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3부) 105

리틀 윙 2019. 9. 12. 14:10

누운 이타쿠 위에 올라타서 그의 목에 시에미가 허리춤에 찼던 칼을 겨눴다. 경기장에 있던 불탄 나무들이 꽃잎으로 변해 사라졌다. 그리고 결계가 풀리자 두 사람 옆으로 겐마가 내려왔다.


"승자, 우즈마키 시에미!"


겐마가 선언하자 잠시 침묵 속에 흘렀던 관람석은 앞 시합보다 더 큰 환호성과 고함을 터트렸다. 


"너희 하닌 실력 숨기는 것 아니었냐?"

"원래부터 숨긴 적 없는데. 진짜 실력을 드러내기엔 상대하는 녀석들이 약하니까 조절했던 것 뿐이야."


시에미가 내미는 손을 잡고 이타쿠는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본실력을 발휘한 후유증으로 그 몸은 휘청거렸고 시에미가 앞에 서서 그 몸을 잡았다.


"그래서 넌 무슨 소원이 있길래 이렇게 한 거야?"

"그건 아직 말 안 해줄 거야."


이타쿠는 의료닌자의 들것에 실려갔다. 사스케가 대기실에서 뛰어내려 시합장으로 착지했다.


"강하구나."


타에는 살짝 보인 시에미 실력에 전율했다. 


"으으 못 참겠다니깐. 나 잠깐 화장실. 화장실!"

"지금까지 사스케 기다려놓고 그런 소리가 나오냐?"

"그렇지만 이건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 어쩔 수 없다니깐! 타에!"

"뭐 그 사이에 끝날 만한 싸움은 아닐 거 같으니까. 그럼 나도 같이 다녀오지."


시카마루와 나루토는 금방 돌아오겠다며 대기실로 나가버렸다. 


"사와코, 어디 가?"

"화장실."


가아라가 내려가고 사와코는 대기실을 나갔다. 화장실 복도 앞에서 그녀는 떨고 있는 나루토와 시카마루 그리고 죽은 시체를 보았지만 상관하지 않고 여자 화장실 내부로 들어갔다.


"아마도 앞 두 사람이 없었으면 우리가 당했을 거야. 저렇게 주저함도 없이 사람 죽이는 녀석 처음 봤다. 사스케도 위험하다고, 이거."


화장실 문이 닫혔다. 제일 안쪽 변기에서 '우웩! 콜록!' 구토하는 소리가 들렸다. 피를 토하는 시에미 등을 사와코는 두들겨주었다.

한편 시작과 무섭게 사스케는 리 표준 스피드로 움직여 가아라에게 발차기를 먹였다. 


"대체 어떤 수업을 한 겨냐. 단 1개월만에 저렇게까지…."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던 리를 힐끗 본 가이가 카카시에게 물었다.


"사스케는 리 체술을 사륜안으로 흉내낸 적 있다. 그러니까 난 체술 수업 중 사스케에게 리 움직임을 이미지화시켰다. 사스케가 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 움직임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 물론 엄청 고생했지만."


가아라가 방어 형태로 압축한 모래 구체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카카시 선생님!"


카카시를 나루토가 불렀다.


"선생님! 지금 당장 이 시합을 막아야 한다니깐요! 저 녀석 우리와 전혀 달라요! 보통이 아니라구요!"

"나루토! 너, 뭐라는 거야?"

"아무튼! 이 상태론 사스케가 죽고 만다구요! 카카시 선생님!"

"뭐 걱정하지 마. 저녀석도 나도 쓸데없이 늦게 온 거 아냐."

"선생님. 쓸데없이 늦게 온 게 아니라니…. 어떤 의미에요?"


사쿠라가 물었다.


"듣고 싶어?"

"그러니까! 그런 소릴 할 때가 아니라니깐요!"

"얌전히 저 녀석이나 보고 있어. 놀랄 테니까."


사스케는 높은 벽 위에 차크라를 발밑에 모아 흡착해 서 있었다. 그의 손에 모아지는 파지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뇌둔.


"설마, 저건!"

"내가 사스케 녀석이랑 같이 한 건 저 녀석이 나와 닮은 타입이기 때문이야."

"육체 활성? 그렇군. 그래서 체술만 가르치고 스피드를 비약적으로 높였다?!"

"그렇지."


사스케는 한 손에 뇌둔을 모아 모래 구체를 향해 달렸다. 선명하게 보이는 차크라에서는 새를 지저귀는 듯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뭐야, 저 기술?!"

