주인을 걱정했다.


"흔들리지 않겠다고 그렇게 결정했는데……. 이렇게 흔들리는 상태에선 의식에 집중할 수 없어."

"멈추지 않을 건가요?"

"멈추지 않아. 약속은 지켜야 하잖아."

"그런 것은 약속이라고 하지 않는데요."

"약속 때문에 하는 거 아니야. 사노메 일가에 해가 되거나 불명예스러운 짓을 미리 잘라버리려고 하는 거지. 난 사노메 종손이니까. 이 피에 긍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하는 거야."


하쿠는 내 말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역시…… 당신답네요."


그 말을 하고 하쿠는 엉덩이를 떼고 일어났다.


"하쿠?"

"뱌쿠야를 찾아오겠습니다."

"에?"

"뱌쿠야가 있으면 괜찮을 겁니다."

"……그러네."


하쿠는 용이 되어서 날아갔다. 


"진짜로 갔네……."


뱌쿠야를 찾으러 간 하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만을 남겨두고있었다.

그리고 현재,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은 키요츠구가 운영하는 사이트 '요괴 뇌'에 메일을 보낸 사람에게 가고 있었다.


-이것 좀 보시라!

-메일?

-뭐야, 이거…. 요괴 헌터 키요츠구에게?

-"도와줘, 키요츠구! 우리 집에 요괴가 나와. 밤이 되면 베갯머리에 서 있어. 제발!! 부적을 붙어도, 뭘 해도 소용 없어. 수많은 요괴를 퇴치했다는 키요츠구 밖에 믿을 데가 없어."…… 키요츠구가 언제부터 요괴 헌터가 되었어?

-완전 거짓말이잖아.

-이래야 정보가 많이 들어온다는 걸 알게 됐거든. 다소 연출이 필요한 법이지.

-설마 이 애를 도우러 가려고?

-장난일지도 모르잖아.

-그런 부분은 없어. 이 지역에 전해지는 전설과 부합하는 부분이 많거든!

-귀중한 방학을~!!

-참고로 거긴 바다가 있어!


'바다'라는 말에 토리이와 마키의 눈빛이 반짝였다.


-여름하면 바다지! 아싸, 역시 키요츠구! 완벽해!

-잠깐만, 위험하다구! 요괴 퇴치라니?! 어떤 요괴일지도 모르는데…….


리쿠오가 당연히 막으려고 했다.


-또 그런다, 리쿠오.

-걱정이 많아.

-아니, 이 녀석은 그렇게 해를 끼치는 요괴는 아냐. 그 요괴의 이름은 쟈미! 메일에 나오는 것처럼 베갯머리에 서 있을 뿐이라구! 덤벼들지도 않아! 그리고 오래된 요괴니까 주인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고! 

-아싸! 그럼 아무 문제 없잖아!


태평한 말을 하는 키요츠구, 시마, 토리이, 마키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현재 그 쟈미가 나오는 무사의 저택이 있다는 마을의 입구에 도착했다. 사방에서 축제 소리가 들려온다(각지에서 어디를 가든).


"리오는 안 오는 건가."

"리오는 린코와 츠가루에게 요괴세계를 구경시켜 준다고 하네요."


노조미가 말했다.


"비슷한 동지를 만나서 좋은가 보네… 아!"


여름하면 축제! 이런 시기에는 나대는 인간이 있기에 마련이다.


"야, 너희. 눈은 품으로 달렸나, 앙?"

"하세베 형님이 하라주쿠에서 산 끝내주는 셔츠가 엉망이 되었잖아!"

"아이스크림이 묻었다고. 아이스크림이~! 온천달걀 아이스크림이!!"


부딪친 사람들이 양아치라서 그런지,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못 보던 얼굴인데? 우리 구역에 뭐하러 왔냐."

"요괴퇴치하러."

"뭐~? 더워서 맛이 간 거 아냐?"

"예쁘장하게 생긴 녀석이, 너 (정신) 괜찮냐?"


양아치들이 비웃었다.


