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반요(3부) 122

리틀 윙 2019. 9. 28. 17:42

초청강사 일 이후 이상하게 주위 닌자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묘해졌다는 것을 이타쿠는 느꼈다. 


"이타쿠!"


아카코가 이타쿠를 불렀다.


"얼마 전에 초청강사로 아카데미에 갔다면서? 코노하마루에게 들었다니까! 아주 멋진 수업을 했다고!"

"내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을 가르쳤는데."

"아주 멋졌다니까!"

"응? 꼭 직접 본 사람처럼 얘기하네."


그 말에 움찔하고 아카코가 몸을 떨었다. 


"아카코, 설마 이런 시기에 그런 지켜보던 짓을 하지 않았겠지?"

"서, 설마! 하하하하."


삔질삔질 땀을 흐르는 아카코를 이타쿠는 가늘게 눈동자를 떠서 지켜보다가 몸을 휙 돌려 걸어갔다.


"아! 이타쿠!"


아카코가 이타쿠 옆으로 종종 다가가 섰다.


"또 뭔데."

"코노하마루가 널 초대해달라고 부탁했거든."

"바쁘다고 전해줘."

"엄청 바빠?"

"바쁘지. 일단 호카게 비서들 중 한 명이니까. 지금은 등불축제를 열게 하려고 예산부로 가던 중이었어."

"에?! 올해도 등불 축제 하는 거야?"

"하게 만들 거야. 만약 돈이 부족하면 내 사비라도 열 건데."

"엄청난 집착이네."


아카코는 등불축제에 집착하는 이타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보았다. 


"당연하잖아. 그 날은 남매 생일이니까."

"!!"

"시에미는 그날 본인에게 축하 말을 건네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어. 그러니까 이런 방식으로밖에 축하할 수 없었어. 등불축제는 그녀 한 사람이 아니라 마을 전체를 위한 것. 그거라면 그녀도 기뻐하니까, 그래서 그녀를 위해 마을을 끌어들였어."

"그럼 그 술식, 네가 만든 거야?"

"도깨비등롱술은 내가 만든 건 아니지만. 뭐 대충 그렇다고 해둘까. 설명하기도 귀찮으니까."

"하?"

"그럼."


이타쿠는 얼빠진 아카코를 내버려두고 가버렸다.


"어이! 이타쿠!!"

"아."


나루토들이 일락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자 이타쿠도 그쪽으로 합류했다.


"임무는 끝났나보지?"

"물론!"


나루토가 제일 기운차게 대답했다. 


"임무 후 한 그릇 라면~! 몸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퍼져 내일의 활력이 되는 거지~!"

"라면 먹으면 피로도 싹~!


라면 먹을 생각에 기쁜 쵸지와 나루토.


"얼굴 보기 굉장히 힘들지 않냐."


시카마루가 물었다.


"구미사변 추모제 겸 등불축제 준비하느라 바빠."

"역시 올해도 열리는구만!"

"왈!"

"나루토군?"


등불축제라는 말에 나루토 안색이 어두워지자 히나타는 어리둥절했다. 덩달아 후유미랑 모미지도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그 날은…."

"멋대로 우울해지마! 짜증나니까!"


이타쿠는 후유미, 모미지, 나루토 뒷통수를 차례대로 수도(手刀) 먹였다. 


"아파…."

"그렇게 우울해질 시간이 있으면 술법서 하나라도 더 읽거나 수행을 더 해서 그들을 데려올 생각을 해. 그게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니까."

"이타쿠씨는 너무~ 엄해요."

"너희는 잊어버린 것 같은데? 난 그녀와 함께 너희들 지도담당이었다고?"

"아!"

"그랬죠."

"그랬죠-가 아냐! 다시 교육시켜줘?!"

"이타쿠씨 교육은 트라우마 걸릴 정도라고요."

"싫어! 절대 싫어! 다시는 이타쿠씨에게 안 배울 거라고요!"


후유미와 모미지가 고개를 붕붕 젓으며 세차게 거부했다.


"이 녀석 잘 가르쳐주지 않았어?"


시카마루가 그렇게 세차게 거부하는 그녀들에게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이타쿠씨 교육을 본 적 있어?"

"얼마 전에 아카데미생들을 강의시킨 것을 본 적이 있거든."

"아카데미라면 이타쿠씨는 엄청~~! 봐준 상태로 한 거잖아."

"우리들은……."


그녀들 얼굴이 헬쓱해지자 이타쿠 눈썹이 꿈틀거렸다.


"뭐야. 그 헬쓱해진 얼굴은? 다시 교육시켜줘?"

"아뇨!!"

"드디어 들어갈 수 있겠네요!"


이타쿠 눈을 피한 그녀들은 동기들을 이끌며 재빨리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타쿠도 함께 어때?"

"난 됐어. 망할 녀석들이 제대로 일 처리 못하고 있어서 당장이라도 교육해야 할 놈들이 늘었거든."

"응?"

"그럼."


이타쿠는 가버렸다.


