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시험은 영주와 귀족들을 포함해 타국의 닌자도 몇몇 포함되어 있었고, 거기엔 나뭇잎 마을의 닌자도 섞여 있었다. 원형 경기장에는 9명의 진출자가 서 있었다. 나뭇잎 마을 닌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타쿠는 안 온 거야?!"


휴가를 내서 구름마을에 온 레이와 나뭇잎 마을에 귀환하자마자 구름마을로 와야 했던 시스이가 경기장에 앉아서 남동생을 찾았다. 하지만 남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은신하고 있던 단조의 부하 역시 타에가 보이지 않는 것에 의아해했다. 심지어 그 반의 담당 상닌인 겟코 하야테마저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하는 거야, 시에미는!"


자쿠로가 보이지 않는 시에미에 혀를 찼다. 혼고 역시 걱정이 되는지 눈동자를 굴러서 찾았다. 


"그럼 3차 시험을 설명하지. 3차 시험은 개인전이다."


마지막 시험을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일 대 일로 싸우게 하는 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중닌이 될 정도의 실력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이 수험생이 중닌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다.


"룰은 일체 없다. 어느 한 쪽이 죽거나 쓰러지거나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싸운다. 그럼 1회전 수험생들만 남고 전부 대기실로 가라."

"아직 오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하죠?"

"자신의 시합 때까지 오지 않을 경우 그 시합은 부전승으로 한다."


심판관의 말에 자쿠로와 혼고는 초조한 눈동자를 했다.


"너희가 마을 밖에 있을 때 만난 그 애가 그렇게 걱정돼?"


두 사람의 쓰리맨셀인 켄이치가 물었다.


"강한 그녀를 걱정된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사건 흡인 체질이라도 있는 것인지 여러가지 사건을 몰고 오니까, 그게 걱정이지."

"그게 뭐야?"

"더 심각한 건 본인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야."

"너희, 대기실로 가라!"


심판관이 바위마을 닌자들에게 외쳤다. 바위마을 닌자들이 대기실로 올라가자 경기장에는 야오비란 여성과 오모이 그리고 심판관만 남았다. 시작하란 손짓에 오모이가 등에 차고 있는 검집에서 검을 빼냈다. 


"토둔, 토룡탄의 술."


야오비는 오모이가 달려오자 인을 맺고 진흙으로 그의 발을 구속했다. 그리고 진흙으로 이루어진 토룡을 생성하여 토룡의 입에서부터 진흙탄을 연발했다. 


"바보 오모이!"


카루이가 외치자 자쿠로는 안타까운 신음을 내뱉었다.


"시에미의 시합이…."

"그녀가 그렇게 강해? 별로 대단해보이지도 않았는데."

"말 다 햇냐, 켄이치!!"

"진정해, 자쿠로. 너의 시합이다."


시에미가 오지 않아 2회전은 사무이의 부전승이 되고, 3회전 자쿠로의 시합이 되었다.


"호즈키 일족인가?"

"호즈키 셋키라고 합니다."


셋키는 호즈키 일족답게 수화(水化)하는 자신의 팔을 보고 자쿠로가 묻자, 푸른빛 도는 흰 머리칼을 귀뒤로 넘기며 이름을 말했다.


"그럼 기권해줄래?"


자쿠로가 다시 묻자 셋키는 상어이빨을 보이며 웃엇다. 

시작하라는 말에 자쿠로가 화둔술을 사용하고, 셋키가 수둔술로 맞대응했다. 


"기권은 당신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불은 물에 이기지 못해요."

"그렇지. 불은 물에 이기지 못하지. 근데 기권은 못해."


그 짜증나는 놈을 위해 시간을 끌어줘야 한다는 것이 짜증나지만… 9번째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확실히. 불은 물을 이기지 못해. 하지만 불마저 태우는 용암이면 어떨까?"


인을 맺고 자쿠로는 입에서 용암을 뿜어냈다. 셋키는 재빨리 용암을 피해 몸을 굴렀다.


"용암?!"

"난 용(熔)둔술사니까."

"용둔…. 5대째 용(溶)둔과는 좀 다른가…."

"넌 용둔을 이길 정도로 엄청난 수둔술사는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지. 승리 받아갈게!"


자쿠로는 자신의 몸을 용암으로 둘러싸서는 셋키에게 덤볐다. 셋키는 재빨리 몸을 액체화시켜서 유연하게 피해버렸다. 공격하는 자쿠로와 피하는 셋키의 공방을 지켜보던 혼고가 몸을 돌려 대기실을 나섰다.


"혼고?"

"잠시 나갔다 오겠다."

"내 시합은 안 보는 거냐?"

"미안하다."


혼고는 익숙한 차크라를 쫓아 경기장 관람석으로 향했다. 관람석 맨 뒤 구석에서 순신술로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을 보고도 혼고는 놀라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오는 차크라를 느꼈으니까.


"지각이야, 시에미."

