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요(3부) 90
마을 여기저기서 나뭇잎이 아닌 서클렛을 착용한 소년소녀들이 보였다. 이제 정말로 중닌 선발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거다.
소집을 알리는 호카게 전령새가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하야테 선생님."
"콜록 그럼 해산하도록 하죠."
하야테는 해산 명을 내리자마자 흰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우리는 내려갈 생각인데, 타에는?"
"조금만 더 연습하고."
"알았어. 그럼 내일 보자."
연습장을 나오고 골목으로 들어서자 소란스러운 인적을 느꼈다.
"이건 뭐야?"
가부키 분장을 한 남자애가 코노하마루의 멱살을 잡은 채 들어올렸다. 코노하마루는 모래마을 하닌 손에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 그건 오히려 그의 화를 더 돋구는 행위였다.
"기운 좋군, 빌어먹을 꼬맹이."
"코노하마루짱!"
"네 녀석!!"
나루토가 덤벼들다가 넘어졌다. 저건 차크라실? 가부키군이 차크라실로 나루토를 넘어트리게 했다.
"뭐야, 약하잖아. 나뭇잎 마을 하닌이란 건 말야."
"어이! 그 녀석을 놔주지 않으면 이 내가 용서하지 않겠어! 이 바보야!"
나루토가 버럭 외쳤다.
"열받게 하는군. 난 원래 꼬맹이는 정말 싫다고. 덤으로 연하인 주제에 건방지면, 죽여버리고 싶잖아."
"난 몰라."
모래색에 가까운 금발의 모래마을 쿠노이치는 팀원 행위를 모른척했다. 말려야 하는 것 아니야?
"아직 닌자가 되지 못한 어린아이에게 그런 험악한 말이라니 못 써."
시에미가 순신술로 나타나 코노하마루의 멱살을 잡고 있는 가부키군의 팔을 잡았다.
"넌 뭐야?"
"…그 아이를 내려주실까."
"싫다면?"
바로 그때 날아온 돌멩이가 코노하마루를 잡고 있는 손을 때렸다. 그 아픔에 가부키군은 코노하마루를 놓아줬고, 시에미는 팔을 놓고 떨어지는 코노하마루를 받았다.
"남의 마을에서 뭐하는 짓이냐."
사스케가 그곳에 있었다.
"코노하마루!"
"나루토 형!"
놀란 코노하마루는 시에미가 땅에 내려놓자마자 나루토 품으로 달려가 안겼고, 가부키군이 분노한 기색으로 등에 맨 물체에 손을 가져갔다.
"꺼져라."
사스케가 쿨하게 말하자 사쿠라와 모에기, 우돈의 눈동자가 하트로 변했다.
"내려와라, 꼬맹이. 난 너같이 입만 산 꼬마가 제일 싫다."
"어이! 카라스까지 쓸 생각이야?!"
모래마을 쿠노이치는 가부키군의 행동에 놀라서 외쳤다.
"그만둬, 칸쿠로. 마을의 망신덩어리 놈."
그 나지막한 목소리에 가부키, 아니 칸쿠로가 움찔 멈췄다. 사스케가 앉은 나뭇가지 옆 가지에 호리병을 등에 맨 붉은 머리칼, 이마에 '愛'가 새겨져 있고, 짙은 다크써클의 모래마을 소년이 있었다.
"아니, 저기, 가아라. 이-이 녀석들이 먼저 시비를,"
"닥쳐. 죽여버린다."
살기 가득한 말에 완전히 기가 죽은 칸쿠로와 뒤에 있던 쿠노이치.
"아-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미, 미안해. 정말 미안."
칸쿠로는 가아라의 시선에 겁먹어서 재빨리 사과했다.
"너희들, 미안했다."
가아라가 모래가 되어 사라지더니 땅 위의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래라니…. 꼭 누군가를 떠올리는 술법이네.
"가자. 우리들은 놀러 온 게 아니다."
"알고 있다니까."
"잠깐 기다려!"
가려는 모래마을팀을 사쿠라가 불러세웠다.
"뭐지?"
"이마의 서클렛을 보아하니 너희들, 모래마을 닌자지? 분명 불의 나라와 바람의 나라는 동맹국이지만 닌자들이 멋대로 드나드는 건 조약으로 금지되어 있을 터. 목적을 말해. 대답엔 따라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 이런 것 말하는군.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자 통행증이야."
쿠노이치가 본인의 통행증을 보여줬다. 거기엔 '테마리'라고 이름이 적혀있었다.