"그냥 찌르기다."


사쿠라들에게 가이가 설명했다.


"나뭇잎 마을 제일 술책가, 카피 닌자 카카시의 유일한 오리지널 기술. 암살용으로 숨겨둔 기술이다. 그 기술은 찌르기 속도와 엄청난 차크라를 발생시키는 육체대활성, 엄청난 양의 차크라를 찌르는 손의 한 점에 집중시키고 거기에다가 스피드를 더하면 찍찍하고 마치 천 마리 새가 우는 듯한 독특한 공격음을 낸다. 그래서 저 기술은 이렇게 불리지. 치도리!"


가아라 모래구체를 뚫어버린 사스케 치도리.


"치도리는 또 다른 말로 뇌절이라고 해. 카카시가 저 기술로 번개를 잘랐다고 해서 유래되었지. 인간의 한계점이라고 말해지는 빠른 스피드와 그 팔에 집약한 차크라를 두른 그 팔은 마치 못 자르는 게 없는 명검으로 변한다고 해."


시카마루와 나루토 뒤에 선 시에미가 부연설명했다.


"하지만 저런 무모한 술법을…."

"네가 말하지 마."


팔문둔갑 체술을 가르친 가이나 치도리를 가르친 카카시, 둘 다 똑같지.


"근데 저 치도리에는 사륜안이 필수적으로 필요해."

"왜?"

"빠른 스피드로 정면으로 파고드는 공격은 상대에게 있어서 카운터를 노리기 쉽기 때문에, 사륜안이 그걸 보완하는 거야."


나루토는 사스케를 걱정하는 아까와 달리 지금은 강한 그에게 질투하고 있었다.


"-피가, 으아아아아악!!"


가아라 비명소리에 모두들 시선이 시합장으로 향해졌다. 사스케는 무언가를 느끼고 치도리로 다시 한 번 더 그에게 먹이고 팔을 구체에서 빼냈다. 그러자 사스케를 잡기 위해 모래 구체 속에서 나오는 이형의 무언가.

완전체가 나올 거란 예상과 다르게 모래를 풀고 나타난 건 상처입은 가아라였다. 그리고 눈앞에 깃털이 휘날렸다. 환술에 당해 쓰러지는 사람들,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건 환술 해제한 닌자들뿐. 동시에 호카게 쪽에 연막이 터졌다. 


"호카게님!!"

"우리에게 맡겨!"


암부 1소대가 그쪽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마을 외곽에 거대한 뱀이 나타나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결계로 인해 차크라를 이용한 공격은 통하지 않지만 저런 물리적인 공격은 막지 못하기에 쳐둔 벽이건만 간단히 부숴져 내리며 모래 닌자들이 하나둘 마을 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주님!"

"다들 자리는?"

"이미 잡아두었습니다. 근데 저 뱀은?"

"시에미랑 이타쿠는?"

"불렀습니다."


인원이 부족한 우치하 경무부대는 딱 두 곳을 암부에게 맡겼다. 정문과 연습장. 그리고 메이코가 신뢰하는 암부들에겐 정문을, 메이코가 신뢰하지 못한 암부들에게는 연습장을 맡겼다. 그리고 그 연습장에는….


"이 고얀 놈들. 부려 먹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나저나 이렇게 스케일 크게 일을 벌이다니, 오로치마루다운데."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평화로운 말투로 투덜거린 지라이야가 서서히 가까워지는 인기척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이, 무시하고 가는 건 예의가 아니지."


지라이야가 크게 소리치자 세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래 닌자들은 그런 지라이야를 의심스럽게 보다 서로 눈치를 보고 그를 공격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잇던 이들은 모습을 드러낸 이들에게 맡기고 나아가던 중 단말마와 함께 쓰러지는 소리가 나자 뒤를 휙 돌아보았다. 단 몇 초, 그 사이에 셋 명이 당했다. 상대가 예상 외로 강하자 그들이 지라이야를 싸며 싸운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채 모습을 드러냈다. 지라이야는 그들이 암부 한 소대를 만나도 싸운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에 의아하게 여기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소환술!!"


소란스러운 경기장 내에서 소리 닌자들과 함께 이곳에 있는 나뭇잎을 처리해야 하는 임무가 있는 바키가 가아라 앞에 내려왔다. 그리고 가아라 옆에는 테마리와 칸쿠로가 섰다. 호카게쪽에는 동서남북으로 선 소리마을 닌자 4명이 결계술을 발동했다. 그 결계에 함부로 달려든 암부 1명이 불태워졌다. 


