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살인기계-기계처럼 일을 해내는 주제에 묘한 미학을 지닌, 흉기라 부를 만한 것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고 언제나 현장에 있는 물건을 사용하는 러시아의 청부업자가 일ㅂ노에 들어온 것과 같은 시기. 국내에서도 불온한 그림자가 꿈틀대고 있었다. 그림자라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TV라는 매체를 통해 전국민을 끌어들이면서.


『이것이 이번 사건의 현장이 된 숙박시설입니다.』


TV 속의 리포터가 묘하다는 표정으로 뒤에 있는 건축물을 향해 손바닥을 펼친다. 누가 봐도 러브 호텔처럼 생긴 건물 앞에서 리포터는 더없이 냉정한 목소리로 사건 개요를 읊어대기 시작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오늘 새벽. 2층 방에서 비명을 듣고 달려온 종업원들이 본 것은, 전신에 남의 피를 뒤집어쓰고 실신한 여성과 그 앞에서심하게 몸이 손상당한 채 사망한 남성의 모습이었습니다.』


살인마 '할리우드'. 그것이 인터넷이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에게 붙어준 별명이었다. 용의자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유력한 용의자는 지금껏 부각되지 않았다. 

최초로 살인이 벌어졌을 때, 그 범행의 목격자는 '리얼한 늑대 마스크를 쓴 괴한'이라고 표현했다. 그 다음 사건에서는 범행 자체의 목격자는 없었지만, 이 또한 호텔 3층에 있던 현장에서 튀어나와 도주하는 그림자를 보고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반어인이었다'고 증언했다. 

현대 보도 중인 뉴스에서도 범행을 처음부터 목격한 여성이 '공룡 얼굴을 한 괴물이 피해자의 심장을 맨손으로 후벼 팠다'고 증언한 바 있고, 실제로도 호텔의 방범 카메라에 공룡 얼굴을 한 실루엣이 짐승처럼 도망치는 모습이 찍혔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사지는 멀쩡하나 몸이 요란스럽게 손상되었다는 점. 어떤 사람은 온몸의 살이 모두 잡아뜯겨나갔고, 어떤 남자는 음부와 혀와 등뼈 일부가 끊어져 나갔고, 어떤 사람은 안면이 완전히 뭉개졌다고 한다. 

출몰할 적마다 각종 영화의 몬스터 모습을 취한다는 이유에서 붙게 된 할리우드라는 별명. 언론에서는 영화계나 관광업자의 항의가 두려워 대대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비교적 대중적인 전설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었다. 


"재미있어?"

"응."


마사키와 아유미는 함께 밤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피곤한데, 배고파. 러시아 초밥집 아직도 하고 있을까?"

"글쎄."

"어떻게 할까? 음."


아유미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야식을 먹고 싶은데, 그럼 마사키가 요리를 해야 하지?"

"그치."


아유미는 요리를 정말로 못한다. 


"하지만 마사키도 피곤할 테니까. 역시 나 갔다 올게. 그러니까 먼저 집으로 곧장 가도록 해."


어린애 취급하는 아유미의 말에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난 어린애가 아닌데."


작게 반론해봐도 아유이는 이미 저 멀리 가버린 상태로, 듣고 있지 않았다.

아유미는 네브라 소속의 과학자이다. 대체 뭘 연구하고 있는 것인지는 묻지는 않았지만. 요즘 들어서 그녀는 예전과 다르게 자주 외출을 했기에 지금처럼 라이더 슈트 차림이 아니라 붉은 정장 위에 하얀 가운을 걸친 모습을 요즘에는 자주 볼 수 있었다. 

한편, 살인마와 살인기계은 필연인지 우연인지 밤거리, 네온이 빛나는 등 완전한 밤의 장막이 드리워진 이케부쿠로의 번화가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 공원에서 해후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적의를 알아차리고 살의를 품고 서로를 죽이려 한다. 


