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등의 빛에 의지한 채 호시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찾으며 산을 돌아다녔다.


"찾고 계시는 게 뭐라고요?"

"붉은 실타래로 얽힌 팔찌. 엄청 소중한 거야."

"왜요?"

"찾기나 해."


호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호시씨, 좀 알려주시면 안 되는 거에요? 왜 그렇게 비밀이 많은 거예요?"

"그런가."

"네."


호시는 잠시 생각했다.


"그 팔찌는 부적이야."

"부적?"

"응.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부적이야."

"호시씨의 몸에는 나쁜 것이 있다고 했죠?"

"그래. 그것때문에 요우타의 힘이 필요한 거야. 부적은 내 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거니까 엄청 소중해."


내 저주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산으로 와서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팔찌는 보이지 않았다.


"아."


찾았다. 드디어 찾았다.


"으악!"

"요우타!!"


붉은 실타래를 집어든 순간 요우타의 비명 소리가 터졌다.

요우타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그가 놓친 손전등 빛으로 야생 동물의 눈동자가 비춰진다. 어둠 속에 익숙해진 눈은 그 야생동물이 네발 달린 동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늑대?"

"에? 느, 늑대요? 제 눈에는 여우 같은데요."


내 말에 요우타는 놀라했다.


"털색이 붉은 것도 있던가."

"그거 요괴 아닌가요?"

"아마도."


규키파 소속의 요괴인가.


"안녕."


붉은 늑대 옆에 나타난 포니테일로 묶은 흑발의 소녀.


"우메하루."

"오랜만이야, 약혼녀."


규키의 딸, 누레온나1 우메하루. 그렇다면 그 옆은 우메하루의 단짝… 요루이치겠구나.

붉은 단발의 금안의 소녀로 변한 짐승을 본 요우타는 경계를 하며 식신 종이를 꺼내들었다.


"슬슬 시간이야, 우메하루."

"시작하자, 요루이치."


우메하루가 자신의 허리에 있는 검을 빼들자, 요루이치가 다시 요괴로 변해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하쿠츠!!"


요우타가 회색 빛깔의 늑대 식신을 불러냈다. 그리고 커버하는 내 요력으로 움직이는 식물 덩쿨들.


"인사치곤 과격한데. 무슨 꿍꿍이지?"


우메하루의 검날을 줄기로 막으며 물었다.


"규키파에게 이런 행동을 받을 짓을 한 적은 없는…. 설마…?!"

"빈틈투성이잖아!!"


생각에 잠긴 사이에 줄기를 자른 우메하루의 검이 내 코앞으로 다가왔다.


"카미야!!"


요우타의 식신이, 갑옷을 입은 여무사가 우메하루의 검을 막아냈다.


"폭!"


요루이치에게 부적을 던진 요우타의 언령에 맞춰 그 종이는 폭발했다.


"우메하루! 규키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거지!!"


네지레메 산에 들어온 우리…. 아니, 함정에 빠진 건가. 그렇다면 카나들이 위험하다!


"고즈마루와 메즈마루2도 움직이고 있는 거야?!"

"…."


우메하루는 내 질문에 답해주지 않았다. 그저 카미야와 검을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긍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쿠로히메!"

"또 하나? 식신 3개체라고?"


검은 잉어 식신을 꺼내든 요우타의 실력에 놀라워했다.

한편 끝없는 계단을 올라가는 카나와 리오.


"이렇게 걸었는데 아무도 못 만났네."

"키요츠구들도, 오이카와양이나 리쿠오군도…!!"


그때 새가 울자 카나는 깜짝 놀라 "까악" 비명을 지르며 들고 있는 손전등을 놓아버린다.

바닥에 떨어진 손전등이 아래로 굴러갔다.


"안 돼!! 어떡해!!"


카나는 빠르게 계단 밑으로 내려가 꺼진 손전등을 살펴보았다.


"…이제 싫어. 오지 말 것 그랬어, 이런 곳."


우는 소리를 하는 카나에 리오가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머리에 자신의 손을 턱 올렸다.


"리오, 오빠?"


자신의 머리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카나는 무릎 속에 넣어둔 고개를 들어올려 리오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내가 옆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괜찮아, 카나."

"오빠…."

"내가 옆에 있으니까 무섭지 않아. 힘들면 조금 쉬었다가 가자."


리오는 카나의 머리를 쓰담으면서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의 손길에 취한 카나는 안심이 되었는지 눈을 깜박였다.


"졸리면 기대서 자도 돼."

"괜찮…은걸."

"아, 나타나셨군."

"?"


카나는 푸른빛 안개에 정신이 번쩍 들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계단 위쪽에서 푸른 불빛이 나타났다.


"키츠네비3."

"거, 거짓말!"


