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다가와자 해리는 우리와 함께 해그리드에게 찾아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세상 일이 계획대로 되는 적 있던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는 휴게실에서 도서실에서 빌려온 어둠의 마법 방어술에 관한 책을 읽고 있을 때,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의 주장인 올리버 우드가 휴게실로 내려왔다. 그는 벌써부터 퀴디치 망토를 걸치고 빗자루를 챙겨들고 내려왔다.


"우드?"

"로라, 좋은 아침이지."

"으응... 그렇네. 새벽부터 일찍 일어났네."


창문 밖을 보자 핑크빛과 황금빛이 도는 하늘에 엷은 안개가 끼어있었다. 새벽인데 벌써 일어난 것인가.


"퀴디치 연습할 거야!"

"아... 그렇구나."


그렇다는 것은 해리도 나가는 것이구나. 우드의 눈동자는 열정으로 번득이고 있었다. 

우드가 나가버리자 다시 조용해진 휴게실에 나는 책을 덮어서 창밖을 응시했다. 망토 안쪽 주머니에서 온갖 맛이 나는 젤리에서 나온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법으로 영구 보존 마법을 걸어놓아서 그런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루치아 피브렐의 카드...


"엄마...."


그 카드를 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미안해.... 엄마..."


당신을 구하지 못했어... 제일 고통스럽게 화재 속으로 죽게 만들었다. 나만 살아남아서 미안해... 죄인은 나인데, 어째서 엄마가 죽어야했을까나? 차라리 내가....

어두운 생각이 머리 속에 지배하고 있을 때,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라?"


졸려 보이는 눈동자로 위즐리 쌍둥이 형제가 자줏빛의 팀 망토를 걸친 상태에서 빗자루를 챙기고 휴게실로 내려왔다. 그들의 모습에 카드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왜 그래, 불렀으면 말을 하도록 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퀴디치 연습 하러 나가는구나. 우드는 굉장히 열정적이라니까."

"맞아, 그래서 우리가 피곤하지."


내가 말하자 프레드와 조지가 말하면서 킬킬거렸다. 그리고는 퀴디치 연습을 하기 위해서 초상화 구멍으로 나가버린다. 그들이 나가자 주머니 속에 있는 카드를 꺼내서는 다시 망토 안쪽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휴게실로 내려오자 아침을 먹고 나서는 퀴디치 경기장으로 향했다. 조용한 퀴디치 경기장... 이미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곧 해리를 포함해서 퀴디치 선수들이 나왔다.


"아직 안 끝났어?"


론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외쳤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우드가 우리에게 새로운 전술을 설명하느라구 말야."


해리가 말하고는 빗자루에 올라타 발로 땅을 차고는 공중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런 해리를 보면서 콜린 크러비가 카메라로 찰칵거리면서 찍기 시작했다. 아직도 있었던 거냐, 해리의 스토커! 


"이쪽을 봐, 해리! 이쪽!"


콜린이 큰 소리로 외쳤다. 관람석에는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그 소리가 굉장히 크게 울렸다.

퀴디치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초록색 망토를 입은 몇몇 사람들. 분명히 슬리데린 퀴디치 팀 선수들이였다. 우드가 쏜살같이 땅으로 내려왔다. 화가 나서 생각보다 거칠게 내렸던지, 빗자루에서 내릴 때 몸이 약간 비틀거렸다. 프레드와 조지와 해리도 내려가는 그 모습에 나도 관람석에서 내려와서 경기장으로 내려가서 그쪽으로 걸어갔다. 


"플린트!"


우드가 슬리데린의 주장에게 소리를 질렀다.


"지금은 우리 팀 연습 시간이야! 우리가 특별히 예약한 거라구! 그러니 너희들은 좀 나가줘!"


마커스 플린트는 몸집이 우드보다 훨씬 더 컸다. 그가 교활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써도 공간은 충분해, 우드."


그리핀드로의 여자 선수들인 안젤리나 존슨, 앨리샤 스피넷, 케이티 벨도 내려왔다. 슬리데린 팀에는, 어깨를 맞대고 그리핀도르 애들에게 용감히 맞설 여자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경기장을 먼저 예약했어!"


우드가 화가 나서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예약했다구!"

"그래."


플린트가 말했다.


"하지만 난 스네이프 교수가 특별히 사인한 편지를 갖고 있어. '나, S. 스네이프 교수는 슬리데린 팀에 새로 들어온 수색꾼을 훈련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오늘 퀴디치 경기장에서의 연습을 허가한다.'"