"무슨 소리야?"

"아마도 전 뿌리 소속 암부들 얘기인 것 같은데."


메이코가 뿌리를 해체하고 마을을 떠나자 암부들이 나사 빠진 것처럼 행동해서…….


"염불이나 빌어줄까?"

"그러는 것이 좋겠네."


모미지와 후유미는 주억거린 후 아야메에게 주문을 넣으려다가 한 남성-시시오-과 대화중인 그녀를 보자 테우치에게 주문을 넣었다. 메이코파 암부들을 호출한 방으로 들어간 이타쿠는 있는 암부들을 보며 한쪽 입꼬리만 올렸다.


"많이 기다렸지?"

"아, 아뇨."

"별로 안 기다렸습니다."

"얼마 전에 너희들을 살펴봤는데…. 왜 호출했는지 알겠지?"

"뭘, 하시려고요?"

"요즘 너희 정신이 하나 빠진 것 같아서 빡세게 교육시켜줄게."


이타쿠 눈동자가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에 암부들은 꿀꺽 침을 삼켰다.


"히에에엑!"


방음 결계가 쳐졌기에 그들의 안타까운 비명은 방 밖으로 새워나가지 못했다. 한참 후에 방을 나선 이타쿠는 혀를 차며 바쁘게 어딘가로 이동했다. 

5대째 즉위식로 불꽃축제가 있던 후라서 등불축제는 조출하지만 열렸다. 조촐하지만 밤하늘을 가득 메우는 등불만큼은 작년처럼, 아니 최초에 시작했을 때처럼 아름다웠다. 


"이건 정말 아름답네. 누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타에는 칸나와 함께 등불축제에 참여했다.


"이렇게 멋대로 나와도 되는 거야? 할아버지가…."

"괜찮아괜찮아."


걱정하는 타에와 달리 칸나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아버님이 아주 좋아했어. 네가 훈련에 열심히 참여한다고."

"할아버지랑 얘기했어?"

"중간에 짜증나서 박차고 나왔지만."

"할아버지랑 고모 사이는 여전히 나쁘네."

"넌 착해. 그치만 애써 아버님의 모든 말을 들을 필요 없어. 우린 그 사람의 인형이 아니야."

"난 그렇게 행동한 적 없어!!"

"그럼 이대로 이타쿠씨와 인연이 끊어져도 돼?"


칸나가 묻자 타에는 입을 꾸욱 다물고 시선을 바닥으로 향했다.


"아버님은 네가 이대로 9반과 연이 끊어지길 바라고 있어. 그럼 넌 네 할아버지 말대로 그들과 연을 끊을 거야? 끊어져도 넌 괜찮은 거야?"

"나는……."

"어느 쪽도 놓을 수 없다면 양쪽 다 손에 쥐려고 발버둥 쳐. 포기하지마. 포기를 말하기에는 넌 아직 젊어. 나도 그렇고."

"그거…."

"메이코님이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에 전해달라는 말이야."


타에는 오만상을 찌푸렸다.


"난 그녀 싫어."

"왜?"

"그야 할아버지를 배신했잖아."

"메이코님과 아버님은 서로 믿고 있던 사이가 아니었으니 배신을 말할 정도는 아니지. 배신당한 건 너였기에 그녀를 증오하는 것 아니야? 아니면 아버님이 그렇게 교육시켜서 그런 건가?"


부정하지 못하듯 타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타에. 메이코님을 용서하지 않아도 돼. 미워해도 돼. 그치만! 그치만! 네가 알고 있는 사실만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해서 안 돼. 정말로 그녀가 악인인지 선인인지는 네 눈으로 확인해. 네가 증거를 찾고 스스로 결정내려야해. 부탁해."


칸나는 조카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응?"


너무나도 간절해보이는 부탁에 타에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한편 이타쿠는 인적드문 강가에 서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거야?"

"네가 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베일로 얼굴을 가린 메이코가 이타쿠 옆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타쿠는 그녀를 끌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있지, 메이코. 어째서 나를 데려가주지 않았어? 응? 어째서…. 기다리는 것보다, 네 부탁을 들어주는 것보다 함께 있고 싶었는데…."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너 뿐이니까."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여기서 지키는 것보다, 함께 있고 싶었는데…."

"미안해. 그래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믿고, 의지되는 건 기쁘지만…. 너랑 함께 있지 못한 건 싫어……. 가득이나 짧은데!"

"얼마든지 받아줄테니까 실컷 쏟아내도록 해…."

"나빴어, 너! 넌 진짜 호구야! 바보녀석이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 목숨을 내던지며 살아가는 짜증날 정도의 희생 정신. 그렇게 해서 자신에게 남는 건 고통 뿐이면서 남들이 무사하거나 행복하다면 좋다고 실실거리는 면상은 정말 싫다.


"응. 미안해."


그런 호구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도 호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랑해, 정말로 사랑하고 있어."

"응. 알고 있어. 나도 네가 좋아."


엉엉 토해내는 이타쿠를 메이코는 토닥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