와지끈- 절에 있는 거대한 목어를 전차로 치어버린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살인청부업자와 살인마의 한판 승부가 벌어진 직후, 청부업자는 늘 그랬듯 가까이에 있는 물체 중 가장 흉기로 쓰기에 적당한 물체를 손에 집었다. 그 바로 옆 벤치에 앉아 있는, 야식을 먹으려던 참인지 편의점 봉투에서 주먹밥 등을 꺼내 펼쳐 놓고 있던 청년들 옆에 놓여진 서류가방을 망설임없이 청부업자는 잡았다. 그야말로 신속. 일반인으로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만한 속도. 거기다 흐르는 물처럼 매끄럽고 최대한으로 능률적인 움직임. 한 줄기 바람으로 변한 청부업자 살인기계는 서류가방을 들고 최고의 타이밍, 최고의 각도, 최고의 속도로 살인마 할리우드의 턱에 메다꽂으려 했다. 허나 서류가방 모서리가 살인마에게 도달하기 직전, 부자연스러운 자세에서 내지른 수도가 서류가방을 종잇장처럼 꿰뚫었다. 파괴된 가방 안에서 서류와 지폐, 두 동강 난 펜과 그곳에서 흘러 넘치는 잉크가 세차게 튄다. 두 사람의 눈에는 그 광경이 슬로모션처럼 비쳤고, 갈고닦인 감각은 서로의 움직임을 선명하게 포착했다. 시야 구석으로 멍 때리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였다. 주의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상대의 움직임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망설임없이 살육파티로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내던지고 말았다. 두 사람만의 세계로, 의식을, 경계를, 자신의 모든 것을. 그러했기에 그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서로를 상대하는 살인마들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서류가방의 주인이자, 벤치에서 멍한 표정을 지은 2인조 중 한 사람이 술집도 아닌데 바텐더 옷을 입고 잇다는 사실을. 그리고 외지인(살인마들)을 몰랐다. 이케부쿠로에서 절대로 싸움을 걸어서는 안 되는 인간의 존재를. 

서로 접촉하려는 찰나, 시야 끄트머리에서 보았다. 입가를 실룩거리던 바텐더가 땅에 다리가 깊숙이 박혀 있던 벤치를 억지로 뽑아낸 바텐더 차림의 사내.


"이… 도둑놈아아아아아아악!"


그는 고함을 지르며 풀 스윙으로 벤치를 휘둘렀다. 한 손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야구선수를 연상시키는 멋들어진 스윙. 상식을 넘어서는 속도로 휘둘러진, 상식을 넘어서는 흉기는 일단 피하려 한 살인기계의 콧등을 스치고 얼굴 일부를 도려내는 동시에 뇌와 척추를 뒤흔들었다. 그리고도 기세를 잃지 않고 후려쳐진 공원 성비는 순식간에 살인마의 몸으로 달려들어, 할리우드는 순간적으로 방어하려 했지만 방어하려던 자세 그대로 날아가고 말았다. 하늘을 날 듯이 공원 밖으로 날아가 보이지 않게 된 살인마.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망치에 맞은 캐릭터가 날아가듯 퇴장한 할리우드와 뇌에서 의식이 이탈하여 뻐드러진 살인기계. 참극에 가담하지 않는 드레드 헤어 사내가 서류가방에서 흩어진 현금과 메모지를 모으며 중얼거린다.


"야, 시즈오, 두 발째는 필요 없지 싶다."


끝장을 내겠다는 양 벤치를 들어 올린 사내, 시즈오는 완전히 뻗어버린 백인을 보고서야 마지못해 원래 있던 자리에 벤치를 박아넣었다.


"아아, 제기랄. 이런 한밤중에 현금을 맨손으로 들고 다니란 거냐. 이 좀도둑놈들이."

"좀도둑이었나?"


미심쩍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드레드 헤어의 사내, 톰. 시즈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양 공원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돈키호테에 서류가방 같은 게 없나 찾아보고 올게요."


그는 조금 전과는 다른 사람 같은 말투로 근처에 있는 할인 매장의 이름을 언급하고는 잰 걸음으로 공원 밖으로 나갔다. 그러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돈을 세는 톰.


