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닌 선발 시험 이후, D랭크 임무를 하던 9반에게 C랭크 임무가 간간히 들어왔다. 


"나 요즘 강해진 것 같지 않아?"


타에가 등에 검을 찬 상태에서 말했다.


"개미만큼 강해졌지."

"개미?! 하필이면 제일 작은 개미에 비유했어?! 그게 뭐야? 엄청 조금 강해졌다는 거야?!"

"강해졌잖아!"

"그 정도는 거의 성장을 안 했다는 거잖아!"

"칭찬해줘도 뭐라고 하네!?"

"그게 어딜봐서 칭찬이야!!!"


중닌 선발 시험 이후 하야테 9반의 팀워크는 엄청 돈독해졌다. 항상 거리감을 지키고 있던 타에가 그 거리감을 취하지 않아서 그럴지도.


"C랭크 임무를 하고나면 바로 갔다 돌아오는 건가요?"

"콜록 3일은 걸릴 겁니다. 거리가 거리다보니."


하야테의 말에 시에미는 생각에 잠시 잠겼다.


"바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라도 있어?"


이타쿠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던 타에가 시에미에게 물었다.


"동생들이 오거든."

"응?"

"머물었던 고아원의 동생들에게 차크라가 발현해서 나뭇잎 마을에서 살게 되었거든."

"메이코가 운영하는 그 고아원 말이야?"

"응. 마중 나간다고 했는데."

"혹시 호카게에게 부탁이라도 해보는 건 어때?"


타에에게 멱살이 잡힌 채로 이타쿠가 제안했다.


"잠시 머물게 정도는 해주시겠지."

"그렇겠지? 한 번 부탁해봐야겠다."


3대 손자인 코노하마루와 비슷한 나이 아이들이니까 안 된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 쌍둥이들은 앞으로 이곳 나뭇잎마을에 살아갈 아이들인걸.


"콜록 그럼 점심이후 정문 앞에서 각자 준비하고 와주세요."


시에미는 하야테가 해산을 명하자 호카게 관저로 향했다. 


"시에미! 같이 가!"

"나도 갈래!"


한 명이 움직이자 다른 두 명이 쪼르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뒤에서 하야테는 흐뭇하게 보았다. 달려가던 중 시에미가 다시 돌아왔다.


"선생님! 점심 함께 먹고 출발해요!"


셋 사람 실력이 너무나 일취월장하게 늘어가고 있어서 자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가 빠르게 올 테니, 조금 더 이런 식으로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 식사는 콜록 어디서 할까요?"

"일락으로 할까요? 간단히 요기를 떼우기 딱 좋고."

"그거 또 나루토에게 뭘 받았구만."

"응! 이거 받았어. 아카네, 이루카에게도 받아서 4장이 되었거든."


타에는 시에미가 꺼내든 일락 무료 쿠폰 4장을 보자 이해가 된다는 얼굴이 되었다. 


"그럼 12시에 콜록 일락 라멘집에서 보도록 하죠."


말을 마치고 셋 사람은 다시 관저로 달려갔다.


"하야테!"


옆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하야테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긴 흑발의 여암부가 서 있었다.


"유가오."

"저게 너의 부하인 소문의 9반이야?"


유가오가 묻자 하야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호카게실에 노크를 하고 들어가고 용건을 얘기하려고 할 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꼬맹이 한 명이 뛰어들어왔다.


"할아범! 승부다, 이거! 5대는 이 코노하마루님이다, 이거!!"


표창을 든 꼬마는 본인의 긴 목도리을 밟고 굴렀다. 아주 세차게 굴렀다.


"아파!!! ……트랩이냐, 이거?"


몸을 일으킨 꼬마는 시에미들을 노려봤다. 


"괜찮으십니까, 소, 손자님! 덧붙여 말하면 함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달려온 그의 가정교사로 추정되는 닌자가 쓰고있는 선글라스를 올리며 말했다.


"그렇군. 너희가 뭔가 했구나! 이거!"


'이거'가 말버릇인 그 아이는 시에미들 쪽을 손가락질하며 외쳤다.


"그럴 리가. 네 혼자 자빠진 거잖아. 이 망할 꼬마."

"너희들! 그 분이 누군지 아느냐! 그 분은 3대 호카게의 손자님이다!"