"네가 말한 대로 우리는 바람의 나라, 모래마을의 하닌. 중닌 선발 시험을 받으러 이 마을에 왔어."
"중닌 선발 시험? 중닌 선발 시험이란 게 대체 뭐냐고."
"진짜 모르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나루토를 어이없는 시선으로 보았다.
"나루토 형, 그 시험에 합격하면 하닌에서 중닌으로 승격될 수 있는 거다, 이거."
"그렇구나!"
"자세히 아는구나."
시에미는 대견하다듯이 코노하마루를 툭툭 쓰다듬었다. 그러자 코노하마루가 헤헤 웃었다.
"어이. 거기 너, 이름은 뭐라고 하냐?"
"나- 나 말이야?"
지면으로 내려온 사스케의 질문에 테마리가 자신을 가리킨 줄 알고 얼굴을 붉어져 있었다.
"아냐. 그 옆의 호리병이다."
"가아라. 사폭의 가아라다. 나도 너에게 흥미있다. 이름은?"
"우치하 사스케다."
본능적으로 서로가 얕볼 수 없는 강자란 것을 직감한 걸까.
"저기! 나는? 나는?"
"흥미없다."
나루토는 가아라의 말에 좌절했다.
"코노하마루. 나 약해 보여?"
"사스케 형보다는 말야, 이거."
이쪽을 쳐다보는 시선에 시에미는 그쪽을 고개를 돌렸다. 소리마을 서클렛을 쓴 닌자들.
'이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기. 무승부일 경우는 내 소원이야.'
'목숨이라도?'
'뒷처리는 내가 할 테니까 걱정마.'
'좋아요.'
'그게 당신의 말이라면 따를 겁니다.'
'나쁘지 않네.'
'반대할 이유는 없군.'
'그럼 내기는 성립된 거다.'
그 내기를 기억한 그들이 온 걸까나?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찾았다! 테마리! 칸쿠로! 가아라!"
녹색과 주홍색 투톤 머리칼을 지닌 모래마을(하닌) 소년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저 머리칼, 파쿠라인가? 그 작둔술사 파쿠라의 핏줄인가?
"제발 따로 행동하지 마! 숙소는 이쪽 방향이 아니라고 했잖아."
"찾으러 온 거야, 레오?"
"그거야 당연하잖아!"
레오가 버럭 외쳤다.
"시에미…?"
녹색 물방울 모양의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쌍을 각각 나뉘어낀 소년과 소녀는 시에미를 보자 눈동자를 크게 떴다.
"오랜만이야. 사와코, 코우시."
시에미는 그들(녹색 목도리를 하고 검은색 나시형태 개량형 기모노를 입은 땋은 양갈래의 적발과 녹안의 소녀와 흘러내리는 푸른색 카디건을 걸치고 베이지색 하이넥과 체크무늬 갈색 바지를 입고 검은 뿔테 안경을 가슴 주머니에 걸친 연녹색의 소년)에게 인사를 건넸다.
"와!!! 진짜 시에미잖아!"
"그럼 가짜도 있는 거야?"
"7년만인가?"
"그래."
"에, 아는 사이야?"
"마을 밖에 있을 때 조금."
"조금이라니! 우린 이렇게 찐~한 사이라고!"
사와코가 시에미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더니 입을 맞췄다. 코우시는 그럴 줄 알았다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그 광경에 이타쿠는 잽싸게 두 사람을 떼어냈다.
"이게 무슨 짓이야, 1번째!"
"너에게 1번째라고 듣고 싶지 않는데, 까마귀. 물론 이름으로 불리는 것보단 낫지만."
"시에미는 내 거라고!!!"
"여전하구나, 독점욕 화신."
"꺼져! 당장!!!"
"꺼지라니! 너야말로 그녀에게서 떨어져!"
"인사는 이쯤해야 해, 사와코."
"벌써 그런 시간이! 아쉽지만 그럼 돌아가야지. 갈까, 가아라?"
코우시가 말하자 사와코는 빙글 몸을 돌렸다. 그녀는 가아라의 손을 잡고 다른 모래마을 닌자들과 함께 가버렸다.
"당장 소독하러 가자!!!"
"호들갑이야, 너."
"빨리!!"
이타쿠는 모래마을 닌자들이 간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시에미를 끌고 갔다.
한편 호카게 집무실에 모여 있는 상닌, 중닌들. 카카시를 비롯해서 하닌들을 맡고 있는 담당 상닌들도 참석했다.