"그건 그렇고 이 동네에서 시즈오에게 싸움을 걸다니, 둘 다 다른 동네 놈인가?"


톰은 드레드 헤어를 살랑거리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동정과 기막힘이 반반씩 섞인 표정으로 옆에 나자빠진 백인에게 말했다.


"이 동네에선 바텐더 차림은 빨간불보다 위험하니까 조심하라구. 이미 늦었지만."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상대에게 담담하게 말한 후 남자는 발길을 돌렸다.


"과잉방어에 대한 사죄로 경찰에는 안 알릴 테니 날 원망하지 마. 그리고 목숨이 아까우면 바텐더 옷 녀석도 원망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시즈오의 벤치로 어딘가로 날아간 눈깔 처진 좀비 얼굴을 한 실루엣 쪽을 살짝 신경 쓰던 남자는 이내 손을 흔들며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여기는 이런 동네니까 실컷 즐기다 가달라 이 말이지. 어째 여러모로 굉장해 보였지만 운이 안 좋았던 두 양반, 이케부쿠로에 온 걸 환영해."


거리에 살인마와 청부업자가 나타났다. 허나 그것뿐이었다. 두 개의 폭력은 보다 거대한 폭력에게 눈 깜짝할 사이에 짓밟혔다. 

혼자 골목길을 걷는 마사키는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면서 밤거리를 걷고 있었다.


『이케부쿠로 거리는 쉴 줄 모른다.』


묵직한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나오는 동시에 TV 화면에는 경찰차에서 찰영된 밤거리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2개월 전, 리퍼 나이트라 불리는 연쇄 상해사건이 발생하여 많는 사람들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허나 이케부쿠로의 밤은 오늘도 여전한기세로 변함없이 꿈틀거리는 중이다.』


연말 같은 때 자주 볼 수 있는 특집 프로그램. 경찰관들의 순찰활동을 밀착 취재하다가 사건의 결정적 순간을 평화로운 시기에 방영한다. 그것들은 결코 국가를 뒤흔들 만한 중대한 사건이 아니라 길거리 싸움이나 음주&무면허 운전, 도난차 단속 등, 신문의 지방란에도 실리지 않을 만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영상이 가진 생생함에 힘입어 평화로운 휴식시간에 남의 일 같지 않은 흉악 범죄라는 쇼크와 함께 사람들에게 '밤거리는 무섭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허나 다이오TV의 특집 프로그램의 경우 그러한 것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거리의 혈관에 해당하는 도로에 밤을 겁내지 않고 날뛰는 으스스한 그림자가.』


영상이 바뀌면서 유명한 영상 하나가 나오기 시작한다. 


『헤드라이트도, 번호판도 없이 전체적으로 새까맣게 칠해진 오토바이. 당연히 그것만으로도 위험한 운전에 속한다.』


여전히 화면은 한밤중의 이케부쿠로. 그러나 그 영상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특수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화면 중심에서 춤추는 것은 차 한 대를 뒤쫓아 도로를 질주하는 검은 오보타이. 나레이터의 말마따나 그 오토바이에는 헤드라이트도, 번호판도 존재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검은 실루엣만을 부각시켰다는 인상을 안겨주었다. 

곧이어 발포 소리가 나고 오토바이에 앉아 있던 라이더의 머리가 뒤로 크게 젖혀지면서 한순간이지만 헬멧이 공중에 떠올랐다. 그러나 그 헬멧은 금세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간다. 검은 고무줄로 잡아당긴 것처럼 보인 그 광경은 그것만으로도 몹시 무서웠지만, 문제는 그 한순간에 드러난 사실이었다. 헬멧이 떠오르는 순간 그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눈의 착각이나 검은 머리카락 등으로 속임수를 쓴 것이 아니다. 카메라는 헬멧과 라이더의 목 사이로 총탄을 발사한 남자가 탄 차를 똑똑히 비추었으니까. 