"그래도 아무리 스네이프 교수의 특별히 사인한 편지를 가지고 있어도 이미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이 먼저 예약했어. 그러니까, 나가줘, 플린트."


내가 나서서 말하자 플린트는 불쾌한지 미간을 찌프렸다.


"부외자는 꺼져, 이 잡종아."

"너!!"

"그만해, 프레드! 싸우면 퀴디치를 못해! 그럼 우드의 꿈이 짓밟히는 거라구!"


플린트의 말에 프레드가 달려들려고 하자 나는 단번에 프레드의 앞에 서서는 그가 플린트에게 달려드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난 잡종이 아니야, 플린트. 혼혈이야. 뭔가 제대로 알고 떠들어 줄래? 혈통을 가지고 떠는 짓은 너희 순수혈통의 우월한 생각일 뿐이야. 것보다 새 수색꾼이라고? 누군데."


그리고 그 잡종이라는 소리는 내 대부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니까. 이 소리가 대부의 귀로 들어가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계속 프레드가 플린트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나는 화제를 바꾸면서 침착하게 말했다. 나서지 말라는 의미로 프레드의 손을 잡았다. 


"그래! 수색꾼이 새로 들어왔다구? 어디?!"


우드가 이해가 되지 안 되는 듯 물었다. 내가 화제를 돌리자 그제서야 생각이 난 것 같았다. 그러자 앞에 선 여섯 명의 거구 뒤에서, 이들보다 몸집이 더 작은 일곱 번째 소년이 걸어나왔다. 드레이코 말포이였다.


"네 아버지가 혹시 루시우스 말포이 아니니?"


침착해진 프레드가 말포이를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네가 드레이코의 아버지 이름을 들먹이다니 우스운데."


플린트가 이렇게 말하자 슬리데린 팀이 훨씬 더 노골적으로 웃었다.


"그분이 슬리데린 팀에게 주신 후한 선물을 보여줘야겠군."


그들 일곱 명이 모두 각자 가지고 있던 빗자루를 내밀었다. 대단히 품위 있는 일곱 개의 새 손잡이와 멋지게 금색으로 쓰여진 '님부스 2001'이라는 상표 일곱 개가 이른 아침의 햇살을 받아 그리핀도르 선수들의 코밑에서 반짝였다.


"아주 최신 모델이야. 지난달에 나왔어."


플린트가 자신의 빗자루 끝에서 먼지를 툭툭 떨어 내며 말했다.


"아마 옛날 모델인 2000시리즈보다 훨씬 더 좋을걸. 낡은 클린스윕으로는 책상이나 쓸어야지, 뭐."


그가 클린스윕 5를 움켜쥐고 있는 프레드와 조지에게 심술궂은 미소를 짓었다. 말포이가 그 차가운 눈이 찢어질 듯 야비하게 히죽대고 있었다.


"아무리 물건이 좋아도 타는 사람이 쓰레기면 좋은 물건을 쓰레기가 되는 수밖에 없지."

"뭐라고?!"

"못 들었니? 너희들의 행동이....."

"무슨 일이니?"


론과 헤르미온느가 무슨 일인지 보려고 잔디밭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론이 해리에게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자기에게 혐오감이 밀어왔다. 나는 지금 뭐라고 대답하려고 했던거지? 플린트의 행동이 나빴어도... '그'와 겹쳐보여서 나도 모르게 독을 내뿜을 뻔했다. 론이 오지 않았다면 나는 분명히 그 말을 하고 스스로 상처를 받았겠지.


"왜 연습하지 않는 거니? 그리고 저 애는 여기서 뭐하는 거야?"


론은 슬리데린 퀴디치 망토를 입고 있는 말포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슬리데린의 새 수색꾼이야, 위즐리."


말포이가 잘난 체 하며 말했다.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 팀 모두에게 사 주신 빗자루를 자랑하고 있던 참이었어."


론이 눈앞에 있는 최고급 빗자루 일곱 개를 입을 딱 벌리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좋지?"


말포이가 능글능글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리핀도르팀도 금을 조금 모으면 새 빗자루를 살 수 있을 거야. 저 클린스윕5를 팔 수 있을지도 모르지. 만약 박물관에서 저 빗자루를 사려고 한다면 말야."


