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문제를 대충 훑어봤다. 하닌이 절대로 풀 수 없는 문제 난이도……. 시에미는 감시관들 분위기를 살폈다. 당연하듯 수험생들이 컨닝할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 컨닝을 유도한다? 즉 위장 및 은폐술을 구사한 정보수집 능력을 보겠단 의미인가.
"!!"
눈치 빠른 녀석들이라면 알아차렸을 거다, 이 시험 진짜 의미를. 그렇다면 내부에 답을 알고 있는 수험생인 척하는 중닌이 있을 거란 거겠지? 하지만……. 시에미는 손가락 관절을 천천히 풀었다. 손가락 운동을 한 그녀는 연필을 들어올렸다.
문제 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고도 집중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시에미 모습에 츠라라는 감탄어린 눈동자로 보았다. 스스로 풀겠다는 건가? 그녀는 시에미를 보다가 나루토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쿠나이를 던졌다.
"으악!"
나루토와 히나타 사이를 스치고 지나간 쿠나이가 뒷줄에 앉은 수험생의 시험지에 박혔다. 비명 소리에 수험생들 시선이 그쪽으로 향해졌다.
"무, 무슨 짓입니까!"
"5번 미스다. 네 녀석은 실격이다."
"그…그럴 수가!"
"이 녀석의 동료, 두 사람 다 이 교실에서 나가. 지금 당장."
츠라라가 냉기가 뚝뚝 묻어나올 것 같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를 시작으로 감시관들은 수험생들을 탈락시켰다.
"23번 실격."
"43, 27번 실격."
감시관들은 나가기 싫은 수험생들을 억지로 끌어 내보냈다.
"이보라고! 내가 5번이나 컨닝했단 증거라도 있는 거야? 애당초 당신들, 정말 제대로 이만큼의 사람 수를 전부 체크하고 있는 거냐고-!!!"
집중을 방해한 퍽-하는 묵직한 타격음에 이타쿠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그쪽을 보았다. 얼굴 윗부분을 붕대로 감은 톤보의 손에 그대로 벽에 처박힌 수험생이 보였다.
"알겠냐. 우리들은 이 중닌 선발 시험을 위해 선발된 엘리트들이다. 네 눈 깜빡임 하나 놓치지 않지. 말하자면 이 강함이 증거다."
톤보의 행위에 시험장 분위기는 더욱더 얼어붙었다. 이비키는 소란 속에 냉정히 일을 진행하는 가아라를 보면 훗 웃었다. 감시관이 실력 행사를 하고나서야 얌전해진 실격자들은 시험장을 떠나기 시작한다.
"59번 실격."
"33번, 9번 실격."
문제를 다 풀자 연필을 내려놨다. 비슷한 줄에 있는 타에의 얼굴을 살피자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한 것 같네. 안 되면 영화술-살아있는 영혼이 되어 상대방 몸으로 들어가 사람을 조종 및 자살하는 술법, 단 영혼을 빠진 본체는 무방비해진다-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군.
"죄송합니다."
칸쿠로가 손을 들었다.
"뭐냐."
"잠깐 화장실에…."
"화장실은 우리들이 따라가도록 되어 있다."
"과연, 그렇군요."
수갑을 채우고 칸쿠로는 감시관과 함께 교실을 나갔다. 저 감시관, 인간이 아니잖아. 인형인가? 그럼 칸쿠로는 인형술사?
시험 개시 후 45분이 되자 이비키가 입을 열었다.
"좋아. 지금부터 10번째 문제를 출제한다. 그 전에 하나 최종문제에 대해서 약간의 룰을 추가하도록 하지."
문이 열리고 칸쿠로가 교실로 돌아왔다.
"훗, 강운이군. 인형 놀이가 헛수고가 되지 않아서 말야."
"!!"
이미 간파하고 있었구나. 하긴 심문과 고문 부대 대장인데 그것도 모르지 않겠지.
"뭐 됐다. 앉아라."
칸쿠로는 자리로 돌아가면서 같은 라인에 앉은 테마리와 레오에게 컨닝 페이퍼를 넘겨주고 자리에 앉았다. 대단하잖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슬쩍 주다니.
