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반쯤 바깥 통로에서 달가닥달가닥하는 소리가 나더니 보조개 움푹 들어간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객실 문을 열고 물었다.

 

"뭐 좀 먹을래, 얘들아?"

 

해리는 벌떡 일어났지만 론은 귓볼이 다시 새빨개져서는 샌드위치를 가져왔다고 중얼거렸다. 해리는 통로로 나갔고 강낭콩 모양으로 생긴 온갖 맛이 나는 젤리와 풍선껌과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과 호박 파이와 큰 냄비 모양의 케이크와 감초로 만든 지팡이 등 모든 간식을 조금씩 사고 객실 안으로 갖고 들어와 빈자리에 쏟아붓었다.

 

"같이 먹을 꺼지, 로라?"

"물론."

 

해리는 두들리때문에 지금까지 친구가 없었기때문에 누군가와 같이 나눠먹는 것을 좋아했다. 론은 샌드위치가 들어있는 둥근 꾸러미를 꺼내들었다.

 

"배고픈가 보구나, 그렇지?"

"죽을 지경이야."

"우리 엄마는 내가 쇠고기 소금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늘 잊어버리신다 말야."

"이거 하나와 바꾸자. 어서..."

"넌 이걸 좋아하지 않을 거야. 다 말라 비틀어졌거든. 우리 엄마는 시간이 없으셔. 알다시피, 우리 다섯 형제때문에 말야."

"자 어서, 파이 하나 먹어."

 

해리가 호박 파이를 들어올리면서 말하자 론은 마지못해서 먹기 시작했다. 곧 론은 파이와 케이크와 사탕을 먹었고 그리고 어느새 샌드위치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이것들은 뭐지? 진짜 개구리는 아니겠지?"


해리가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 상자를 들고서 론에게 물었다. 나와 론이 해리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아니야. 그냥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이지."

"하지만 카드는 뭔지 봐. 난 아그리파였으면 좋겠어."

"뭐라구?"

"아참, 넌 모르겠구나. 초콜릿을 사면, 그 안에 카드가 들어있어, 있잖아. 유명한 마녀나 마법사들의 사진을 모으는 것 말야. 난 500장 정도 모았는데, 아그리파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아직 하나도 없거든."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 상자를 들고는 질문하는 해리는 론의 설명에 개구리 초콜릿 하나를 뜯어 카드를 집어들었다. 그 카드엔 반달 모양의 안경을 쓰고있었으며, 길고 구부러진 코에 멋지게 드리워진 은빛 머리카락과 콧수염와 턱수염을 기르고 있는 늙은 마법사의 얼굴이 있었다. 그 사진 밑에는 '알버스 덤블도어'라고 씌어있었다.

 

"이 사람이 덤블도어구나!"

"설마 덤블도어를 모르는 건 아니겟지! 나 개구리 초콜릿 하나 먹어도 되니? 아그리파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상관없어."

"고마워."

 

해리는 카드는 뒤집어 읽었고 나역시 개구리 초콜릿을 뜯었다. 그리고 론역시 개구리 초콜릿을 뜯었다. 내 카드에는 '루치아 E 피브렐'이라고 적힌 레몬빛도는 금발에 금안의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는 나를 보면서 윙크를 한다. 하지만 곧 얼굴이 사라져버리자 나는 뒷면을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루치아 이브 피브렐. 삼형제 피브렐 이야기에서 나오는 그 피브렐의 삼형제의 장남의 후손이자 피브렐 가문의 44대 당주. 마법 세계의 최고의 미녀이자 악녀. 사랑의 묘약으로 해리 포터의 어머니이자 제임스 포터의 아내, 릴리 포터의 남동생인 조너선 에반스를 먹이고 사랑을 얻는다. 행복했던 둘의 사랑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때 조너선 에반스가 그녀의 진실을 알게되면서 자신을 경멸하자 사랑하는 남자를 제 손으로 죽인다. 그 후에 그녀를 본 사람은 없다. 자신의 지팡이, 장미목와 벨라 머리카락에 24센티미터의 지팡이를 두 동강 내버리고 행방불명되버린다.

 

카드에 입을 맞추고는 나는 누가 볼까나 얼른 내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어버린다. 앞으로 부적으로 삼아야겠다. 아이가 있다는 것은 누구도 모르는 것일까나? 차라리 잘 됬지.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얼굴이 없어졌어!"

"원래 그런거야."

"맞아. 다시 올 거야. 아니, 이거 또 마녀 모르가나잖아. 여섯 장이나 있는데... 너 가질래? 너도 모아봐."


론의 눈이 아직 남아 있는 개구리 초콜릿 더미 쪽으로 돌아갔다.


"먹어. 머글 세계에서는 사진 속의 사람이 없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어."

"그래? 뭐야, 그럼 사진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단 말야? 신기하군!"

 

해리의 말에 론은 놀란 것 같았다. 해리는 카드를 모우고 론은 유명한 마녀나 마법사들의 카드를 보는 것보다 개구리 초콜렛을 먹는데 더 정신이 팔려 있었다. 어쩜 저렇게나 대조적일까나? 

갖가지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 봉지를 뜯는 해리.