"지금 몇 회전이야?"

"3회전 자쿠로의 시합이야."


그때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렸다.


"막 3회전이 끝났군. 5회전은 나랑 까마귀 시합이다."

"시에미양…."/"시에미…."

"그래? 이타쿠, 타에. 응원할게!"

"이쪽이다."


혼고를 따라서 이타쿠와 타에는 대기실로 걸어갔다.


"시에미양은 콜록 얌전해보이는 얼굴로 자주 콜록 돌발행동 및 사고를 일으키네요 콜록."

"아하하;;"


하야테의 말에 시에미는 그저 웃음만 짓었다. 설마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노키자루단과 싸우는 쇼토를 만나게 될 줄 몰랐는걸. 


"그래도 친구를 돕는 일이니까요, 후회는 없어요."

"덕분에 살았어, 시에미."

"쇼토."

"응?"

"고양이 꼬리, 붙인 거야?"


그의 갈색 바지에 붙어 있는 고양이 꼬리를 매만지며 물었다.


"네가 초-애묘가인 것은 아는데 설마…."

"냅둬!!"

"쇼토, 라이카게님에게 보고해야 한다."

"난 여기서 쉬었다가 병원으로 갈 테니까."


구룻빛 피부를 지닌 은발 미녀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쇼토의 귀를 잡아당겼다.


"아악! 아프다고! 미레이! 아파파파파!"

"미레이는 화나면 무섭지."

"유즈이, 살려줘!"


금발의 남성에게 쇼토가 도움을 청했지만, 남자는 미레이의 사나운 눈빛에 깨깽했다.


"미안!"

"이 자식! 나중에 유키토 누나랑 데이트 할 때 방해해주마!!!"


쇼토가 미레이에게 끌려가면서 유즈이에게 외쳤다. 쇼토의 누나라면 이미 인주력일텐데… 그녀인가? 그녀 이름이 니이 유키토였구나. 그러다가 유즈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시에미라고 했지? 검 실력이 대단하더라."

"스승이 좋으니까요."


유즈이가 칭찬하자 시에미는 옆에 서 있는 하야테를 힐끗 보고 말했다.


"그렇구나. 뛰어난 실력자이신가보네요. 언젠가 겨뤄보고 싶습니다."

"콜록 감사합니다."


유즈이가 손을 내밀자 하야테는 잡았다. 악수를 끝내고 유즈이는 시에미의 머리를 쓰담았다. 4회전, 대검을 사용하는 비와 우라라와 폭둔술사 켄이치의 흥미진진한 시합은 우라라의 승리로 끝났다.


"그 실력이면 중닌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우리쪽 사정 때문에 지각해서, 미안해."

"괜찮아요. 중닌이 될 실력이라면 다음에는 되겠죠."

"미련이 없는 거야?"

"꼭 지금만이 기회는 아니니까요."

"현답이네."

"머리 헝클어지니까 그만 만지세요."

"아 미안."


유즈이가 손을 떼자 시에미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려고 머리끈을 풀자, 5회전이 시작되었다. 혼고와 이타쿠는 검을 들고 부딪쳤다. 

혼고가 비둔을 사용했는지 그의 스피드가 급상승했다. 눈으로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한 이타쿠가 사륜안을 발동했다. 우치하를 싫어하면서도 쓸 수 있는 인술을 전부 사용하네….


"사륜안! 우치하 일족?!"


유즈이는 이타쿠가 사륜안을 개안해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놀라워했다. 아니 관중석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치하 일족의 사륜안을 보는 것에 웅성거렸다.


"하지만 대전표는 이름만 적혀 있었는데…."

"일족에서 퇴출당해서 성을 사용할 수 없어요."

"에?!"

"퇴출된 후에 사륜안을 개안한 거죠."

"왜 퇴출되었는지 물어도 돼?"

"…같은 일족 사람을 살인 미수에 갈 정도로 폭행했거든요."


우치하 나츠는 호기심 하나로 열어서 안 되는 문을 열었다. 문을 지키는 문지기(이타쿠)는 그 문을 연 존재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같은 일족을? 왜?"

"바다 건너 사는 사람들의 속담에는 이런 것이 있어요.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이 있다고 해요."


그 말을 할 때 시에미의 청록안이 반짝였다. 묻지 말라는 경고를 못 알아들을 정도로 유즈이와 하야테는 눈치 없지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알았다. 호기심으로 알아서 안 될 것을 알아버린 일족 사람을 이타쿠는 입막음을 한 거였다.


"아."


이타쿠가 검을 손에서 놓은 순간, 혼고가 그 틈을 타서 밀어붙였다. 


"봐줬네."


유즈이가 가고 가까이 온 자쿠로가 이중적으로 말했다. 승자가 패자를 봐줬다고 들었겠지만 시에미만은 자쿠로의 속말-이타쿠가 혼고를 봐주었다는 말을 알아들었다.


