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타가 마을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되고 텐텐과 사치코도 퇴원만을 남기고 있을 때, 붕대를 푼 시에미가 여자동기들과 함께 병문안왔다.


"잠깐 실례해도 될까?"

"시에미!"

"모두들! 어서 와!"


한바탕 울고난 후 경계심을 가라앉은 사치코와 텐텐은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모두들 무슨 일이야?"

"쿠노이치 모임이 엉망이 되었으니까 그 대신이라고 뭐라고 할까, 여자들끼리 티타임을 즐길까해서…. 괜찮지?"

"하지만 우리는 병원…."

"걱정마. 여기서 멀지 않는 곳이니까."


사쿠라와 이노의 걱정을 알듯이 시에미가 싱긋 웃었다. 병원 산책로로 안내한 시에미 뒤를 쿠노이치들이 따랐다.


"히나타!"


병원을 나서기 전에 누군가가 히나타를 큰 소리로 불렀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선생님…!"


유가오, 하야테, 아스마, 카카시, 마사키와 함께 있던 쿠레나이는 히나타를 보자 끌어안았다. 히나타는 그 품에 얼굴을 묻었다.


"선생님, 이제 괜찮으세요?"

"입원했다고 들었는데."

"검진 때문이야."

"그럼 휴가에요?"

"뭐 그렇게 되겠네."


모미지, 후유미, 카오리가 마사키 주위로 가서 담당 상닌의 몸상태를 걱정했다.


"하야테 선생님! 유가오씨!"

"오랜만입니다, 타에양."

"몸은 괜찮아?"

"…네, 뭐."


타에는 하야테와 유가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카카시 선생님은 왜 여기에?"

"어쩌다보니."

"나루토는요?"

"야마토가 옆에 있으니 괜찮아."

"너희들은 어디 가는 거니?"


아스마가 이노에게 물었다.


""티타임이에요!""


텐텐과 사치코가 활짝 웃으며 즐거운듯 외쳤다.


"선생님도 함께 하실래요…?"


히나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럴까나…?"

"그럼 차 종류를 바꿔야하니 먼저 가보겠어요. 카린, 병원 산책로에 있는 큰 정자쪽으로 천천히 오도록 해."

"응, 알겠어."

"차 종류는 안 바꿔도 되는데…."

"제가 준비한 허브티는 임신 초기인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거든요."


시에미는 쿠레나이를 보며 개구쟁이 미소를 짓었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쿠레나이와 아스마를 향했다.


"에?!"

"!!"

"아까부터 이중적 차크라가 감지되더니, 그거였구나."


카린은 깨달음을 안 사람처럼 손바닥 위에 다른 쪽 주먹 쥔 손을 통하고 맞붙였다. 시에미는 더 이상 있고 싶지 않는지 빠른 발걸음으로 가버리자, 카린은 그런 그녀에게 길게 시선을 주었다.


"차크라로 임신하는 것이 감지돼?"


카오리가 카린에게 묻자, 카린은 시에미에게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보니 예전에 감지닌자는 대상의 차크라를 넘어서 기분, 사념까지 파악한다고 말했잖아. 그거 진짜야?"


사치코도 궁금하듯 질문을 던졌다.


"응. 난 다른 감지타입 닌자보다 사람의 차크라를 훨씬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어. 그 사람을 특정짓는 고유 차크라라던가 그런 것 외에도,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차크라도 볼 수 있어."

"그 중 제일 인상깊은 사람은?"

"여러 사람 차크라를 봐왔지만 그 중에서 시에미의 차크라와 이타쿠의 차크라는 굉장히 예뻤지."

"예쁘다고?"

"응. 시에미 차크라는 투명해. 자세히 보면 부드럽고 따뜻한 빛을 발하는 투명한 백색 차크라고 반대로 이타쿠의 차크라는 순수한 흑이야. 모든 것을 집어삼켜도 절대로 그 빛을 잃지 않는 더러움 한 점 없는 검정색이야."


카린이 말을 잇었다.


"사람의 고유 차크라는 그 사람의 술법의 성질을 기본적으로 하지만 그 차크라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 악한 자의 차크라는 질척이고, 고독한 자나 마음에 상처입은 자의 차크라는 날이 서 있고, 의지가 굳은 사람이나 강자일수록 차크라는 절제된 느낌이지. 그리고 선한 사람의 차크라는 기본적으로 따스하거나, 적어도 부드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야. 그래서 시에미는 이질적이야."

"응?"

"차라리 드러내는 이타쿠 쪽이 낫지."


처음 손을 내밀었을 때, 봤다. 차크라 변화 없이 손속은 자비없이 사람을 죽였다. 꼭 감정과 행동이 따로 분리된 사람 같아서…, 굉장히 이질적으로 자연스럽지 않아서 무서웠다.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그런 차크라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사랑을 받으며 자란 이들이야. 사랑받은 이들은 동시에 보호받지. 그것이 사랑하는 이들이 상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을 표현하는 쉬운 방법인데…, 시에미는 자신처럼 보호받지 못했는데도 사랑받은 차크라를 지니고 있어."

"즉?"

"그녀의 차크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한 가면, 안에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결계에요. 누구도 그녀의 내면을 알고 있는 사람 없잖아요? 약혼자인 이타쿠를 제외하고. 물론 그녀가 보여주는 행동과 주는 애정을 거짓으로 느껴졌던 적 없지만……. 그녀는 모순적이죠."