그 여우불에 의지해 걸어 내려오고 있는 미남자가 있었다.  그의 품에서는 츠라라가 안겨져 있었다.


"당신, 그, 그 때… 요괴!"


카나는 자신의 앞에 있는 요괴의 주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걸음을 멈춘 요괴의 주인이 한 발자국 계단 아래로 내려오자 카나는 겁을 먹고 뒤로 주춤거렸다.


"진정해, 카나!"


아래로 기우뚱한 카나의 허리를 한 팔로 두르며 잡아준 리오가 말했다.


"조심해."


코앞으로 가까이 온 요괴의 주인이 카나에게 말했다.


"초하루 밤은 인간한테 어두워."

"어… 오이카와양? 어째서?"


카나는 그의 품에 안겨져 있는 츠라라를 보았다.


"마침 잘됐다. 이 녀석을 부탁할 수 있을까? 난 갈 곳이 있다."

"예…."


리오가 카나의 허리에 있는 팔을 풀자, 카나는 그가 내민 츠라라를 받아들었다.


"리쿠오는?"

"걱정할 것 없어. 그것보다 빨리 돌아가는 게 좋아."


요고의 주인은 키츠네비로 계단 양쪽을 비추게 했다. 손전등이 없어도 쉽게 내려갈 수 있도록 말이다.


"가라. 하늘이 어두워졌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계단을 저벅저벅 올라갔다.


"기다-!!"

"카나, 그만 별장으로 돌아가자."


리오가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

요우타가 고전하고 있다. 아니 서서히 지쳐가고 있는 편이 더 정확한가.


"요우타! 식신 한 개체 없애도 돼!"

"안 됩니다!"

"이러다가 네가!"

"음양사는 인간을 지키는 것이 일입니다!"

"난 인간이 아니야! 네 보호 필요 없다고!"


굳이 나를 지키면서 싸울 필요는 없는데!

요우타는 끈질기게 나를 보호하면서 싸우고 있었다. 그럴 필요는 없다니까!!


"호시씨가 힘을 사용하지 않게 하라는 사형의 말입니다!"

"쓸데없는 말을 했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 그 녀석은 요우타에게 왜 쓸데없는 말을 해서. 나 같은 것을 지킬 필요는 없을 텐데.


"끈질겨!!"

"요우타!!"


우메하루가 요루이치랑 합심해서 요우타를 공격했다.

요우타에게 칼날이 향해지는 것이 보이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요우타는 내 계획에 없어서 안 될 존재, 그 녀석의 사제였다. 그러니까―!!


'잃고 싶지 않아!'


요우타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곧 다가올 쇠붙이의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깨깽!"

"까악!"


비명 소리에 요우타는 눈을 떴다. 그리고 식물줄기에 얽힌 적이 보였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뱉은 호시는 털썩 주저앉았다.


"호시씨!"

"괜찮, 아. 것보다 마무리 공격을…."

"네!"


요우타는 잉어 식신, 쿠로히메와 융합해 묶어있는 적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았다. 우메하루와 요루이치는 요우타의 식신 융합 공격에 어두운 숲 쪽으로 사라졌다.


"어서 내려가자. 다른 사람들이 걱정이 돼."

"걱정마세요. 유라가 있으니까요!"


요우타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애송이 실력 같은데."

"유라는 잠재능력이 뛰어난 음양사에요."


요우타가 반짝거리는 시선으로 말했다.


"요우타, 나 좀 부축해줘."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휘청거리는 몸에 요우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조심해."


요우타보다 더 빠르게 내 손을 잡은 밤의 리쿠오.


"언제?!"


그가 갑자기 나타나자 요우타는 깜짝 놀랐다.


"…놔."


그의 얼굴을 보자 분노가 치솟아올랐다. 그의 손에 잡힌 내 팔을 빼냈다.


"지금 네 녀석을 보고 있으면 뺨 한 대라도 갈구고 싶어져. 요우타, 내려가자."


호시는 리쿠오를 노려보고 계단을 내려갔다.


"호시씨, 기다려주세요!"


요우타는 재빨리 호시의 뒤를 쫓아 계단을 내려갔다.


"부축 해드릴까요?"

"…."

"호시씨."
"손 잡아줘."


호시의 부탁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은 요우타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호시는 안도의 숨을 그 몰래 내쉬었다.


"……."


작은 목소리에 요우타가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호시씨, 뭐라고 하셨나요?"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가 우메하루와 요루이치의 습격을 받고 있을 때, 다른 친구들 역시 요괴의 습격을 받았다. 

요괴 합숙 이후, 토리이와 마키는 키요츠구에게 분노했다.


"정말! 어째서 그런 곳에 데리고 간 거야!"

"하하하;; 하지만 실은 부러워. 꼭 이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어떤 거 였어?"

