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칸센을 타고 네지레메 산으로 요괴 합숙을 떠났다.


"정말로 여기 있는 이유가 뭐야?"


옆에 앉은 리오에게 작게 질문을 던졌다.


"말했잖아. 보디가드라고."

"진짜?"

"진짜."


의심스러운 눈빛을 리오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태연하게 받아들었다.


"네지레메 산 전설? 들어본 적이 없는데?"

"후후후. 그야 유라군이 모르는 것도 당연하지. 요괴 선생님 같은 마니아학 분들에게만 알려져 있거든! 오늘은 그 엄청난 전설이라는 걸 들으러 가는 거지. 그러려면 요괴 지식을 늘려야 해. 그래서 내가 생각한 요괴 수행 그 첫 번째, 요괴 포커를 잔뜩 하는 거지!"

"요괴 포커는 무슨, 그냥 인디언 포커잖아."

"랄가 키요츠구는 벌써 19연패잖아."

"자, 다시 한 번!"


키요츠구가 외쳤다.


"저건 오기야. 고집이라고."

"또 해?"


리오가 말하고 토리이가 투덜거렸지만, 두 사람은 제 20회 요괴포커를 해주기 위해 카드를 집어들었다.

키요츠구가 만든 요괴 포커의 하는 방식은 인디언 포커와 같다. 자신은 볼 수 없게 이마에 카드를 대고 다른 사람의 표정을 살펴 카드를 교환할지 말지를 정하는 거다. 그 후 강한 요괴(트럼프 그림 대신 요괴 그림이 그러져 있다)가 그려진 카드를 든 사람이 승리하는 거다.


"하나, 둘, 간다! 내 카드는 우시오니1지?!"


키요츠구가 외쳤다.


"으아아! 또 낫토코조2!!"

"이걸로 20연패로군."

"요괴 수행하고는 상관없잖아, 이거."

"또 이겨버렸네."

"리쿠오, 너 요괴 운 좀 있다? 장난 아니야! 20연승이라고!"


누라리횬 카드를 지닌 리쿠오가 또 이겼다.


"무슨 소리야! 우연이야, 우연! 난 평범해. 평범! 아, 뭐 좀 사올게."


기차 내부에서 먹을 것을 파는 수레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리쿠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먹을래?"

"응? 하지만 꼴찌가 사기로 했잖아."

"됐어! 됐어! 나 이런 거 좋아하거든."

"역시 리쿠오는 좋은 녀석이라니깐~! 그럼 나 냉동귤!"


손에 든 카드를 내려다보았다. 붉은 꽃을 보호하는 새하얀 용이 그려진 카드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뭘 보시는 거에요, 호시씨?"

"그냥 인상이 깊은 그림이라고 생각해서."


요우타가 질문을 던지자 카드를 트럼프 뭉치 쪽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호시, 너도 무언가 먹을래?"


리오가 물었다.


"아니. 기차 내부에서 무언가를 먹으면 토할 것 같아."

"멀미 해?"

"그건 아니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어."

"속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호시씨."

"그렇게 할게. 피곤해서 그런데 눈을 붙인다."

"내 어깨 빌려줄게."

"됐어."

"매정한 호시~!"


리오가 익살스럽게 웃는 것을 보고, 호시는 창가 쪽으로 몸을 비틀어서 자세를 잡고 눈을 감았다.

잠이 들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호시는 악몽을 꾸는 지 끙끙거렸다.


"호시, 다 왔어!"


기차가 멈춰서자 리쿠오가 그녀를 깨웠다.


"호시~!!"

"---"


호시가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했다.


"뭐?"


리쿠오는 그 말을 자세히 듣기 위해 몸을 앞으로 숙였다.


"어서, 빨리, 나를……!!"

"호시!!"


직감으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것인지 알았던 걸까 아니면 더 이상 들어서 안 된다는 생각한 걸까, 멈춰야겠다고 생각한 리쿠오는 큰 목소리로 호시를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리, 리쿠오……?"

"일어났어? 다 왔어."

"아, 응. 고마워."


기차가 멈춘 것을 깨닫고 호시는 다른 친구들의 뒤를 쫓았다.


"대체 몇 번 갈아타는 거야."

"허리가 아파."


기차에서 내리자 토리이와 마키가 불평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 모두 보아라! 여기가 목적지다!"

"아직 매화가 피어있어!"

"예쁘다!"

"자! 가자! 요괴 선생님과의 약속 장소, 우메와카마루의 사당으로!"

"사당? 어디 있는데?"

"몰라. 직접 찾으라는 말이다. 이 산 어딘가에 있다."

"에―엑! 이 산을 찾는 거야!?"

"키요츠구, 별장은? 온천은?"

"그런 건 밤에 가자!"


키요츠구가 앞장서서 네지레메 산으로 향했다. 시마, 토리이, 마키는 큰 한숨을 내쉬고 키요츠구의 뒤를 쫓아갔다.

그 뒤 우리는 1시간 동안 산을 타게 된다.


