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오가 다시 각성하자 아침은 휘황찬란했다.
“카라스텐구, 아침부터 호화판인데.”
리오가 아침상을 보자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정말이지, 어젯밤에는 용맹하셨습니다. 감동을 금할 수 없었어요. 드디어 누라구미에 광명이 보입니다. 시대가 변하는 전율마저 느꼈습니다!”
“뭐?”
“어이, 카라스! 드디어 도련님이 각성하셨다고!?”
“다시 또 요괴로 변화셨다며?!”
“다시 3대째의 자리에 오르시겠다고 선언하셨다고?!”
“기쁘도다!! 저희 본가 일동,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습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바, 자아! 연회를 시작해볼까요!!”
아침부터 연회를 벌이려는 요괴들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시끄럽게 떠들썩 연회를 시작하는 소리를 무시한 채 등교했다.
“안녕, 카나.”
“안녕. 일찍 왔네. 리오 오빠는……?”
“함께 오지 않았는데.”
신발장에서 만난 카나는 나와 리쿠오의 주위에서 리오를 찾았다. 하지만 그의 모습이 없고, 내가 함께 오지 않았다고 하자 실망스런 표정을 짓었다.
“너희들, 오랜만이다…….”
구교사 사건 이후로 오랜만에 보게 된 키요츠구.
“그때 이후 처음이군.”
“키, 키요츠구?”
“너희들, 확실히 봤지?”
“뭘?”
“확실히 있었을 거야. 구교사에, 요괴가! 그치, 봤지봤지, 요괴?! 그런데 정신이 들었을 때는 공원 벤치에서 자고 있었다고!!”
키요츠구는 리쿠오의 멱살을 잡고 앞뒤로 강하게 흔들면서 요괴를 보지 못한 자신의 분통한 마음을 표현했다.
“괴, 괴로워!”
“불량배를 잘못 본 거 아닐까? 무리지어 있던 불량배들이 공격해온 거 아니었어?!”
“그랬나……?”
“그랬어.”
괴로워하는 리쿠오를 구해주는 설녀, 츠라라.
“기절이라도 한 거야?”
“하하, 말도 안 돼!”
키요츠구는 잡고 있는 리쿠오를 놔주면서 허세를 부린다.
“아, 그래! 불량배였어! 요괴 같은 건 없었나. 없었구나! 하하하!”
그는 후다닥 교실로 간다.
“도련님! 이제부터 혼자서 멋대로 등교하시면 곤란해요.”
츠라라가 리쿠오 쪽으로 몸을 빙글 돌며 말했다.
“그리고 자, 이거! 와카나님께서 만드신 도시락.”
그녀는 그에게 도시락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리쿠오의 뒤쪽에 서 있는 카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리쿠오는 카나가 츠라라를 보고 있는 것에 기겁하면서 츠라라를 데리고 사람 없는 곳으로 달려간다.
“저 애…… 전에 함께 갔던 애잖아? 리쿠오랑 아는 사이였나.”
“글쎄. 어서 교실로 올라가자, 카나.”
아직은 친구들에게 요괴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고 싶어 하는 리쿠오를 생각해서 카나가 신경 쓰지 않도록 그녀를 데리고 교실로 향하려고 했다.
“저기, 죄송한데요…….”
우리를 불러 세운 목소리.
단발머리의 여학생과 고동색 머리칼의 연갈색 눈을 가진 남학생이 서 있었다. 남학생은 나와 시선이 얽히자 당혹스러운 표정과 함께 눈이 휘둥그레졌다.
“교무실이 어디죠? 어딘지 잘 몰라서요.”
“아, 이 건물 2층이야.”
“고맙심더.”
여학생은 관서 사투리로 감사 인사말을 전했다.
“요우타?”
“으응, 유라, 알고 있어.”
멍한 남학생은 여학생이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 차렸다.
교무실로 가는 두 학생의 뒷모습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호시, 왜 그래?”