"그게 뭐! 그렇게 따지면 나도 2대님의 증손녀거든!!"


타에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빳빳히 들고 말했다. 그러자 안경교사가 3대를 보았고, 3대는 사실이라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안경교사 얼굴이 기묘하게 변했다. 


"타에, 애써 상대할 필요 없잖아."

"짜쯩나잖아."

"호카게님, 부탁이 있어서 왔습니다."


시에미는 상황이 정리되자 호카게를 찾아온 용건을 말했다.


"곧 마을에 두 명의 아이가 찾아올 거란 것을 알고 계시죠?"

"음."

"원래대로라면 제가 마중나가야하는데 임무 때문에 마중을 못 나갈 것 같아서요. 호카게님께서 그 쌍둥이들을 일주일만 호카게님 집에서 머물게 해주세요."


시에미는 호카게의 책상에 아이들 사진을 올렸다.


"여자애가 사토, 남자애가 타카오에요. 코노하마루군과 동갑이니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에요, 아마도."

"그런가. 맡겠다."

"호카게님!"

"감사합니다."


시에미가 코노하마루 쪽으로 몸을 돌려서 무릎을 꿇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췄다.


"코노하마루군."

"에?"


시에미가 부르자 코노하마루는 놀란 얼굴이 되었다.


"사루토비 코노하마루군 맞죠?"

"응! 나 사루토비 코노하마루라니까! 이거!"


다시 한 번 불러진 이름에 코노하마루의 얼굴은 기쁨으로 반짝였다.


"코노하마루군의 집에 곧 손님들이 찾아갈 거에요. 저에게 소중한 동생들에요. 그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줄래요?"

"응! 될게! 되겠다니까, 이거!"


코노하마루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고마워요. 코노하마루군이 이름처럼 예쁜 나뭇잎색 머리색을 가지고 있어요."

"나뭇잎색 머리?"

"네."


또 다른 사진을 꺼내서 코노하마루에게 내밀었다. 코노하마루는 그 사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언제 오는 거냐, 이거!"


그리고 3대에게 매달려서 두 아이가 언제 오는지 알려달라고 졸랐다. 한편 이타쿠는 안경교사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

"저게 좋은 교사라는 거다, 안경."

"내 이름은 안경이 아니라 에비스다."

"에비스든 안경이든 아무튼. 좋은 교사는 아이를 똑바로 보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얘기하는 것부터 시작이야. 알았어? 넌 저 아이의 뭘 보고 있는 거지? 아이의 할아버지인 3대 호카게? 그렇다면 넌 교사를 그만둬야할 거야. 저 녀석은 3대 호카게의 손자는 맞지만, 코노하마루야. 사루토비 코노하마루. 손자님이 아니라 제대로 이름부터 부르라고."


시에미가 굽히고 있던 무릎을 폈다.


"그럼 3대님, 저희는 슬슬 임무하러 가보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호카게님!"


시에미와 타에가 인사하자 이타쿠는 먼저 나갔다. 호카게는 나가는 셋 사람의 뒷모습을 부드러운 미소 띈 얼굴로 지켜봤다. 관저를 나온 셋 사람은 짐을 챙기러 각자 집으로 향했다. 

12시가 되기 10분전 일락라멘집에 도착하자 하야테가 한 여성과 함께 앉아있었다. 


"일찍 오셨네요."

"콜록 외부 임무에 나갈 땐 조금 빨리 콜록 나옵니다."

"어라? 하야테 선생님…."


타에가 여성과 눈이 마주치자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그녀?"

"콜록콜록, 네 뭐…."

"우즈키 유가오라고 해."

"이타쿠입니다. 이쪽은 제 약혼녀 시에미입니다. 그리고…."

"타에라고 합니다!"


자기소개가 끝나자 이타쿠는 자리에 앉았다.


"시에미, 뭐 먹을래?"

"그러게. 오늘은 좀 새로운 맛에 도전할까."


시에미와 이타쿠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간 반면에 타에는 아니었다. 


"두 사람, 너무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것 아니야?"

"남의 연애사는 끼어들지 않는 주의라서."

"맞아. 절대로 끼어들어서 안 되는 세 가지 있어. 남의 연애, 부부싸움하는 부모님, 그리고 긍지를 건 싸움."

