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3부) 96

리틀 윙 2019. 9. 7. 12:05

6회전, 츠루기 미스미 vs 칸쿠로.


"난 요로이와는 달라 애송이라도 방심은 절대 하지 않는다. 시작하기 전에 말해두지. 내가 기술을 걸면 끝이다. 반드시 기브 업해라. 속공으로 결판을 내주마."

"그러면 나도 속공으로 결판을 내주지."


칸쿠로가 등에 찬 물건을 내려놓았다.


"선수필승!"


츠루기가 흐물흐물하게 신체변화해서 칸쿠로 몸을 조였다. 칸쿠로 손에 있던 닌구가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


"난 모든 관절을 빼서 흐물흐물해진 몸을 차크라로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다. 그러니까 뼈가 부러질 때까지 힘껏 조를 수 있지. 기브 업하지 않는 한 점점 강하게 조를 거다. 어떤 닌구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체를 죽여 버리면 되는 거지. 이대로 목뼈를 부러뜨릴 수도 있다. 어서 기브 업해라."

"헹, 싫은데."

"죽고 싶은 건가."

"바보. 죽는 건 네녀석이겠지."


칸쿠로 말에 발끈한 츠루기는 칸쿠로 목뼈를 부러뜨렸다.


"시시하군."


사와코는 가아라의 말에 피식 웃었다.


"칫. 바보 자식. 열받게 하는 바람에 죽여버렸잖아."

"그럼 이번엔 내 차례~!"


칸쿠로가 부러진 목뼈로 고개를 180도 돌렸다. 아니 저건 칸쿠로인 척하는 인형이잖아. 칸쿠로 모습을 벗은 -카라스라고 불리는- 인형이 츠루기 몸을 조였고, 칸쿠로가 붕대를 풀며 나타났다.


"으아아아악!!"

"뼈까지 부수면 좀더 흐물흐물해지지 않겠냐."

"시합 속행 불능으로 판단으로 승자 칸쿠로!"


칸쿠로는 인형을 붕대로 감고 등에 멨다.


"2 대 1이란 건 비겁하다니깐! 저거 괜찮은 거야, 저거? 카카시 선생님!"

"별로 비겁하지 않잖냐. 인형이니."

"저건 꼭두각시술이야! 차크라로 인형을 조종하는 거야. 수리검 같은 닌구나 마찬가지라고."

"정말이지! 이녀석도 저녀석도 이상한 녀석들 뿐이라니깐!"

"네가 그런 말 할 수 있냐?"

"맞는 말이네요."

"사쿠라짱까지!"

"후훗."

"그런데 웃고 있을 상황이 아니로군."


카카시 말에 사쿠라는 전광판을 보았다. 7회전, 하루노 사쿠라 vs 야마나카 이노.


"하필이면 저 두 사람일 줄이야. 아아, 귀찮게 되어버렸군."

"이노, 괜찮으려나?"

"시카마루가 귀찮지 않은 적이 있나?"

"없어없어."


두 사람을 보며 말하는 시카마루에 모미지와 후유미가 대화했다. 나루토가 "사쿠라짱! 힘내! 지지마!"라고 큰소리로 응원했다.


"설마 사쿠라, 너랑 싸우게 될 줄이야. 그것도 이렇게 빨리."

"개시."


사쿠라와 이노가 싸운다. 하지만 서로 진심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사쿠라 빈틈을 발견한 이노가 사쿠라 뺨을 때렸다.


"멍청이네."


타에가 경멸감을 드러냈다.


"라이벌 이전에 소꿉친구였으니까, 저 둘."

"알 게 뭐야. 닌자세계에 들어가면 그딴 건 전부 소용없어."


소중한 소꿉친구 죽음 때문인지 타에는 소꿉장난처럼 보이는 그녀들 전투에 더 짜증스러워했다. 이노를 보던 사쿠라가 주먹을 꽉 쥐고 입을 열었다.


"이제 와서는, 너와 사스케군을 놓고 다툴 생각도 없어."

"뭐?!"