슬리데린 팀이 껄껄대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 모습에 미간을 찌프려서 다시 뭐라고 한 소리를 해야하려고 할 때, 헤르미온느가 더 빨랐다.


"그리핀도르 팀에서는 적어도 돈을 내고 선수가 된 사람은 없어."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우리 팀은 다 실력으로 들어왔으니까."


말포이의 얼굴에 새침한 표정이 휙 스쳤다.


"너한테 말하지 않았어, 이 더러운 잡종아."


그가 내뱉듯이 말했다. 말포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싸움이 벌어졌다. 이번 것은 나도 말릴 수가 없었다. 플린트는 프레드와 조지가 말포이에게 달려드는 걸 막기 위해 그의 앞으로 뛰어들어야 했고, 앨리샤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이라고 말했다. 론은 망토 속에 손을 넣어 지팡이를 거내고는 "그렇게 말한 대가로 어디 혼 좀 나 봐라, 말포이!"라고 소리치고는 플린트의 팔밑으로 보이는 말포이의 얼굴에 갖다댔다.

탕 하며 커다란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더니 론의 자팡이 뒤쪽에서 초록색 불빛이 뿜어져 나와 론의 배를 쳤다. 그 바람에 론은 순식간에 잔디밭으로 나가떨어졌다.


"론! 론! 괜찮니?"


헤르미온느가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 론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굉장한 트럼 소리와 함께 입에서 민달팽이 몇 마리가 기어 나와 무릎 위로 똑똑 떨어졌다. 슬리데린 팀은 웃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플린트는 새 빗자루에 기대어 배를 잡고 웃었고, 말포이는 엎드려서 주먹으로 땅을 치고 있었다. 계속해서 커다란 반짝이는 민달팽이들을 뱉어 내고 있는 론 주위로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몰려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그의 몸을 솓을 대지 못했다.


"론을 해그리드의 집으로 데려가는 게 좋겠어, 여기서 제일 가까워."


해리가 우리에게 말하자, 헤르미온느가 용감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론의 팔을 끌어올렸다.


"무슨 일이야, 해리? 무슨 일이야? 론이 아파? 하지만 형이 론이 치료할 순 없잖아, 안 그래?"


콜린이 관중석에서 달려 내려와 우리 옆을 왔다갔다 했다. 그때 론이 그의 앞에다 민달팽이들을 한 더미 게워냈다.


"우욱!"


어리벙벙해진 콜린이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론 형을 좀 꽉 잡고 있어 줘!"

"비켜, 콜린!!"


해리가 화가 나서 말했다. 그리고 해리는 헤르미온느와 함께 론을 부축해 경기장 밖으로 나가 숲 언저리로 갔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웃고 있는 슬리데린 퀴디치 팀 선수들을 보자 주머니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지팡이를 움켜쥐고 휘들면서 "아비스"라고 외치자 작은 새들이 나왔다. 그리고 "옵푸그노"라고 이어서 외치자 작은 새떼들은 슬리데린 퀴디치 선수들을 공격했다. 그들의 웃음 소리가 곧 비명 소리로 바뀌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정도면 두 번 다시는 내 앞에서 잡종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지."


나는 말하고는 지팡이를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해리들이 간 방향으로 경기장 밖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뛰어가자 그들을 따라 잡을 수가 있었다.

해그리드의 집 가까이 다가갔을 때, 현관문이 열렸다. 거기서 나온 건 해그리드가 아니었다. 록허트가 연하디연한 자줏빛 망토를 입고 성큼성큼 나왔다.


"빨리, 이 뒤로 와."


해리가 론을 근처에 있는 덤불 숲 뒤로 잡아끌며 말하자 헤르미온느는 마지못해 따라갔다. 나도 숨었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만 안다면 그건 간단한 문제죠!"


록허트가 해그리드에게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찾아오시오! 그리고 내 책을 한 권 주겠소. 아직 한 권도 갖고 있지 않다니 좀 뜻밖이라 말이오... 내가 오늘 밤 사인을 해서 보내 주리다. 그럼 잘 있어요!"


그리곤 그는 성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해리는 록허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론을 덤불 숲에서 끌어당겨 해그리드의 집 현관문으로 갔다. 우린 다급히 노크했다. 노크하기가 무섭게 해그리드가 아주 심술난 표정으로 나타났지만, 누구인지 알아보자 표정이 밝아졌다.


