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1부) 41

리틀 윙 2019. 7. 15. 00:38

"여전히 음침하군."


지하통로를 걸어가며 이타쿠가 중얼거렸다.


"음침해서 미안하구만 냥~!"

"텐카! 히나!"


닌묘 두 마리가 셋 사람을 마중나왔다.


"역시나 너희였군."

"여기에 무슨 용무냐 후냥~!"

"무기를 사러왔어."

"선물을 가져왔냐 후냥?"


이타쿠는 병을 꺼내들었다. 그러자 귀가 눕혀진 닌묘가 재빨리 이타쿠의 손에 들린 병을 채갔다.


"매번 고맙다 냥!"

"따라와, 고양이 할멈을 만나게 해주지 냥."


셋 사람은 두 마리 닌묘 뒤를 따라 통로를 걸었다.


"오늘은 혼자냐 냥?"

"응?"

"항상 같이 오는 그 여자애는 보이지 않는구만 냥."

"그 애는 가끔 혼자서 이곳을 찾아오기도 했다 냥."

"시에미가? 내가 아카데미에 있을 동안 찾아온 건가. 시에미가 왜?"

"그 붉은 머리가 시에미였냐? 메이코라고 불렸는데 냥!"

"!!"


이타쿠는 자신을 주시하는 시스이와 이타치의 시선이 등에 꽂히는 것을 느꼈지만 무시했다. 


"그녀는 요호카를 찾으러 왔다 냥."

"요호카?"

"꿀벌술을 만드는 사람이다. 말벌을 부리는 존재지 냥."

"그 남자를 만나러 간 다음에 벌 같은 소년이 요호카에게 만나게 해달라고 우리에게 청했다 냥."


츠카사를 그 남자에게 데리고 가서 말벌을 부리는 술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한거로군.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진작에 실천했다는 거로군.


"오, 오랜만이군."

"무기를 사러 왔어."


고양이 할멈에게 인사를 받고 이타쿠는 자신이 원하는 무기 주문서를 내밀었다. 


"끙…. 타마키! 타마즈사!"

"타마즈사?"


타마키는 고양이 할멈의 손녀일 터, 근데 타마즈사는 누구야? 


"얼마 전에 이쪽에서 키우기 시작한 녀석이다. 고양이 요새에서 발견된 아이야."

"고양이 요새에서? 잘도 살아남았네."


안쪽에서 연갈색 소녀의 뒤로 쭈뼛쭈볏거리는, 굉장히 소심해 보이는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 부르셨나요?"

"이타쿠!!"

"안녕, 타마키."


고양이 할멈의 손녀-타마키는 이타쿠를 반가워했다. 뒤에 있는 소년을 내버려두고 이타쿠에게 다가왔다.


"굉장히 오랜만에 오는 것 아냐?"

"그렇게 오랜만은 아니잖아. 한달 전에도 왔으니까."

"내가 오랜만이라면 오래만인거야."

"그래그래. 것보다 타마키, 뒤에 있는 친구를 소개해주겠어?"


이타쿠와 눈이 마주친 주홍빛도는 갈색머리칼의 소년은 후다닥 눈을 아래로 깔았다.


"하고로모 타마즈사야!"

"하고로모…."


센쥬 일족의 혈맹일족인 우즈마키처럼, 우치하의 혈맹일족인 그 하고모로인가. 하고로모 일족의 비전인술은 굉장히 쓸만하지.


"안녕. 이타쿠라고 해."

"아- 하고로모 타마즈사에요."

"말 놔도 돼. 너랑 비슷한 또래니까."


일단은 천천히 친해질 필요가 있겠지.


"타마즈사! 타마키! 안쪽에서 이것들을 가지고 오너라."


고양이 할멈이 두 사람에게 이타쿠가 부탁한 무기 주문서 종이를 내밀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누가 필요로 하신 거에요?"

"내가."

"에?"


타마즈사는 이타쿠를 보고 놀란 눈동자가 되었다.


"왜 그렇게 놀라?"

"닌자, 세요?"

"아직은 아니야. 하지만 곧 될 거야."

"곧?"

"아카데미 졸업시험 준비하는 거야. 닌자가 될 생각이니까."

"닌자…."

"타마즈사, 어서 가자!"

"으응."


타마키가 부르자 타마즈사는 그쪽으로 가버린다. 이타쿠는 두 사람이 나간 문을 보았다.


"닌자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네. 고양이 할멈, 저 녀석 아카데미 다녀?"

"왜 그런 걸 묻지?"

"왜냐면 여기에 아카데미 교과서가 있잖아."


탁자 위에 놓여진 아카데미 교과서를 들어올린 이타쿠가 말했다.


"고양이 할멈이 자기 손녀 딸을 아카데미로 보내리는 없고. 나머지는 타마즈사 뿐이잖아."

"그래. 다니고 있다."

"그래? 그럼 나뭇잎 마을에서 만날 수 있겠네."

"무슨 꿍꿍이냐."

"꿍꿍이라니. 실례네."


그치~? 이타쿠는 자신의 다리에 몸을 부비는 검은 고양이의 턱을 살살 쓰다듬으면서 능청스럽게 말했다.


"할머니! 가지고왔어!"


두 사람이 짐수레를 끌고 들어왔다. 


"쿠로오!"