 

"그런 건 조심해야 해. 그건 온갖 맛이 나는 젤리인데, 그야말로 별의별 맛이 다 있거든. 운이 좋으면 초콜릿이나 페퍼민트나 마멀레이드 같은 맛이 나는 것을 먹을 수도 있지만, 재수 없으면 시금치나 간이나 내장 맛이 나는 걸 먹게 될 수도 있어."

 

론은 해리에게 주위를 준 뒤, 초록색 젤리를 하나 집어들고 유심히 살핀 뒤, 한쪽 귀통이를 조금 베어 먹었다. 그 맛은 양배추 맛이였다. 우리는 강낭콩 젤리를 먹으며 즐겁게 보냈다. 구운 빵, 코코넛, 구운 콩, 딸기, 카레, 풀, 커피, 정어리 맛이 나는 젤리를 먹었고, 심지어는 론이 손도 대지 않는 이상한 회색 젤리-그것은 후추맛이였다-를 조금 뜯어 먹기까지 하는 용기를 내는 해리의 모습을 구경했다. 

이제 창문으로 지나가는 시골 풍경은 점점 더 황량해지고 있었다. 산뜻한 들판은 사라지고 없었다. 숲과 구불구불한 강줄기와 암록색의 언덕이 보였다.

그때 객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나더니, 9와 4분의 3번 승강장에서 지나쳤던, 동그란 얼굴의 남자아이가 들어왔다. 그는 잔뜩 울상을 짓고있었다.

 

"미안해. 그런데 너희들 두꺼비 한 마리 못 봤니?"

 

우리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 애가 울먹이기 시작한다. 나참, 고작 두꺼비 한 마리 잃어버렸다고 우는거야? 나는 손수건을 꺼내들어서는 그 남자 아이에게 내밀었다.

 

"고, 고마워. 잃어버렸어! 그 녀석이 자꾸만 달아나려고 해!"

"나타나겠지."

"그러겠지. 그래도, 혹시 두꺼비를 보면..."

 

그 아이는 나에게 손수건을 받아들고는 가버린다. 손수건을 돌려주고 가야지. 별로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애드밀이 나를 위해서 선물해준 것인데.... 사실 손수건은 많이 가지고 있었다("로라는 언제나 덜렁거리잖아."라고 애드밀이 말하면서 많이 주었기때문이다). 복도로 나가자 이미 그 아이는 사라져버렸다. 나는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쟤는 왜 그까짓 두꺼비 한 마리 갖고 저렇게 걱정하는지 모르겠어. 만약 나에게 그런 두꺼비가 있다면 난 차라리 잃어버린 셈치고 찾아다니지 않을거야. 나도 스캐버스를 가져왔으니, 할말은 없지만 말야."

 

스캐버스는 론의 무릎에서 졸고있었다. 저렇게 매일 잠으로 시간을 떼우는 것일까나?

 

"이 녀석은 언제나 이래. 늘 이렇게 잠만 자고 있거든. 어제는 이 녀석을 더 재미있게 보이게 하려고 노란색으로 바꾸려고 했었어. 그런데 그 마법이 듣지 않더라구. 보여줄께."

 

론은 가방 속을 뒤적거리더니 아주 낡아보이는 지팡이를 하나 꺼냈다. 그것은 여기저기 조금씩 깨져있었고 끝에는 유니콘 머리털이 조금 삐져나와있었다. 론이 지팡이를 들어올렸을 때 객실 문이 다시 스르르 열렸다. 또 두꺼비를 잃어버린 그 아이였는데, 이번에는 어떤 여자 아이와 함께 있었다. 여자 아이는 벌써 호그와트 교복으로 갈아입고있었다.

 

"두꺼비 한 마리 본 사람 없니? 네빌이 잃어버렸거든."

 

그 여자아이는 숱이 많은 갈색 머리, 그리고 조금 큰 앞니를 갖고 있었다.

 

"본 적이 없다고 아까 말했는데."

 

론이 대답했지만, 그 여자 아이는 론의 말을 듣지도 않고 론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보고있었다.

 

"어머, 마법을 부리려고 하는 거니? 그럼 한번 해봐."

"어... 좋아. 햇빛이여, 데이지여, 버터 멜로우여, 이 멍청하고 살찐 쥐를 노랗게 바꾸어라."

 

론이 지팡이를 휘들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스캐버스는 그대로 잿빛인데다 쿨쿨 잠만 자고 있었다. 주문이 엉터리니까 당연히 들을리가 없지. 론에게 이 주문을 가르쳐준 사람은 분명히 그 주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있었을 것이다. 우리들 사이에는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 주문이 확실하니? 글쎄, 썩 훌륭하진 않는데, 안 그래? 나도 연습으로 간단한 주문 몇 개는 해봤는데 다 들었었거든. 우리 가족 중에는 언니를 제외하고는 마법사가 아니라서 내가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를 받았을 때 정말 놀랬어. 물론 난 굉장히 기뻤지만 말야. 언니는 나에게 축하한다면서 나에게 이런저런 마법 주문을 가르쳐주었지. 난 호그와트가 최고의 마법학교라고 들었거든. 그래서 난 교과서를 몽땅 외워버렸어. 그거면 충분하길 바랄 뿐이야. 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야.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니?"

 

헤르미온느가 말을 빨리해서 론과 해리는 어리벙벙하게 그녀를 응시하고있었다. 아마 그들은 교과서를 모두 외우지 않은 것이 틀림이 없었다.

 

"론 위즐리야."