"그럼 설명하지. 이건 절망적인 룰이다. 우선 너희들은 10번째 문제 시험에 응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하라니! 만약 10번째 문제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응하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그 시점에서 그 녀석의 점수는 제로가 된다. 즉 실격. 물론 동반된 두 녀석도 함께 실격이다."
"대체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응한다를 선택할 게 뻔하잖아! 엉터리라고! 동반이라니!"
"그리고 또 하나의 룰. 응한다를 선택하고 정답을 맞히지 못한 경우, 그 녀석은 영구 중닌 시험의 수험 자격을 박탈하겠다."
"그런 바보 같은 룰이 어디 있냐!!"
키바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다.
"실제로 여기에 중닌 시험을 몇 번이나 보고 있는 녀석도 있을 터다!"
"왈왈!"
키바 항변에 이비키가 음산한 웃음을 터트렸다.
"운이 나쁜 거다, 너희들은. 올해는 내가 룰이다. 그 대신 돌아갈 길을 부여해주고 있잖냐."
"!!"
"자신 없는 녀석은 얌전히 응하지 않겠다를 선택하고 내년도 내후년도 시험 보면 된다."
불안과 혼돈이 팽배한 시험장.
"그럼 시작하지. 이 10번째 문제. 응하지 않을 녀석은 손을 들어라. 번호 확인 후, 여기서 내보내주마."
"…나, 나는 그만두겠어. 응하지 않겠어!"
"50번 실격. 130번과 111번 동반 실격."
수험생 한 명이 손들자 키미코가 번호 확인하고 호명했다.
"나도야!"
"나도!"
고문 스킬을 살려서 정신적으로 고문을 주는 이비키의 압박에 못 이겨 하나 둘 시험을 포기하고 나갔다.
"어…!"
나루토가 부들부들 떨면서 손을 드는 것이 본 시에미는 화들짝 놀랐다. 나루토가 포기할 녀석이 아닌데? 그리고 역시나, 라고 할지. 저게 뭐야? 라고 할지.
쾅! 나루토는 들었던 손을 그대로 책상 위로 내려치며 외쳤다.
"얕보지 마! 난 도망치지 않겠다니깐! 응해주겟어. 만약 평생 하닌이라도 의지로라도 호카게가 되어줄 테니까 별로 상관없다니깐! 무섭거나 하지 않아!"
이야~! 사스케나 사쿠라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건가. 멋진 근성이네. 그 말에 교실 분위기가 휙 변했다.
"한 번 더 묻겠다. 인생이 걸린 선택이다. 그만두려면 지금 뿐이다."
"자신이 내뱉은 말은 조금도 굽히지 않아. 그게 내 닌도다."
이비키는 나루토를 보며 피식 웃었다.
"멋진 결의군. 그럼 여기 남은 전원에게 선언한다."
드디어 10번째 문제를 발표할 생각인가?
"남아있는 전원 1차 시험 합격이다."
이비키 말에 누군가 놀라서 쥐고 있던 연필을 놓아버렸는지 또르르 책상에서 연필이 굴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책상 덜컹이는 소리가 났다.
"잠깐! 무슨 소리죠? 갑자기 합격이라니! 10번째 문제는?"
"그런 건 처음부터 없었다. 말하자면 좀 전의 2택이 10번째 문제지."
아까 전 무서운 분위기는 어디로 날려버린 거지? 반전미 느껴지는 만면 미소에 호감을 느꼈다.
"잠깐! 그럼 지금까지의 앞 9문제는 대체 뭐였지? 전혀 쓸데없는 거잖아."
"쓸데없지 않다. 9번째까지의 문제는 이미 목적을 달성했으니까. 너희들 개개인의 정보수집 능력을 시험해본다는 목적 말이지."
"정보, 수집 능력?"
"우선 이 테스트의 포인트는 최초 룰에 제시한 '항상 3인 1조로 합격 여부를 판정한다'고 하는 시스템에 있다. 그것에 의해, 너희들은 동료들 발목을 잡아당기고 만다는 상상을 초월한 압박감을 받게 되지. 하지만 이 테스트 문제는 너희들 하닌 레벨로는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연히 그렇다고 한다면 회장의 거의 대부분 녀석들이 이렇게 결론을 내리겠지. 점수를 얻기 위해선 컨닝 밖에 없다고. 즉 이 시험은 컨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때문에 컨닝의 타킷으로서 모든 해답을 알고 있는 중닌 2명 정도 미리 너희들 속에 잠입시켰다."