"요괴가 어디 있냐! 이 멍청아, 요즘 시대에!!"


가까이 있어서 소리치지 않아도 충분히 들리거든. 

시끄럽게 소리치는 건달들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보통은 안 보이지."


옆에 있던 리쿠오가 말했다.


"으아아아악!"


건달들은 리쿠오의 뒤에 있는 요괴들을 보자 줄행랑을 쳤다.


"리쿠오, 호시?"


뒤에서 카나가 부르는 목소리에 튀어나온 요괴들을 재빨리 숨겼다.


"뭐해? 다들 먼저 가버렸는데."

"미안, 지금 가!"


카나가 뒤돌고 키요츠구들 쪽으로 가자 작은 요괴들을 보았다. 


"위험하잖아."

"카나에게 들킬 뻔 했네."

"뭐하고 계시는 겁니까."

"요괴를 써서 협박이라니 리쿠오님 답지 않으세요. 그러다 들켜요."


노조미와 츠라라가 말했다.


"아니야!"


리쿠오가 빠르게 외쳤다.


"이 녀석들이 멋대로 나타난 거라구!"

"무슨 말씀이세요, 리쿠오님."

"저런 놈들은 살짝 맛을 보여줘야 합니다!"

"감히 요괴한테 싸움을 걸다니. 건방지기 짝이 없군요."


작은 요괴들은 벌컥 화를 냈다.


"그러니까 인간을 놀라게 해서 안 된다고 항상 말했잖아."


리쿠오가 작은 요괴들에게 말했다.


"훗."


호시는 작게 웃고 노조미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사랑받고 있네요."

"누라구미의 위광이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지."

"늦잖아! 목적지가 코앞인데!"


뒤쳐진 우리를 향해 키요츠구가 외쳤다.


"미안해, 키요츠구."

"요괴가 나오는 무사 집안의 집이 바로 저기야!"

"와우, 경치 죽인다!"

"기대돼!"

"맞아, 맞아."


키요쥬지단이 마을로 들어갔다.

한 저택의 대문 앞에 교복을 입은 안경을 쓴 여학생이 우리를 발견하자 성큼성큼 다가왔다.


"혹시 저 애인가."

"안녕-!"


그 여학생은 키요츠구를 지나쳐 리쿠오에게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네가 키요츠구지!"

"에?"

"괜찮을까. 안경 낀 캐릭터라도 못 미더운 안경 캐릭터인 것 같은데?"

"키요츠구는 그족이 아니라 이쪽."


그녀에게 키요츠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 아니야? 이쪽 곱슬머리라구? 음……"


여학생이 키요츠구를 품평하듯이 바라보았다.


"이건 이것대로 불안한데."

"곱슬? 뭐야! 곱슬머리가 뭐가 어때서!!"

"저기, 넌…."

"의뢰인 스가누마 시나코야. 와줘서 고마워. 하지만 괜찮을까. 일단 기대는 할게."

"…뭐야, 이 애는."

"들어와."


시나코가 집안으로 우리를 안내했다("푸하하! 엄청 낡은 집이군! 누라네 집보다 낡은 거 아냐?" "키요츠구, 뒤끝작렬이다!").

그녀가 안내한 방으로 들어갔다. 벽에 수많은 부적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벽지가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시나코, 또 새로운 사람을 데리고 온 거니?"


방에 있는 여성이 우리를 보자 물었다.


"퇴치라면 주지님이 해주시잖아."

"하지만 효가가 없는걸요, 그 신사는."


시나코의 직설적인 말에 여성이 반대쪽에 앉아 있는 주지의 어깨가 추욱 늘어졌다. 


"시나코!"


시나코의 모친은 당황해 시나코의 이름을 불렀다. 


"여기야."


시나코는 방 가운데에 섰다.


"어제도 여기에 나와서 나를 덮치기라도 할 것처럼 물끄러미 보는 거야."

"보는 것 뿐이지?"


시나코가 팔의 붕대를 풀었다.


"이걸 봐."


붕대 아래에는 잡힌 손자국이 나 있었다.