"소집을 건 것은 다른 일이 아니다. 이 멤버를 보고 이미 알아챘을 거라 생각하는데."
"벌써 그런 시기인가요."
"이미 타국에는 보고가 끝난 거군요. 마을 여기저기에 보이니까요."
"그래서 정확히 언제부터인가요?"
"1주일부터다."
"그거 또 갑작스럽군요."
"그럼 정식으로 발표하겠다. 오늘부터 7일 후, 7월 1일을 기해 중닌 선발 시험을 시작한다."
호카게가 말했다.
"그럼 중닌 선발시험을 개시하기 앞서, 우선 신인 하닌를 담당하고 있는 자들은 앞으로 나와라."
카카시, 쿠레나이, 아스마가 앞으로 나왔다.
"어떤가. 자네들 부하들 중 이번 시험에 추천하고 싶은 하닌은 있는가? 말할 것까지도 없겠지만 형식상 임무 8개 이상 달성한 하닌이라면 자네들의 의향에 따라 시험에 추천할 수 있네. 뭐 보통은 그 배 이상의 임무를 달성해야 합격할 수 있겠지만 말야."
"카카시가 인솔하는 7반, 우치하 사스케, 우즈마키 나루토, 하루노 사쿠라, 이상 3명. 하타케 카카시 이름을 걸고 중닌 선발 시험에 추천합니다."
"쿠레나이가 인솔하는 8반, 휴우가 히나타, 이누즈카 키바, 아부라메 시노 이상 3명. 유우히 쿠레나이 이름을 걸고 이하동문입니다."
"아스마가 인솔하는 10반, 야마나카 이노, 나라 시카마루, 아키미치 쵸지 이상 3명. 사루토비 아스마 이름을 걸고 이하동문."
카카시, 쿠레나이, 아스마 셋 명이 부하들을 추천했다.
"잠깐, 기다려주세요!"
이루카가 외쳤다.
"뭐지, 이루카?"
"호카게님. 한 마디 하게 해주십시오. 주제 넘는 듯 합니다만. 지금 호명된 9명은 아카데미에서 제가 담당했습니다. 분명 모두 재능있는 학생들이었지만 아직 너무 이릅니다. 좀더 경험을 쌓은 뒤에 시험을 치르게 해야만 합니다."
"제가 중닌이 된 건 나루토보다 6살이나 어렷을 때입니다."
"나루토는 당신과 다릅니다!"
카카시 말에 이루카가 버럭 외쳤다.
"당신은 그 아이를 짓밟을 생각이신가요!"
"중요한 임무에서 녀석들은 언제나 푸념뿐. 한번 따끔한 맛을 보게 하는 것도 좋고. 짓밟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군요."
마사키와 아카네가 한숨을 내쉬었다.
"뭐?!"
"뭐 이건 농담이고. 이루카 선생님, 당신이 하고 싶은 말씀도 이해가 갑니다. 화도 나겠죠. 하지만…."
"카카시, 그쯤 해둬."
"참견은 필요 없습니다! 녀석들은 더 이상 당신의 학생이 아닙니다. 지금은 내 부하입니다."
이루카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루카…."
"지금은 당신 부하일지도 모르지만 제 학생이었던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에 대해선 저에게도!"
"확실히 이루카가 말하는 대로지."
싸움을 중재하듯 가이가 나섰다.
"그렇게 만한한 게 아니라고. 넌 너무 서두르고 있어. 우리 반도 1년 수험을 연기하고 착실히 실력을 쌓도록 시켰다. 좀더 청춘을 닦은 후에 시험 보게 하라고."
"언제나 발톱이 무른 녀석들이지만. 뭐 네가 가르친 녀석들이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내 부하들은."
"그 정도로 해라. 신인 건은 거기까지다."
호카게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명하자 아카네는 이루카의 어깨에 본인 손을 올려 토닥였다.
"그럼 다음. 신인 이외의 하닌 추천을 받겠다."
"뭐 트집 잡지 말라고."
마사키, 가이, 하야테, 시구레가 앞으로 나섰다.
다음날 하야테는 부하들에게 지원서를 내밀었다.
"역시나 이번해도 보는구나."
"받기 싫으면 콜록 어서 합격해주세요."
"아하하."
"7월 1일이면 5일 후네?"
"네, 오후 3시까지 콜록 아카데미 301호로 가면 됩니다."
셋 사람은 지원서를 받아들었다. 지원서를 주고 하야테가 사라지자 셋 사람은 각자 수행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