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3부) 86

리틀 윙 2019. 8. 31. 05:56

휴가를 받은 이타치는 와서 이타쿠가 내온 차를 마시고 있었다.


"아니 휴가를 받았으면 왜 여기로 온 거야? 집으로 돌아가서 쉬어야지."


이타쿠가 그를 보며 투덜거렸다.


"이걸 같이보겠니?"

"그게 뭔데. 발바닥 대전?"


핑크색 표지 책에는 '발바닥 대전'이란 제목이 적혀있었다. 군데군데 있는 고양이 그림에 그 발바닥이 고양이 발바닥이란 걸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이타치는 살풋 웃었다.


"어렸을 때 종종 심부름으로 고양이할멈에게 갔는데, 사스케도 함께 갔거든."

"아아, 분명 그런 단순한 심부름이 싫다고 했던 것 같던데."


어린 사스케의 불평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이타쿠는 피식 웃었다.


"떼를 써서 놀아달라고 해서 게임을 생각했지."

"그게 그 게임이고?"

"그래. 고양이 발바닥 도장을 모아오는 게임을 시켰거든. 책으로 만들어줘서 받아왔단다."


이타치는 탁자 위에 책을 펼쳤다.


"거의 클리어 했잖아."


단 두 마리만 남기고 클리어한 사스케의 실력에 이타쿠는 감탄했다. 그때는 아카데미도 들어가지 못한 꼬마였을 텐데.


"남은 두 마리는 어디 보자. 이미랑…. 어이, 이미는 좀 그렇잖아."

"그래서 저번 중닌시험일 때 구름마을로 갔을 때 니이씨에게 부탁했다. 그것으로 클리어했다."

"너, 왔었냐?"

"왔었다."


레이랑 시스이만 온 줄 알았는데, 이타치도 왔다고?


"암부의 일도 있어서 나오지는 못했다."

"시에미가 못 느낄 리가 없어."

"모른척 하는 것 같던데."

"역시."


알려줄 필요가 없었으니까 침묵하고 있었군. 


"남은 건 네코마타인가."

"고양이요새는 위험해서 사스케에게 가지 말라고 했거든."

"슬슬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은 하닌이고 실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하잖아."

"그렇구나. 의뢰 넣어봐야겠구나."

"진짜냐."


반쯤 농담삼아 말한 건데. 진지한 얼굴로 긍정적 평가를 내린 이타치의 브라콤에 이타쿠는 질린 얼굴을 했다.


"근데 너희는 오프인가?"

"그래. 폭포마을 영웅의 물을 노리는 탈주닌자 집단 덕분에 긴 오프가 되었지."

"시에미는?"

"내가 아니라 시에미를 찾으러 왔다면 당장 나가."


이타쿠는 문쪽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질투심도 깊군."


흥, 콧방귀를 낀 이타쿠.


"이타쿠!"


시에미가 다급함 목소리를 내며 집으로 들어왔다. 


"이타쿠! 구급상자 좀 가져와줘!"


그녀의 품에는 추욱 늘어진 황색 덩어리가 있었다.


"뭐야, 그건?"


자세히 보니 그것은 고양이였다. 상처입은 고양이.


"고양이. 애완묘 같던데 다른 동물 영역에 잘못 들어가서 다친 것 같아."

"하여튼 인간이든, 개든, 고양이든 자기 영역에 낯선 존재가 들어오면 바로 물어뜯으려고 한다니까."


이타쿠는 일어나 구급상자를 가져왔다. 시에미는 추욱 늘어진 황색 고양이를 치료를 끝내고는 물에 젖은 수건으로 피묻은 몸을 닦았다. 


"고양이 털은 물을 튕겨내지 못해서 급속히 체온을 빼앗다고 했던가? 그래서 고양이들이 물을 싫어한다고."


피묻은 수건을 놓아두고 새로운 수건으로 고양이를 뽀송뽀송하게 감쌌다. 시에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딸랑?"


어디선가 들려오는 방울소리에 이타쿠는 그 소리 근원지를 찾았다. 고양이 목에 방울이 달려있었다. 덤으로 꼬리에는 리본이 묶어져 있었고.


"목과 꼬리에 리본이라니. 주인이 어지간히 예뻐하는 모양이군."

"잃어버렸다면 걱정하겠다. 찾아줘야겠는걸."

"모처럼 오프인데 또!"


이타쿠는 시에미 말에 떼를 썼다.


"오늘은 나랑 낮잠자면서 뒹굴거리자고! 응?! 오프잖아! 늦잠자도 되는 날이잖아!"

"하지만 반려묘일 수도 있잖아. 어서 주인을 찾아줘야지."

"난 고양이는 싫어."

"까마귀를 제외하고 좋아하는 동물이 있긴 하고?"

"있지. 연어가 좋아."


시에미는 잠들어 있는 고양이를 살펴봤다.