"어제는 이렇게 자국이 날 정도로 세게 잡았어."

"뭐어어! 잠깐, 얘기가 다르잖아!"

"해를 가한다니!!"

"유라는? 히카미는? 왜 안 온 거야?!"

"글쎄, 요새 학교도 안 나오는 것 같은데."

"뭐?!"


토리이와 마키가 기겁했다. 카나의 안색도 창백해졌다.


"다음에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시나코가 버럭 외쳤다. 


"난 무섭다구! 제발 나를 쟈미에게서 지켜줘!"


누군가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그 기분, 알고 있다. 

그녀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목소리에…… 마음이 동했다.


"응, 도와줄게."


호시는 시나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시나코를 도와줄게."

"호시!"

"누군가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공포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건 굉장히 무섭거든."

"고, 고마워."


시나코가 살며시 웃었다.


"근데 쟈미가 대체 어떤 요괴야?"

"쟈미는,"


주지가 입을 열었다.


"쟈미는 남에게 원한을 산 사람에게 붙는 나쁜 요물. 지금은 얌전할지도 모르지만 조심하는 게 좋아. 실제로 이 부근에는 쟈미에게 당한 자가 몇 명 있거든."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이 찾아오고 우리-여자들-은 시나코랑 함께 그녀의 방에서 함께 자기로 했다. 남자들은 밖에서 보초를 서기로 했다.


"호위는 남자들한테 맡기고 자자."

"키요쥬지단에 여자가 있는 줄 몰랐어. 굉장히 든든해."

"함께 자니까 괜찮을 거야."


호시가 말했다.

토리이와 마키는 시나코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도란도란 수다를 떨었다.


"…보기 좋네."


호시가 그 모습을 보면서 작게 중얼거리는 소릴 들은 노조미는 그녀를 힐끗 보고 이부자리에 누웠다.

잘 자고 있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자 노조미는 잠에서 깨어났다.


"어디 있냐, 요괴!! 찾았어, 시마? 찾았냐구! 이쪽에서 나올 거라고 누라군이 그랬는데!"

"무, 무슨 일이야~?"

"누가 들어왔어?!"

"어두워서 안 보여."


누군가가 방의 전등을 켰다.

어두운 방에 불빛이 들어왔다.


"뭐야? 없잖아!! 누라, 이 자식이 거짓말을!!"


요괴 찾는 것에 집중한 키요츠구는 자신의 밑에 토리이가 있다는 사실을, 츠라라의 자는 얼굴에 집중해서 시마는 지금 자신이 마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는 사실을― 두 남자는 알지 못했다.


"이것들이 무슨 짓야냐구우우우!!"


토리이와 마키가 두 남자를 날려 버렸다.


"무슨 짓이야! 우리는 요괴를…!"

"변명할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냐, 쨔샤!"

"뭐? 무슨 일이 있었어?!"

"아니야, 애들아! 있었어! 귀신이 있었어!"


카나가 외쳤다.


"쟈미가 나온 걸까요, 아가씨?"


노조미는 어리둥절하며 옆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호시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뭐 하는 거야."


이형에 당할 뻔한 리쿠오는 반딧불이의 크기에 둥근 황금 빛들을 주위에 둥둥 떠 있는 채로 다가온 호시를 바라보았다. 


"악기(惡氣)로군."

"호시."

"이 부적, 좋은 거 아니야. 집에 붙일 만한 것은 아니네."


복도에 붙인 부적 한 장을 살펴본 호시가 말했다. 

다음 날, 키요쥬지단과 시나코는 신사를 찾아갔다.


"그래. 또 나왔군. 쟈미한테는 정말 애를 먹고 있지."


상황을 들은 주지가 말했다.


"주지님은 쟈미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군요."

"물론일나다. 옛날부터 쟈미 소동이 끊이지 않는 곳이거든."

"역시 본토 신사네요."

"네? 그럼 어제 그 유령도 사연이 있나요?"

"이에나가, 예습이 부족해! 주지님, 그 전설이죠? 그렇죠?"

