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3부) 76

리틀 윙 2019. 8. 31. 05:48

뿌리 본부에서 일어난 갑작스러운 폭발에 닌자들이 사건을 알기 위해 집결했다.


"메이코님, 괜찮으십니까?"

"반대파의 짓인가!"

"메이코님!!"


뿌리 암부들이 그녀를 애타게 부르자, 매캐한 연기 속에서 메이코가 걸어나왔다.


"메이코님! 무사하십니까?"

"대충은…."


베일은 어디 날아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메이코가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래서 이건 대체 무슨 일이야?"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결계부에서 연락해서 침입자가 있었는지 알아봐."


메이코가 명을 내리자 한 암부가 휙 모습을 감췄다. 다른 암부들은 폭발 조사에 들어갔다.


"어라…?"


가만히 있던 몸이 휘청거렸다. 기우뚱하는 메이코의 몸을 붙잡아준 세츠카.


"괜찮으신가요?"


세츠카 옆에 있던 부하가 물었다.


"쉬세요. 1년 전부터 쉬는 꼴은 보지 못했어요. 아무리 땅에 떨어진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지만…."


후부키가 메이코를 근처에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


"괜찮아."

"안 됩니다."


도키하가 일어서려는 메이코를 제지했다. 


"도키하."

"안 돼요. 메이코님의 신체 나이를 생각해주세요."


도키하가 그녀의 어깨를 눌러잡고 있자 메이코는 어쩔 수 없이 도로 앉았다. 그녀들은 조사하러 떠나자 벤치에 앉아있는 메이코, 세츠카- 두 사람만이 남겨졌다.


"신체나이라…. 너 대체 정체가 뭐야? 얼굴도 전과 다르고."


세츠카의 질문에 메이코는 그녀를 올려다봤다. 부하들 앞에서는 다정함과 호의를 품고 있던 적자안은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아 새까만 유리알 같았다. 


"인간인 척 하는 괴물."

"하-아?"

"그렇게 노려보지 마. 농담이니까. 나는, 그저 살아가는 생명체일 뿐이야."


세츠카는 그녀의 인형 같은 무표정에 눈앞에 있는 이가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코님!"


결계부에 갔던 부하가 돌아오자 메이코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듯이 감정이 비추었다.


"어떻게 되었어?"

"침입자는 없다고 합니다."

"알겠어. 파수꾼에게 뿌리 본부에 방문했던 인물 리스트 뽑아서 보고하라고 해."

"네."


폭발이 진압되고 몇 시간 후, 뿌리 본부가 복구작업이 들어가자, 메이코는 방문자 리스트를 보고 받았다.


"결계부 소속 사비루라…."


하지메의 부하인가? 하지만 하지메는 그런 소리는 없었는데. 하지메가 부장이 되었을 때가 언제였지? 메이코가 손가락을 책상을 톡톡 건들렸다. 하지메가 결계부 부장이 된 해는 카린이 졸업한 해.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스파이인가? 사비루가 결계부 소속이 된 건 언제부터지?"

"5년 전 입니다."


하지메가 부장이 아닐 때. 그럼 결계부에 이쪽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 때란 소리군.


"젠이츠."


이름을 부르자 보고 올린 부하 옆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다.


"요스케, 넌 그만 나가봐."


보고 올린 짙은 갈색 머리색인 부하인 요스케는 방을 나갔다.


"들었지? 사람을 시켜 증거를 찾아와."

"네. 근데 사람을 시키는 겁니까?"

"너를 포함해서 내 부하들은 매우 바빠질 예정이니까. 믿을 만한 사람을 시켜서…, 아."

"왜 그러시죠?"

"마루보시 코스케."


왜 잊고 있었을까? 그 남자도 닌자였어. 서클렛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분명 움직임에서 기척에서 닌자 느낌이 났다.


"마루보시 코스케?"

"그쪽도 조사해봐서 괜찮은 실력을 지녔다면 그에게 시키도록 하지."


유리가 선택한 남자의 실력을 한 번 볼까. 


"아는 분입니까?"

"간접적으로 말이지."

"간접적으로…."

"뭐가 문제라도?"

"아닙니다. 그럼 지금 당장 움직일까요?"

"그래. 마을 내부 스파이는 한시라도 빨리 색출하는 것이 좋으니까."