『새까만 오토바이에 탄 라이더에는 목 윗부분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목의 단면에서 뻗어 나온 검은 그림자가 헬멧 아랫부분을 붙들고 자신의 목 쪽으로 잡아당겨 고정시킨다. 이것만으로는 합성 냄새가 진동하는 영상이 되겠지만, 바로 그러한 냄새가 보도라는 장르와 합쳐짐으로써 기묘한 리얼리티를 낳았다. 뿐만 아니라 그 라이더에게는 기분 나쁜 특징이 하나 있었다. 총격을 당하기 직전에 휘두른, 윤기라고는 없는 한 여름의 그림자처럼 새까만 날붙이. 허나 그것은 무기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기괴한 것이었다. 라이더의 키의 두 배. 거의 3미터는 되어 보이는 손잡이와, 그 비슷한 길이의 칼날을 가진 새까만 대낫. 타로카드의 사신이 가진 낫을 라이터로 비추어 벽에 비친 그림자를 오려냈다는 생각이 들 만큼이나 거대하고 새까만 검정, 검정, 검정.


『쾌락범인가, 폭주족의 일원인가. 그 정체는 지금껏 경찰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이제는 그렇나 수준이 아니지만 보도 프로그램이라는 형식 때문인지 '요괴'나 '괴물'이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는다.


"세르티 씨도 유명인이 다 되었네."


목 없는 라이더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인 마사키는 중얼거리며 걸어가고는 다른 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케부쿠로의 100일 전선. 이케부쿠로의 밤을 생방송으로 취재하던 리포터들의 뒤에서 우연히 신호를 기다리고 서 있던 오토바이에 헤드라이트가 없다는 점 때문에 프로그램은 별안간 호로 영화로 주제를 바뀌었고 그 직후에 범죄 액션게임으로 변했다. 오토바이를 말로 변신시킨 목 없는 라이더와 그를 뒤쫓는 순찰대원.


『보십시오! 어떠한 장치를 썼는지, 말 같은 것에 탄 수상쩍인 인물이 건물 외벽을 타고 옥상으로 이동했습니다! 지금 기동순찰대원이 무전으로 응원을 요청한 모양입니다!』


TV 화면 속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 검은 옷의 라이더는 옥상으로 사라진 채 침묵하. 앗! 저것은 무엇일까요! 카메라 너머로 보이십니까! 우리 머리 위에서 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검어! 검고 커다란 막이! 으, 으아아악?!』


리포터의 초조한 목소리가 나는 동시에 TV카메라에 기묘한 물체가 비치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을 희미하게 반사하는 검고 거대한 날개 같은 것이 건물 옥상에서 뛰쳐나왔나 싶더니 그대로 차분하게 활공을 개시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새까만 행글라이더였고, 그 중앙에는 말에 탄 실루엣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런 것치고는 날개가 너무나 거대했다. 크기는 이미 아파트 폭을 넘어서서, 웬만한 전투기보다 큰 날개로 별빛을 가로막고 있었다. 골조가 안 보이는 글라이더는 크기에 비해 질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공기 위로 가뿐히 미끄러지는 모습은 마치 종이비행기를 연상시켰다. 하늘을 납착하게 지배한 거대 그림자는 아파트 골짜기에 부는 바람을 타고 이케부쿠로 거리를 내려다보는 형태로 저공비행을 기새했다.


『"칫! 루팡 세냐, 네노은! 순순히 오라 아라!" 아앗! 보십시오! 기동순찰대원이 고함을 치며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왁, 우리도 저 수수께끼의 비행물체를 뒤쫓고 싶군요!』


그렇게 외친 리포터들은 취재차량에 올라타 순찰 오토바이의 뒤를 쫓고자 액셀러레이터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자 앞서 발차한 순찰 오토바이가 되돌아와 취채차량 운전수에게 못을 박았다.