"으윽!"

"생각보다 상처가 깊어. 게다가 차크라도 상당히 소모했어."

"그럼, 그걸 쓰기에는…."

"바로는 무리야."

"멍청한 놈!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멋대로 완전체가 되려고 하니까!"

"우린 어떻게 하지?!"

"가아라 없이 하라는 거냐!"


레오, 요시모리가 물었다.


"가아라는 모래의 비장 수단이다. 어떻게든 일해주지 않으면 안 돼. 너희는 일단 여기를 나가서 가아라 상처를 치료해라. 가아라 차크라가 회복되는대로 작전을 재개시해라."

"선생님은?"

"난 이 녀석들을 막는다."

"생각대로 갈 거란 생각 마라."


겐마가 말했다. 사스케 앞, 겐마 뒤에 선 모미지와 후유미가 잔뜩 경계하며 모래마을 닌자들을 보았다. 후지와 카에데는 환술에 당해 기절 중이다.


"가라!!"


바키가 외치자 가아라를 비롯한 모래닌자 하닌들이 움직였다.


"이 파티 주최자는 오로치마루냐?"

"글쎄. 일단 불타올라보자고."

"사스케. 미안하지만 중닌 시험은 여기서 끝이다. 나뭇잎 마을 닌자라면 나뭇잎을 도와라."

"한 마디로 가아라를 쓰러트리면 되는 거지? 아까 이어서."

"너무 끈덕지게 쫒지마라. 이제부터는 시험이 아니라 진짜다."

"하는 건 마찬가지다."

"가게 둘 것 같냐!"


바키가 가아라들을 쫒으려는 사스케를 향해 쿠나이를 던졌다. 겐마가 그걸 막고 모미지, 후유미, 사스케가 가아라들을 쫓아갔다. 팟쿤과 함께 사쿠라는 환술에 걸린 나루토를 깨웠다.


"무슨 일이야, 사쿠라짱?"

"엎드려!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엎드려 있어!"


그리고 환술에 걸리지 않는 시카마루 다리를 팟쿤이 물었다.


"아파!!!"

"환술해제 너도 할 수 있었잖아! 왜 자는 척 하는 거야!"

"말려드는 건 싫어. 나는 같이 임무 수행하기 싫어. 사스케따윈 알 바 아냐."

"바보야!!"


시에미가 버럭 외쳤다.


"나뭇잎 마을 닌자라면 나뭇잎 마을을, 동료를 지켜야지! 착용한 서클렛은 멋으로 쓴 거냐!! 지금 벌어진 전쟁이 장난으로 보여?! 알아둬! 중닌은 한 팀의 부대장. 그런 무책임한 말로 너를 신뢰하고 따르는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아내지 마!"

"난 아직 중닌이 아니라…."

"함부로 무책임한 말 내뱉지 말란 소리잖아!!"


중닌이 될 가능성이 있는 건 시카마루니까.


"아가씨!! 나루토군!"


히구시가 나루토를 공격하려던 소리 닌자를 발견해 외치자, 시에미가 등 뒤에 나타난 그 닌자를 벽에 처박았다. 앵화충에 맞은 닌자는 벽을 뚫고 날아갔다.


"우즈마키 일족은 민간인들을, 싸우지 못하는 일반인을 결계술로 지켜. 경무부대 연락은?"

"아직입니다."

"늦어."


시에미 명령에 히구시를 비롯해 우즈마키 일족이 다시 결계술을 펼쳤다. 


"그럼 임무를 전달하겠다. 듣는 즉시 그 구멍으로 나가거라. 사스케 뒤를 쫓아 합류하고 사스케를 막아라. 그리고 다른 명령이 있을 때까지 안전한 곳에서 대기해라."


카카시가 말했다. 사스케를 쫓기 위해 나루토, 사쿠라, 시카마루, 팟쿤이 시에미가 뚫은 벽 틈으로 가자 엿듣고 있던 시노와 타에도 움직였다.


"시에미! 연락이야!!"


레이가 시에미를 불렀다. 그리고 모래마을 쿠노이치와 싸우기 시작했다. 시에미가 경무부대를 도와주러 경기장을 나서자, 결계 안에 있는 오로치마루는 킨과 자쿠를 희생말로 삼아 금술 예토전생술로 초대와 2대를 불러냈다.


"으득."


사와코와 코우시는 검은 가면을 비스듬히 쓴 채 지붕 위에서 증오스러운 센쥬 형제를 보았다.