“어쩐지 익숙한 얼굴 같아서…… 전에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남학생에게서 그리운 감정이 들었다. 어째서?
조례 시간, 녹색 칠판에 하얀 분필로 적혀진 이름 옆에 선 두 명의 전학생. 아까 전에 본 그 아이들이었다.
“교토에서 왔습니다. 케이카인 유라. 잘 부탁드립니더.”
교토……. 케이카인……. 그 케이카인 가문인가? 교토를 지키는 음양사 가문. 그럼 왜 음양사가 여기에 온 거지?
“같은 교토에서 온 히카미 요우타입니다.”
“아…!”
남학생의 이름을 듣는 순간, 작게 탄성이 나왔다. 어째서 잊고 있던 걸까. 내가 세운 계획에서 없어야 안 될 존재(회색의 음양사)인데!!
“호시, 왜 그래?”
“아는 사람인 것 같아서.”
“전학생들?”
“그래. 정확히는 남자애 쪽.”
리오의 질문에 답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은 두 사람을 에워싸며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케이카인! 어디서 왔다고 했지?”
“케이카인은 부르기 어렵다! 그냥 ‘유라’라고 부를게!”
“둘이 같은 교토에서 왔다는데! 아는 사이야?”
“내가 케이카인 가문의 문하생이야.”
“문하생?”
요우타는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자세한 것은 말해주지 않았다.
“아, 동아리 같은 건 뭐 했었어?”
“나, 동아리는…….”
“키요츠구!”
토리이와 마키가 키요츠구의 곁으로 다가갔다.
“전에 그 얘기 좀 들려줘!”
“진짜로 구교사에 갔었다며?!”
“그, 그건…….”
“있었어, 요괴?”
“어, 없었어, 거기에는…….”
“그으래~?”
“실망이다.”
“윽! 그, 그렇지만……!”
키요츠구는 자신의 주위에 와서 실망스런 표정을 짓은 토리이와 마키에 창피함에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이번에는! 이번에야말로 보고 말겠어!!”
그는 교실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리 동네 괴기수집 마니아인 친구한테 산 ‘저주 인형과 일기’가 있지! 그걸로 반드시 내 이론을 증명해 보이겠어!!”
“그 얘기, 참말인가?”
키요츠구의 말에 유라는 큰 관심을 보였다.
“그거 나도 보고 싶은데.”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자, 잠깐…… 유라?”
“저 애 그런 부류야?”
유라의 말에 아이들은 수군거렸다.
“정말 기쁘다!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너 같은 애를 원했어! 꼭 우리 키요쥬지 괴기탐정단에 참가해주게!”
“키요쥬지 괴기탐정단?”
“내가 결성한 단체다! 주요한 활동은 요괴 찾기! 누라, 자네도 멤버의 한 사람이다!”
“엑!!”
“물론 이에나가, 토리이, 마키, 그리고 사노메! 자네들도다!”
“뭐?!!”
뭘 멋대로 행동하는 거야?!! 키요츠구의 말에 황당했다.
“오늘은 우리 집에 집합이다!!”
혼자서 신난 키요츠구.
“오랜만입니다, 호시씨.”
“응, 오랜만이야, 요우타. 9년만이네.”
“네.”
옆으로 다가온 요우타가 작게 말을 걸자, 인사를 건네주었다.
“사실 이름을 듣기 전까지 너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어.”
“저도 아까 전에 봤을 때는 반신반의했기에 일부러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호시씨는 더 예뻐지셨네요.”
“칭찬 고마워. 요우타야말로 멋져졌구나. 그때의 그 울보 소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겠어~!”
입가에 웃음을 띄며 호시가 말했다.
“언제 적 얘기를 하는 겁니까. 9년 전의 첫 만남은 이제 그만 잊어주세요!”
호시의 말에 요우타는 부끄러워했다.
“너무 선명해서 잊기는 힘들 것 같은데~!”
“호시씨!”
호시는 까르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너무 웃는 게 아닙니까.”