"사스케군이랑 넌 어울리지 않고. 이미 난 완전히 너보다 강하니까 말야. 안중에 없다고!"

"사쿠라! 너 누구를 앞에 두고 하는 소린지 알고 있는 거야?! 우쭐대지 말라고! 이 울보 사쿠라가!!"


사쿠라는 진심인 상태로 이노랑 싸우고 싶은 거라구나. 


"왜, 왠지 말야. 사쿠라짱 말이 지나쳤다니깐…. 이노 녀석, 엄청 열받아서 무섭다니깐."

"아니야. 사쿠라는 장난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남을 상처입히는 아이가 아니다. 이노가 봐주면서 적당히 싸우는게 싫은 거다."


사쿠라가 서클렛을 풀어냈다.


"호오."

"뭐지, 사쿠라짱…. 어째서 저렇게 둘 다 뜨거워진 거냐니깐?"

"뭐, 라이벌이란 건 신기한 것이란 거지."


카카시는 그렇게 말하며 가이 쪽을 보았다. 사쿠라가 이마에 서클렛을 착용하자 내포된 뜻을 알아차린 이노가 자신의 서클렛 역시 이마에 착용했다. 진심으로 할 생각인가? 사쿠라는 분신술을 썼다.


"이건 아카데미 졸업시험이 아냐! 그런 교과서적 인법으로 날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아?!"


사쿠라는 예전에 나무타기로 배운 차크라 이동으로 다리로 차크라를 옮겨, 지면을 단번에 박찼다. 빠른 스피드로 이동해 이노를 한 대 때렸다.


"예전의 울보 사쿠라라고 생각했다간 험한 꼴 당할 거야! 진짜 실력으로 덤벼! 이노!"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원하는대로 진짜 실력으로 덤벼주겠어."


그 모습에 나루토가 흐뭇하게 보았다.


"역시 사쿠라짱! 굉장해! 정말 굉장하다니깐!" 

"차크라를 사용하는 기본동작은 신인 중에선 최고로군." 

"나보다 잘 한다는 건가요? 역시." 

"뭐 그렇지. 전신 구석구석까지 차크라를 보내 그걸 타이밍 좋게 사용하는 기술, 그것만이라면 사스케보다 위다. 뭐 사쿠라 경우엔 처음부터 차크라 컨트롤 만큼은 발군 실력이었으니까."


나루토와 카카시의 대화에 벽에 기대서 심드렁하게 있는 사스케의 눈동자가 살짝 크게 떠진 것을 시에미는 보았다. 그로부터 약 10분이 지났다. 


"지루하군."

"응."


둘 중 한 명이라도 이겨서 결판을 어서 내달라고.


"네가 나와 호각이라니! 그럴 리가 없어!"

"겉모습에만 신경써서 찰랑찰랑 머리나 기르고 있는 너랑 이 내가 호각일 리가 없잖아!"


사쿠라 말에 타에가 긴 머리칼인 시에미를 보았다.


"뭐야, 그 시선은? 나랑 이노를 동급으로 취급하면 안 돼."

"알아. 넌 한 번도 제 실력을 드러낸 적이 없잖아."


타에가 부루퉁해졌는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키득키득 웃고 시에미는 사쿠라 도발에 걸려 이노가 쿠나이를 꺼내드는 걸 보았다("바보! 도발에 넘어가선. 이노 녀석, 무슨 지을 할지 알 수 없게 되었네." "난 저런 이노는 싫어….").


"너! 날 얕보는 것도 어지간히 하라고!"


그리고 이노는 본인 머리칼을 잘라버리고 사쿠라를 향해 던졌다. 두 여성 사이에 백금발 머리칼이 흩날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결판을 내주겠어! 바로 네 입에서 졌단 소리가 나오게 해주겠다고!"


이노가 지금 사용한 저 인은 야나카나 일족 비전인술!


"안달하는 마음도 이해하지만 그건 소용없어."

"어떠려나?"