"로라 에반스야."

"해리 포터야."

"정말이니? 난 물론 너에 대해 모든 걸 알아. 난 예비 지식용으로 책을 몇 권 더 샀는데 《현대 마법의 역사》와 《어둠의 마법의 번영과 몰락》과 《20세기의 위대한 마법사 사건》이라는 책에 네가 나와있었어."

"내가?"

"이럴 수가. 넌 몰랐니? 내가 너였다면 찾을 수 있는 건 모두 찾아냈을거야. 너희들 혹시 어느 기숙사에 들어가게 될지 아니? 계속해서 물어보고 다녔는데, 난 그리핀도르에 들어갔으면 좋겠어. 지금까지는 거기가 가장 좋은 것 같더라. 덤블도어도 거기에 있었다고 들었어. 하지만 래번클로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거야... 그건 그렇고, 이젠 네빌의 두꺼비를 찾아보는 게 좋겠다. 너희 둘도 옷을 갈아입는 게 좋을거야. 곧 도착할테니까."

 

헤르미온느는 두꺼비를 잃어버린 네빌을 데리고 가버린다.


"어느 기숙사에 들어가든, 저 여자아이와 같은 기숙사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론은 지팡이를 다시 가방 속으로 던졌다.

 

"빌어먹을 주문 같으니라구. 그건 조지 형이 가르쳐 준 건데, 형은 틀림없이 그게 엉터리라는 걸 알고있었을거야."

"네 형들은 어느 기숙사에 있니?"

"그리핀도르. 엄마와 아빠도 거기 계셨어. 내가 들어가지 못하면 엄마 아빠가 뭐라고 하실까. 난 래번클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내가 슬리데린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봐."

"슬리데린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볼드모트가 나쁜거잖아."

 

내 말에 해리와 론은 놀라는지 나를 쳐다본다. 역시 슬리데린을 응호하는 것은 이상한 것일까나?

 

"미안... 대부와 대모가 슬리데린에 나왔고 부모님은 래번클로였거든.... 그래서 그런거야."

"아, 그렇구나."

"하지만 난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그렇다는거지."

 

나는 웅얼거리면서 말을 하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런데 네 형들은 졸업하고 지금 뭐하니?"

 

해리가 주제를 다른 쪽으로 옮겼다. 이것이라면 분위기도 어색해지지 않을 것이다.

 

"찰리 형은 루마리아에서 용을 공부하고 있고, 빌 형은 아프리카에서 그린고트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있어. 너 그린고트에 대해 들어봤니?"

"<예언자 일보>에서 어떤 사람이 1급 금고를 털렸고 했다면서?"

"정말이니?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무 일도. 하지만 그 사건이 그렇게 대형 뉴스가 되었던 건 바로 그랬기때문이야. 범인은 잡히지 않았어. 우리 아빠는 그린고트까지 손을 벋은 건 틀림없이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짓일 거라고 하시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거야. 그게 이상해.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면 모두들 그 사람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서 겁을 먹지. 그런데 넌 어느 퀴디치 팀 팬이니?"

"어... 난 아는 팀이 없어."

"뭐라구! 보면 곧 알게될 거야. 그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포츠야."

 

퀴디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해리를 어이없다듯이 바라본 론은 퀴디치에 대해서 설명했다. 공 4개와 선수 일곱명, 추격꾼, 파수꾼, 수색꾼, 몰이꾼의 위치에 대해 모두 설명하고는 형들과 함께 가봤던 유명한 경기들과 돈이 생기면 사고싶은 빗자루에 대해 말했다. 론이 해리에게 경기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려는 순간, 객실 문이 다시 스르르 열렸다. 남자 아이 네 명이 들어왔는데, 말칸 부인의 망토가게에서 본 남자 아이가 중간에 있었고 남자 아이의 보디가드처럼 따라온 트롤처럼 심술궂은 얼굴을 한 2명의 남자 아이가 서있었다. 그리고 무관심한 표정과 눈빛을 한 흑발의 청안을 가진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게 사실이니? 기차 안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해리 포터가 이 객실에 있다고 하던데. 그게 너니, 안 그래?"

"맞아."

"아참, 이쪽은 빈센트 크레이브고 이쪽은 그레고리 고일이야. 그리고 내 이름은 말포이야, 드레이코 말포이. 이 쪽은 내 사촌인 로우 레스트랭."

 

론은 웃음을 참고 있었던지, 약간 기침 소리를 냈다.

 

"내 이름이 웃기다 이거니? 네가 누군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겠구나. 위즐리 가족은 모두 빨간 머링 주근깨투성이에다 형편에 맞지 않게 자식들을 턱없이 많이 낳았다고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거든. 너도 곧 어느 마법사 가족이 더 좋은지 알게 될 거야, 포터. 나쁜 부류의 아이들과 사귀고 싶지는 않겠지. 난 널 도와줄 수 있어."

 

말포이는 해리와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해리는 그의 손을 잡지 않았다.

 

"어떤 아이가 나쁜 부류인지는 나 혼자서도 판단할 수 있어, 고마워."

"풋."

"로우!"

 

해리의 말에 나는 웃음을 참기위해서 시선을 회피하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지만 레스트랭은 웃음을 터트려버리자 말포이의 창백한 양볼이 약간 붉어졌다. 창피한가보지?