손을 들어서 자신이 문제 답을 지닌 중닌이라고 밝힌 두 명의 수험생 둘.
"하지만 어줍잖은 컨닝을 한 녀석은 당연히 실격이다."
이비키는 말하면서 두건 형태 서클렛을 벗었다. 드러난 이비키의 머리는 화상만이 아니라 베인 상처, 꿰맨 상처 등 온갖 흉터로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정보란 건 그 순간순간에 있어서 목숨보다 무거운 가치를 발하며, 임무나 전장에서 항상 목숨걸고 서로 빼앗으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비키는 서클렛을 착용해 고문당한 흔적을 가렸다.
"적이나 제삼자에게 들켜버려고 얻은 정보는 이미 올바른 정보라고는 할 수 없는 거다. 이것만큼은 기억하고 있기를 바란다. 잘못된 정보를 얻어오는 건 동료나 마을에 괴멸적인 타격을 준다. 그런 의미로 우리들은 너희들에게 부득이하게 컨닝이란 정보 수집을 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명백히 뒤떨어진 녀석을 선별했단 거지."
"그래도 어쩐지 마지막 문제만큼은 납득 안 가는데…."
"10번째 문제야말로 1차 시험의 본제였던 거다."
"무슨 소리죠?"
"설명해주마."
이비키는 친절히 설명을 이었다.
"10번째 문제는 응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문. 말할 것도 없이 고통을 강요당하는 2택문제다. 응하지 않은 녀석은 팀원과 함께 즉시 실격. 응하다를 선택하고 답하지 못한 녀석은 평생 하닌 생활. 실로 불성실하기 짝이 없는 문제지. 그럼 이런 2택은 어떨까? 너희들이 중닌이 되었다고 가정하자. 임무 내용은 비밀 문서 탈취. 적측 닌자 수, 능력, 그 밖의 군비 유무 일체 불명. 더욱이는 적이 둘러쳐놓은 계략이란 이름의 함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자―, 이 임무 응할 거냐? 응하지 않을 거냐?"
이비키가 시험장 내부를 한 번 훑어보았다.
"목숨이 아까우니까, 동료가 위험에 처하니까. 위험한 임무는 피해나갈 수 있는 걸까?"
타에는 시에미를 보았다. 가라앉아서 어둡게 보이는 암녹색 눈동자가 답을 이미 말해준다.
"대답은 노. 어떤 위험한 도박이라 해도 그만둘 수 없는 임무도 있다. 여기서 제일 먼저 동료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불황을 돌파해 나가는 능력. 이것이 중닌이란 부대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다. 여차할 경우 자신의 운명을 걸지 못하는 녀석. 내년이 있다고 불확정한 미래와 맞바꿔 마음이 흔들려 찬스를 포기하는 녀석. 그런 어쭙잖은 결의 밖에 갖고 있지 않는 쓰레기에게 중닌이 될 자격이 없다고 난 생각했다. 응한다를 선택한 너희들이 난해한 10번째 문제 정답자라고 해도 좋다. 앞으로 만나게 될 곤란에도 맞서 싸울 수 있겠지. 입구는 돌파했다. 중닌 선발 시험 1차 시험은 종료다. 너희들의 건투를 빈다."
"앗싸! 빌고 있으라니깐! 해냈다! 해냈다니깐!"
기운 넘치는 나루토 목소리가 끝나기 무언가가 창문을 꿰고 들어왔다. 단상 앞에 걸쳐진 천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앙코.
"너희들! 기뻐하고 있을 때가 아냐! 난 2차 시험관, 미타라시 앙코! 다음 가자, 다음! 따라오라구!"
갑자기 나타나서 앙코가 손을 번쩍 들고 외치자 수험생들을 얼빠진 얼굴로 보았다.
"……."
"……?"
"공기 좀 읽어라."
천 뒤에서 이비키가 말했다. 그 분위기에 앙코는 민망한 듯 헛기침을 몇 번 하고, 내부를 한 번 훑어봤다.
"84명? 28팀이나 남긴 거냐. 이번 제1시험은 물러터졌군."
"이번엔 우수한 녀석이 많아서 말이지."