"인법, 심전신 술법. 술자가 자기 정신 에너지를 전부 방출하여 적에게 부딪히게 하는 것에 의해 상대의 정신을 수 분간 지배하며 그 몸을 빼앗는 술법. 그렇지만 그 무서운 술법에는 중대한 결점이 있어. 첫 번째, 술자가 방출한 정신 에너지는 직선적, 게다가 느린 스피드로 밖에 날아가지 못 해. 두 번째, 방출한 정신 에너지는 상대에게 부딪치는 데 실패해 벗어나버린 경우에도 수 분간 술자 몸으로 돌아올 수 없지. 더욱 더 말하자면 그 사이 술사, 즉 네 본체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인형상태."


심전신술은 전투용이 아니라 스파이용이기에 전투 중에는 나라 일족 그림자술과 연계해서 사용하는 거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빗나가면 끝이야. 알고 있는 거야?"

"인법, 심전신술!"


지금 사용하는 건 자살행위인데….


"유감이구나, 이노."


사쿠라가 가만히 있는 이노를 향해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못했다.


"이건?!"


타에가 "쳇, 닌자라면 뒤의 뒤를 읽으라고."라며 혀를 찼다.


"걸렸구나, 사쿠라. 겨우 잡았다고. 아까 인은 페이크. 요리조리 움직이는 널 이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 말야. 어때? 전혀 움직일 수 없지? 내 머리카락에 차크라를 흘러 넣은 특제 줄이라고."


이노가 사쿠라 두 발을 감싸고 있는 차크라실을 발로 밟았다. 


"이걸로 네 몸에 들어가서 기브 업이라고 말해버리면 끝. 빗나갈 일은 100% 없어!"


이번에는 피할 수 없겠군. 


"저래도 되는 건가요?"

"뭔가 비겁하네."

"뭐 비전인술이잖니. 애당초 닌자에게 비겁이란 말이 의미 있는 건가."


모미지와 후유미가 말하자 마사키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노가 심전신술로 사쿠라 정신을 차지했다. 그리고 사쿠라(이노)가 손을 들었다.


"저 하루노 사쿠라는 이 시합 기권하겠…."

"안 돼! 사쿠라짱! 여기까지 열심히 싸워왔는데! 사스케밖에 모르는 바보 따위에게 진다면 넌 여자도 아니라구!!"


나루토 외침에 사쿠라(이노)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크윽!"

"왜 그러지? 기권인가?"

"아아아아악! 기권 같은 걸해서 참을 수 있겠냐구!!"


사쿠라?! 이노가 술법을 실패했다는 건가. 차크라 부족이 문제였던 건가. 아니면 사쿠라 정신이 나루토 외침을 듣고 라이벌 투쟁심이 깨어나 침입자를 내몰은 건가.

술법을 해제해 이노가 자신 몸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서로 앉은 채 거친 숨을 내쉬었다.


"정신이 두 개나 있다니…. 너 대체 뭐야!"

"하아, 하아…. 아름다움과 견줄 수 있는 강함. 여자아이는 터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거라고!"


크로스 카운터로 두 사람은 기절했다.


"더블 넉다운으로 시합 속행 불가능."


카카시와 아스마가 두 사람을 챙겨서 위층으로 데리고 왔다. 6반이 자리를 옆으로 피해주자 사스케와 6반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겼다. 


"어이, 이노!"

"사쿠라짱! 괘괘괘괘, 괜찮은 거야!?"


시카마루, 쵸지, 나루토가 두 사람에게 달려왔다.


"쉿."


호들갑을 떠는 나루토에 카카시가 조용히 하란 제스처를 취했다.


"치료는 필요치 않을 정도다. 당분간 놔두면 정신을 차리겠군. 그렇지만 놀랍군."

"그래. 나루토와 사스케는 어찌되었든 그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쿠라까지 이렇게 성장했을 줄이야.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이 중닌 시험에 내보내길 잘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해."


전광판에 8회전 대전자를 발표했다. 8회전, 테마리 vs 텐텐.


"힘내라, 텐텐!"

"자신의 힘을 믿어, 텐텐!"

"텐텐! 우리들이 곁에 있어! 전력을 다해 싸워줘!"

"좋아! 더욱더 뜨겁게 응원해라! 리!"

"옙!!"