“요우타가 말하니까 정말로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어.”
그녀의 말에 요우타는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둘이 아는 사인교?”
유라가 질문을 던졌다.
“유라, 이쪽은 9년 전에 나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신 사노메 호시씨야.”
“호시, 9년 전에는 교토에 있었구나.”
“응, 아빠의 고향이 교토거든.”
“상냥하신 분이었죠.”
요우타가 말했다.
“만난 적도 없잖아, 요우타는.”
“사형(師兄)에게 들었습니다. 상냥하신 분이라고……, 굉장히 선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과거형이네. 혹시…….”
1교시 수업을 위해 교사가 앞문으로 들어오자 아이들은 빠르게 흩어졌다.
하교 후, 키요츠구의 집으로 보이는 부잣집에 오게 된 우리들. 토리이와 마키, 그리고 리오는 오지 않았다.
-난 갑자기 배가…….
-나, 나는 두통이…….
꾀병을 부려서 자리를 피한 토리이와 마키.
-난 약속이 있어서, 미안.
리오는 약속을 운운하며 빠르게 하교했다.
그래서 전학생들, 유라와 요우타와 리쿠오, 카나, 츠라라, 시마 그리고 내가 키요츠구의 집에 오게 된 거다.
넓은 서양식으로 만들어진 방으로 들어갔다.
“우와!”
“굉장하다! 여기가 키요츠구의 집이야?”
“후후후, 내 개인 자료실이지.”
“완전 벼락부자 취향이잖아.”
“입조심해! 대학교수이기도 한 우리 할아버지가 쓰시던 방을 그대로 쓰고 있는 거야. 뭐 조만간 나의 자료로 메워지겠지만.”
“우와, 엄청나 보이는 게 잔뜩 있네.”
“자, 이쪽이야.”
키요츠구는 우리에게 전통 옛날 인형을 보여주었다.
“차, 참말로 저주인형인가?”
“신빙성이 있다고 봐. 이전 주인의 일기가 남아있거든.”
“일기?”
“읽어주지.”
키요츠구가 전 주인이 남긴 일기를 읽어갔다. 그러자 인형에게 바로 변화가 생겨났다. 인형은 붉은 피 같은 것이 눈에서 주르륵 떨어지고 있었다.
“!!!”
리쿠오는 바로 그 인형에게 달려들었다.
“왜 그래, 리쿠오!!”
시마가 놀라서 외치자, 키요츠구는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귀중한 자료에 달려들지 마!”
“하하, 미안. 듣고 보니 불쌍해져서…….”
“말도 안 돼!”
“잠깐, 보여줘 봐!”
키요츠구가 인형을 보았을 때는 인형은 원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리쿠오가 재빨리 피눈물을 닦아냈다).
“아무렇지 않네……. 정말이지, 귀중한 자료인데. 명예 회원 박탈시킬까 보다. 그건 그렇고 다음.”
키요츠구는 리쿠오에 대한 행동에 투덜거리며 다시 일기로 눈을 돌렸다.
“2월 24일, 남자친구한테 부탁해 먼 산에 버려달라고 했다. 그날 밤, 그에게서 전화가 “살려줘……. 정신차려보니 인형이 뒷자리에 와 있어…….” 생각해보면 옛날부터 이 인형은 이상했다. 잘 보면 머리가 길어진 것도 같았고…….”
인형은 머리카락이 길어진 상태로 요기를 내뿜었고, 그 변화를 알아차린 리쿠오와 츠라라 그리고 나는 서로의 시선을 교환했다(“얼려 버릴게요!” “아, 안 돼. 친구들의 앞에서…….”).
“2월 28일 이사 전날, 이상하다. 봉해둔 상자가 열려있다…….”
“일기, 그만 읽어!!”
리쿠오가 키요츠구를 말리려고 하자, 공격하려고 무기를 든 인형의 움직임을 봉하는 부적들.
“?!”
