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요(4부) 127
카제카게인 가아라가 모래마을에 침입한 붉은 구름이 그려진 검은 망토를 입은 아카츠키의 한 멤버와 싸우고 있었다.
"이상한 녀석이 마을에 들어왔다니 무슨 말이야. 마을 경비라면 유우라 대장이 빈틈없이 하고 있을 텐데."
"그게 유우라 대장과 연락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칸쿠로는 부하에 보고를 받자마자 움직였다.
"칸쿠로!"
사와코가 그를 부르며 옆에 달려와 섰다.
"가아라가 위에서 싸우고 있어!"
"뭐?!"
그 말에 칸쿠로는 창문 밖을 응시했다. 두 사람은 다른 닌자들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갔다. 상공 위에 가아라가 상대하고 있는 아카츠키는 점토물을 이용한 폭발로 공격하고 있었다.
"저게 9번째가 말한 아카츠키 데이다라인가. 바위마을 탈주닌자라는…."
강한 폭발 연기가 걷히자 가아라는 구체 내부 속으로 들어갔고, 바깥 모래를 이용해 데이다라를 잡았다.
"끝났군."
"역시 카제카게님이야!"
"카제카게님이 계시는 한 우리 마을은 아넌해."
"아니. 아직이야."
데이다라는 모래 구체 내부에서 폭발 소리가 들리고, 검은 연기를 뚫고 나온다. 그는 점토로 만들어진 부엉이를 타고 가아라 모래를 피했다.
"바보 녀석. 가아라 모래를 따돌릴 수 있을 것 같아?"
쫄랑쫄랑 가아라 모래에서 도망치는 그.
"칸쿠로!! 사와코!!"
바키가 모래마을 닌자들과 함게 칸쿠로와 사와코가 있는 곳으로 합류했다.
"지금 전투 중인 닌자가 카제카게님인가? 어디 계시지?"
"네. 저기에."
칸쿠로는 하늘에 떠 있는 작은 구체를 가리켰다.
가아라 모래가 데이다라의 한 팔을 잡고 사박궤로 압사시켰다. 지켜보던 모래 닌자들은 환호했다.
"해냈어!"
"이겼어!"
"대단해요, 카제카게님!"
데이다라는 가아라 모래에서 자신을 팔을 빼서 날아갔다.
"놓쳤나?"
"저 녀석, 운이 좋군."
"역시 아카츠키."
팔을 한 쪽 잃은 상태에서도 공격할 준비를 했다.
"칸쿠로. 사와코."
바키의 부름에 두 사람은 그를 보았다.
"가아라가 절대방어 모래까지 사용하여 싸우고 있다. 적은 상당한 실력자임이 틀림없다. 일단 가아라의 폭주도 염두해둬라. 슈카쿠가 나왔을 때의 시나리오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마을 사람들이 위험하다."
"이제 그럴 일은 없어요."
칸쿠로는 자신만만한 어조로 말했다.
"가아라는 마을 사람들에게 상처입히지 않아요. 절대로."
모래마을 사람들과 닌자들 모두 가아라와 데이다라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원에게 비상소집을 알려라!"
바키가 명을 내렸다.
"A지구 도로를 봉쇄하라. 적이 한 명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임전태세를 유지해라! 의료반. 결계를 쳐서 여타 침입자를 그 안으로 유도한다! 서둘러라! 단 한 명이라도 희생자가 나와서 안 된다! 알겠나!"
모래닌자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전력으로 가아라를, 아니 카제카게님을 원호한다!!"
그때 데이다라 점토물이 하늘에서 낙하한다.
"저, 저건!"
"뭐야?"
"위험해!!!!!"
"흩어져!!!"
사와코가 비명을 터트려 외쳤다. 그녀가 외치는 동시에 점토물의 폭발이 터졌다.
시간이 흘러도 몸의 아픔이 느껴지지 않자 사와코는 눈을 떠 폭발을 막아준 방패를 살폈다. 가아라 모래였다. 가아라 모래가 마을을 대형 폭발물에서 지켜줬다.
"이, 이건…!"
"카제카게님의 모래야!"
"굉장해! 이렇게 커다란 방어벽을 만들다니!"