『"야, 너희들은 긴급 차량이 아니니까 속도위반 하지 마." "예? 아, 예.""신호도 잘 지켜." "아, 예!" 아, 음-, 운전수가 기동순찰대원에게 지시를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일단 여기에서 스튜디오로 돌리겠습니다!』


다음 순간 TV 화면이 전환되면서 놀란 표정을 짓는 스튜디오 관계자들의 얼굴로 바뀌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카메라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다음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각자의 생각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채팅방>


-타나카 타로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타나카 타로: <어라, 아무도 없네>

타나카 타로: <몇 시간 후에 올게요>


-현재 채팅방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바큐라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바큐라: <응?>

바큐라: <아무도 없는 듯한?>

바큐라: <좋아좋아>

바큐라: <지금이라면 이 처녀지를 내 맘대로 디딜 수 있다는 뜻이로군>

바큐라: <내 말 좀 들어봐 조니>

바큐라: <초등학생 때>

바큐라: <동급생 여자애가 피리를 분 적이 있는데>

바큐라: <그 현장을 발견한 나는>

바큐라: <입을 다물어주는 대신에 이렇게 말한 거야.>

바큐라: <'네가 입술을 대고 싶은 피리는 내 얼굴에 있잖아'라고>

바큐라: <그 결과 그녀는 피리 대신 내 입을 핥았다는 거지>

바큐라: <그리고 그걸 보고 있던 다른 남자애가 손피리를 삑삑 불었다는 이야기지>

바큐라: <HAHAHA>

바큐라: <실화인데도 아메리칸 조크 성립!>

바큐라: <좋았어>

바큐라: <이제는 로그를 흘려보내기만 하면 돼>

바큐라: <점호 개시~>


-사이카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크롬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바큐라: <1>

사이카: <안녕하세요>

크롬: <안녕하세요>

바큐라: <2>

바큐라: <헉>

바큐라: <방가요>


-타나카 타로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하이바라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타나카 타로: <안녕하세요>

타나카 타로: <뭐 하시는 거예요, 바큐라 님>

하이바라: <안녕하세요^^>

바큐라: <방>

바큐라: <웃어>

바큐라: <전부 나를 비웃으면 되잖아!>

타나카 타로: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큐라: <진짜로 비웃다니?!>


-쿠루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마이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쿠루: <처음 뵙는 분을 조소한다는 행위는 내키지 않습니다만, 본인께서도 원하고 계시오니 하다못해 성대하게 웃어드리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여기는 바, 천지신명에 맹세코 성심을 다하여 다신을 조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마이: <(笑)>

쿠루: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앗하~♪ 아하, 아하핫! 푸흣. 푸훗. 캬하~! 캬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 아하핫! 스토 그만그만해! 웃긴단 말야! 진짜로 웃긴 그마. 안 돼, 용서해줘어어어어헉…. 헉. 아핫. 꺄. 캬하하하하하!>

마이: <(笑)>

크롬: <그만 웃어>

뱌쿠라: <방가.>

바큐라: <잠깐>

바큐라: <누구?!>

바큐라: <우와 절망과 분노를 무쟈게 믹스시킨 웃음소리!>

타나카 타로: <안녕하세요>

타나카 타로: <처음 뵙나요?>

사이카:<안녕하세요>

하이바라: <처음 뵙는 분이네요>

하이바라: <안녕하세요>

쿠루: <실례가 많았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과는 처음 뵙습니다. 저희들은 오늘부터 이곳 채팅방에 출입을 하게 된 이들이오며 앞으로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저는 쿠루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인사부터 해야 하는 줄 압니다만 바큐라 님의 혼신의 아메리칸 조크를 조소하기 전에 인사를 해서는 저분께 실례인 듯하여 이와 같은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마이: <마이입니다>

하이바라: <어째 칸라 님과 성격이 비슷하네요>

하이바라: <어쨌든 잘 오셨어요>

마이: <죄송합니다>

바큐라: <아 당신 말고요>

타나카 타로: <두 분 다 잘 부탁드려요>

쿠루: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바큐라 님은 혹시 여자분이시면 어떡하나 싶은데요…. 여자분이시라면 저어, 피리를 여자분들께서 그러니까, 그거해서, 그후 여성분들께서 입맞춤스러운 행위를 했다는 뜻이 되므로 몹시 탐미적이고 우아한 광경이 제뇌리 속에 기록되어, 그, 황홀이랄까 절정이랄까, 그러한 기분이듭니다만>