"뭐야, 계속 산이잖아."

"다리 아퍼. 정말로 이런 곳에서 약속했어?"

"사람 그림자는 안 보이는데."

"바보네, 시마군. 사람이 없으니까 요괴가 나오는 거잖아, 아마."

"아마…인 거냐."

"가능하면 안 나왔으면 해."


옆에서 들려온 찰칵 소리에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리오가 사진기를 들고 개구쟁이처럼 웃고 있었다.


"리오?"

"잘 나왔다!"

"?"


그는 풍경을 렌즈 속에 담았다.


"뭐지, 저건?"

"왜 그래, 유라군?"


유라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작은 사당에 지장님을 모시는 것 같은데."

"어디?"

"안개가 짙어서 잘 안 보이지만 뭔가 적혀 있다. 좀 보고 올게."

"우메와카마루라고 적혀 있어."


유라가 움직이려고 할 때, 리쿠오가 말했다.


"어떻게 보이는 거야?"


그 말이 진짜인지 그 사탕으로 가까이 가서 확인했다.


"아, 참말이네."

"이게 목적지 사당이야! 잘했다, 유라군!"

"의외로 빨리 찾았군."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고 등산객이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역시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

"뭐야, 저 더러운 사람은?"

"바보! 작가이시며 요괴 연구가인 아다시바라 선생님이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키요츠구는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저기, 이 사탕의 우메와카마루가 뭔가요?"


리쿠오가 물었다.


"그 녀석은… 우메와카마루란 것은 이 산의 요괴 전설의 주인공이란다."

"요괴 전설?"


우리는 근처의 바위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들었다.


"우메와카마루는 천 년쯤 전에 이 산에서 길을 잃은 지체 높은 집안의 소년의 이름. 생이별한 어머니를 찾기 위해 여행을 하던 길에 이 산에 사는 요괴의 습격을 받았지."

"흐음, 요괴에게…."

"이 산에 있는 삼나무 앞에서 목숨을 잃게 됐는데,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 원통한 마음이 이 산의 영적 장애로 인해 슬픈 존재로 모습을 바꾸었다. 우메와카마루는 귀신이 되어 이 산에 들어와 길을 잃은 자들을 덮치게 되었던 거지. 그 우메와카마루의 폭주를 막기 위해 이 산에 공양 비석이 여러 개 있단다. 어때, 멋지지? 요괴가 되어버리다니."

"흔한 요괴 전설 같은데……."

"의외로 평범한 얘기잖아."

"요괴 선생님이 요괴 수행을 해준다기에 괜히 겁 먹어잖아."


전혀 무서워하는 기색을 아이들을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리오만 얼굴을 굳은 채 있었다.


"어어~? 못 믿겠어? 그럼 좀 돌아보자구."


남자가 말하자 휴식 시간은 끝났다.


"호시, 하쿠 어디 갔어? 안 보이는데."


리오가 내 옆으로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하쿠는 내 심부름으로 며칠 자리를 비웠는데."

"……이거 안 좋은데."


리오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리오?"

"여기에서 저 음양사 곁에서 절대 떨어지지 마. 알았지?"

"무슨……?"

"안개가 엄청나네. 날씨가 좋았는데."


진지한 리오의 눈빛에 아무런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키요츠구의 목소리가 멀리 들려왔다.


"호시씨! 빨리 오세요!"


요우타의 부름에 정신 차려 고개를 끄덕였다.


"착하다."


내가 알아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리오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응? 이건 뭐지?"


금줄이 쳐진 무언가를 발견한 마키가 호기심을 표출하며 궁금해했다.


"손톱이란다."


남자가 마키의 질문에 답했다.


"손톱?"

"이곳은 요괴가 사는 산이야. 빠진 손톱 정도로 놀라면 안 되지."

"말도 안 돼!"

"진짜, 있는 거야?!"

"이 산에, 요괴가 있다고?!"


남자의 말에 기겁한 마키, 토리이, 시마가 비명을 질렀다.


"성공이다! 역시 이 산에 요괴가 있었어!"


키요츠구 혼자만 즐거워 환호했다.


"산에 들어왔다 길을 잃은 여행객을 덮치는 요괴. 그 이름은 규키3라고 하지."

"!!"


규키라면……. 누라구미 정예 무예파, 누라구미 최서단을 지키고 있는 규기파의 당주!!!

산에 요괴가 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아이들은 시끄러워졌다.


"싫어!!"

"그만 내려가자!"

"이 커다란 손톱을 봐! 우린 죽을 거야!"


마키가 손톱을 가리키며 울쌍이 되어 외쳤다.


"뭘 겁내는 건가, 자네들. 드디어 요괴 투어답게 되지 않았냐."

"무슨 태평한 소릴 하는 거야?!"


리오가 드물게 목소리를 높였다.


"정말 잡아먹힐 거라구!!"


토리이가 무서워하며 외쳤다.


"요우타, 이 산…… 괜찮아?"

"보통 산이 아닌 것 같은데요. 유라, 경계하자."

"응."