"역시 카제카게다!"
마을 사람들을 지킨 가아라 행동에 흡족한 마음이 든 사와코는 한편으론 걱정스런 마음으로 가아라를 올려다봤다. 데이다라는 가아라가 밑에 있는 폭발에 신경이 쏠린 틈을 타 가아라 사정권에서 공격했다.
"가아라!!"
가아라 구체 근처에서 폭발이 터졌다. 하지만 가아라는 무사한 것인지 구체는 전부 닫혀있었다.
"대단해, 카제카게님!"
"흥. 가아라의 절대 방어가 그 정도로 무너질 줄 알았냐."
"바키님. 공격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좋아! 신호와 동시에 총공격이다."
가아라가 몸을 숨기고 있는 구체 속에서 폭발이 터졌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가아라!"
모래가 서서히 풀려나가고 있었다.
"카제카게님!"
"그, 그걸 리가…. 가아라의 절대 방어가!!"
"무슨 짓을 한 거냐!"
가아라는 자신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마을 위에 있는 모래를 물러나가게 했다. 본인이 정신을 놓으면 차크라 잃은 모래가 마을을 덮칠 것을 알기에 그는 모래를 마을 밖으로 옮기고 있었다.
"마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뭣들 하고 있냐! 카제카게님을 지켜라! 공격 개시다!"
바키 신호에 모래마을 닌자들 공격이 시작되었다. 사와코는 공격하는 닌자들 속에 끼지 않고 옥상을 빠져나가 달렸다. 익숙하게 한 병실로 들어간 그녀는 누워있는 코우시를 곁으로 다가갔다.
"코우시."
앙상한 그의 손을 잡았다. 아카츠키의 목적은 인주력을 생포해서 자기들 아지트로 데려가는 것. 그리고 미수를 모은다고 했다. 미수가 빠진 인주력은 죽는다.
"코우시. 나…, 갈게."
일미 반요로서 일미 인주력과 일미를 지키는 동시에, 사와코로서 남동생을 지키고 싶다. 될 수 있다면 그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싶었지만…. 아마 볼 일은 없겠지. 이게 마지막일 테니까.
"마지막으로 네가 웃는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안녕."
그녀가 나가고 병실에 누워있는 코우시 손이 움찔했다. 사와코는 병실을 나가서 칸쿠로와 함께 마을입구로 향했다.
"잠깐!"
"왜 그러시죠?"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
"마을 입구는 1부대가 지키고 있었어. 거기에 적이 나타나면 큰 소동이 일어날 것이 뻔한데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아. 그리고 아까부터 몇 번이나 전령을 보냈는데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잔뜩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닌자들이 시체가 되어있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전멸이잖아."
"방금 전에 죽은 게 아니야. 가아라가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죽은 거야."
"암부 정예요원도 있었는데."
"엄청난 인원에게 한 번에 공격당했나?"
"유우라는 대체 뭘 한 거야!"
"배신 한 건가."
사와코가 중얼거렸다. 유우라는 한때 사소리 부하였으니까.
"가아라가 카제카게로 취임할 때 철저하게 조사한 것을 너도 알잖아, 사와코."
"세뇌술이 풀린 것 아냐?"
"세뇌술…."
"이 상태라면 가아라를 잡아간 녀석들은 여기를 그냥 지나쳐갔겠지."
누군가 움직이는 사람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안 돼!"
"그만 둬! 섣불리 다가가지 마!"
사와코와 칸쿠로가 외쳤지만 소용없게 기폭찰이 터져 입구가 붕괴한다. 사와코는 낙하하는 돌멩이를 피하고 무너진 입구를 빠져나갔다. 칸쿠로와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자신만이 마을 밖에 있었다. 주먹을 불끈 쥔 사와코는 가아라 추적에 신경쓰기로 결심하고 달렸다.
"추적 부대를 소집해서 당장 사와코와 칸쿠로 뒤를 따라라!"
"네!"
"그리고 나뭇잎 마을에 이 상황을 빨리 알려라! 긴급 사태라고! 알겠냐."