"에?"

"아저씨, 소유라멘으로 한 개."

"나도 시에미랑 같은 것."


유가오는 하야테 쪽으로 고개를 숙여 소근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 두 사람, 어린애 맞아? 너무 어른스러운데."


환경이 그 아이들을 저렇게 만들었다. 구미 인주력의 유일한 가족인 그녀와 구미 인주력의 유일한 친구이자 우치하 불문율을 깬 그…. 자신과 다른 것을 배척할 때의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 건지, 두 아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테우치가 그들이 함께 모여 있는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 무슨 일 있습니까?"

"물건 운반으로 외부임무를 나가게 됐어요."


시에미가 말하자 테우치는 껄껄 웃었다.


"그럼 어디로 가십니까?"

"유리 마을입니다."


하야테가 말했다.


"좀 먼 곳으로 가시는군요."

"아, 나루토에게는 말을 전하지 못했기에 테우치씨가 대신 전해주세요."

"오냐."


아마 접수처 일도 겸임하는 이루카나 아카네라면 하야테 9반이 외부임무를 나간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테우치에게도 부탁을 해놔야지. 


"유가오…?"


노렌(暖簾1)을 걷어 올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은발의 차도녀-하타케 히카리였다. 


"세츠카 선배, 점심 드시러 온 거에요?"

"뭐…."


히카리는 시에미와 눈이 마주치자 엄청 의식하듯 고개를 홱 돌렸다.


"시에미, 너 저 사람과 뭐 있어?"

"…처음 보는 사람이야."


타에의 질문에 시에미가 다 먹어서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시에미가 쿠폰으로 계산을 마칠 때까지 히카리는 그 아이를 쳐다보지 않았다. 


"선배, 왜 그러세요?"

"…아니야."


구미에게서 그 녀석이 목숨걸고 지켰던 우즈마키 시에미. 어째서 시에미의 부모가 아닌 그녀가 시에미를 지키고 보호했는지 모르겠지만…. 대면할 자신이 없었다, 아직은.


"이타쿠!"


마을 정문에서 시스이가 이타쿠를 불렀다.


"어디가?"

"외부임무."

"외부 임무?"

"응. 유리 마을로 가고 있어."

"유리마을…. 거기 불순한 움직임이 있다고 하던데."

"시스이, 나랑 시에미는 강해. 설사 우리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하야테랑 타에는 안전히 나뭇잎 마을로 귀환시킬 테니까 걱정 마."

"무슨 헛소리야! 우리만 안전해서 뭐 어쩌라고!"


타에가 버럭 외쳤다.


"그거야 당연한 거잖아. 일단 무사해야지 다음 수를 노릴 수 있으니까."

"…?"

"자신보다 강한 적을 만나면 동료의 죽음 삼아 적 뒤에서 찔려. 그래도 안 되겠다면 도망쳐. 살아가야하는 것, 그게 죽은 동료 덕분에 살아남은 자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야."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시에미의 말에 타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왠지 불길하다 말이야."


시에미는 휘날리는 바람에 날리는 옆머리를 잡으며 말을 이었다.


"폭풍이 몰아들이닥칠 것처럼 기묘한 바람이 불고 있어."

"이번 건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네."


이타쿠는 가방 속에 있는 두루마리에서 검을 꺼내고 타에처럼 등에 멨다. 


"이타쿠! 시에미! 출발하기 전부터 불길한 소리하지 마!"


타에가 애써 불안한 마음을 감추듯 외쳤다.


"아무 일도 안 생길 거야. C랭크 임무는 전에도 했잖아! 그때도 아무 일도 안 생겼잖아."

"원래 일은 갑자기 펑 터지는 법이라고 했어."

"시에미!!"

"미안, 그치만 이번 건 마음을 잡고 가는 것이 좋겠어. 가요, 하야테 선생님."

"네 콜록콜록."

"시스이, 그럼 우리 갈게."


시스이가 지켜보는 아래서 하야테 9반은 유리마을로 물건을 전하기 위해 출발했다.

  1. 일본 가게나 건물의 출입구에 쳐놓은 발로써 특히 상점 입구에 걸어놓아 상호나 가몬을 새겨놓은 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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