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장미의 뜻은, 당신은 나의 것.
절대로 도망칠 수 없는 일그러지고 삐뚤어진 사랑의 소유욕을 의미하는 피처럼 검게 변한 악마의 장미, 블랙 로즈.
블루 스퀘어와 황건적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전에 있었던 컬러갱, 블랙 로즈.
다른 컬러갱과 특이하게 특별 사이트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 홈페이지의 관리자를 '여왕(Queen)'으로 칭하면서 팀을 통제한 컬러갱. 이름이 이름인 만큼 여성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검은색을 팀 컬러로 한 컬러갱이었다. 아직도 그 홈페이지는 남아있었지만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 채 멈춰있었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해체된 것이 아니냐라는 소문도 돌고 있었다.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긴 생머리의 흑발을 가진 여성은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었다.
<채팅방(휴일 저녁)>
칸라: <그러니까, 요즘 이케부쿠로는 '다라즈'라는 팀이 최고래요!>
세튼: <다라즈라, 소문은 들었지만 저는 본 적이 없군요.>
칸라: <지하에 숨어 다닌다니까 그렇죠! 그치만 인터넷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다구용.>
타나카 타로: <그런가요. 칸라 님은 이케부쿠로에 환하신가봐요.>
칸라: <그렇지만도 않아용!>
칸라: <아, 그럼그럼그럼, 검은 오토바이에 대해선 아세요?>
하이바라: <검은 오토바이?>
세튼: <아.>
흑기사: <요즘 들어 신주쿠랑 이케부쿠로에서 유명한 녀석이요. 어제는 뉴스에도 나왔더라구요.>
칸라: <옛날부터 괴담같이 취급되긴 했지만,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려 나온 후로는 그걸로 찍는 사람이 많아서 단번에 유명해졌나보더라구용.>
세튼: <아, 그거 저도 알아요. 근데 그건 괴담 같은 게 아니라 단순한 폭주족인데. 그렇다고 딱히 몰려다니며 난리쳐댄다는 소린 아니지만.>
흑기사: <이륜구동이면서 라이트도 안 켜고 달린다면 충분히 얼간이죠, 뭐.>
칸라: <인간이라면 말이지만.>
타나카 타로: <무슨 소린지 통….>
칸라: <아아, 그러니까…, 한 마디로 괴물이에요!>
칸라: <검은 오토바이를 탄 녀석은 인간이 아니에요.>
타나카 타로: <그럼 뭔데요?>
흑기사: <그냥 바보지 뭐.>
칸라: <도타 횽은 사신이라나요.>
타나카 타로: <도타 횽?>
칸라: <실은 저도 검은 오토바이가 사람을 쫓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데요.>
타나카 타로: <도타 횽이 누군데요?>
하이바라: <경찰에 말했나요?>
칸라: <그게 말이죠, 그런 걸 들고 잇다는 점에서 이미 평범하진 않겠지만.>
타나카 타로: <…씹혔다! 도타 횽이 누군데요?!>
칸라: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그 녀석의 몸에서요.>
-칸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하이바라: <?>
하이바라: <칸라 님?!>
흑기사: <튕겼나본데요.>
타나카 타로: <에엑?! 그럴 수가, 운만 실컷 떼어놓고선! 몸에서 뭐가 나온다는 거야?!>
타나카 타로: <도타 횽은 또 누구고!>
-칸라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칸라: <튕겼어용. 오늘따라 회선도 나쁘고 하니 이제 그만 잘래용.>
세튼: <즐 꿈.>
타나카 타로: <하던 말은 어쩌고요? 도타 횽은….>
칸라: <담에 이야기할게용. 후후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칸라: <검은 오토바이를 탄 남자는요― 목 윗부분이 없어요.>
칸라: <목이 깨끗이 사라지고 없는데도 움직인다지 뭐예요.>
칸라: <그럼 안녕히 주무세용.>
-칸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흑기사: <그럼 저도 이만♥>
-흑기사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하이바라: <그럼 저도 가보겠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주무세요.>
-하이바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여성은 채팅방에 나오고는 노트북 화면을 껐다. 새까만 화면에 비추어지는 여성의 외모. 짧은 앞머리 때문에 이마가 보이는 동안의 외모를 가진 여성의 검은 눈동자가 푸르게 빛이 나고 있었다.