마이: <야해~>

바큐라: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타나카 타로: <또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사이카: <잘 부탁드립니다>

바큐라 :<아, 맞다, 몇 시간인가 전에 TV에서 그거 봤어요?>

타나카 타로: <아, 이케부쿠로 말인가요>

바큐라: <예, 그거>

사이카: <무슨 일 있었나요>

하이바라: <목 없는 라이더가 생방송 카메라 앞에 나타났어요>

쿠루: <아아,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저희도 마침 그 방송 시청을 마치고 목 없는 라이더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밖으로 나갔다가 지금 막 돌아온 참이랍니다. 아쉽게도 살아있는 도시전설의 그 용맹한 모습은 보지는 못하였지만, 그러한 희망을 품고서 밤의 어둠을 걷는 쾌감은 좀처럼 얻기 힘든 흥분을 부여해주더군요>

마이: <유감>

크롬: <정말로 개성이 넘치는 두 분이로군요>

타나카 타로: <아, 두 분도 역시 이케부쿠로에 사시는군요>

타나카 타로: <기본적으로 이 채팅방에 있는 사람은 이케부쿠로나 신주쿠에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으니>

타나카 타로: <부담 없이 오세요>

쿠루: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타나카 타로 님. 분위기 읽을 줄 모르는 발언을 계속하는 저 같은 광대한 인터넷의 바다 소의 모래에 달라붙은 물때 같은 존재에게까지 그와 같은 부드러운 말씀을 해주시다니, 사랑에 빠지고 말 것 같습니다. 인터넷 한정이지만요>

마이: <고마워>

마이 :<좋아해>

타나카 타로: <쑥쓰럽네요ㅎ>

크롬: <알면 고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쿠루 님>

바큐라: <역시 칸라 님이 연기하는 거 아닐까.>

사이카 :<그게 무슨 뜻인가요>

바큐라: <몰래카메라란 뜻이죠>

타나카 타로: <좌우간 저도 내일은 이케부쿠로를 이곳저곳 안내하고 안내받을 거예요.>

타나카 타로: <이케부쿠로에 대해선 저도 아직 풋내기니까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쿠루: <그건 우연이군요. 저희도 내일은 이케부쿠로를 산책할 예정이랍니다. 어쩌면 거리 한복판에서 스쳐 지나가거나 주먹질을 할지도 모르겠군요>

마이: <때리는 거야?>

타나카 타로: <살살 해주세요ㅎ>

하이바라: <폭력은 안 돼요>

쿠루: <마음이 넓으시군요, 하이바라 님. 혹시 하이바라 님은 천사의 환생이라든가 환생이라든가 환생이라든가 환생 아닌가요? >

크롬: <그만해>

하이바라: <너무나 오버예요, 쿠루 님ㅎㅎ>

하이바라: <아, 러시아 초밥이라는 가게를 아시나요? 저는 다른 이들에게 그곳을 꼭 권합니다>

쿠루: <오! 오늘 밤에 그곳에 가 봤습니다. 그 가게는 제법 재미있는 곳이랍니다>

마이: <맛있어>

타나카 타로: <아아! 알고말고요! 러시아 초밥! 사이먼 아저씨가 있는 곳이죠!>

바큐라: <점원 아저씨가 무섭지만요>

쿠루: <어머나, 세상에. 어쩌면 저희들은 거리에서 이미 한 번쯤 만났을지도 모르겠네요. 러시아 초밥집 옆에서라든가요>

마이 :<엇갈림>

타나카 타로: <아~, 그 옆에 있는 볼링장에는 자주 가는 편이에요>

바큐라: <나는 거기 3층 대만음식점이랑 2층에 있는 오락실을 자주 이용했더랬죠>

사이카: <여러분, 역시 자세히 아시는군요>

타나카 타로: <그래봤자 잘 아는 사람은 칸라 님일 테지만요>


-칸라 님이 입실하셨습니다-


칸라: <야호~, 여러분~>

크롬: <호링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어서오세요, 칸라 님>

칸라: <어잉, 새로 온 사람이 있네요>

타나카 타로: <안녕하세요>

하이바라: <안녕하세요>

쿠루: <아아, 오랜만이에요 칸라 님. 설마하니 현실보다도 먼저 전뇌의 세계에서 해후를 이루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인터넷이란 사람과 사람의 거리를 벌리기도 하고 좁히기도 하는…. 그야말로 미래적인 툴이 아닐까 싶사와요>