"실력 숨기기?"


시에미는 눈을 깜빡 감았다 떴다. 자쿠로는 이해가 된 얼굴이 되었다.


"머리 짧아졌네."


자쿠로가 시에미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


"3년 전에 단발로 잘라버렸거든."

"까마귀 녀석 엄청 놀라서 기절했겠는걸. 그 녀석 너의 장발을 좋아했으니까. 시에미도 단발보단 장발을 선호하잖아."

"뭐 그렇지."

"도와줄게."


시에미가 묶는걸 보고 자쿠로는 그녀를 도왔다. 트윈테일이 되자 6회전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콜록 타에양 차례군요."


카라이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카루이가 타에의 상대였다.


"맨 마지막이라니, 제일 시선이 몰릴 시합이네."


관람석으로 올라온 이타쿠가 합류했다. 그는 오자마자 함께 있는 자쿠로를 보자 눈썹이 꿈틀거렸다.


"왜 여기 있냐."

"내가 여기에 있다는데 네가 뭔 상관?"

"너가 어디 있는지 관심없지만 그게 시에미 옆이면 상관있지."

"너희, 또 싸우는 거야…? 이제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할 때도 되지 않았어?"

"태양이 달로 바꾸게 된 원인을 우린 평생 인정 못 해."

"자쿠로."


이타쿠가 저편으로 가버리자 시에미가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아무리 너라도 이건 절대 싫어. 절대!"


자쿠로는 그렇게 외치고 후다닥 가버렸다. 화를 내는 부모님에게 피하듯 도망치듯 말이다. 시에미는 한숨을 내쉬고,


"죄송하지만 이타쿠를 찾으러 갈게요."


하야테게 말한 후 그를 찾으러 발을 옮겼다. 그는 계단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런 꼴은 너 답지 않는데?"


시에미가 말하자 그의 어깨가 약하게 떨렸다. 시에미는 그에게 가까이 가서 손으로 이타쿠의 얼굴을 감싸 자신을 쳐다보게 했다.


"왜 그런 얼굴을 해? 이상한 얼굴이 되었잖아."

"…아니야."

"쓸데없는 죄책감 갖는 것 아니야. 그건 내가 선택한 거였어. 그때로 시간을 돌린다고 하면 몇 번이나 같은 선택을 할 거야."


그건 츠키카게가 선택한 거였다. 사랑하는 존재들을 위해서 츠키카게는 스스로 츠쿠하네 메이코가 된 거다. 그러니 야타가라스 료가 죄책감을 가질게 아니었다. 


"네가 그렇게 말해도 난…."

"응, 알아."


아무리 말해도 그는 미약하게 죄책감을 가질 거다. 


"그러니까 너가 평생 날 책임지면 되잖아? 아니면 넌 변한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거야?"

"절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잖아! 변했더라고 너는 너인데! 어떻게 내가 안 사랑할 수 있겠어!!"

"너의 말이면 믿어. 난 절대라는 말은 믿지 않지만, 너는 나랑 한 약속을 절대로 깨지 않을 거잖아? 날 배신하지 않을 거잖아. 그치~?"


아아, 그녀는 또 자신을 구원해준다. 너만은 절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그녀가 내미는 특별함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당연하잖아. 넌 내가 사랑하는 여신, 난 너의 충실, 충직한 신도야. 여신의 말은 절대로! 절대로 어기지 않아."

"……그런 발언은 그만둬."

"헤헤."


아까와 달리 기분이 낫아진 이타쿠를 보자 시에미는 안도하듯 웃었다.


"돌아갈까? 타에의 시합을 못 봤네."

"안 봐도 괜찮잖아."

"전혀 괜찮지 않거든!"


타에가 외쳤다.


"벌써 끝난 거야? 시합 못 봐서 미안해."

"너희 두 사람, 꽁냥이는 짓은 적당히 해줘."

"솔로는 옆구리가 시려서~?"

"웃기지마! 누가 옆구리가 시리냐! 절대 아니거든!"

"타에, 그 얼굴을 보니까 이겼나보네."

"물론!"


타에가 엄청 자랑스러운 얼굴과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휴식 시간을 가지고 난 후에 다시 시합을 시작한다고 심판관이 그러더라고."

"그래. 응…? 분명 타에의 상대는…."

"응! 이타쿠가 진 녀석! 이타쿠, 너의 복수 내가 해줄게."

"넌 무리야."


이타쿠가 단호히 말했다.


"그 녀석은 비둔을 추진력을 삼아서 스피드를 대폭 상승시켰어. 눈으로 제대로 못 따라가기 때문에 사륜안을 발동한 거야. 하지만 사륜안을 지니고 있지 않는 너가 그 스피드를 따라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확실히. 그러니 인술을 사용하기 전에 빨리 끝낼 거야."

"역으로 당할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야 해."


휴식 시간 동안 타에는 상대의 공략법을 머리에 김이 나도록 끙끙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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