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3부) 74

리틀 윙 2019. 8. 31. 05:46

7반(나루토, 사스케, 사쿠라), 8반(히나타, 시노, 키바), 10반(시카마루, 이노, 쵸지)이 하닌이 된 기념으로 전원 밥을 같이 먹기로 약속했다. 다들 흔쾌히 허락한 건 예상외였지만.


"시에미는 특기에 육아를 추가해야 할 거야."

"어째서?"


쵸지가 오기 때문에 많은 고기요리를 준비중인 시에미가 심기 불편해 보이는 이타쿠에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자각 못 했어?"

"모르니까 묻는 건데."

"방금 전에 내가 어딜 다녀왔지?"

"결계부로 카린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고 왔잖아. 가는 길에 경무부대도 들렸지?"


제일 막내인 카린이 도시락 먹기에 눈치 보일 수가 있어서 결계부 전원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넉넉히 준비했다. 그리고 하는 김에 경무부대쪽도 준비했다.


"그래! 카린은 중닌이야! 네가 챙겨줄 필요는 없다고! 모처럼 오프날! 나랑 낮잠을 자도 부족할 시간에!! 아침부터 준비해서!!"


결국 함께 보낸 시간이 적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거잖아. 


"이타쿠, 불평을 쏟아낼 거면 이리와서 도와줘."

"다른 녀석들은?"

"유키무라와 츠카사는 훈련, 사토와 타카오는 놀러갔어."

"칸나들은?"

"임무." 

"나 밖에 없네."

"너 밖에 없어."


이타쿠는 쳇 하고 시에미 옆으로 다가갔다.


"오늘 밥은 뭐야?"

"각자 좋아하는 음식들."

"어울리지 않는 풀코스가 탄생하겠군. 그래서 토마토를 손질하는 건 사스케 때문인가?"

"꼭 사스케 때문은 아니지. 이노는 방울토마토를 좋아하니까. 시노는 야채샐러드를 좋아하니까. 토마토 및 방울 토마토가 잔뜩 들어간 야채샐러드를 하려고."

"이노가 좋아하는 건 푸딩 아니었던가? 사쿠라는 안미츠고."

"그건 디저트잖아. 좀 있다 사러가려고."

"그럼 내가 사올게. 마침 천 남매 베이커리에서 사고 싶은 디저트도 있으니까."

"부탁할게. 히나타가 좋아하는 시나몬 롤도 부탁할게."


쵸지는 갈비를 좋아하고, 키바도 육포를 좋아하니까 고기로 통일하고…. 


"가지된장국은 완성했고. 고등어된장조림도 완성. 갈비, 불고기, 소시지도 완성."


대충 완성되었나? 라멘이랑 단팥죽은 못 올렸지만 잔치상은 완성되었다.


"아, 얼마 전에 화차를 선물받았는데. 그걸 꺼내야겠다."


디저트에 어울리면 좋겠는데. 시에미는 흥얼거리며 선물받은 매화꽃이 그려진 찻잎 상자를 꺼냈다. 


"매화인가….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이지."


앞으로 닌자를 시작할 그들에게 좋은 의미가 되겠군.

디저트를 사고 돌아가던 이타쿠의 눈에 엉망진창 싸우고 있는 마을 아이들이 들어왔다. 


"어이! 이타쿠!"


함께 움직이기로 한 것인지 7반, 8반, 10반이 우루루 이타쿠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여."

"집에서 준비하고 있을 줄 알았다니깐!"

"뭘 보는 거지?"

"아이들은 참 건강하구나~싶어서."


이타쿠가 보고 있는 쪽으로 그들의 시선이 향해졌다. 


"어딜 봐서."

"코노하마루!"

"싸우고 있는 거잖아! 말려야 하는 것 아니야?"

"냅둬. 아이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고 하잖아. 그리고 시에미는 쌍둥이들에게 왠만하면 주먹을 들지 말라고 가르쳤어.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가르쳤어. 그런데도 그 아이들이 주먹을 들었다는 이유는 그만큼이나 고심하고 내린 결정이겠지. 모든 걸 도와줄 생각하지마. 자신은 도와줄 생각이었도 누군가에게는 자존심이 짓밟히는 짓일 수도 있어."

"……."

"상대를 원하는 것을 판별하는 것이 친절이야. 제멋대로인 마음의 강요는 자기 만족에 불과하지. 상대에게는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인지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친절도 있어."


이타쿠의 말에 아이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쌍둥이들은 고아야. 부모가 없다는 건 항상 저 아이들의 꼬리표에 따라다니겠지. 누군가는 측은하게, 누군가는 동정어린 시선으로 보겠지. 그럴 때마다 누군가의 보호 속에서, 누군가 품에서 보호만 받고 있으면 자립할 수도 없어. 언제까지 보호만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와줄려면 도와줘. 근데 잘 파악해. 그게 정말로 그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인지 아니면 망치고 있는 건지."

"그래서 안 도와주겠다는 거야?"