여성, 류가미네 마사키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방을 나갔고, 옆 방에 노크를 한다.
"들어오세요."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마사키는 천천히 문고리를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자신과 비슷하게 생겼지만-나오는 분위기는 틀렸다.-짧은 단발머리의 여성이 자신을 반갑게 맞이했다.
"무슨 일이야, 마사키?"
"아유미. 아직 안 잤어? 네가 자는지 궁금해서 말이지."
"자고 싶은데, 너무 기대되서 말이지. 미카도가 이케부쿠로에 온다니! 너무 기뻐서 잠이 안 와."
류가미네 미카도. 자신의 남동생이자, 아유미의 사촌 동생.
그는 오랜 친구의 제안으로 이케부쿠로로 오기로 했다. 이케부쿠로는 둘째치고 도쿄에 온 것 자체가 그의 16년 인생에서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한 번도 살던 동네를 떠난 적이 없고, 초중학교 대의 수학여행은 두 번 다 빠졌다. 스스로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즈음, 도시마 구에 있는 사립 고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몇 년 전에 생긴 신설학교이며 성적은 중상 정도지만 도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춘 곳이었다.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도 있었지만 옛날부터 도회지를 동경했다는 점과 초등학교 시절에 전학 간 친구의 조언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는 이케부쿠로에 상경하기로 한 것이었다. 인터넷에 서툰 부모님에게는 학비 이외의 생활비는 스스로 알바를 해서 벌겠다고 말을 해서 상경을 허락 받은 것이었다.
"그래도 자야지."
아유미가 기뻐하는 이유는 알고 있지만, 잠은 자야했었다.
"그럼 같이 자자."
"어머, 또 어리광?"
"하지만…, 곧 마사키도 취직을 할 거잖아."
어리광을 피우는 사촌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잘 자, 마사키짱."
아유미는 마사키의 이마에 베이비 키스를 해주고는 킹 사이즈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아유미의 스킨쉽에 마사키의 볼에 홍조가 생겨났다. 자신이 병원에서 깨어난 다음부터 그녀는 자신을 어린애로 취급하기도 하면서 과보호했다.
'역시. 그때 크게 다친 것 때문인가?'
몇 년 전, 러시아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자신을 보고 안도했다.
"다행이다, 마사키!!!"
정신을 차린 자신을 보고 기뻐하는 그녀는 울음을 터트렸다.
"너…… 누구?"
내가 꺼낸 말에 그녀는 눈물을 멈추고 경악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기억, 안 나?"
"저기……."
"……."
아유미는 잠시동안 할 말을 잃은 사람처럼 나를 응시했다. 곧 눈물을 닦아내더니 활짝 웃었다.
"난 네 사촌인 류가미네 아유미. 아유미라고 불러줘."
"그래, 아유미. 난…."
"마사키. 류가미네 마사키."
아유미는 나에게 여러가지를 알려주었다. 나는 고교 졸업 후 바로, 러시아로 유학을 온 상태였고 러시아 갱들에게 삥 뜯기려다가 크게 다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그리고 부모님과 남동생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괜찮아. 나머지는 천천히 떠올리면 되니까."
간단한 정보로 되어있는 과거. 추억같은 것은 여전히 생각나지 않았지만, 일상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었기에 자신은 퇴원을 했다. 그 뒤로부터 아유미는 자신의 옆에 찰싹 붙어있었다. 그래,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이 붙어서는 자신을 감쌌다. 그것은 소유욕 같기도 했으면서 순수한 보호같기도 했다.
"사실은 네가 안 떠오르기 바라고 있어…."
그녀는 거짓말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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