부적이 날아온 방향을 보자, 유라가 손에 그 부적을 들고 있었다.
“우키요에 마을……. 역시 있었어. 음양사 케이카인 가문의 이름을 걸고, 요괴여― 너를 이 세상에서 멸시키겠다.”
“뭐!?”
요우타를 제외한 모두들 놀란 시선으로 유라를 바라보았다.
“음양사!? 유, 유라군! 자네 지금 분명히 그렇게 말했지!?”
유리는 키요츠구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 설마, 이게?”
키요츠구는 인형에게 시선을 돌렸다. 인형은 부적이 붙어진 상태에서도 움직이려고 했다.
“까악!”
카나가 비명을 지르며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참말로 위험할 뻔했구먼.”
유라는 부적을 더 붙여서 인형의 움직임을 구속시켜 봉인했다.
“지, 진짜였구나! 이, 있었어! 음양사가 있으니 요괴도!”
자신의 이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키요츠구.
“나는 요우타와 함께 교토에서 요괴 퇴치를 생업으로 하는 음양사, 케이카인 가문의 후예.”
“그리고 보니 케이카인 가문이라면 TV에 나왔던……?”
“그건 할아버지인 케이카인 히데모토다.”
“그,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왜?”
“이 마을, 우키요에 마을은 괴이 현상이 자주 일어나기로 유명한 마을. 소문에 의하면 요괴의 주인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케이카인 가문의 일족 시험을 치르기 위해 보내졌거든. 보다 많은 요괴를 봉인하고, 그래서 음양도의 정점에 서는 당주가 될 거거든.”
“그럼 요우타군도?”
“유라의 수행원으로 함께 보내졌지.”
츠라라는 몸을 덜덜 떨며 무서워했다.
“도, 도련님, 도망쳐요……. 한시라도 빨리…….”
“어, 어어?!”
“히이이익!”
츠라라는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네.
“굉장해! 프로야! 프로가 왔어!”
키요츠구는 기뻐서 환호했다.
“자네들도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의 정식 멤버다! 나도 어떤 요괴를 찾고 있거든!”
“어떤 요괴……?”
“그분은 달밤을 가르는 암흑세계의 지배자. 다시 한 번 더 그를 만나고 싶어!”
“그건 설마…….”
“백귀야행을 이끄는 자…….”
“그래. 그가 바로 요괴의 주인!”
키요츠구는 씨익 웃고 유라의 두 손을 덥석 잡았다.
“같이 찾자! 요괴의 주인을 찾아보자구!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의 시동을 거는 거야!”
요괴는 키요츠구가 생각한 만큼 좋은 존재가 아니라고……. 착각 속에 빠져 있는 키요츠구를 보니 한숨이 나왔다.
“자, 결성식을 거행하도록 하자! 장소는 누라군의 집으로 할 생각인데.”
“에엑!! 우리 집?!”
“상당히 풍취 있는 집이라고 들었거든. 소문으로는 도깨비집이라고 한다잖아~!”
“그런 소문 들어본 적 없어!”
“아니! 내 정보에 거짓말은 없다!!”
“없어요!!”
키요츠구의 말에 그의 쫄다구, 시마가 맞장구를 쳤다.
“그러므로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은 누라군의 집에서 결성식을 거행한다! 일요일, 다들 시간이 되지?”
“문제없습니다!”
“나도 실례할까. 도깨비집이라니……. 재미있어 보이는걸.”
“그렇다면 저도 꼭 가도록 하죠. 오래된 집에는 요괴가 눌러앉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요괴 저택에 음양사가 오겠다는 소리야? 큰일이잖아!!
“호시씨!!”
방금 벌어진 사태 때문에 경악한 상태로 있을 때, 요우타가 내 손목을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유라!!”
“멸!!”
요우타의 품속으로 들어갔을 때, 유라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부서진 인형 파편의 잔해가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유라군, 이건……?”
“봉인했을 텐데, 이상하네.”