"뭐 됐어. 다음 제2시험에서 반 이하로 만들어 줄 테니까. 아~, 두근두근하네. 자세한 설명은 내일, 장소 옮겨서 할 테니까. 집합 장소, 시간 등을 담당 상닌에게 들어두도록. 이상. 해산!"
시험지를 두고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시에미는 무언가를 느꼈다.
"시에미…?"
"뭐지, 이 불길한 감각은…?"
"그런 소리 좀 하지 마! 네 감은 대체로 맞아서 더 불길하다고!"
가까이 다가온 타에가 오도독 닭살 돋은 팔을 문질렀다.
"하야테 선생님에게 어서 들으러 가자!"
"아-알겠으니까, 잡아당기지마!"
팀원들과 나가는 시에미의 뒷모습을 풀마을 닌자는 집요하듯이 바라보았다.
**
나무들이 기괴하게 얽혀서 음침한 분위기를 내는 숲 앞에 앙코와 수험생들이 서 있었다. 분위기가 워낙 수상한지라 마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잘 오지 않는 숲. 나중에는 닌자 연습장 중 하나가 됐지만 역시 분위기 탓인지 어지간한 아이들은 여기서 연습을 꺼렸다.
"이곳은 제2차 시험장소. 제44연습장. 별명, 죽음의 숲."
"기분 나쁜 곳이네."
"후후후, 여기가 죽음의 숲이라고 불리는 이유 곧 실감하게 될 거야."
"헹! '여기가 죽음의 숲이라 불리는 이유 곧 실감하게 될 거야'―라고 겁줘봤자 전혀 아무렇지 않다구! 무섭지 않다니깐!"
나루토가 기운차게 외쳤다.
"그래, 넌 기운이 넘치는 구나?"
앙코가 싱긋 웃었다. 곧 그녀는 나루토를 향해 쿠나이를 던진 후 그의 등뒤에서 나타났다.
"너 같은 아이가 가장 먼저 죽지. 내가 좋아하는 새빨간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앙코는 자신이 던진 쿠나이 때문에 생겨난 나루토의 볼에 흐르는 선혈을 만지다가 등뒤에 선 존재에게 쿠나이를 겨눴다.
"이거, 돌려드리지요."
그러면서 쿠나이의 손잡이 부분을 혀로 휘감아서 주었다. 대부분 쿠노이치들은 그를 혐오스럽게 보았다.
"일부러 고마워라. 하지만 말야, 살기를 품고 내 뒤에 서지 말아줘. 빨리 죽고 싶지 않으면 말야."
"빨간 피를 보면 금방 흥분해버린 성격이라서. 게다가 제 소중한 머리카락이 잘라져서 무심코…."
"미안했군."
풀마을 닌자의 생기없는 얼굴을 보자마자 이타쿠 손을 잡았다. 이제 괜찮다고 해도 몸에 새겨진 공포가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이번엔 혈기왕성한 녀석들이 모인 것 같군. 기대되네."
앙코는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이타쿠의 "괜찮다"란 목소리에 맞춰 심호흡을 해서 긴장된 몸을 풀었다.
"그럼 제2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너희들에게 이걸 나눠주겠어. 동의서야."
앙코는 동의서를 배부했다.
"시험에 참가할 녀석들은 우선 동의서에 사인해줘야겠어."
"어째서?"
"여기서부터는 죽은 사람도 나오니까 그것에 대해서 동의를 받아두지 않으면 내 책임이 되어버리니까 말야~! 그럼 2차 시험 설명을 시작하겠어. 간단히 말하자면 여기선 극한 서바이벌에 도전하는 거야. 우선 이 연습장 지형부터 차례대로 설명하겠어. 이 제 44연습장은 자물쇠로 잠긴 44개 게이트가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강과 숲, 중앙에 탑이 있지. 그 탑에서 게이트까지 약 10km. 이 한정된 지역내에서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거야. 그 내용은 뭐든지 인정되는 두루마리 쟁탈전이야."
"두루마리?"
"그래. 하늘의 서와 땅의 서. 이 두개의 두루마리를 둘러싸고 싸우는 거지. 1차 시험을 통과한 건 전부 84명, 28팀이 존재해. 그 절반인 14팀에게 하늘의 서. 남은 절반에게 땅의 서를 각각 한 팀에 하나씩 나눠주겠어. 간단히 말하면 그걸 빼앗는 거야."