 

"내가 너라면 조심할거야, 포터. 조금 더 공손하게 굴지 않는다면, 너도 네 부모와 똑같은 꼴이 되고 말거야. 네 부모도 자신들에게 무엇이 좋은지 몰랐어. 네가 위즐리 가족이나 저 해그리드 같은 쓰레기들과 어울리면 가치가 떨어질거야."

"그 말 한번 더 해봐."

"그래, 우리와 한번 붙어보겠다, 이거니?"

 

말포이의 말에 해리와 론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하는거니? 여기서 싸우기라도 할 생각인가? 레스트랭은 관심도 갖지 않는 표정으로 슬그머니 객실을 나가버린다.

 

"당장 여기서 나가지 않았다간..."

"하지만 우린 나가고 싶지 않는데, 안 그러니 얘들아? 우린 가져온 음식을 다 먹었는데, 너희들은 아직도 조금 남은 것 같으니 말야."

 

고일은 론 옆에 있는 개구리 초콜릿 쪽으로 손을 뻗었다. 론이 달려들려고 하는 찰나, 고일은 갑자기 죽는다고 소리를 질렀다. 어느새 스캐버스가 고일의 손가락 마디 깊숙이 날카로운 작은 이발을 박고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던 것이다. 고일이 울부짖으며 스캐버스를 빙빙 돌리자 크레이브와 말포이는 꽁무늬를 뺐고 스캐버스가 마침내 떨어지면서 창문에 부딪히자 세명 모두 줄행랑을 쳤다. 잠시 뒤 헤르미온느가 얼굴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그 애들 깜짝 놀랐겠지?"


헤르미온느는 마룻바닥에 널브러진 과자들과 스캐버스의 꼬리를 잡고 있는 론을 바라보며 물었다. 론은 해리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스캐버스를 다시 한 번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이럴 수가, 믿을 수가 없어. 녀석은 다시 잠들어 버렸어."

 

스캐버스는 정말로 다시 잠들어 버렸다.


"너 말포이 만난 적 있니?"


해리는 론의 질문에 다이애건 앨리에서 그와 만났던 이야기를 했다.


"그 애의 가족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어. 그들은 그 사람이 사라진 뒤 가장 먼저 우리쪽으로 돌아온 사람들이었대. 그들이 악마의 마법에 걸렸었다는 거야.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 말을 믿지 않아. 말포이 아버지 같은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둠의 세계로 갈 만한 사람이라는 거지. 무슨 일 있니?"


론이 헤르미온느를 보면서 질문했다.


"너희들 빨리 망토로 갈아입는 것이 좋겠어. 내가 막 저 앞에서 차창에게 물어봤는데, 거의 다 왔대. 너희들 싸운 건 아니겠지? 그랬다간 그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을 받게 될 거야!"

"스캐버스가 싸웠어. 우리는 아냐."


론이 그녀에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옷 좀 갈아입게 나가 줄래?"

"좋아. 난 그저 밖에 있는 사람들이 통로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어린애들같이 굴기래 여기에 들어온 것뿐이야. 그건 그렇고, 네 코에 더러운 게 묻었다는 거 알고 있니?"


헤르미온느는 거만하게 말하고는 나가버렸다. 론은 나가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론과 해리가 교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통로로 나가서는 어두워지고 있는 창문 밖을 응시했다. 진한 자줏빛 하늘 아래에 산과 숲이 보였다. 기차가 확실히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 같았다.


"5분 뒤 호그와트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짐은 학교에 따로 보내질 테니 기차에 그대로 두십시오."


안내 방송이 울려퍼지고 곧 해리와 론이 통로 밖으로 나왔다. 론의 망토는 그에게 약간 짧아서, 그 밑으로 운동화가 보였다. 우리는 통로에 떼지어 모여 있는 사람들 속에 끼었다.


기차가 속도를 늦추더니 마침내 멈춰섰다. 사람들이 서로 밀치며 문 쪽으로 나아가, 작고 어두운 승강장으로 나왔다. 차가운 밤공기가 느껴졌다. 잠시 후 등불 하나가 학생들의 머리 위로 깐닥깐닥 움직이며 왔고, 친근한 목소리가 들렸다.


"1학년! 1학년들은 여기로! 저기 있군, 해리, 로라?"


털투성이인 커다란 해그리드의 얼굴이 수많은 머리들 위에서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자, 따라와. 1학년들 또 있니? 자, 발밑을 조심해! 1학년들은 날 따르도록!"


미끄러지고 발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해그리드를 따라 가파르고 좁은 길로 내려갔다. 어느 쪽을 보아도 매우 어두웠으므로 울창한 숲 속에 있다고 짐작했다. 1학년들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두꺼비를 잃어버렸다는 네빌의 코를 훌쩍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잠시 후면 호그와트를 처음으로 보게 될 거야."


해그리드가 어깨 너머로 크게 말했다. 


"이제 이쪽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돼."


그러자 '우우!'하는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좁다란 길이 끝나자 갑자기 엄청나게 큰 시커먼 호수가 나왔다. 맞은편의 높은 산꼭대기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작은 성채들이 모인 거대한 성이 우뚝 솟아 있었다.


"한 배의 네 명씩!"


해그리드가 호숫가에 있는 작은 배들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해리와 론이 배에 타자 네빌과 헤르미온느가 따라왔다. 