"몰라!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정말, 정말.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무서운 경험 하고 싶지 않다구!"

"지쳤어…. 집으로 갈래.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요괴 찾기 계획을 짜려는 키요츠구의 분위기를 무시하고 몸을 돌렸다.

누라구미 본가로 향하는 내내 리오는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왜."


그 시선이 신경 쓰여 내가 먼저 말을 걸자, 리오는 화들짝 놀란다.


"왜 그렇게 내 눈치를 살피는 건데."

"내가, 그랬어?"

"응."

"호시가, 화가 난 것 같아서…. 그래서, 무섭네."

"…리쿠오에게 화가 나서 말이지."

"역시 이번 네지레메 산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

"어서 오세요, 리오 도련님, 아가씨!"


저택의 대문을 넘자 작은 요괴들이 정원에서 놀다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다녀왔어."


리오는 활짝 웃으면서 "선물이야!"라고 외치고, 기차역에서 산 기념품-대부분 간식거리-를 요괴들에게 내밀었다. 요괴들은 간식을 기뻐하며 받아들었다.


"리쿠오는?"

"규키님의 방에 계십니다."

"규키의 몸 상태는?"

"정신을 차리지는 않으셨지만…."

"보러 갈 거야?"

"응."


리오와 함께 규키의 방 쪽으로 걸어갔다.


"호시."

"…."

"규키가 이런 짓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알아."


규키가 누라구미를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황소(느린)걸음이라고 불릴 정도로 생각이 깊은 규키니까… 그가 이런 행동을 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거지.


"어떤 이유가 있건 규키파의 습격으로 내 계획이 크게 엉망이 될 뻔했어. 요우타가 크게 다칠 뻔 했다고!"

"그 음양사가 그렇게 소중한 사람일 줄 몰랐는데. 조금 질투가 나는 걸."

"요우타는 내 계획에 없어서 안 될 존재니까. 그게 아니면 요괴가 음양사와 친할 이유가 있겠어?!"

"그 말 진짜야? 난 네가 조금 다른 의미로 그를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느껴지는걸."

"아니야."


규키의 방으로 가까이 다가갔을 때 안에서 목소리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규키가 정신을 차렸나 봐."


리오가 속삭이는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다친 건 아닌 모양이네. 다행이다."


리쿠오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


"리쿠오…. 정말 아침이 되면 달라지는 건가."

"지금은 인간이야."

"!!"


리쿠오의 말에 놀란 우리들. 지금까지 요괴로 변한 것은 기억하지 못했으면서!!


"기억, 하고 있나?"

"기억 해. 어제 일도, 큐소 때도, 헤비다유도, 가고제도 전부 내가 해치웠다는 걸. 알고 있어. 요괴가 됐을 때에는 왠지 피가 뜨거워지고, 이성을 잃어버린다는 것도…. 슬슬 결심을 내릴 때가 된 걸까. 언제까지 눈 감고 있을 수는 없지. 무섭지만… 사실은 평화롭게 지내고 싶지만… 지켜야 하는 동료도 있으니까. 이 피에 의지해야 하는 때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리쿠오의 각오에 분노가 스르륵 녹아내려갔다.


"직시하게 되었군."


리오가 남동생의 각오에 입가에 호선을 띄며 중얼거렸다.


"그래서 난 그렇게까지 조직을 생각해주는 규키가 백귀야행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나고 리쿠오가 방에서 나왔다.


"형, 호시."


그는 복도에 서 있는 우릴 발견하자 다가왔다.


"…한 대 때릴려고 했는데. 무리겠군."

"…."

"더 이상 도망치지 않는 거야?"

"응."


호시는 리쿠오와 시선을 마주치고 있었다. 그리고 리쿠오의 대답에 개운하다는 표정과 홀가분한 미소를 보였다.


"처음이네. 네가 꼴사납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꼬, 꼴 사나웠어? 그 동안 그렇게나…?"

"4년 전부터 쭈욱 네 모습 꼴 사납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


호시의 말에 리쿠오는 충격받았다.


"…마, 말이 너무 심해, 호시."

"결심한 거야?"

"응. 형, 나… 더는 누라구미 모두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야."

"그래. 그럼 대화를 하자."


리오가 말했다.


"내 방에서 할까?"

"아니, 내 방에서."

"?"

"차를 가져올게."

"호시도 끼는 거야?"

"응."

"호시도 얽혀있으니까."


규키의 병문안은 나중에 가고 부엌으로 향했다.

다도세트를 꺼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리쿠오에게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리쿠오는 누라구미를 책임져야 하는 3대째 후계자이기에 나와는 언젠가 인연을 끊어야 하는….

리쿠오와의 연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에 심장이 저릿거리며 아파왔다.