"너희들이 언제 날 보러 올지 궁금해하고 있었어. 들어와, 들어와... 난 또 록허트가 다시 왔는 줄 알았지 뭐야."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론을 부축해서 문턱을 너머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한쪽 구석에는 커다란 침대가 하나 놓여 있었고, 반대쪽에서는 난롯불이 딱딱 소리를 내며 활활 타고 잇었다. 해리는 론을 의자에 앉히면 허둥지둥 설명했다. 해그리드는 론이 게워내는 민달팽이를 보고도 전혀 당황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먹는 것보다야 뱉어 내는 게 낫지."


해그리드가 커다란 놋대야를 론 앞에 쿵 떨어뜨리며 말했다.


"모두 뱉어 내, 론."

"제가 볼 땐 완전히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헤르미온느가 론이 대야 앞으로 몸을 굽히는 걸 지켜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 마법은 아주 주의해서 해도 들을까 말가 하는 어려운 주문인데, 망가진 지팡이로 했으니..."


해그리드가 부산스럽게 우리에게 줄 차를 끓였다. 멧돼지 사냥개인 해그리드의 개 팽이 해리에게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록허트가 왜 들렀던 거죠, 해그리드?"


해리가 팽의 귀를 긁으며 말했다.


"우물에서 켈피를 꺼내는 일로 내게 충고를 한답시고 온 거지 뭐."


해그리드가 이리저리 긁힌 자국이 있는 탁자 위에 올라와 있는 수탉 한 마리를 치우고 찻주전자를 놓으며 투덜거렸다.


"내가 그까짓 것도 모르는 줄 알고 말야. 그리고 자기가 내쫒은 밴시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던 거야. 그 말이 단 한 마디라도 사실이라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어."


해그리드가 호그와트 교수를 나쁘게 말하는 건 전에 없던 일이었으므로 그를 놀랍듯이 응시했다. 그러자 헤르미온느가 평상시보다 다소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 생각엔, 뭔가 잘못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덤블도어 교수님은 분명히 그런 일에는 그분이 적합한 분이라고 하셨어요."

"그 과목을 맡을 사람이 그 사람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해그리드가 우리에게 당밀 퍼지 접시를 내밀며 말했다. 그 사이 론이 대야에 대고 심하게 기침을 하고있었다.


"내 말은, 그 사람밖에 달리 사람이 없다는 뜻이야. 어둠의 마법 방어술 과목을 맡을 사람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거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야. 그런 일은 불운을 가져온다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지. 지금까지 아무도 오래 가지 못했거든. 그건 그렇구."


해그리드가 고개로 론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애가 도대체 누굴 혼내 주려다가 저렇게 된 거니?"

"말포이가 헤르미온느를 뭐라고 불렀어요... 아주 나쁜 말이었던 게 틀림없어요. 왜냐하면 모두들 아주 화가 나서 마구 싸웠거든요."

"나쁜 말이였어요."


내가 말하자 론이 창백하고 땀에 젖은 얼굴로 탁자 위로 올라왔다.


"말포이가 헤르미온느를 잡종이라고 불렀어요, 해그리드."


론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민달팽이들이 다시 꿈틀거리며 나오려고 하자 론이 얼른 탁자 밑으로 내려갔다. 해그리드가 격분한 것 같았다.


"그럴 리가!"

"정말 그랬어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하지만 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요. 물론 그게 정말로 무례한 말이라는 건 알 수 있었지만요."

"그건 이 세상에서 가장 모욕적인 말이야, 헤르미온느. 머글 태생의 사람을 아주 안좋게 부르는 말이지."

"일부 마법사들은 순수혈통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 말포이 가족처럼 말야."


내 말을 이이서 론이 다시 올라오면서 헐떡거리며 말했다. 그가 트림을 한 번 하자, 민달팽이 한 마리가 쭉 편 그의 손바닥으로 톡 떨어졌다. 그는 그것을 대야 안으로 던지며 말을 계속했다.


"내 말은, 그건 일부 사람들의 생각일 뿐,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얘기야. 네빌 롱바텀을 봐. 그 앤 순수혈통이지만 냄비 하나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잖아."

"그리고 그들은 우리 헤르미온느가 외울 수 없는 주문을 발명하지도 못했구 말야."


해그리드가 득의양양하게 말하자, 헤르미온느가 얼굴을 붉혓다.


"누군가를."


론이 떨리는 손으로 땀이 나는 이마를 훔치며 말했다.