앙코는 하늘의 서와 땅의 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래서 합격 조건은?"
"하늘, 땅 양쪽의 서를 갖고 중앙 탑까지 3명이서 오는 것."
"즉 두루마리를 빼앗긴 14팀 절반이 확실히 떨어진다는 거네요."
"단 시간 내에 말야. 이 시험 기한은 120시간, 딱 5일간 하는 거야."
"5일간?"
"밥은 어떻게 하지?!"
"자급자족! 숲은 야생의 보고. 단 식인 맹수나 독충, 독초에는 주의할 것."
"그런…!"
쵸지가 추욱 어깨를 늘어뜨렸다.
"바보구나. 그러니까 서바이벌인 거잖아."
팀원인 이노가 쵸지를 타박했다.
"게다가 14팀, 42명이 다 합격한다는 보장 역시 없어. 행동 거리는 날이 갈수록 길어지고 회복에 주어지는 시간은 역으로 짧아지게 될 거야. 더불어 주위엔 온통 적 투성이. 맘 놓고 잘 수도 없을걸. 즉 두루마리 쟁탈전에서 부상자 뿐만 아니라 이 코스 프로그램의 혹독함을 견디지 못한 자도 반드시 나오게 되지. 이어서 실격 조건에 대해 얘기해줄게."
"저기, 도중에 포기하거나 할 수 있습니까?"
시카마루가 물었다.
"룰로서 도중 기브 업은 일절 없다. 5일간 숲속에서 지내줘야겠어."
"역시인가…. 귀찮아 죽겠군."
귀찮다는 것이 싫다는 시카마루 모습에 맥이 탁 빠져버렸다.
"그럼 이어서 실격 조건. 우선 첫 번째, 시간 내에 하늘, 땅의 서의 두루마리를 탑까지 3명이서 가져오지 못한 팀. 두 번째, 팀원을 잃어버린 팀 또는 재기불능자가 나온 팀. 그리고 이건 보충으로 두루마리의 내용은 탑 안에 도착할 때까지 절대로 보지 말 것."
"도중에 보면 어떻게 되는 건데요?"
"그건 비밀♥"
"?"
"중닌 정도 되면 초 극비 문서를 다루는 일도 나온다고. 신뢰성을 보기 위해서야. 설명은 이상! 동의서 3장과 두루마리를 저쪽 오두막에서 교환해 줄 테니까 그 후에 게이트 입구를 정하고 일제히 스타트야. 아, 그리고 마지막 어드바이스 한 마디. 죽지 마라!"
목숨걸고 정보 쟁탈전에 팽뱅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누구 하나 뒤돌아서지 않았다. 오두막에 처지는 천을 보자 각팀에 전해지는 두루마리 종류, 3명 중 누가 두루마리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게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교환 시간이 되자, 9반이 오두막 내부로 들어갔다. 안에는 이와시, 아리아, 코우가가 앉아있었다.
"안녕하세요."
시에미는 셋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고 팀원들 동의서를 내밀고 땅의 서를 받아들었다.
"누가 가지고 있을래?"
"시에미가 갖고 있어. 이타쿠, 파악했어?"
"하늘 서는 나루토 팀, 시카마루 팀, 타마즈사 팀. 타마즈사 팀을 노릴 거지?"
땅의 서를 홀스터에 집어넣으며 시에미는 싱긋 웃었다. 정답을 맞혔다듯 말이다.
게이트 앞에 서서 기다리는 동안 시에미 머리끈이 끊어졌다.
"불길한데…."
"동감이야."
"고작 머리끈이 끊어진 거잖아."
타에가 기운을 내라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시에미는 피식 웃어버리고 나머지 한 쪽도 풀어버리고 이마에 서클렛을 착용했다.
"찰랑찰랑 스트레이트 금발! 나도 머리 길러볼까. 하지만 귀찮고."
"타에…."
"바보야! 그게 아니잖아!"
"아!"
이타쿠가 외치자 그제야 2차 시험에 대해 의논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중닌 선발 제2차 시험을 개시한다!!"
30분 후에 앙코가 외치자, 44개의 게이트 문이 전부 동시에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