"물론. 어른들이 개입하면 그때야 나설 거야. 아이들 문제는 아이들이 해결하게 내버려둬."


싸움이 끝나자 이타쿠는 그쪽으로 크게 외쳤다.


"쌍둥이들! 밥 먹자!"

"!!"


그 외침에 맞고 있던 아이들은 후다닥 도망쳤다.


"형!!"


타카오가 이타쿠를 보자 활짝 웃으면서 달려왔다. 타카오는 훌쩍이는 사토를 끌고 왔다.


"형! 봤어?! 이겼어! 그 자식들 예전부터 우리들보다 외지인이라고 놀렸거든!"

"시에미가 그래도 폭력은 쓰지 말라고 했잖아."

"그치만! 고아에 머리색도 이상하다고 했는걸!"

"주먹을 들만 했군."

"그치! 시에미 누나가 왠만하면 그런 방식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했지만 참아주는 건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물론 시에미는 걱정하니까 그런 식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한 거지만. 아이니까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네. 


"장하네. 가자, 시에미가 밥했을 거야. 코노하마루도 함께 어때? 그리고 거기 아가씨도."


쌍둥이들 뒤에 뻘쭘하게 서 있는 코노하마루와 하나비에게 이타쿠가 말했다.


"하나비!"

"언니…."

"다치지 않았어?"

"친구들을 위해 함께 싸워준 거니? 대견하구나."


히나타는 놀란 눈으로 여동생을 응시했다. 하나비는 싸우지 않았는지 상처입은 곳은 없었다. 이타쿠가 타카오의 머리를 쓰담고 이어 코노하마루와 하나비의 머리를 쓰담았다. 짐을 내려놓고 울고 있는 사토를 안아올렸다.


"울지 마, 아가씨."

"그치만…!! 머리색이 이상한 풀색이라고…."

"남들이 다른 건 이상한 게 아니야. 특별하다는 거지."

"특별?"

"그래. 특별. 아주 멋진 일이지. 그러니 다음에 또 놀리면 말해주렴. 남들과 다른 건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라고. 사토와 타카오의 머리색은 특별한 거야."

"이상한 색 아니야?"

"녹색은 풀색만 있는 것이 아니야. 야채의 색도 되고, 예쁜 에메랄드 보석의 색도 되고, 태양빛에 반사된 바다 색도 되고, 밤에 뜨는 별의 색이기도 하지."


이타쿠가 한 팔로 사토를 안아들고 또 다른 손으로 그의 눈물을 닦아줬다. 


"그리고 나뭇잎 마을에서 살면서 녹색을 이상한 색 취급하다니, 바보 아냐? 나뭇잎도 녹색인데 말이지. 그치~?"

"응!!"


기분이 낫아졌는지 사토는 눈물이 흘린 얼굴로 웃었다.


"좋았어! 그럼 갈까? 아, 너희들 그거 들고와. 디저트니까."


이타쿠가 사토를 데리고 가려고 하기 전에 나루토들에게 짐들에 대해 가리키며 말했다.


"타카오, 형이랑 내기할까?"

"응?"

"아이스크림 내기. 먼저 집에 도착한 사람이 냉장고에 남은 아이스크림 먹는다!"

"아, 치사해!!! 먼저 가지 말라고! 코노하마루! 하나비! 나부터 갈게!!"


사토를 목마 태우고 이타쿠는 말이 끝나자마자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그리고 타카오가 멀어져 가는 이타쿠 뒤로 버럭 외쳤다. 하지만 질 생각이 없는지 빠르게 달려나갔다. 


"갈까, 코노하마루?"

"응! 나루토 형!"


아이들은 각자 짐을 나눠서 들고 시에미 집으로 향했다. 히나타는 하나비의 손을 잡았다.

그들이 방문했을 때 타카오는 시에미에게 치료받고 있었다. 


"어서와."


정원을 통해서 집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 밥상에 자리에 착석했다(담당 상닌들은 이미 앉아서 얘기 중이었다).


"잠깐, 너희! 손은 씻고 온 거야? 코노하마루도 치료하자."

"괜찮다, 이거!"

"안 돼!"


이타쿠는 나루토들이 가져온 디저트들을 받아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오, 고기!!"

"쵸지! 손 씻고 와!"

"에에~!"

"에에~가 아니야! 당장 씻고 와! 음식은 도망가지 않으니까!"

"엄마로군."


아이들을 화장실로 보내는 시에미에 아스마가 중얼거렸다. 아이들이 손 씻으러 가자 시에미가 코노하마루를 치료했다(의료술이 아니라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였다). 


"자 다 되었다. 코노하마루도 손 씻고 오렴."

"알았다니까, 이거!"


역시 더 말끝에 붙은 건 말버릇인 것 같네.

각자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내자 시에미는 후식을 가져오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토, 타카오~ 도와줄래?"

"응!!"


두 사람은 시에미를 쫓아서 부엌으로 향했다. 잠시 후에 와장창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라니깐?!"


나루토가 벌떡 일어섰다.