"더러운 혈통이라고 부르는 건 메스꺼운 짓이야. 야비한 혈통이나 하는 짓이야. 웃기는 얘기지. 대부분의 마법사들에겐 어쨌든 머글 피가 반반씩 섞였으니까 말야. 만약 머글과 결혼하지 않는다면 우리 마법사들은 차차 없어지고 말 거야."


그는 헛구력질을 하며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글쎄, 네가 그 녀석을 혼내 주려고 한 걸 탓하진 않아, 론."


해그리드가 대야에서 털썩털썩 떨어지고 있는 많은 민달팽이 소리보다 큰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네 지팡이가 거꾸로 발사된 것이 오히려 잘된 건지도 몰라. 네가 말포이를 혼내 주었다면 그 녀서의 아버지 루시우스 말포이가 가만있었겠어? 당장 학교에 달려와 널 어떻게 했을 거야. 적어도 네가 곤란에 빠지지 않게 되었잖아."


아... 루시우스 말포이를 생각하지 못 했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데 해리."


해그리드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불쑥 말했다.


"네게 할말이 있어. 네가 사인한 사진들을 나누어 주고 있다고 하던데, 어째서 난 한 장도 못 받은 거지?"


해리가 펄펄 뛰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전 사인한 사진을 나눠 준 적이 없어요."


그가 화가 나서 말했다.


"만약 록허트가 아직도 그런 말을 퍼뜨리고 다닌다면..."


해리는 말하다가 나와 해그리드가 웃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말을 멈췄다. 농담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건가.


"농담 한번 해본 거야."


해그리드는 해리의 등을 어찌나 세게 쳤는지 하마터면 해리는 탁자에 코를 박을 뻔했다.


"난 네가 그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 록허트에게도 네게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넌 그 사람보다 더 유명하잖아."

"그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해리가 일어서서 턱을 문지르며 말했다.


"썩 좋아한 것 같지는 않아."


해그리드는 눈을 반짝이며 말햇다. 


"그 다음에 내가 자기 책을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하니까 가려고 일어선 거야. 당밀 퍼지 먹을래, 론?"


론이 다시 올라오자 그가 덧붙였다.


"아뇨."


론이 힘없이 말했다.


"먹지 않는게 좋을 거예요."

"내가 뭘 키웠는지 이리와서 봐."


우리가 차를 다 마시자 해그리드가 말했다,

해그리드의 집 뒤에 있는 작은 채소밭에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커다란 호박 수십 개가 있었다. 호박 한 개 크기가 커다란 옥석만 했다.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지 않니?"


해그리드가 유쾌하게 말했다.


"할로윈 축제 때 쓸 거야.... 그때쯤 되면 많이 커질 거야."

"이 호박에 어떤 비료를 주신 거예요?"


해리가 질문하자 해그리드는 주위에 누가 없나 하고 어깨 너머로 슬쩍 살폈다.


"글쎄, 있잖아... 약간의 도움...."


해그리드의 핑크빛 꽃무늬 우산이 오두막 뒷담에 세워져 있었다. 저 우산 안에는 해그리드가 학교에 다닐 때 쓰던 낡은 지팡이가 그 안에 감춰져 있었다. 해그리드는 마법을 부려서는 안 되었다. 그가 3학년 때 호그와트에서 쫒겨나서 말이지.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탐식 마법이죠, 아마?"


헤르미온느가 재미 반 비난 반으로 말했다.


"어쨌든, 호박들에게는 좋은 일 하셨네요."

"네 여동생도 그렇게 말햇어."


해그리드가 론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말했다.


"그 아인 어제 만났지."


해그리드가 곁눈질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수염이 씰룩씰룩거렸다.


"그 앤 그저 정원을 둘러보고 있었다고 했지만, 우리 지베서 누군가와 마주치길 바라고 있는 것 같아."

"해리를 말이죠? 지니라면 사인이 있는 해리의 사진을 마다하지 않을 거야."

"로라!"

"왜 그래? 갑자기 소리치면 놀라잖아."

"그만해."


해리가 말하자 난 웃어버렸다. 론이 코웃음을 치자 땅바닥으로 민달팽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조심해!"


해그리드가 그의 소중한 호박들에게서 론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우린 점심을 하기 위해서 해그리드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성으로 향했다. 론은 가끔씩 딸꾹질을 햇지만, 아주 작은 민달팽이 두 마리만 토했을 뿐이었다.