"진정해, 이치카. 우리는 까마귀 봉인 때문에 남아있는 거니까."

"저것들만 아니라면 우리가 우리 신체를 잃은 일은 없었는데! 아키라, 난 저것들이 너무 미워."

"아마 메이코를 제외하고 다들 그렇게 여기고 있어."


시합장으로 벽을 뚫고 나데시코가 굴렀다. 그리고 그 뚫려진 벽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넘실넘실 움직였다.


"예선전 때 얌전히 도망갔으면 도망간 대로 살아야지. 다시 돌아와 명을 재촉하는구나."


이타쿠는 금색 눈동자로 쓰러진 나데시코를 버러지 같은 시선으로 보았다. 현재 그는 섬뜩한 차크라를 방출하고 있었다. 이치카와 아키라는 그쪽을 보았다.


"9번째 감은 너무 맞다니까."

"저 놈은 너무 강해. 반요 8명 전원 힘을 합친 것과 비등하니까."

"할 수 있는 곳까지 해야지."


두 사람 옆에는 같은 검은색 가면을 비스듬히 착용한 또래 아이들 6명이 서있었다.


"9번째가 어느 정도 힘을 빼줘서 다행일까…?"

"몰라."

"어땠든 약화된 봉인을 강화시켜야지."


8명 반요들이 지붕에서 내려와 야타가라스 힘을 사용하는 이타쿠 에워쌌다.


"으윽…."

"저거 완전 정줄 놓은 것 아니야?"

"정줄을 놔봤자 미친 놈은 미친 놈이야."

"그 미친 놈 공격이 너무 세서 문제지."

"즉 죽일 각오로 하지 않으면 이쪽이 당한다는 건가."

"환생자 녀석이 사륜안을 얻지 않았으면 이쪽이 우세인데 말야."


반요들은 지들끼리 대화하며 검은 그림자를 피하고 공격했다.

뱀을 짓밟아 죽인 거대 흰 토끼 위에서 내려온 시에미가 경무부대 옆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경기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야타가라스 차크라가 느껴졌다. 


"웩!!!"

"시에미!!"


후가쿠가 피덩어리를 토한 시에미 옆으로 달려왔다. 흐릿한 시야로 비전투원 피난이 완료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새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드디어 3단계…."

"그래, 드디어 반격이구나."

"반격인데……."


눈이 감겨왔다. 시에미는 후가쿠 품에서 정신을 놓았다.


"시에미!!!"


시귀봉진 봉인술을 사용한 3대는 예토전생술은 풀었지만 차크라 부족과 노쇠한 기력 때문에 오로치마루와 함께 저승길로는 가지 못했다. 대신 오로치마루의 팔 영혼만은 가져갔다. 영혼을 가져가버리자 오로치마루 팔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오로치마루님!"

"…이제 됐다."


결계를 풀고 오로치마루가 부하들과 함께 도망갔다. 


"카카시. 녀석들이 움직인다. 쫓을까?"

"아니. 기다려."

"그렇죠. 위 상황 정보없는 상태로 움직이면 적의 함정에 빠질 겁니다."

"그런 건 알고 있다! 함정이 있든 없든 이런 때에 적을 놓칠 수 없다. 그것이 나뭇잎 닌자다!"

"그래서 넌 결국 구경만 하는 거냐, 카부토."

"역시 들켰군."


암부로 위장한 카부토가 가면을 벗어 보였다. 그의 옆으로 바키와 (레이와 싸웠던) 쿠노이치인 프레이야가 착지했다.


"어떡할래?"

"슬슬 물러갈까요."

"또 나한테서 도망칠 셈이냐."

"지금은 말이죠. 섣불리 기술을 보였다간 카피 당할 게 뻔하니까요. 뭐 우치하 일족처럼 그 눈을 완벽히 사용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럼."


카부토가 인을 맺어 바키들과 함께 사라졌다.


"어라, 당신 우리 9번째 담당 상닌이지?"

"?!"


하야테는 근처로 온 푸른 머리색의 소년에 깜짝 놀라워했다.


"머리색은 파랗지만 분명히…, 쇼토군?"

"맞네. 이 녀석을 부탁할게."


그가 하야테 발치로 기절한 이타쿠를 던졌다.


"이타쿠(군)!"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렇게 노려보지마."


자신들을 노려보는 레이에 쇼토가 말했다. 


"단지 봉인을 좀 강화해서 기절한 거야."

"당신들은 대체…? 새까만 가면을 못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요."