갈색 머리 암부-젠이츠는 명을 받자마자 사라졌다. 


"마을 결계가 이상해지면 우즈마키 일족은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우즈마키가 흔들리면 우치하도 흔들려. 그건 일어나서 안 되는 일이야……."


단조든 오로치마루든 마다라(인 척 하는 그 가면쓴 놈이)든 누가 되었던 건들이지 못하게 할 거다. 집무실에 혼자 남아있는 메이코는 등받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뿌리에서 터진 사건 때문에 나온 상태에서 돌아가지 못한지 3일째…. 나와있는 김에 호카게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메이코님은 전투에 나서지 않네요."


새내기 암부가 물었다. 그 말에 메이코가 암부대기실을 나가려다가 멈칫했다.


"저 바보가…!"

"아하하, 이 후배가 갓 들어온 신입이라서요!"


주위 암부들은 신참의 언행에 기겁했다.


"뭘 물어보는 거냐!"

"아니, 물어볼 수도 있죠!"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되는데…. 고작 질문 하나 했다고 죽이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몇 개월 전에는."

"무례한 것은 싫거든. 자기보다 약하다고 생각해서 깔보거나 나이가 어리다고 얕잡아 보는 건 더욱더 싫고. 주정뱅이라도 그딴 소리를 지껄이면 용서 없어."


메이코가 말하자 자연스럽게 주위는 조용해진다.


"질문에 답해주면,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건 아니야."

"에?"

"나도 임무 한다고. 다만 혼자 할 뿐이지."

"!!!!"


메이코가 대답해주자 새내기 암부는 그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조금 더 물어봐도 돼요? 메이코님에게 궁금한 것이 많아서요!"

"대답해줄 수 있는 거라면 말해줄게."

"상냥하시네요. 메이코님은 다가가기 어려우신 분인줄 알았어요."

"상냥하지 않아. 나뭇잎 마을을 같은 어둠에서, 그늘에서 지키는 동료에게 험하게 대하고 싶지 않으니 상냥히 대하려고 하는 거지. 그건 그렇고 넌 암부치곤 특이하네. 말 많은 암부는 처음이야."

"일할 땐 저도 진지하다구요."


두 사람의 대화를 주위 암부는 귀를 기울였다.


"메이코님의 술법은 어떤 거에요? 진짜 나이는 몇 이에요? 좋아하는 음식은? 몇 살 때부터 닌자 생활을 하신거에요?"

"신상정보 터는 거야?"

"기회가 왔을 때 놓지지 않는 것이 닌자, 아니겠어요?!!"

"그 말은 맞는데…. 적어도 나에게 쓸 말은 아니지 않아?"

"메이코님은 워나 비밀로 붙어져 있으니까요."

"비밀주의자 행세한 적은 없는데."

"그치만 메이코님의 주위에는 메이코님 부하들로 가득하니까 다른 암부들이 말을 걸지 못했을 거에요."

"그건 좀 틀리지 않나? 질투심이 심한 건 료 밖에 없는데."


다른 부하들은 그렇게 질투심이 없을 텐데.


"그건 메이코님이 모르는 거에요…."

"뭐라고?"

"아뇨! 아무튼 답변이요!"

"메이코?"

"안녕, 시스이."


암부대기소로 들어온 시스이는 메이코가 내부에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 네가 여기에 있어?"

"호카게에게 부탁받아서 암부에게 임무를 전해주다가 질문 받았어."

"질문?"

"응."

"메이코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새내기 암부는 강아지 같았다.


"훗."

"웃었다…."

"술법이 알려지면 목숨을 노리는 것들이 기고만장해지니까 패스. 신체 나이는 12살. 딱히 가리는 음식은 없어. 4, 5살 때부터 뿌리 소속이었어. 고아라서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대충 그럴 거야."

"5살…."

"뿌리 내부에서도 나랑 료가 특이 케이스였어."


단조가 직접 메이코를 입단시켰고 그 다음 료가 이타치 추천으로 입단했다. 


"그때부터 넌 단조의 개란 불명예스러운 더러운 별명이 붙어졌지."

"료."


어둠 속에서 료가 나타났다. 암부들이 흠칫 놀라는 것을 보면 그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저게 당연한 거다. 료는 어둠, 그림자가 있으면 거기에 동화되어 누구도 (나를 제외하고) 절대로 알아차라지 못한다. 