"아… 응. 그래…. 옛날 이곳이 히데시마번이라 불리던 시절 성주의 저택이 있었는데, 그곳에 전해내려오는 끔찍한 전설이…."

"해일에 먹힌 무사 전설이죠?! 맞죠, 맞죠!"

"그렇지. 잘 알고 있구먼."


주지가 해일에 먹힌 무사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곳에는 이름은 정확하지 않느나 매우 충실한 젊은 무사가 있었다고 한다. 근면하며 일도 잘하고 무엇보다 군주인 사다모리를 진심으로 존경했던 그 젊은 무사는 곧 사다모리의 눈에 들었고, 사다모리 또한 그 무사를 믿고 아겼다. 실력도 남다른 그 무사는 눈 깜짝할 새에 출세해 언제부터인지 사다모리의 오른팔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게 쟈미야! 그 녀석이 쟈미가 되는 거죠~?!"

"좀 안다고 얘기 좀 끊지 마! 왕재수!"


키요츠구가 끼어들자 마키가 버럭 외쳤다.


"…허나, 그 무사를 좋지 않게 여기는 자가 있었으니. 사다모리의 처였다. 그녀는 항상 함께 있는 두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단다."

"네? 부인이 부하를 질투해요?"

"그런 셈이지."


키요츠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봉건 사회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지. 뭐 중학생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BL이에요?"


마키가 물었다.


"뭐야, 그건?!"


키요츠구는 어리둥절한 목소리를 냈다.


"당시에는 남색이라 했단다. 적어도 처한테는 그리 보였던 거야. …질투한 처는 남편이 없을 때 누명을 싀워 무사를 저택 지하 감옥에 가두었단다. 그때였다. 해변에 위치한 이 마을에 거대한 해일이 덮친 것이다. 마을 사람 대부분은 높은 언덕으로 피했지만 지하에 있던 감옥은 눈 깜짝할 새에 바닷물에 휩쓸려 그 젊은 무사의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단다. 그 이후, 이 마을에는 헤매고 다니는 무사의 유령이 자주 목격되고 있단다. 물에 숨고 바람에 숨는 쟈미라 불리는 요괴가 태어난 거야. 쟈미라 함은 원한을 산 인간을 습격하는 요물로 알려져 있지. 이 땅에는 아직 원한을 산 다이묘 가문의 혈육이 남아 있어."

"네? 그렇다면 설마?!"

"그래. 즉 시나코는 그 다이묘 가문, 히데시마번 번주 '스가누마 사다모리'의 직계에 해당해."


시나코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몰랐어! 그래서 노리는 거였구나!"

"이 신사는 그 영혼을 잠재우기 위해 세워진 거란다."

"그렇구나. 그래서 밖에 '쟈미 퇴치'라는 간판이 있었군요."

"그렇지. 잘 봤구나."

"또 그런 소리나 하고! 전혀 효혐도 없으면서!!"


시나코가 버럭 일어나 외쳤다.


"이제 지긋지긋해요! 퇴치한다면서 전혀 사라지지 않잖아요!"

"시나코……. 힘이 닿지 않으니 할말은 없지만 쟈미의 원한이 깊으면 퇴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단다. 퇴치를 못했던 집들은 모두 이 말을 떠났어. 안 그러면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니까…."

"그런 소리는!!"

"시나코, 잠시 바람 좀 쐬고 올까."

"호시……."

"자자, 쟈미에 대해서 듣고 있으면 기분이 나쁘잖아. 기분 전환을 하러 가자."


호시는 시나코를 데리고 신사를 나섰다. 

시나코와 함께 걷는데, 주위 마을 사람들이 시나코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며 소근소근 떠들고 있었다.


"뭐야, 재수없어."

"마치 시나코가 잘못한 것처럼."

"신경쓰지 마."

"시나코의 탓이 아니잖아."

"좋아! 바다에 가자!"


키요츠구가 갑자기 제안했다.


"기분전환에는 바다가 최고지!!"

"제정신이야, 키요츠구?"