카린의 말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지메씨도 그랬는걸요. 시에미는 나뭇잎마을을 증오하는데 지키는 모순적인 행동을 한다고."


시에미가 말한 정자는 타원형 지붕이 있는 원형 정자였다. 그 정자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있는 김을 내뿜고 있는 찻잔들과 케이크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져 있었다.


"와!"

"전부 혼자 준비한 거야, 시에미?"

"아니. 이타쿠랑 둘이서. 그가 케이크를 사왔거든. 그의 입맛은 꽤 고급이니까 맛있을 거야."

"무슨 차에요?"

"로즈힙 티."

"아까 전에는 무슨 차였는데요?"

"페니로얄 허브티."


시에미는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붉은색이 예쁘네."


우려난 차 색깔을 보자 카오리가 감탄했다. 

.

.

.

나쁜 기억에 덧씌우기에 성공한 시에미는 뒷정리를 끝내고 하야테와 함께 걸었다. 유가오는 암부이기 때문에 차를 즐기고 바로 가야했었다.


"시에미양, 아까 전에 임신부'들'이라고 말했죠?"

"그렇죠. 본인은 모르는 것같다만, 나미카제 상닌도 임신 중이였어요."

"그래서…."

"뭐가 그래서에요?"

"나나씨가 마사키씨에게 강제로 휴가를 받아오게 하는 것을 봤거든요."


그렇다는 건 나나는 알고 있는데 마사키에게 아직 안 알린 건가.


"…마사키씨, 괜찮을까요?"

"…무슨 소리죠?"


하야테의 작은 목소리를 들은 시에미가 물었다.


"아기를 갖길 원하지 않는다는 소리인가요?"


시에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화가 치밀러 올랐지만 꾹꾹 눌렀다.


"시에미양?"


땅을 기는 분노의 기색에 하야테는 흠칫 놀랐다.


"…나는 평생을 원해도 가질 수 없는데. 배부른 소리로군."

"나미카제 상닌에게도 사정이 있겠죠."

"뭔가 아는 게 있습니까?"


그리고보니 이상해. 어째서 마사키는 결연제도를 수락한 거지? 약혼을 했어도 한쪽이 원하지 않는 한 그 결혼을 성립하지 않았을 텐데(미쿠오는 우치하 일족답게 마사키를 소유하고 싶어했기에 반대하지 않았다). 마사키는 거부하지 않았다. 시에미가 마을에서 사라져서? 팀메이트인 우치하 미카도의 남동생을 지키고 싶어서? 어느 쪽이든 이유는 되겠지만 확 와닿지는 않았다. 


"아뇨…."


하야테는 고개를 붕붕 젓었다.


"나미카제 상닌을 만나고 싶네요."


하야테에게 말하고 시에미는 병원으로 걸어갔다. 


"…말 했니?"

"아직이에요. 임신했다고 말을 할 수 없었어요."


병원 복도 구석에서 카마도와 나나가 대화하자 기척을 죽이고 엿들었다. 


"또 다시 잃을까봐 무서워할 것이 뻔할 테니까요."

"마사키는 안 그런가 하면서도 겁쟁이지…."


나나와 카마도의 목소리에는 짙은 슬픔, 안타까움이 베여있었다.


"바보같은 여자."


시에미는 작게 중얼거리고 그곳에서 멀어졌다. 그런 소리를 들어버리면 뭐라고 할 수가 없잖아. 집으로 돌아온 시에미를 맞아준 이타쿠는 그녀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시에미, 왜 그래?"

"고민이 있어."

"응. 그건 보면 알아."


얼굴을 딱 보면 '나, 고민 있어요~!'라고 써져 있었으니까. 오늘 감시하는 암부는 이타치였던가? 시스이였던가? 뭐 둘 중 한 명이겠지. 일부러 그 둘을 붙어놓은 호카게에게 마음속으로 감사하며 이타쿠는 어린 시에미의 몸을 끌어안았다.


"나에게 말할 수 없는 거야?"

"……."

"응, 시에미…?"


이타쿠가 애교를 피우며 조르자 시에미 입이 열렸다.


"마사키가 임신했어. 다만 본인은 원치 않는 것 같더라고."

"…축복을 거절할 생각인가?"

"한 번 유산했던 것 같아.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긴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그게 고민이야?"


시에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이건 내가 맡을게."

"?"

"트라우마를 개선시키면 되잖아. 후후후~!"


무슨 계획을 꾸밀 생각인지…. 시에미는 이타쿠를 의심스러운 눈동자로 보기만 했을 뿐 말리지는 않았다. 

다음날, 마사키의 병실에 왠 금발 갓난쟁이가 놓여져 있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뭔 짓을 꾸민 거야!"


듣자마자 시에미는 이타쿠의 멱살을 잡았다.


"게다가 그 아기는 어디서 데려온 거야!"

"순직한 부하의 아내가 갓난아기만 남기고 산후열로 사망했다고 들었거든. 렌카가 있는 고아원으로 보낼까 생각했다가 어제 얘기를 듣고 마사키에게 입양시키면 좋을 것 같아서 해봤어. 마침 그 아기 금발을 가지고 태어났더라고."

"……."

"경험을 해봐야지 낳을지 않을지 진지하게 생각할 것 같거든. 그리고 한 번 애정을 품어버리면 떼어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


이타쿠는 익살스럽게 웃었지만 시에미는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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