“498엔, 50엔 할인…….”
“아!”
유라가 바닥에 떨어진 종이, 할인권들을 주워들었다.
“미안하다. 지갑에 식신을 넣어둔 관계로……. 영수증과 함께 식신이 날려버렸구만.”
“수행 부족이야, 유라.”
요우타가 유라에게 말했다.
그 후, 키요츠구 집에서 나와 우키요에 역에 도착할 때까지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카나의 어깨가 추욱 늘어져 있었다.
“카나?”
이제야 귀가하는 건지 리오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왜 그래? 기운이 없잖아. 무슨 일 있었어?”
리오는 자상하게 카나에게 물었다.
“무서운 것을 봐서…….”
“저런! 예전부터 카나는 무서운 것을 싫어했지. 혼자 집에 갈 수 있겠어? 무서우면 데려다줄까?”
“괜찮아, 리오 오빠. 혼자 갈 수 있어. 것보다 리쿠오, 일요일 잊으면 안 돼.”
카나는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혼자 집으로 향했다.
“도련님, 어째서 그런 약속을 하신 거예요?!”
카나가 사라지자마자 츠라라가 리쿠오에게 말했다.
“부탁을 받았는데 거절할 수 없잖아. 인간으로서 도리어 의심을 살 수도 있고!”
“그보다 제가 죽을 거예요! 봉인당할 거라구요!”
츠라라가 리쿠오에게 버럭 외쳤다.
“약속? 무슨 약속? 아까 전에 카나가 말한 일요일 약속과 연관이 되는 거야?”
리오가 궁금해 했다.
“일요일, 키요쥬지 괴기탐정단 누리구미 본가에 집합이라니!”
“하아?!”
츠라라의 말에 리오는 황당해했다.
“리쿠오, 미친 거야? 어떻게 인간들을 요괴 저택으로 데리고 올 생각을 해!”
약속에 대해 알게 된 그는 남동생에게 성질을 부렸다.
“괜찮을 거야, 아마도. 케이카인과 히카미를 보면 다들 얌전해 질 테고, 앞으로도!”
“무슨 그런 한가한 말씀을…….”
“저것 좀 봐봐.”
“굉장하다. 이 시대에 폭주족이라니!”
“그런 식으로 눈에 띄지 않도록…… 응?”
폭주족?
“쿠리타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누님도 최고입니다.”
“그럼 내일도 모시러 오지요!”
“됐다니까.”
“얏호! 쿠리타 형님과 노조미 누님이 있다면 우리 백귀야행은 극악무도한 최강군단이야!”
폭주족은 두 명의 학생들을 두고 떠났다.
“도련님! 아가씨!”
아오타보는 우리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인간의 부탁을 받고 잠깐 다녀왔습니다. 요괴인걸 들키지 않도록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 좀 했죠.”
“눈에 띈다고! 충분히!!”
“뭐하고 다니는 거야!”
형제는 아오타보에게 동시에 외쳤다.
“그게 리쿠오 도련님을 부려먹으려 했던 놈들이 있기에 손 좀 봐줬더니 눈에 띄었나 보더군요.”
“아가씨! 사노메 호시 아가씨 맞죠?!”
아오타보의 옆에 있는 폭주족 소녀는 나를 보자 아오타보를 옆으로 밀치며 내 앞에 얼굴을 내밀었다.
“오랜만입니다. 오니쿠모 노조미라고 합니다!”
“오니쿠모……. 설마, 기후현 그 도깨비 일가의 생존자?”
“기억하시는군요!”
“!!!!”
어째서 예상은 배반하지 않는 걸까?
“아는 사람이야?”
“얼굴은 모르지만 오니쿠모 일가는 알고 있어.”
“하긴 그랬죠. 저희 일가는 누구의 손에 저를 제외하고 멸족했으니까요.”
노조미의 말에 호시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멸족?”
“따라 와.”
호시는 다른 이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무시한 채 노조미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성큼성큼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