"갈 곳이 없으면 나랑 같이 타자."


부드럽게 말하는 레스트랭은 나의 손을 잡고는 황토 빛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아이와 론보다 키가 큰 흑인 아이와 함께 배에 올라탔다.


"다 탔니?"


해그리드 자신은 배에 혼자 올라타며 소리쳤다.


"자, 그럼 앞으로!"


그리고는 작은 배들이 동시에 유리처럼 부드러운 호수를 미끄러져 내려갔다. 모두 머리 위에 있는 그 거대한 성만 뚫어지게 올려다 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검은 호수로 고개를 돌리자 그 순간, 무언가가 물 표면 밖으로 튀어나왔다. 호기심에 그것에 가까이 손을 뻗자 그것이 내 손목을 덥썩 움켜쥐었다.


"까악!"


오싹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나를 검은 호수로 끌어당기려고 하는 손아귀의 강한 힘. 끌려가려고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기지 못하겠어.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은 물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컴컴한 내부밖에 보이지 않았다. 


로라가 빠져버리자 배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까만 망토를 벗은 흑발의 청안의 준수하게 생긴 소년이 바로 그녀를 구하기위해서 물 속으로 잠수해버린다. 잠시 후에 호수는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빛이 다시 잠잠해질 때, 로라와 함께 물 밖으로 모습을 들어낸 그. 기침을 연속적으로 한 로라는 정신을 차렸다.


"괜찮니?"

"... 레스트랭."

"무사해 보여서 다행이다. 그리고 로우라고 불러줘, 로라."

"어떻게 내 이름을?"

"글쎄."


흑인 아이의 도움으로 나와 로우는 다시 배에 올라갈 수 있었다. 성이 서 있는 절벽에 점점 더 가까워지자 절벽이 머리에 닿을 것 같았다.


"머리 숙여!"


첫 번째 배가 절벽에 다다랐을 때 해그리드가 소리쳤다. 모두 머리를 푹 숙였고 그 작은 배들은 절벽 면에 붙어서 넓은 통로를 가리고 있는 담쟁이덩굴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성 바로 밑으로 나 있는 것 같은 어두운 터널을 따라가자, 지하 선착장 같은 곳에 도달했다. 모두 내렸고 해그리드가 배를 살폈다.


"거기 너! 이게 네 두꺼비니?"

"트레버!"


해그리드의 말에 네빌이 너무 기뻐서 양손을 뻗으며 외쳤다. 해그리드의 등불을 따라 바위 사이의 통로로 기어 올라가 마침내 성의 그림자가 드러워진 축축한 잔디 위로 나왔다. 곧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 거대한 오크 문 주위에 모였다.

 

"모두 다 왔니? 거기 너, 두꺼비 아직 갖고 있지?"

 

해그리드가 거대한 주먹으로 성문을 쾅쾅쾅 세번 두드렸다. 성문은 금방 홱 열리더니 에메랄드빛 초록색 망토를 입은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새카만 마녀가 서있었다. 그녀는 엄격해보였다.

 

"1학년입니다, 맥고나걸 교수님."

"고마워요, 해그리드. 여기서부터는 내가 데려갈게요."

 

맥고나걸 교수님은 문을 당겨서 활짝 열었다. 넓은 현관 홀이 우리를 반겼고 돌 벽은 활활 타오르는 등불로 밝혀져있었고 천장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으며 앞에 있는 장대한 대리석 계단은 위층으로 이어져있었다. 대연회장에는 이미 다른 학년들이 도착했는지 수백명이 웅성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님은 1학년들을 그 옆방인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호그와트에 온 걸 환영합니다. 학기 시작을 축하하는 연회가 곧 시작되겠지만, 연회장에 자리를 잡기 전에, 기숙사 배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기숙사 배정은 매우 중요한 의식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이곳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은, 같은 기숙사 동료들과 함께 가족처럼 지내게 될 것이기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동료들과 수업도 함께 듣고, 잠도 같이 자며, 기숙사 학생 휴게실에서 함께 자유 시간을 보내게 될 것 입니다. 기숙사는 그리핀도로, 후플푸프, 래번클로, 그리고 슬리데린 이렇게 네 개입니다. 각 기숙사에는 나름대로의 훌륭한 역사가 있으며 각각 다 뛰어난 마녀와 마법사들을 배출해 냈습니다.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 여러분의 훌륭한 행동은 여러분이 속한 기숙사의 점수를 높일 것이고, 어떤 규칙이든 어기게 되면 감점이 될 것입니다. 학년 말에는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기숙사에게 굉장히 영예로운 상인 기숙사 우승컵이 수여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자신이 속한 기숙사의 명예를 빛내기 바랍니다. 기숙사 배정식은 몇 분 뒤 전교생 앞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여러분 모두 가능한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길 바랍니다."

 

맥고나걸 교수의 눈이 왼쪽 귀밑에서 동여매진 네빌의 망토와 론의 더러운 코와 나와 로우의 젖은 몰꼴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해리는 초조하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눕히려고 애썼다.

 

"준비가 다 되면 다시 오겠습니다. 조용히 기다려주세요."

 

맥고나걸 교수는 말을 하고는 방을 나가버린다. 역시 추워... 나는 지팡이를 꺼내들어서는 바로 건조 마법을 시행했다. 나와 로우의 젖은 몸은 금빙 뽀송뽀송해졌다.