모래마을는 제일 빠른 전령새인 다카마루을 나뭇잎 마을로 보냈다. 그 후 모래마을 추격부대는 독에 당한 칸쿠로를 발견했다.
"칸쿠로!"
치아키가 산산조각이 난 인형들 사이에서 칸쿠로를 찾아냈다.
"독이 심해!"
"추격은 관둔다. 마을로 돌아간다!"
독에 당해 중태 상태에 빠진 칸쿠로에 어쩔 수 없이 추격부대는 추격을 멈춰야 했다. 즉 그들의 추적은 실패했다.
한편 나뭇잎 마을…….
"에엑! 그런 임무는 노 땡큐라니깐요."
카카시 반 소속인 나루토가 받은 임무에 볼펜소리를 내뱉었다.
"뭐? 내 결정에 무슨 불만이라도?"
"에휴~!"
"나루토. 너 정신적으로 전혀 성장하지 않았구나!"
겉만 성장한 나루토에 이루카와 아카네가 한숨을 내쉬었다.
"큰일입니다, 호카게!!"
이타쿠가 급하게 들어왔다.
"모래마을 카제카게가 아카츠키에게 잡혀갔다는 연락입니다!"
"!!!"
"지금부터 카카시 반에게 새로운 임무를 전달하겠다. 즉시 모래마을로 가서 상황 파악을 한 후 이곳으로 전달, 그 이후 모래 명령에 따라 그들을 지원해라!"
카카시, 나루토, 사쿠라는 빠르게 준비를 하고 마을을 떠났다. 그들은 최대한 모래마을로 빨리 가기 위해 속도를 올렸다. 마을에서 출발한지 30분쯤 지낫을까 길에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한다.
"테마리씨! 요시모리씨!"
"?!!"
사쿠라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둘에게 모래마을 상황을 전달해준다.
"지금 모래마을에서 카제카게가 아카츠키라는 조직에게 잡혀갔다는 연락이 왔어!"
"뭐?! 가아라가?!!"
"어쩐지 이상한 예감이 들더니…."
"모래마을까진 3일은 걸릴 테니 서두르지."
테마리와 요시모리는 카카시 반에 합류하여 같이 모래마을로 향한다.
"그녀가 말한 대로…."
"어."
요시모리와 테마리는 카카시 반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대화를 나눴다. 나뭇잎 닌자에게는 그녀의 존재를 알리지 않기로 했으니까.
"나루토! 아무리 급해도 대열을 흐트리면 안 돼!!"
"그래도!"
"그렇게 흥분하지 마라. 지라이야님도 그러셨잖아."
"맘에 안 든다구! 그 녀석들이 나나 가아라를 노리는 이유쯤은 나도 알아. 사쿠라짱도 이미 알고 있지? 내 안에…, 내 안에 구미가 봉인되어 있다는 거."
나루토 말에 테마리와 요시모리는 눈을 크게 떴다.
"가아라도 나도…. 우리는 괴물을 몸 속에 기르고 있으니까. 놈들은 그게 목적이야. 그게 맘에 안 들어! 우리를 괴물로밖에 보지 않는 놈들의 제멋대로인 시선이 마음에 안 든다구!! 그 녀석은 나와 전부 같았어! 그리고 녀석은 나보다 오래 혼자서 싸워왔어! 나도 아카츠키에 노려졌어. 이번에도 나랑 똑같아. 그런데, 그런데!! 왜 항상 그 녀석만 그런 일을 겪는 거야! 왜 그 녀석만! 그러니까 꾸물대고 있을 수 없다니깐! 이번에야말로 빨리 가서 도와주고 싶어!"
가아라 일을 본인처럼 울분을 토해내는 나루토에 테마리는 슬픈 눈동자를 하며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요시모리는 2년 전 일을 떠올렸다. 마을을 탈주했다는 그녀는 너무나도 당당히 모래마을 가아라집에 나타났다. 그때 그곳에는 가아라, 테마리, 칸쿠로, 레오 그리고 자신이 있었다. 사와코는 그녀가 나타나자 재빨리 주위를 살피며 문밖으로 나갔다.
'불쑥 찾아와서 미안해.'
'탈주하지 않았던가?'