서늘한 현관 안의 홀에 들어서자마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었구나, 포터, 에반스, 위즐리."


맥고나걸 교수가 무서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너희들은 오늘 저녁에 징계를 받기로 했단다."

"무슨 일을 하면 되죠, 교수님?"


론이 트럼을 참으며 초조하게 물었다.


"넌 필치씨와 함께 트로피 보관실에서 트로피 보관실에서 은제품들을 닦게 될 거야. 물론 마법을 쓰면 안 되고, 위즐리, 직접 손으로 닦아야 해. 에반스, 넌 스네이프 교수를 도우게 될 거다. 그리고 너, 포터는 록허트 교수를 도와 그의 팬들이 보낸 우편물에 답장 쓰는 일을 하게 될 거다."

"이럴 수가... 교수님, 저도 트로피 보관실에 가면 안 될까요?"


해리가 절망적으로 말했다.


"물론 안 되지."


맥고나걸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록허트 교수께서 특별히 네가 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셨단다. 너희 셋 다, 8시 정각부터 시작이다."


해리와 론은 아주 침울해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뒤에 있는 헤르미온느는 '학교 규칙을 어기더니 꼴 좋다'하는 표정을 짓고 잇었다.


"필치는 날 아마 밤새도록 붙잡아 둘 거야. 마법을 쓰면 안 된다니! 그 방에는 트로피 100개쯤은 될 거야. 난 머글 식의 청소는 서툴거든."

"네가 원한다면, 난 언제라도 바꿔 줄 수 있어. 난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사는 동안, 엄청 청소했엇거든. 록허트의 팬 우편물에 답장 쓰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해."


점심을 먹을 때는 적어도 조용히 하고 먹지 그래? 점심을 먹는 내내 침울해져있는 해리와 론.


토요일 오후는 금방 지나가버리고, 어느 새 8시 5분 전이 되자 우리는 각자 징계를 받기로 한 곳으로 향했다. 해리는 록허트 사무실로, 난 세베루스의 사무실로, 론은 트로피 보관실로 말이다.

지하 감옥에 있는 세베루스 사무실에 서고는 8시가 되자 노크를 했다. 문은 금방 열렀다. 그리고 검은 망토를 입고 있는 세베루스가 보였다.


"들어오라, 로라."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세베루스는 내가 들어가자 안으로 들어와서는 문을 닫았다.


"오늘... 말포이가 다쳐서 병동으로 가던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대부."

"로라."

"네."

"앉으렴..... 오클러먼시는 완벽하구나, 여전히."


나즈막히 내 이름을 부르는 대부의 목소리에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짓었다. 곧 그는 나에게서 레질러먼시를 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자리에 앉으라는 말을 한다. 그거야 당연히 이브에게 어렸을 때부터 배웠는데...

의자에 앉자 나는 마법의 약 교과서를 꺼내들었다. 그 동안 묻지 못했던 것을 질문하기 위해서 오후동안 양피지를 만들어 왔다고. 그것은 새벽까지 계속되었다. 나는 궁금한 것을 모두 해결되자 세베루스를 도와서 학생들이 숙제로 한 양피지를 검사하고 있었다. 모르는 것을 대부에게 질문을 하면서 말이지.


【이리와... 내게로 와... 가죽을 벗겨서... 갈기갈기 찢어서... 죽여버릴 거야.】

"뭐?"


차가운, 골수까지 오싹하게 하는 목소리에 담긴 얼음처럼 차가운 원한에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사무실에서는 세베루스와 나, 단 둘만 있었다. 그 목소리는 대체 뭐지?


"로라?"

"... 지금 목소리 못 들었죠?"


내가 조심스럽게 질문하자 세베루스는 의아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세베루스가 듣지 못했다고? 어떤 마법 생물체의 말인 거지? 저렇게 차가운... 무서운.....


"왜 그러니, 로라?"

"아뇨... 아무것도 아니예요."


세베루스의 말에 나는 중얼거리듯이 대답했다. 그리도 다시 자리에 앉고 양피지에게 고개를 돌렸다.


"피곤하면 그만 가서 자렴. 벌써 4시간이나 지났단다."

"아... 네. 잘자요, 세베루스."


세베루스는 다정하게 말해주자 나는 그에게 인사를 하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오르골을 틀었다. 그 목소리가 아직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그 목소리때문에 악몽을 꿀 것 같았다. 오르골의 따뜻한 음색이 나를 진정시켜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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