마이: <오랜만>

뱌쿠라: <방가용>

칸라: <으음…, 잠시만요>

마이: <예, 돌아갈게요>

타나카 타로: <?>

쿠루: <칸라 님께서 저희를 싫어하신다고 하시니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칸라: <잠깐잠깐, 농담이 심하시네요♥>

쿠루: <다음에 만날 때에는 칸라 님의 기분이 나아졌기를 기도하겠사와요>

사이카: <싸움은 좋지 않아요>

마이: <죄송합니다>

칸라: <아앗! 농담이라니까요우! 그렇게 선심 쓰심 어떡해요!>

쿠루: <여러분 좋은 밤 보내시기를>

마이: <바이비~>

크롬:<어서 돌아가도록 하세요>

타나카 타로: <앗, 안녕히 주무세요>

하이바라: <안녕히 주무세요>


-쿠루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마이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바큐라: <좋은 밤~. 아니, 근데 마이 님은 왜 마지막에만 바이비래? ㅎ>

사이카: <안녕히 주무세요>

칸라: <자-그-럼-!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해볼까요!>

타나카 타로: <근데 결국 방금 그 사람들은 누구였나요?>

크롬: <신경 쓰면 죽어요!>

타나카 타로: <죽어요?!>

칸라: <아무러면 어때요! 자, 그럼.>

칸라: <안녕~, 여러분의 칸라예용~!>

타나카 타로: <안녕요>

하이바라: <좋음 밤이에요^^>

크롬: <안녕하세요>

바큐라: <존밤>

사이카: <안녕하세요.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칸라: <네네★ 다들 이 새 채팅방에는 익숙해졌나요?>

타나카 타로: <예 사람마다 색상이 달라져서 누가 누군지 알기 쉬워졌어요>

바큐라: <하긴>

바큐라: <이걸로 보다 선명하게 칸라 님을 다구리 할 수 있겠네요>

하이바라: <바큐라 님?!>

칸라: <선명하게?! 아잉,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구요?!>

바큐라: <다구리와 무시를 끝없이 반복할 겁니다>

크롬:<그건 왕따를 넘어서 단순한 집단 행패 아닌가요?!>

바큐라: <맞는데요?>

타나카 타로: <바큐라 님 너무한다ㅎ>

사이카: <여러분, 사이좋게, 지내야지요>

바큐라: <아뇨아뇨>

바큐라: <사이카 님>

바큐라: <진짜로 칸라 님을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칸라: <맞아요! 스킨십이에용! 저 사람은 무지무지 츤데레거든요♥>

바큐라: <비율로 따지면 츤츤데레츤 데레츤츤츤츤츤츤츤죽어 정도죠>

크롬: <우와, 대단하네요>

칸라: <까아아, 그 비율은 뭐예욧?!>

바큐라: <사쿠라신마치상점가에서 아이들이 부르더라구요>

하이바라: <끝에 죽어라고 끝나는데요? 그걸 아이들이 부른다고요?>

바큐라: <그 부분은 제 오리지널인데요?>

칸라: <너무해!>

타나카 타로: <정말 너무한다ㅎ>


-세튼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흑기사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흑기사: <우울한 밤이에요>