"언제부터 있었어?"


시스이가 물었다.


"네 뒤에 계속 있었는데."

"모, 몰랐어."

"모르는 게 당연하지. 그림자 속에 숨어있었으니까."

"료, 내쪽으로 들어와."


메이코의 말에 료는 그녀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슬슬 회의 시간이라서 가봐야겠다."

"항상 그렇게 있으면 호위가 필요 없었구나."

"맞아. 난 항상 최강의 수호자랑 함께 있으니까."

"메이코는 내가 지켜."


메이코의 그림자에서 료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료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암부도 못 느낄 정도라니, 엄청난 실력자네요."


메이코는 료가 칭찬를 받자 본인 일처럼 기뻐했다.

.

.

.

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메이코는 시에미 내부로 돌아갔다. 메이코가 들어가고나서 시에미는 눈을 번쩍 떴다.


"깨셨습니까?"

"바바…."

"죽을 가져오겠습니다."


문가에 서 있던 바바가 시에미가 눈을 뜨자 죽을 가져오겠다며 가버린다. 


"나쯔히."

"여기 있다."


소환수를 부르자 창틀을 넘어 여우, 나쯔히가 나타났다. 


"아무 일도 없었지?"

"나루토들이 병문안 온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일도 없었다. 그쪽은 어떻게 되었냐?"

"스파이가 마을에 숨어있는 것 같아."

"그런가…."

"일단 기다려봐야지."

"즐거워보이는군. 나뭇잎 마을을 위하는 게 그렇게 즐거운가?"

"그래보여?"

"그래 보인다."

"즐거운 건 모르겠고. 지켜봐주고 싶어."


하시라마와 마다라의 꿈을, 나뭇잎 마을을 지키기 위해 호카게가 된 역대 호카게 닌자들의 꿈을,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불의 의지를 지키고 싶다. 그러니 절대로 마을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마을이 아니라 그들의 의지를 지켜봐주고 싶어. 그때 한 지켜보겠다는 약속은 거짓이 아니었어."


시에미 말에 나쯔히가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널 멍청이라고 부르는 거다. 정말 넌 엄청난 바보야."

"아하하, 그야 약속은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지. 언령술사니까 내가 내뱉은 말은 지킬 수밖에 없어."

"칫."


삐진 나쯔히를 안아들어서 시에미는 무릎 위에 내려놓고 그녀의 털을 부드럽게 쓰담았다.


"걱정하지마. 난 강하니까."

"죽 가져왔다니깐!!!"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문이 드륵 열렸다. 


"어이, 나루토!"


사스케가 급하게 들어오려는 나루토를 제제했다. 나쯔히는 휙 창틀 너머로 몸을 감췄다. 


"아쉬워라."

"뭐가?"

"방금 전에 예쁜 여우가 있었는데 놀라서 가버렸어."


사스케의 질문에 시에미가 답했다.


"그래봤자 동물…! 아!"


얄미운 말을 내뱉는 사스케에게 시에미는 딱콩 손가락을 튕겨 이마를 쳤다.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사스케."

"됐고. 죽이나 먹어라."

"가지고와서 고마워, 나루토, 사스케."

"누나, 이제 괜찮은 거냐니깐?"


사스케가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려 열을 쟀다.


"아직 미열이 있다."


죽을 먹고 난 후, 이타쿠도 사스케랑 같은 말을 내뱉고 내일 임무는 자기들끼리만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3일 내내 잤으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안 돼. 미열을 얕보면 안 돼. 그러니 내일 임무는 나랑 타에만 다녀올게."

"그거 굉장히 싫네."

"네가 싫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그치만 내일 임무는 그 애가 있는 폭포마을이잖아."


폭포마을의 새로운 촌장, 시부키를 폭포마을까지 호위하는 것. 그게 하야테 9반에게 내려진 C랭크 임무였다. 폭포마을에는 7미 인주력이 있다. 


"만나러 가고 싶었는데…."


시에미는 이타쿠가 꺾이지 않을 것을 알기에 투정은 부렸지만 고집은 피우지 않았다. 


"자, 이거라도 먹고 진정하렴."


이타치가 병문안 선물인 말차맛 카스테라를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