"당연하지. 우리 반요들이 새까만 가면을 쓰니까 5대국 암부는 흰 가면만을 쓸 수 있는 것이 룰이야."

"반요?"

"이 세상엔 9마리 미수가 있고, 9명 인주력이 있으며, 9명 반요가 있다. 미수와 인주력은 반요의 친구지."

"네?"

"쿠쿡. 역시 너희들은 미개하다니까."

"쓸데없는 잡담은 그만하고 가자. 할 일은 끝났다."


자세한 것을 말해줄 생각이 없는지 새까만 가면을 쓴 그들은 사라졌다.


**

4대 카제카게가 중닌 선발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죽고, 오로치마루가 대신했다는 것을 나뭇잎 마을에 알린 모래 마을은 공식적으로 나뭇잎에 항복문서를 보냈다.


"가아라, 들어갈게."


사와코는 방문을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칸쿠로와 테마리가 가아라를 간호하고 있었다.


"사와코?"

"진실을 말해주러 왔어."

"진실…?"

"야샤마루의 진실을 말해주러 왔어."


사와코 말에 테마리와 칸쿠로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야샤마루는 가아라에게 금지어였다.


"사와코!"

"지금이야 가아라는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슈카쿠는 미수, 모래가 자동적으로 가아라를 지켜려하는 건 어머니의 애정이야."

"그건 거짓말이야!! 그때 야샤마루가!"


아직도 그때 말이 뿌리박혀 있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전 분명히 당신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사랑했던 누님의 생명을 빼앗아 태어난 당신을….'

'누님은 당신을 낳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누님은 마을 희생양이 되어 이 마을을 저주하며 죽었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누님이 지었습니다. 이 아이 이름은 가아라(我愛羅). 자신을 사랑하는 수라.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거라…. 그리고 자신만을 위해 싸우거라. 그러면 넌 계속 존재할 수 있다. 그런 바램을 담해서. 하지만 누님이 당신을 걱정하고 사랑해서 이 이름을 지은 건 아닙니다. 당신이 계속 존재하도록 이 이름을 지은 것은…… 이 마을을 증오하고 저주하다 죽은 누님의 원한을…, 이 세상에 남겨, 알리기 위해서…! 당신은 처음부터 사랑 같은 건 받지 않았어!'


"우욱!"

"가아라!"


가아라가 구역질을 멈추지 않았다. 테마리와 칸쿠로가 그가 게워내고 있는 것에 놀라 재빨리 움직였다. 그가 게워내고 있는 건 그저 소화되다 만 음식물이 아니라 그의 마음 속 가득한, 이겨냈다고 생각했던 감정들 같다고 사와코는 생각했다.


"가아라 너 같은 존재를 인주력이라고 불러. 인주력은 봉인되어 있는 미수, 너에게는 모래 생령에 해당되지. 그 미수 때문에 인주력은 대대로 마을에서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지. 매도되는 일도 있고, 너처럼 병기 취급 받으며 마을에서 보호하거나 그들 의사에 상관없이 마을을 공격하는 데 투입되지. 그래서 인주력은 봉인되어 있는 미수를 증오하지. 근데 그건 미수도 마찬가지야. 미수도 인주력을 증오하고 원망해. 미수들에겐 인격이 있어, 감정이 있어. 몇 백년동안 자유를 구속당하고 강제로 힘이 빼앗기고 있는데 증오 안 할 수 있어?!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

"……."

"그런데 가아라의 모래 방패는 자동으로 널 지키지. 인주력을 증오하는 미수가 널 지킬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모래방패에는 다른 사람 의지가 들어가있어. 가아라. '자신을' 아니, '내가' 사랑하는 수라. 그 모래 방패는 널 지키는 어머니의 애정이야!"


사와코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가아라의 볼에 손을 올렸다.


"타인의 말을 모두 믿어서 안 돼. 모두 부정해서 안 돼. 그들 말에서 거짓 속 진실, 사실 속의 거짓을 꿰뚫어봐. 야샤마루는 암부, 카제카게가 명을 내리면 싫어도 해야해. 확실히 야샤마루는 널 원망하고 미워했어. 그래도 야샤마루는 널 사랑했어."


가아라는 침묵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외면하고 도망쳤다. 그 날의 기억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 기억은 버리겠다 마음먹는다해서 쉽게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때 기억은 신기할 정도로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가아라, 난 일미 반요. 일미 인주력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 둘 다 믿지 못하겠다면 날 믿어."


카고메는 양부의 진실을 문 밖에서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