세튼: <방가….>

타나카 타로: <아, 안녕하세요>

세튼: <저는 이제 틀렸어요>

하이바라: <왜 그러세요?>

칸라: <안녕하세용♥>

크롬: <안녕하세요>

바큐라: <방가용>

흑기사: <아아. 너무나 우울해요. 세튼 님은 무슨 일이 있나요?>

세튼: <돈을 떨어뜨렸어요.>

하이바라: <큰일이네요!>

뱌쿠라: <?!>

타나카 타로: <그거 큰일이네요…. 파출소에는 신고하셨나요?>

세튼: <아니>

세튼: <아, 죄송합니다 신고했어요, 하고말고요>

칸라: <헤에-. 얼마나 잃어버렸는데요?>

세튼: <아, 그냥 이번 달 급료봉투를 통째로….>

크롬: <우왓!>

사이카: <괜찮으세요>

바큐라: <?!>

흑기사: <슬프네요>

타나카 타로: <그거 정말 큰일이잖아요! 괜찮으신 거예요?>

세튼: <예, 일단은 적금이 있으니 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맥이 빠져서.>

칸라: <기운내세요!>

칸라: <맞다, 그러한 세튼 님께 낭보가 있답니당>

세튼: <뭔데요?>

칸라: <헤에~. 『여기』주소를 봐주세요!>

흑기사: <문장에 링크를 걸 수 있게 되었네요>

바큐라: <헤에>


사이카: <저어, 이게, 무슨 일인가요?>

하이바라: <이것은.>

크롬: <목 없는 라이더에게 현상금이 붙었네요~>

세튼: <아니, 그 검은 오토바이를 붙잡으라니, 저한테는 무리예요>

흑기사: <아아~. TV 생방송에 검은 오토바이가 잡혔는데, 그것을 본 세상에 어느 연예 프로덕션이 정체를 밝힌 인간에게 상금을 준다고 하네요>

바큐라: <천만엔인가요>

바큐라: <진짜 끝내주네요>

흑기사: <목 없는 라이더를 연예계로 데뷔시킨다던가 뭐라나.>

하이바라: <비정상적인 연예 프로덕션이네요;;>

크롬: <아, 그 연예 프로덕션, 잭 오 랜턴 저팬의 사장인 맥스 샌드셜트예요>

흑기사: <아, 역시 정보통이네요>

흑기사: <랄까, 여전히 좋아할 수 없는 남자에요>

하이바라: <누구? 잭 오 랜턴 저팬?>

크롬: <미국에 본사를 둔 배우 기획사, 'Jack-o'-Lantern'에서 파견된 일본 지부의 사장이에요. 본사는 영화배급사 맥도널 컴퍼니 등과 강한 연계를 가진 꽤 유력한 회사이지만, 일본에서는 중견쯤에 해당하며 대형 기획사와 비교해도 톱클래스 연예인 소수와 눈에 안 띄는 신인들이 다수라는 기묘한 피라미드로 구성된 연예기획사예요. 사장은 완전히 무능하지만 어찌 된 셈인지 프로듀스 기술과 연줄을 만드는 능력, 한계상황에서의 위기회피능력만큼은 천재적이어서 간신히 사장으로 인정받는다고 하더라고요>

흑기사: <자세히 알고 있네요>

크롬: <그 기획사의 하네지마 유헤이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요(웃음)>

사이카: <죄송합니다, 전, 오늘은 이만>

세튼: <아, 저도 잠시 목욕하고 올 테니 일단 접속 끊을게요>

타나카 타로: <아, 안녕히 주무세요>

칸라: <안녕히 주무세요우♥>

하이바라: <그럼 저도 이쯤에서 들어가볼게요>

크롬: <조심히 들어가세요>

흑기사: <안녕히 주무세요>

세튼: <즐쿰> 

사이카: <안녕히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세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하이바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사이카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바큐라: <존밤 되세여>

바큐라: <꿱, 늦었네>

칸라: <그럼 우리도 슬슬 찢어질까요우? 상금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죠>

칸라: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우♥>

크롬: <안녕히 주무세요>


-크롬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흑기사: <빨라!>

흑기사: <그럼 저도, 바바>


-흑기사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타나카 타로: <안녕히 주무세요>

바큐라: <(>_<)ノッ>


-칸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타나카 타로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바큐라 님이 퇴실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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