"닌묘같구나. 차크라가 느껴져."


이타치가 말한 순간, 고양이가 눈동자를 반짝 떴다. 새파란 눈동자와 새하얀 눈동자가 보였다.


"예쁜 오드아이구나. 청안과 백안."

"청안과 백안의 오드아이, 금색털….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군."

"응?"

"마사키 말야! 마사키를 떠올리게 하잖아. 지금은 네 술법으로 청안이지만 원래 마사키의 진짜 눈동자는 오드아이, 백안 이식했잖아. 사실 이 고양이, 마사키 아니야?"

"냐~!"


고양이가 울었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고양이가 울었다.


"에잇, 설마……."


황색 고양이는 냐냐냐~! 호소하듯 울면서 앞발 손방망이로 방방 쳤다. 그에 시에미는 미심쩍한 표정이 되었다.


"마사키?"

"냐!!"

"진짜 마사키?"

"냐!"


일단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 확실한데. 


"모미지! 후유미!"


9반과 마찬가지로 오프인 6반에게 물어봐야했다. 


"일단 두 사람에게 물어보고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해야지. 그녀들이 모르면 호카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서 진의를 확인해야해."

"시에미, 그거 고질병이야."

"난 섣부른 판단은 하고 싶지 않아. 그러기 위해서 확실한 정보수집은 필요한 법이야."

"눈동자 힘은 이제 안 쓸 거야?"

"쓰고 싶지 않아."


시에미는 고양이를 안아들고 방을 나섰다.


"눈동자의 힘?"

"간파하는 눈동자, 심안. 그 눈동자는 이 세상을 모든 것을 간파해보이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며, 때로는 미래마저 볼 수 있다고 하지."

"동술의 일종인가?"

"술법의 일종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이타쿠가 이타치에게 설명했다. 뱀녀석이 이것저것 실험했으니 그 중 병합해서 새로운 술법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시에미는 혼쇼 자매와 와타나베 자매가 쓰고 있는 방문 앞에 섰다.


"후유미, 모미지, 있어?"


들어오라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사생활은 침입하지 않지만 내부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는 신경쓰였다.


"들어갈게."


문을 열자 고양이 천지였다. 여기를 봐도 고양이, 저기를 봐도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뭐야, 이 고양이 천지는."

"죄, 죄송해요."

"안에 있었으면서 왜 대답을 하지 않아? 그런 꼬마도 안 속을 짓을 하다니 별일이네."

"죄송합니다."


모미지와 후유미가 동시에 사과했다. 카오리는 뻘쭘하게 있다가 시에미 품에 안긴 황갈색 고양이를 보자 "아악!"하며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

"하―?! 누가 좀 설명해줄래?"

"아."


어째서 이 고양이를 보고 '선생님'이라고 칭한 이유와, 사건의 전말까지 전부 설명해줬으면 한다. 

황갈색 고양이가 마사키란 것이 판명되자 고양이는 시에미의 시선을 회피하듯 고개를 푹 숙였다.


"고양이로 만드는 술이 있던가?"

"변신술은 가능하겠지만 상닌이 변신술을 못 풀리가 없잖아."

"쯧."


이타쿠와 이타치가 문답하는 동안, 카오리, 모미지와 후유미(그녀들은 잡아온 고양이를 풀어주겠다며 도망쳤다)가 내민 두루마리를 살피고 있는 시에미가 마사키를 힐끗힐끗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점점 노골적으로 되어가자 고양이는 쭈뼛쭈뼛 움직여 이타치에게 가서 숨었다.


"시에미, 일단 노기어린 시선을 거둬주렴."


이타치가 고양이를 품에 안아 들었다.


"상닌이 되서 그런 것도 못 피하면 직책이 아깝지 않아?"

"우발적인 사고였잖니."

"그래서 어때?"

"시간이 저절로 효력이 다할 거야."


술법 두루마리를 흔들며 시에미가 말했다.

 

"하지만 미완성에 불완전한 술법이라서 효력이 언제 다할지는 몰라."

"냐냐냐냐!"

"걱정 마. 한달은 안 넘을 거야. 길어야 15일."


불온한 울음소리에 시에미가 답했다.


"15일인가."

"대충 그 정도일 거야."

"그럼 난 의뢰를 접수하러 가겠다."

"왠 접수?"

"내일되면 알 수 있을 거다. 7반에게 의뢰를 넣을 생각이거든."

"구경가도 되는 거야?"

"내일도 오프라면 말이지."


이타치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황색 고양이를 시에미에게 넘겨줬다. 오프라는 것을 알고 구경오라는 소리인가.


"이타쿠, 구경 갈 거야?"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그래? 그럼 나도."

"데이트?! 데이트지?"

"마음대로 생각해."

"와~!"


기뻐하는 이타쿠에 고양이 꼬리를 살랑 움직였다.


"여기서 지낼 거에요?"

"야옹."