타마즈사의 부름에 이타쿠에게 애교를 피우는 검은 닌묘-쿠로오는 자신의 주인에게 안겨들었다. 이타쿠는 수많은 무기를 봉인 두루마리에 집어넣고 값을 치뤘다.


"그럼 또 올게. 또 만나자."


타마즈사를 보며 이타쿠는 인사를 하고 무기점을 나섰다. 덴카와 히나가 출구로 안내하기 위해 동행했다.


"즐거워보이는구만 냥."


이타쿠는 홀스터에서 포키과자를 꺼내서 하나 꺼내서 입에 물었다.


"타마즈사를 괴롭히면 우리 닌묘들이 널 혼내줄 거다 후냥."

"닌묘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괴롭히지 않아. 단지…,"

"단지?"

"좀 놀랐을 뿐이야. 우치하 일족이 이용하는 무기점에 하고로모 일족 생존자가 있을 줄이야. 이래서 인연은 기묘하다고 하는 걸까?"

"하고로모 일족?"


시스이가 궁금해했다.


"우치하 일족의 혈맹 일족이였던 하고로모 일족. 전란 시대 때 거의 멸족했다고 들었거든."

"멸족…."

"그래. 전란시대 때 숲의 센쥬 일족에 의해 멸족했어."

"!!!"

"왜 그렇게 놀라? 전란 시대 때 우치하와 센쥬는 서로 앙숙이었어. 우치하가 센쥬를 죽였고, 센쥬가 우치하를 죽였지. 하고로모 일족이 멸족되는 건 크게 이상할 것 없어."

"잘 아는군. 꼭 직접 본 사람처럼 얘기해서 놀라웠다."

"메이코가 나뭇잎 마을 역사를 줄줄 꿰고 있어서 옆에서 자주 들었어."

"이타쿠, 너 말이야…."


시스이가 진지한 얼굴을 하자 이타쿠역시 덩달아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뭔데. 답지 않게 진지하네."

"너 혹시나……, 메이코님이랑 시에미, 두 사람과 사귀고 있는 것 아니지?"

"뭐-뭐라고?!!!!!"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건데?! 


"형으로서 진지하게 말하는건데. 양다리는 좋지 않아."

"아니야! 멍청아!!"


이타쿠가 너무 황당해서 소리를 빼액 질렀다.


"시스이. 완전 헛다리 짚었다."


이타치가 말했다. 


"헛다리라니? 소라쿠 지역에 이타쿠가 같이 온 여자애는 메이코님이신데, 이타쿠는 시에미라고 생각했잖아. 그럼 두 사람과 함께 온 적이 있었던 것 아니야?"


그는 자신의 추측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듯 장담했다.


"암부가 아닌 사람에게 확실한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너가 헛다리를 짚었다는 거다."

"치사하다, 진짜."

"암부의 기밀사항이다. 그리고 메이코에게는 료라는 정인이 있다."

"경칭 붙여라. 메이코는 뿌리의 2대 수장이고, 수뇌부의 한 사람으로 너의 상사야, 이타치."


아까부터 자꾸만 메이코, 메이코. 거슬린다고.


"메이코는 그런 건 신경 안 쓰던데."

"그래도 메이코의 위신과도 관련이 있는 일이거든."

"허락 받았다."

"허락 받았어도 그딴 식으로 하대하듯 부르지 마!"

"역시 양다리?!"

"아니라고!!!!"


이타쿠가 자신의 머리를 짜증스러운 손길로 헤집었다. 그의 오른쪽 귀에서 붉은 귀걸이가 찰랑였다. 


"둘이서 한짝이었던가."

"응?"

"그 귀걸이."

"아- 응. 시에미가 착용하고 있는 것과 한 세트야. 반지는 할 수 없으니까 귀걸이로 대신한 거야. 약혼의 증표이자 사랑의 표시라고."


이타쿠는 귀걸이를 매만지면서 부드러운 얼굴이 되었다.


"료와 메이코도 하고 있는 걸 본 적 있다."

"비슷한 것은 여러개 있겠지. 것보다 꿀벌과자! 잊지말라고."


이타쿠가 앞장서서 걸었다.


"그쪽이 아니다."


이타치의 말에 발을 멈췄다.


"그걸 먼저 말해!!"


셋 사람은 과자가게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맛있어서 인기가 있는지 사람들이 북적였다.


"앗! 이타쿠씨!"

"안녕, 츠카사! 여기서 뭐해?"

"아르바이트 중입니다."

"아르바이트?"

"네. 스승님에게 말벌 부리는 술을 배우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거든요."

"여기 너의 스승의 가게야? 진작 나에게 말하지. 단 것 정말 좋아하는데!"

"죄송합니다. 시에미씨가 가게를 여는 걸 도와줘서 이타쿠씨도 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에미는 그런 얘기는 잘 안한다 말이야~! 추천! 뭐가 제일 맛있어?"


츠카사가 이타쿠에게 상품을 소개했다. 


"벌집처럼 생겼네."


꿀이 발라져 있어서 손가락이 끈적끈적햇지만 이타쿠는 시식을 멈추지 않았다.


"맛있어. 행복해."


단 것을 먹으며 나쁜 것을 사르르 사라져서 좋다. 이타쿠는 제일 큰 상품을 구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