"…어쩔 수 없어."


우린 운명이 아니니까. 미래는 바뀌는 법이잖아….


**

리오의 방에서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형제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개구쟁이 같은 형의 새로운 면모, 진지한 모습에 리쿠오는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어색한 침묵을 견딜 수가 없을 때 호시가 차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왔다.


"어디까지 얘기했어?"

"아직 아무것도 안 말했어."


찻잔을 받아들며 리오가 말했다.

그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호시도 왔으니까 리쿠오에게 내 얘기를 할까."

"형의 이야기?"

"내가 왜 누라구미 3대째를 포기한 그 진짜 이유에 대해서 말해줄게."

"진짜… 이유."

"그래. 네가 확실한 각오를 하면 말해 준다고 했잖아. 그게 지금인 것 같네."


호시는 시선을 내려깔며 찻잔을 매만졌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날…. 나는 완전한 인간이 되었어."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너처럼 요괴로써 각성을 하지 못한 거야."

"지금의 리오는 평범한 인간이니까 요력을 쓸 수 없어."


호시가 리오의 말에 잇어 부연설명을 해줬다.


"리쿠오, 너는 밤에 요괴가 되면 요력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리오는 그것을 할 수 없어."

"왜? 왜 그렇게 된 건데? 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던 거야?"

"그건…."


리쿠오의 질문에 리오는 곤란하다는 얼굴을 했고 호시는 고개를 푹 숙였다. 리오와 호시,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리쿠오는 눈치챘다.


"형, 호시."

"미안…."

"호시?"

"내가… 미안, 미안해."

"호시가 사과할 일이 아니야."


기계적으로 사과의 말을 내뱉는 호시를 리오가 달래주었다.


"리오가 요력을 쓸 수 없는 것은 내 탓이야…. 내가…. 미안해."

"호시는 어쩔 수 없었어."

"그래도…."

"무슨 말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봐! 왜 형이 요력을 쓸 수 없는 게 호시의 탓인데?!"

"그야, 내가 그의 요력을 없앴으니까."


호시는 죄짓은 사람-실제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고 있다-처럼 웅얼거렸다.


"그게 가능해?"

"사노메의 힘이라면 가능해."

"오직 반요에가만 가능하지. 요괴와 사람의 피가 있기에 완전한 요괴 혹은 완전한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

"그래서 형은 완전한 인간이라서 요력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거야?"

"그래."


여전히 이해 못한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리쿠오.


"그래서 나는 3대째가 될 수 없어. 될 수 없기에 그 자리를 포기한 거야. 그리고 이 사실은 할아버지도 알고 있어."

"그럼,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알고 있던 거야?"

"아니. 네가 처음 각성한 4년 전 때 말 했어. 그 후 총회 때 할아버지는 네게 3대째를 주겠다고 말하셨지."


리오는 씁쓸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호시가 떠난 후 여행을 떠난 것도 사실은 마음 정리를 하려고 한 것도 있어."

"형…."

"그러니까 이제 그 자리에 미련이 없어. 지금 이 사실을 너와 할아버지만 알고 있어주면 좋겠어."


대화가 끝나자 방 밖으로 나와 규키를 만나러 갔다.


"규키, 들어갈게."


방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장발의 남자가 이부자리에서 상체만 일으킨 채 앉아 있었다.


"호시인가."


과목해보이는 인상과 마찬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는 그.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할 말이 없다면 찾아오지도 않았겠지."


문을 닫고 앉았다.


"난… 누라구미에서 신세를 지고 있지만 내부의 일 따위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지 않아."

"너 역시 누라구미 소속이다."

"아니, 규키. 난 사노메. 사노메 일가의 사람이야."


약혼은 언젠가 파기할 테니까.


"그러니까 너희 내부의 사정에 내 사람을 얽히게 하지 마."


호시는 노기를 띤 눈동자로 이글이글 규키를 노려봤다.


"내 사람이라면…."

"히카미 요우타라는 음양사는 내 꺼야. 건들지 마. 우메하루와 요루이치 때문에 그가 크게 다칠 뻔했어. 난 그런 꼴은 절대 못 봐. 그래서 두 사람에게 조금 쓴 맛을 보여줬는데. 괜찮겠지? 먼저 우리를 공격한 것은 너희였으니까. 그럼 빠른 쾌차를 빌게."


하고 싶은 말을 다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났다.

등 뒤에서 문이 쾅 닫히자… 마음이 심란했다. 내가 닫았는데….

  1. 해변에 나타나는 여자 요괴 [본문으로]
  2. 메즈(마두馬頭)와 고즈(우두牛頭), 지옥문을 지키거나 죄수를 고문하는 일을 하는 지옥의 옥졸 [본문으로]
  3. 여우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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