 

"고마워."

"아니, 괜찮은걸."


로우는 나에게 인사를 하고는 말포이 패거리쪽으로 걸어가버린다. 


"기숙사에는 정확히 어떻게 배정되는거지?"

"시험을 보겠지. 프레드는 그게 굉장히 아프다고 했지만, 농담일거야."

 

해리의 질문에 론이 대답해주었다. 형들에게 그렇게나 속아넘어가더니, 또 속아넘냐? 론을 한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주위의 아이들도 모두 겁먹은 표정을 짓고있었고 떠들어대지 않았다. 헤르미온느만 이미 암기한 주문을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며 어느 게 필요할지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잠시 후, 진줏빛이 나고 약간 투명한 유령들이 벽을 통과하면서 나왔다. 작은 수도사처럼 생긴 살찐 유령이 말했다.

 

"용서하고 잊어버려. 그에게 기회를 한번 더 주자구."

"프라이어, 피브스에겐 기회를 줄 만큼 주지 않았어? 그는 우리에게 온갖 나쁜 욕설이란 욕설은 다 퍼부었어. 그리고 알다시피, 그는 진짜 유령도 아니라구. 어? 그런데 너희들 모두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니?"

"... 신입생 배정식을 기다리고있어요."

 

주름 깃옷에 타이즈를 신은 유령이 1학년들을 발견하고는 질문을 하자 내가 말했다.

 

"그렇군! 신입생들이로군! 후플푸프에서 만나길 바래! 내가 있던 기숙사지!"

 

뚱뚱한 프라이어가 말을 했다.

 

"준비 다 됐나요? 기숙사 배정식이 곧 시작합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돌아오자 유령들이 하나씩 맞은편 벽으로 둥둥 떠갔다.

 

"자, 줄을 서요. 그리고 날 따라와요."

 

해리와 론과 함께 황토 빛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아이 뒤에 섰다. 그리고 그 방을 걸어나가 넓은 대연회장으로 들어갔다. 대연회장은 학생들이 앉아있는 네개의 기다란 테이블 위에 둥둥 떠 있는 수천 개의 촛불로 밝혀져있었다. 테이블에는 반짝이는 황금 접시와 받침 달린 자들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연회장 위에는 교수님들이 앉아있는 긴 테이블이 하나 더 있었다. 1학년들은 교수님들을 뒤에 두고, 재학생들을 향해 일렬로 섰다. 희미한 은빛을 띈 유령들이 학생들 여기저기에 흩어져있었다. 천장은 별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마법을 써서 진짜 하늘로 보이게 만든 거야. 《호그와트 발달사》에서 읽었어."

 

헤르미온느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수직에 앉아있는 기름진 흑색 머리칼에 매부리코를 갖은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있는 검은 망토를 입은 마법사와 눈이 맞주치자 나는 입꼬리를 올려서는 미소를 짓었다. 세베루스는 내 미소에 헛기침을 하고는 피해버린다.

맥고나걸 교수는 1학년들 앞에 조용히 의자 하나를 놓았고 의자 위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 하나를 놓았다. 그 모자는 누덕누덕 기워지고 해진 데다 아주 더럽기까지 했다. 모자 테두리 부분의 해진 곳이 입처럼 넓게 벌어지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당신은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나보다 더 멋진 모자를 찾을 수 있다면 난 나를 근야 먹어버릴 거예요. 까만 중절모를 써도 좋고, 맵시 있고 높은 신사 모자도 괜찮아요. 난 호그와트의 기숙사를 배정하는 마법 모자예요. 나는 모든 모자들을 다 덮어 버릴 수 있어요. 당신 머리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기숙사를 배정하는 마법 모자는 모두 볼 수 있어요. 나를 써 봐요, 그러면 말해줄게요, 당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당신은 그리핀도르에 속할지도 몰라요. 정말 용감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죠, 용기와 대담성 그리고 기사도 정신은 그리핀도로의 특징이죠. 당신은 후플푸프에 속할지도 몰라요, 그곳 사람들은 정의롭고 성실하죠, 참을성 있는 후플푸프 사람들은 진실하며 노고를 마다하지 않아요. 현명하고 사려깊은 래번클로에서는, 지혜와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어요. 또 슬리데린에서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곳의 재간꾼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요. 그러니 날 써 보세요! 겁내지 말고요! 그리고 당황하지 말아요! 마음 푹 놓고 내 손에 맡겨요(내게 손이 없지만요). 나는 생각하는 모자니까요!"

 

모자가 노래를 마치자 연회장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갈체가 터져나왔다. 모자는 네 테이블에 모두 절을 하자 다시 아주 조용해졌다.

 

"그럼 그저 저 모자를 쓰기만 하면 되는군. 프레드 형을 가만 놔두나 봐라. 형은 계속 트롤같은 괴물과 싸워야한다고 말했었거든."

 

론의 속삭임에 해리는 무기력하게 미소짓었다. 잔뜩 긴장한 표정이였다. 

맥고나걸 교수가 긴 양피지 두루마리를 들고 앞으로 걸어나왔다.

 

"여러분의 이름이 불러워질 때, 이 모자를 쓰고 의자에 앉으면 배정이 될 것입니다. 아보트, 한나!"