'응. 했지. 9번째 반요로서 카제카게 후보인 너에게 경고하러 온 거야.'
'반요의 경고….'
'아카츠키라는 조직을 알아?'
'들어는 봤지만 자세히는…….'
'아카츠키가 인주력, 아니 정확히는 봉인된 미수와 반요를 노리고 있다.'
'!!!!'
'아카츠키는 마을을 탈주한 닌자들로 구성된 조직. 위험하고 강한 닌자들만 있어. 아마 활동을 시작하는 건 2년 후.'
'좋은 정보 고맙다.'
'인주력과 미수 그리고 반요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길 원해. 그래서 알려준 거야.'
'시에미. 네 동생, 나루토는…….'
'가아라. 나루토는 너랑 똑같이, 4대 호카게의 아들이야.'
'!!'
'우즈마키 시에미의 탈주로 나루토는 나미카제 나루토가 되었어. 그러니 괜찮아. 근데 난 또다른 동생을 지켜야해. 그래서 부탁해! 여기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누구도 나에게 대해 말하지 마. 특히 나뭇잎 마을에는.'
또 다른 동생을 지키기 위해 마을을 탈주했다는 시에미…. 9번째 반요로서 의무를 짊고 있는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소중한 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거라는 그 각오가 너무 찬란해 요시모리는 주먹을 꽉 쥐며 속도를 올렸다.
모래마을까지 꼬박 3일이 걸리는 걸 2일만에 도착했다. 요시모리와 테마리를 포함한 다섯 명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모래마을 정문에 도착했다. 마침 모래마을 닌자가 안내하며 상황을 전달한다.
"뭐? 칸쿠로까지 당했어?"
"네. 카제카게님이 납치되자 칸쿠로님과 사와코님이 그 뒤를 쫓아서…. 게다가 적의 독에 당했는데 그 해독법도 찾지 못해서 이대로는 이제…."
"사와코는?"
"그게…, 행방이 묘연합니다."
"설마!"
"젠장!!!"
"서두르자 테마리씨. 내가 진찰하겠어."
테마리가 주먹을 꽉 지며 욕하자 사쿠라가 선두로 나와 칸쿠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치료실3에 도착하자 사쿠라는 가방을 멀리 벗어두고 머리를 묶는다. 어떤 할머니가 카카시와 나루토에게 달려들었다.
"나뭇잎의 하얀 이빨!!"
"치요 할머님!!"
요시모리는 치요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치요가 카카시를 공격하려 하자 나루토가 막아섰다.
"카카시 선생님한테 갑자기 무슨 짓이야?! 이 쭈그렁 할멈!"
"그때는 잘도! 나뭇잎 마을의 하얀 송곳니 녀석! 아들 원수! 내가 지금 결판내주마!"
"저기, 저는…."
"문답무용!"
또 다른 할아버지가 치요 앞을 막아섰다
"누님, 다시 잘 봐요. 많이 닮기는 했지만 이 녀석은 하얀 송곳니가 아니야."
"에비조 할아버지!"
치아키는 에비조가 치요를 말려주자 안도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나뭇잎 하얀 송곳니는 예전에 죽었어. 소식을 듣고 아들 원수를 갚을 수 없게 됐다며 분해서 울었잖아. 그렇지, 누님?"
치요는 에비조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며 카카시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다가 자신이 말하는 자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얼렁뚱땅 넘어갔다.
"어? …… 아하하하, 이러면서 노망난 척 하기! 오호호호!"
주변 사람들이 어이없다듯이 그녀를 볼 때 칸쿠로가 "으아아악!" 비명을 질렀다. 사쿠라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칸쿠로를 진찰한다.
"넌?"
"나뭇잎 마을 의료닌자입니다. 중금속 계열 독이네요. 근육에 작용해서 세포를 파괴하는 유형입니다. 심장 근육이 파괴되어 언제 멈출지도 모를 상태라 지금부터 해독약을 조합한다 해도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 지는…."
"말도 안 돼! 방법은 없는 거야?"