"그래요. 그럼 술법 효력이 풀릴 때까지 여기서 지내요. 3대는 알고 계시죠?"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왔습니다!"

"다녀왔어, 누나!"

"어라! 고양이!"

"키우는 거야?"

"내가 동물을 키우는 것 봤니?"


쌍둥이들은 시에미 품에 있는 황색 고양이를 보고 눈동자를 반짝였다.


"잠깐 맡기로 했어."

"이름은?"


마사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 시에미는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나노하나…, 나노카."

"나노카라고 하는 거야?"

"그래."

"와! 엄청 예뻐! 만져봐도 돼?"

"나노카에게 물어보고, 나노카를 너무 귀찮게 해서 안 된다. 부탁해요."

"야옹~!"


싫다는 울음소리는 아니였기에 시에미는 나노카를 쌍둥이들 손에 맡겼다. 

다음날, 7반의 앞에 이타치가 섰다.


"이번 의뢰인인 사스케 형인 우치하 이타치라고 한단다."

"형!!"

"이타치 형?"

"사스케군의 형?"


잘생겼어, 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로 사쿠라 표정이 변했다.


"7반 이번 임무는 네코마타 육구 스탬프를 받아오는 거란다."

"뭐~! 또 고양이 잡는 거냐니깐?!"

"조금 다르지. 고양이가 아니라 네코마타니까."


카카시가 말했다.


"그런 D급 임무는 다른 애들에게 시켜도 되지 않냐니깐~! 안 그러냐니깐, 사스케? 너도 이런 임무는 지겹잖아! 그럼 너도 한 마디 해달라니깐."

"…싫으면 오지 마. 이건 우치하의, 아니 나의 임무다."


사스케는 할 생각만만이었다.


"저기,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데요."


사쿠라가 손을 반쯤 들어 물었다. 멀지 않는 곳에서 시에미는 나노카를 끌어안은 채 그들의 대화를 듣고있었다. 


"이걸 완성하고 싶거든."

"그거 책으로 만든 거야? 창피하게!"


이타치가 보여준 책에 사스케는 부끄러워했다. 


"그게 뭐냐니깐?"

"내가 사스케에게 시킨 게임이란다. 날쌘 고양이 육구 모우는 게임이거든."

"아하하! 꼬맹이 놀이냐!!"

"내가 반 농담으로 준비한 것을 사스케가 거의 클리어했거든. 그 네코마타를 제외하고."


이타치가 책에 찍힌 육구 스탬프 몇 개를 보여주었다. 사자 육구 스탬프를 보자 나루토는 비웃는 걸 멈췄다.


"그 네코마타는 고양이 요새에 살고 있는데, 그 요새까지 가는 길은 고양이 할멈이 안내해줄 거야."


카카시를 대신해 이타치와 함께 7반이 움직였다.


"안 가는 거야?"


카카시 옆으로 시에미가 다가왔다. 나노카도 동의하듯 야옹~하고 울었다.


"이야, 호카게님에게 듣긴 했지만 정말 황당하네. 고양이로 변했다는 소리에 꽤나 놀랐는데."

"안 줄 거야."


나노카를 안으려고 하던 카카시의 손은 시에미가 뒤로 빠지면서 허공을 휘젓었다.


"치사해라~!"

"장난감이 아니라고, 나노카는."

"나노카?"

"고양이 이름."

"너야말로 장난감으로 여기는 것 아니야?"

"그 말, 굉장히 실례네. 그럼 마사키라고 불러? 우리집에는 나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닌데."


그곳에서는 분명 마사키 명성을 듣을 닌자들도 있는데 마사키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 


"확실히."

"그렇지?"

"그럼 마사, 아니 나노카는 너희 집에서 지내고 있는 거야?"

"그런데."

"흐음~."


카카시는 뭔가 생각에 잠긴 얼굴이 되었다. 카카시를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을 때 나노카가 야옹,하고 울었다.


"그러네요. 벌써 이런 시간이 되었네요."


시에미는 시계를 보고 가려고 했다.


"어디가?"

"이타쿠랑 데이트가 있어서요."

"나노카를 데리고?"

"못 데려갈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는데요."

"방해되잖아. 내가 맡아주고 있을게."

"당신, 개파 아니었어?"

"고양이, 싫어하지는 않아."

"나노카, 어쩔래요?"


시에미가 나노카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찬 고개짓으로 강한 거절을 표했다. 


"싫다는데?"

"너무해, 마사키."


귀를 추욱 늘어트린 강아지 같은 카카시에 시에미는 쿡 웃었다. 


"나노카에게 허튼 짓 하면 용서 안 해요, 카카시씨. 저녁 시간 때까지 돌려보내주세요."


시에미는 카카시에게 나노카를 맡겼다. "냐냐냐냐~"하며 카카시의 품에 있는 나노카가 바둥거리며 항의했지만 시에미는 매정하게 뒤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