 

맥고나걸 교수가 외치자 금발머리를 땋아 늘인 핑크빛 얼굴의 여자아이가 비틀거리며 줄에서 나와, 바로 그녀의 눈 위까지 덮은 그 모자를 쓰고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후플푸프!!"

 

한나가 후플푸프 테이블로 가서 앉자 그곳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그 후, 본즈 수잔(후플푸프), 테리 부트(래번클로), 라벤더 브라운(그리핀도르) 등 신입생들의 이름이 호명되기 시작했고 마법의 모자는 즉시 기숙사 이름을 외칠 때고 있었고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었다.

 

"벌스트로드, 밀리센트!"

"슬리데린!"

"에반스, 로라!"

"그리핀도르에서 만나자."

 

론이 나에게 작게 속삭이고는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때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는 세베루스를 힐끗 쳐다보고는, 세베루스도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앞으로 나가서는 의자에 앉자 맥고나걸 교수가 나에게 마법의 모자를 씌어주었다. 그러자 까만 내부가 보였다.

 

"음..."

 

고민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법의 모자는 유심히 고민을 하고있는 것 같았고 나역시 어디가 좋을까 생각을 하고있었다. 슬리데린에서는 대부와 대모가 나온 것이고, 래번클로는 부모님이 나온 곳이다. 그리고 그리핀도로는 앞으로 해리가 들어갈 곳이다.

 

"고민이야. 너를 어디로 보내야할까? 용기도 있고 재능도 있어. 심성도 나쁘지 않고..."

"... 슬리데린은 안 돼요."

"어째서? 슬리데린에 가면 너는 성공할 수 있어! 위대해질 수 있다고! 오, 너는 마법 세계를 손 안에 쥘 수 있을지도 몰라! 슬리데린에 간다면 위대해지고 성공할꺼야! 사실 어딜 가든 너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너의 선택은 어디지?"

"..... 당연히."

"그래? 너의 선택이 그렇게 확고하다면! 그리핀도르!!!"

 

마법의 모자가 외치고는 나는 마법의 모자를 벗고는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걸어갔다.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론의 쌍둥이 형들은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앉자 저스틴 핀치 플레츨리가 후플푸프 소속이 되었다.

항토 빛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신입생, 시무스 피니간이 그리핀도르 소속이 되었다.


"그레인저,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는 거의 달리다시피 의자로 가서 모자를 머리에 푹 눌러썼다.


"그리핀도르!"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그리핀도르 소속이 되었을 때, 론이 투덜거리는 입술이 보였다.

 

"잘 부탁해, 에반스."

"로라라고 해도 돼.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나에게 다가와서는 인사를 건내자 나역시 그녀에게 인사를 건내고는 다시 신입생 배정식을 바라보았다.

 

"레스트랭, 로우!"

"슬리데린!"

"롱바텀, 네빌!"

 

흑발의 청안의 준수하게 생긴 로우는 이미 슬리데린 소속이 된 고일과 크레이브와 합류한다. 두꺼비를 자꾸만 잃어버린 네빌이 이름이 불려지자, 의자로 걸어가다가 그만 엎어지고 말았다. 마법의 모자가 결정을 내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마침내 '그리핀도르'라고 외치자 네빌이 모자를 쓴 채로 달려나가는 바람에, 폭소가 터졌다. 그는 다시 터벅터벅 돌아와 모자를 다음 차례인 모랙 맥도걸에게 건네야 했다.


"말포이, 드레이코!"


말포이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으스대며 걸어나가 모자가 머리에 닿기도 전에 '슬리데린'이라며 큰 소리로 말하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친구들인 크레이브와 고일과 로우에게 합류했다. 시어도르 노트(슬리데린), 팬시 파킨슨(슬리데린), 쌍둥이 패틸 자매(패르바티-그리핀도르& 파드마-래번클로)의 이름이 불러졌다. 그리고, 그리고, 마침내...

 

"포터, 해리!"

"지금 포터라고 했니?"

"해리 포터?"

 

드디어 해리의 이름이 불려졌다. 그러자 순식간에 연회장 여기저기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자를 쓴 해리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나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해리의 경우에는 그리핀도르겠지만.... 만약 아니라면...

 

"그리핀도르가 낫을거야!"

 

마법의 모자가 말을 하자 해리는 모자를 벗고 비틀거리며 그리핀도르 테이블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지금까지 가장 큰 갈채를 받고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반장인 퍼시도 일어서서 손을 힘차게 흔들었고 위즐리 쌍둥이 형제들은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 라면서 환성을 질렀다. 해리는 재빨리 내 앞으로 와서는 앉았다.

 

"축하해."

"긴장해서 죽는 줄 알았어."

"그랬어?! 난 전혀 몰랐어!"

"농담하지마, 로라."

"농담아니야. 그리핀도르에 온 것을 축하해, 해리."

"고마워."

 

흑인 남학생, 딘 토마스가 그리핀드로가 되고... 드디어 론의 차례가 되었고 론의 얼굴은 창백해져있었다.

 

"그리핀도르!"

 

론은 해리의 옆에 털썩 앉았고 퍼시는 "잘했다, 론, 아주 잘했어."라고 점잔을 빼며 말을 했다. 그리고 블레이즈 자비니가 슬리데린 소속이 되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두루마리를 돌돌 만 뒤 모자를 치웠다. 신입생 배정식이 드디어 끝이 난 것이다.