"누나!"


나루토보다 우치하들이 더 빨리 움직였다. 두 사람은 빠르게 방을 나가고 주방으로 달려갔다.


"누나!!/언니!!"

"흔들, 지 마. 머리 울려…."


울먹이는 쌍둥이의 목소리에 시에미가 정신을 차렸다. 몸을 일으키자 눈앞에 붉게 변했다. 


"누나! 피!!"


이마가 찢어졌는지 시에미의 머리에서 피가 나와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구급상자 가져올게!"

"괜찮아! 안 가져와도 돼."


구급상자를 가져오려는 사토의 팔을 시에미가 붙잡았다.


"언니! 하지만!!"

"시에미!!"


주방으로 이타쿠들이 들어왔다.


"괜찮아?"

"아, 괜찮아."

"?!"


시에미가 손으로 이마의 피를 닦아내자 더 이상 피가 흘러내리지 않았다.


"!!"

"나 치유력은 굉장히 좋거든. 단 찰과상에 한해서만이지만."


모치즈키가 깨진 그릇들을 치우자, 이타쿠가 물수건을 가져와서 시에미의 얼굴에 묻은 혈흔을 닦아냈다.


"아무리 치유력이 좋아도 자기 몸으로 방패하지 마. 지킴받는 쪽과 지켜보는 쪽은 엄청 비참한 기분이 드니까."

"알고 있는데도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것이겠지."

"사람 면전 앞에서 욕하지마, 듣기 거북하다고. 좋게 말해도 되잖아."

"말을 하면 퍽이나 듣기라도 하니?"

"……새로운 주전자 좀 꺼내줘."


할 말을 잃은 시에미는 말머리를 돌려버렸다. 


"사토, 타카오, 디저트 챙겨서 방으로 돌아가."

"그치만!"

"괜찮아. 더 이상 피 나오지 않아. 안심해도 돼. 차를 끓이고 갈게."


시에미가 놀랐을 쌍둥이을 토닥여주고 모치즈키가 꺼내든 주전자에 새로운 차를 끓인다. 


"진짜 괜찮은 거야?"


이타쿠의 등떠밀림에 쌍둥이들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은 주방을 나와야했다.


"괜찮아. 아까 전에 나도 살펴봤는데 완벽히 낫아져있었어."

"이타쿠 오빠가 그렇게 말하면 다행이지만…."

"사람이 원래 그렇게 빨리 낫는 거야?"

"사람은 살기 위해서 환경에 의해 변한다고 해. 아니 변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

"응?"

"분명 그 능력도 시에미가 살기 위해서 변한 거야."


찰과상에 대한 치유력만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분명 과거 그녀가 인체실험체였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유전자가, 세포가 변한 걸 거다. 


"무슨 소리야?"

"나중에 말해줄게."

"나중에 언제?"

"너희가 하닌이 되면…. 그때 말해줄게, 전부. 그러니 지금은 쉿."


복도에서 자신과 쌍둥이들만 남자 이타쿠는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어째서 지금 알면 안 되는데?"

"그건 시에미의 깊고 깊은 상처이기 때문이야. 우리가 그걸 먼저 물으면 시에미의 마음에 흙을 묻히고 마음속 깊은곳까지 파고들어 기껏 아문 상처를 건드는 짓이니까. 나는 겨우 아문 상처를 건들 정도로 배짱이 있지 않아. 그녀의 눈물은 보고 싶지 않는걸. 그러니까 그녀가 직접 말할 때까지 기다리자. 할 수 있지, 쌍둥이들?"

"응."

"이타쿠 형의 판단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착하구나."


셋이 방으로 돌아가고 몇 초 후에 시에미는 차를 가져왔다.


"홍차?"

"매화차야. 얼마 전에 화차(花茶)의 찻잎을 받았는데 굉장히 예쁘게 우러난 것 같아서 기뻐."


시에미는 투명한 찻잔에 분홍빛이 감도는 붉은 차를 보며 후후 웃었다. 


"매화…. 잘 어울리네."

"뭐가?"

"고결하고 기품있는 꽃이니까, 매화는. 너랑 잘 어울려."

"어머! 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뭐 사실 시에미를 꽃에 비유하면 매화보단 모란이지만."

"응?"

"모란꽃을 사올까나? 장미도 괜찮은데. 아~ 고민이다!"


뭐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거야. 


"말려야하지 않을까?"

"별로 끼고 싶지 않아. 내버려두자고."


하나비가 묻자 시에미는 차를 마시며 말했다. 


"디저트도 있으니까 어서 먹어."


시에미가 권유하자 사쿠라와 이노는 그제야 포크를 들어올렸다. 


"시나몬 롤…!"

"히나타가 좋아하지? 특별히 사왔어."

"고, 고마워."

"천만에."

"아우우우…."


시에미의 웃음꽃에 히나타 K.O.


"역시 여자도 홀리는 외모라니까."


히나타의 얼굴이 새빨개진 것을 보고 쿠레나이가 작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