"작전을 짜고 싶어도 기분이 이러면 떠오를 생각도 안 떠올라. 이럴 때는 놀아야 한다구! 하하하!"

"좋아, 좋아! 굿 아이디어!"

"설마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랏어! 멋있어!"


바다로 갔다.

선착장에 고기잡이 배들이 있었다.


"이런! 설마 이 마을이 게로 유명한 지역이었을 줄이야! 몰랐어!"

"넌 항상 이런 식이야!!"

"한 순간이라도 멋있다고 생각한 우리가 바보였지!!"


키요츠구의 멱살을 잡은, 해수욕장을 기대한 토리이와 마키. 

그녀들의 모습에 시나코가 쿡쿡 웃엇다.


"고마워. 기운이 나는 것 같아."


시나코가 말했다.


"뭐? 어째서? 이런 바보한테 휘둘렀는데?"

"아냐. 너희가 와준 것만으로도 든든해. 쟈미가 나오는 집은 마을 사람이 좋게 생각하지 않거든. 너희 같은 동료가 있다는 게 정말 기뻐. 고마워, 와줘서 정말 고마워."

"아니… 그렇게 말하면 좀…."

"아직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맞아!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오늘 밤에는 기필코 쟈미를 잡는 거야!"

"아직도 그런 소리를!!"

"헌터니까!!"


저렇게 열성적인데, 영감은 제로라니…. 키요츠구, 조금 불쌍하네.


"이봐, 이봐. 귀신 붙은 그 아이하고는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게 상책이라구, 헤헷!"


건달들이 나타나 말했다.


"스가누마 아가씨, 이런 데 있었구만? 집에 아무도 없어서 찾았잖아."

"히히히, 험한 꼴 보기 전에 어서 나가는 게 좋을 걸~?!"

"아."

"응?!!!"


마을 입구에서 본 그 건달들이다.

건달 우두머리가 리쿠오를 보자 후다닥 후퇴했다.


"왜, 왜 그러세요, 형님?!"

"닥쳐! 오늘은 그만 가자! 제길, 저 녀석이 왜 있는 거야?!"


리더가 도망치자 부하들도 함께 사라졌다.


"뭐야, 저 놈들은."

"내가 뭐서워서 도망쳤나?"


우리는 회의(?)를 하러 신사에 모였다.


"뭐야, 그 조폭들은! 완전 수상하잖아! 왜 시나코를 협박하는데?! 머리 모양도 웃긴 게!"


마키가 버럭 외쳤다.


"그 사람들은 쟈미가 나온다는 소문이 나서 빈집들을 싸게 구입하는 브로커야."

"역시 그 녀석들이 범인이잖아!!"

"뭐? 범인?"

"그 녀석들이 쟈미를 부려서 갖고 싶은 집이랑 땅을 빼앗기 위해 습격하게 하는 거라구!"


마키가 날카롭게 말했다.


"요괴를 부린다…. 흥미롭군."


키요츠구가 흥미를 가졌다.


"음. 그런 요물이 인간에게 부려질 것 같지 않는데……."

"주지님!"


리쿠오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우리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요! 쟈미에게 팔을 잡히기도 했고 서둘러야 해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리쿠오. 마음은 알겠지만."

"이 사람의 부적은 안 듣는다고 했잖아."

"…어쩔 수 없군."


주지가 생각에 잠기더니 비장의 수를 꺼내들었다.


"실은 20년 전에도 쟈미한테서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지."

"살…!"

"그때 교토에서 구입한 비장의 수단이 있어."


주지가 내놓은 4장의 부적을 바라보았다.


"이 강력한 부적 4장을 사신으로 삼아 방 사방에 붙이고, 결코 방밖으로 나가지 말것. 물론 시나코 외에는 들어가지 말것. 그리고 아침까지 절대로 문을 열어서 안 돼. 이건 정말로 강력한 결계다. 사실은 쓰고 싶지 않지만……. 시나코를 위해서니까."


이게 정말로…?


"효과가 있는 게 확실해요?"

"암."


주지가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