요우타와 유라는 시선을 교환했다.


"키요츠구, 토리이와 마키의 말이 맞아! 지금 당장 내려가야 한다구!"

"그래! 돌아가자!"

"기다리게!!"


키요츠구는 산을 내려가려는 마키와 토리이를 막았다.


"산을 내려가도 이미 버스는 없어. 게다가 어두운 산을 내려가는 게 더 위험해!"

"……뭐?"

"후훗, 뭘 걱정하고 그래?! 우리 별장이 있잖아! 당연히 방범 설비도 확실하지!"

"방범설비가 요괴한테 먹힐까?"

"관리인이 종종 들르지만 뭐가 나왔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어봤다구! 걱정 꽉 붙들어 매!"

"그래도…."

"그렇게 말해도 규키 같은 건 전설이니까. 아까 손톱도 만든 것일지도 모르고."

"자자, 선생님도 이렇게 말씀하시잖아. 온천과 식사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다구! 게다가 덮친다해도 우리한테는 음양사 케이카인 유라와 히카미 요우타가 있잖아! 그치, 괜찮지?"


키요츠구의 설득으로 아이들은 산에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확실히!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오명을 씻어야 해!"

"기합이 팍팍 들어가 있네, 유라."


얼마 전에 요괴에게 잡히고 구해져서 그런지 유라는 자신의 지갑에서 영수증, 할인권과 식신 종이를 나뉘었다.


"이렇게 해서 다른 의견은 없지?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은 합숙 속행이다!"

"그럼 난 이만. 모두 느긋하게 즐겨라."

"선생님도 같이 가시죠? 요괴 이야기 더 들려주세요."

"아니, 난 그만 산에 내려가란다. 방해가 되니까."

"그, 그러시게요? 좀더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아니, 아니. 내 역할은 여기까지야. 참, 밤은 위험하니까 절대 밤에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가 의심장하게 말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래서 산을 내려가려는 남자와 부딪혔다.


"죄송해요."

"아니, 아니란다."


남자는 산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키요쥬지 괴기 탐정단은 키요츠구의 별장으로 걸어갔다. 땅바닥에 떨어진, 끊긴 붉은 팔찌를 호시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키요츠구의 별장은 굉장히 호화스러웠다.


"우와~ 장난이 아니다!"

"졸부 취향."

"하하하, 아버지가 산을 좋아해서 지은 별장인데 이 산의 요괴를 연구할 목적으로 고친 거지."

"영감은 제로면서 요괴를 정말 좋아하네."


리오는 키요츠구를 보면서 작게 말했다.


"자, 기대하시라!"


키요츠구는 아이들에게 노천탕 입구로 안내했다.


"이 안쪽이 특제 온천이야. 여자분들은 먼저 들어가도록 해."

"굉장해!"

"지금 당장 들어가자!"


마키와 토리이의 손에 이끌려가는 카나, 호시, 츠라라, 유라.

아이들이 온천에 들어갈 생각에 들떠 있어서 츠라라가 빠져나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우와!!"


토리이와 마키는 빠르게 옷을 벗고 노천탕으로 직행했다.


"저렇게 좋은……?!"


없다! 소중한 팔찌가!!

벗은 옷을 다시 입고 창백한 얼굴이 되어 탈의실을 벗어났다.


"어디다 떨어뜨린 거지?"


손전등을 챙기고 별장을 빠져나가려는 그 순간.


"어디 가는 겁니까, 호시씨?"

"요우타."

"밖은 위험하다는 소릴 듣지 못했나요?"

"떨어뜨린 것이 있어. 반드시 찾으러 가야 해. 엄청 소중한 것이야."

"날이 밝으면 찾아서 안 되는 겁니까?"

"안 돼. 그때까지 못 기다려."

"그럼 저도 같이 갈래요."

"너도?"

"네."


거절할 명분이 생각나지 않아, 요우타와 함게 별장을 나왔다. 그 후, 요괴탐색을 하러 나온 키요츠구, 시마, 리쿠오 그리고 온천에서 도망친 츠라라.

온천을 즐기다가 츠라라가 없다는 것을 눈치챈 카나가 나왔고, 그녀가 별장 밖으로 나간 것을 본 리오가 카나의 뒤를 쫓았다.


"카나!"

"리오, 오빠."


산으로 향하는 카나를 리오가 붙잡았다.


"어딜 가는 거야?"

"잠깐… 그러니까… 그게."

"곤란하다면 더 이상 묻지 않을게, 가자."

"에? 리오 오빠도 가는 거야?"

"혼자 가게 했다가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내가 싫어."


리오의 말에 카나의 얼굴에 홍조가 나타났지만, 밤이라서 리오는 눈치채지 못했다.


  1. 소 형상을 한 요괴 [본문으로]
  2. 낫토(대두를 낫토균을 이용해 발효시킨 일본 전통의 요리) 요괴 [본문으로]
  3. 얼굴은 소, 몸은 땅거미 요괴로 인간으로 변해 인간을 속이고 조종하고 죽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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