"제가 말하는 것을 지금 바로 준비해주세요. 상당히 거친 치료가 되겠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세환 추출술. 극도로 섬세한 차크라 컨트롤이 없으면 힘든 의술이다. 무언가 신경계를 잘못 건들기라도 했다가 큰일이 나니 위험한 술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술법을 사용하는 사람은 츠나데에게 직접 의료술을 전수받은 제자인 사쿠라였다.
어두운 얼굴인 카고메와 치아키를 보살피는 요시모리는 바깥에서 그녀가 직접 독을 빼는 작업을 보면서 기다렸다.
"직접 독을 빼냈습니다. 이제 생명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쿠라 말에 테마리와 치아키를 포함해 모래마을 닌자들이 휴우~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제부터 조금이나마 체내에 남아있는 독에 대한 해독약을 조합하겠습니다."
"알았다. 필요한 것이라면 뭐든지 말하게."
"그럼 우선 이 마을에 구할 수 있는 약초 리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붕대는 전부 교체해주세요. 그리고 점적주사 준비하세요. 또 빼낸 독은 처리해두세요. 나중에 필요하니까."
"꼭 민달팽이 계집같군."
치요가 사쿠라를 못 마땅한 눈으로 보았다.
"때마침 너 같은 여자아이가 올 줄이야."
"네. 츠나데님은 제 스승님이니까요. 그리고 전 스승님 명령으로 왔습니다."
"누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모양이야."
에비조가 치요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어째서인지 치요 얼굴이 쓸쓸해보였다. 사쿠라는 해독제를 조합하러 나갔고 남아있던 카카시가 다른 모래마을 닌자에게 다가갔다.
"저기,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그 뒤 아카츠키 추적은 어떻게 되었나요?"
"먼저 단독으로 나갔던 칸쿠로가 저렇게 되어 다른 추격대는 없소."
"그럼 완전히 상대를 놓친 건가요?"
"그렇소."
"으음…. 그럼 칸쿠로가 싸웠던 장소까지 안내해 준비시오. 이래봬도 전 추적의 프로라서 조금이라도 녀석들의 낌새가 남아있다면…."
"그럴, 필요 없어……."
목소리가 들린 쪽을 보자 칸쿠로가 어느새 깨어나서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초췌한 눈으로 나루토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내 꼭두각시는 전부 회수했지?"
치아키와 카고메가 칸쿠로의 꼭두각시를 가지고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적은 두 명. 한 명은 가아라를 데리고 있으니, 가아라 냄새를 뒤쫓으면 돼. 만약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고 해도 다른 한 명의 옷자락을 카라스의 손에 쥐어 뒀으니…."
"상대에게 당해도 그냥 당하지 않는다라. 역시 모래마을 닌자로군."
레오가 무너지려던 칸쿠로 몸을 재빨리 잡았다. 헬쓱한 안색인 칸쿠로가 레오 어깨를 잡고 귓속말한다.
"당장 그녀에게 연락해. 너무 긴급상황이라 연락하지 못 했어."
레오는 카카시가 8닌견을 소환술로 불러내는 것을 뒤로 하고 카제카게 실로 향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 제일 밑에 있는 책상서랍에서 열고 작은 두루마리를 꺼냈다. 레오는 얼른 그것을 펼치고 봉인을 풀었다. 그러자 두루마리 안에 있는 글자가 사라지며 빈 두루마리로 변했다.
'긴급연락망으로 줄게. 아카츠키가 쳐들어오면 봉인을 해제해. 어디에 있든 도와주러 갈께.'
레오가 치료실을 나간 직후 남아있는 치요와 에비조는 칸쿠로에게 다가갔다.
"다시 한 번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다. 적중에 한 명이 사소리라는 건 틀림없는 거겠지?"
"……."
"얘기해다오, 칸쿠로."
"…붉은 모래, 사소리라고 스스로 말했어요."
"20년 전에 마을을 탈주한 놈이 왜 이제와서!!!"
요시모리가 버럭 외쳤다.
"요시모리."
"…머리 좀 식히고 오겠습니다."
치요가 부르자 요시모리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치료실을 나갔다.
"붉은 전갈…."
카카시가 중얼거렸다. 분명 중닌 선발 시험 예선전에서 요시모리 상대인 이타쿠가 그랬지. 요시모리 부친이 붉은 전갈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