"시끄럽다능!!"


저런 시끄러운 팀에 소속되어 있는 텐텐과 네지가 살짝 불쌍해졌다. 텐텐은 테마리를 경계하며 최적 수비 어느쪽에서라도 대응한 곳에 서 있었다. 여전하네, 텐텐. 너무 가깝지도 너무 먼 거리도 아닌….


"흥! 상태를 살펴보겠다는 건가? 말해두겠는데. 내가 공격 시작하면 넌 한순간에 끝이야. 품잡고 이쪽의 상태를 보려하다니 백년은 이르다구. 상관없으니까 먼저 공격해."

"그럼 사양하지 않고!"


텐텐이 투척 무기를 던졌다. 그러자 테마리는 백발백중 그녀의 투척 무기를 빗맞히게 했다.


"빗나갔어?! 말도 안 돼!"

"왜 그러지? 시험해보는 건가. 아니면 겁먹어서 못 맞힌 건가! 좀더 즐기려 생각햇지만 아무래도 기대하진 못하겠군."


테마리를 지켜보던 9반이 말했다.


"금방 끝나겠군."

"상성이 나빠."

"원거리계 풍둔술사."


9반과 시카마루 예측대로 테마리가 (부채를 이용한 풍둔을 사용해서) 이겼다. 다만 조금 심하게 다뤄버리는 바람에 같은 팀원인 리가 경기장으로 납입했다.


"나이스 캐치."

"뭐하는 짓입니까!! 그것이 사력을 다한 상대에게 할 짓입니까!"

"시끄럽네. 빨리 그 멍청한 것을 끌고 나가!"


발끈한 리가 테마리에게 덤비자 네지가 "그만둬, 리!"라고 외쳤다.


"나뭇잎 선풍!"


테마리는 리의 발차기를 부채로 막아냈다.


"아닛?!"

"보는 대로 역시 너 둔하구나."

"뭐라구?!!!"

"그만둬라, 리."


가이가 경기장으로 내려왔다.


"가이 선생님…."

"테마리!"


사와코가 테마리를 불렀다.


"빨리 올라와. 승부는 났어. 언제까지 그런 보기 흉한 보호자 동반한 녀석을 상대할 거야."


사와코가 가이를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리가 발끈했다. 가이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쯤하면 됐다, 리. 모래마을 제군. 한 가지 충고해도 될까? 이 아이는 강하다. 각오해두는 것이 좋을걸."


가이와 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레오가 물었다.


"사와코, 너 저 우즈마키 시에미랑 친구 아니었어?"

"시에미는 사랑해. 그치만 가증스러운 나뭇잎은 치가 떨릴 정도로 혐오스러워."


팀원인 레오에게 사와코가 혐오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말했다. 코우시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에미는 안타까운 얼굴로 1번째와 7번째 반요들을 보았다.


"저런 녀석에게 지지말라구, 나루토."


어느새 정신을 차린 사쿠라가 나루토에게 말했다.


"사쿠라짱?! 사쿠라짱, 저기 말야, 이제 괜찮은 거야?"

"그런 것보다 너 자신이나 걱정하라고!"

"에? 나? 별로 어디 다친 곳도 없는데." 

"그게 아니라 이런 곳에서 진다면 쓸모없는 남자가 되는 법! ……그리고 아까 전에 고마웠어. 네 바보 같은 응원이 없었더라면 나 이노에게 간단히 져버렸을 거야."

"응, 그러네."

"이 자식!"


전광판에 빛이 들어왔다.


"좋아! 빨리빨리 다음! 나!"

"다음은 나!"


하지만 나루토와 리의 이름은 뜨지 않았다. 나루토는 혀를 쳇 차고, 리는 크읏하며 절망적인 신음을 냈다.

9회전, 카제하야 카고메 vs 사와코. 모래로 카고메를 협박해 기권을 받아낸 사와코 승.


"모래라니 특이한 술법이네."

"그녀의 본 실력은 저게 아니야."

"?!"

"강해, 그녀는."


시에미가 느긋한 발걸음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카고메를 두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사와코를 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