7월 31일이 되자, 거울을 살피면서 어떤 옷이 괜찮을지 살펴보았다. 애드밀이랑 함께 걸으면 주위의 이목이 쳐다보기 때문에 애드밀의 평판에 어울리게 옷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가 거울을 보자 옆구리에 새겨진 꽃 모양의 타투가 보이자 그것을 매만졌다.


-그것은 씨앗이란다. 너의 ――을 먹고 자라서 너의 온몸에 퍼질 것이다. 그것이 퍼지는 순간 너는 죽을 것이다. 너처럼 불결한 아이에게는 딱 맞는 저주, 아니 축복이잖냐! 하하하하!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이것은 저주의 일종이였다. 그 말이 생각이 나자 손톱을 세워서 살을 파듯이 깊숙이 손톱을 박아버렸다. 그러자 붉은 피가 맺혔다.


"불쾌해."


쓰라린 아픔에 미간을 찌프리고는 바로 와이셔츠를 입어서는 단추를 잠가버려서 보이지 않게 했다. 검은색 벨트가 달린 치마를 입고는 바로 니삭스를 신었다.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는 지팡이를 챙기고, 확장 마법이 걸려있는 핸드백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

런던, 머글들은 보지 못하는 작고 지저분하게 보이는 술집, 리키 콜드런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어둠침침하고 지저분했다. 노파 몇 명이 한쪽 구석에 앉아 아주 작은 술잔으로 백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은 긴 담뱃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뾰족한 모자를 쓴 자그마한 남자 하나는, 대머리에다 꼭 호두처럼 생긴 이빨 빠진 늙은 바텐더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저 바텐더가 리키 콜드런의 주인인 톰이였다. 주위를 둘러보아서는 사람을 찾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린고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까나?


안마당으로 가려고 할 때, 벽난로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사람이 걸어나왔다. 붉은 눈동자를 가진 흑발의 미청년은 검은 정장 위에 검은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애드밀!"

"로라!"


내가 부르는 소리에 나를 보는 그의 붉은 눈동자가 반달처럼 휘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포옹을 해서 인사를 한다. 

술집을 나와 쓰레기통과 잡초 몇 포기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벽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안마당으로 나왔다. 지팡이를 꺼내서는 담에 기대어 있는 쓰레기통 위쪽의 벽돌 수를 세고 지팡이로 담을 세 번 탁탁탁 두드렸다. 그러자 두드린 벽돌이 흔들흔들하더니,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나타나 점점 더 넓어졋고 잠시 뒤엔 좀 삐뚤어진긴 했어도 충분히 큰 통로가 생겼다. 이 통로를 지나면 다이애건 앨리가 있다. 

우리가 함께 통로를 지나가자, 통로는 순식간에 오그라들어 딱닥한 벽이 되었다, 부엉이 파는 상점, 긴 망토를 파는 상점이며, 망원경과 은으로 만든 이상한 기구를 파는 상점, 박쥐의 비장과 뱀장어 눈알이 가득 담긴 드럼통과 마법서, 깃펜, 양피지 두루마리, 약병,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공 등이 쌓여있는 거리를 걸어갔다. 


"먼저 그린고트로 가서 돈을 뽑아야하는 걸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뭘 사야하는데?"

"교과서랑 교복, 그리고 양피지와 깃펜과 약병 등등."

"살 것도 많네. 그 작은 핸드백 안에 다 들어갈까?"

"확장 마법을 걸어두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호그와트에 들어가면 앞으로는 머글 세계에서는 마법을 써서는 안 돼. 넌 아직 호그와트에 안 들어갔으니까 경고문을 받지 않는 거야."


내 머리를 쓰담으면서 걱정스럽게 말하는 애드밀. 


"나도 알고있어."


그런 애드밀의 손길을 쳐냈다. 아직도 그 아이의 눈동자에는 내가 어린 아이로 보이는 것일까나? 물론 앞으로 며칠 후면 나도 11살이 되는데 말이지(애드밀은 이미 마법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다른 작은 상점들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새하얀 건물로 다가갔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청동 문 옆에 서서 진홍색과 황금빛 제복을 입고 있는 도깨비(=고블린). 도깨비는 영리해보이는 가무잡잠한 얼굴에, 우리와 다르게 손가락과 발가락이 길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 도깨비가 인사를 했다. 은빛이 나는 두번째 문 앞에 오자 문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있었다.


들어오시오, 낯선 이여, 하지만 명심하시오. 탐욕의 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일하여 얻지 않은 것을 가져가는 이들은, 반드시 그 죄과를 치르게 될 것이오. 그러니 만일 우리의 마룻바닥 밑에서 결코 당신의 것이 아닌 보물을 찾게 된다면, 도둑이여, 경고하노니, 주의하시오. 그곳에서 보물보다 더 귀한 것을 발견하도록.


그린고트는 안전한 곳이다. 이 곳을 터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린고트의 금고는 런던 지하 수백 킬로미터 되는 곳에 있으며 금고실을 지키는 용들역시 있기 때문이다.  


"로라, 뭐 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애드밀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그 은빛나는 두 번째 문을 지나가서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대리석이 나왔다. 100명이 넘는 도깨비들이 기다란 카운터 뒤편의 높은 의자에 앉아 회계장부에 뭔가를 갈겨 쓰고 있거나, 놋쇠 저울로 동전 무게를 달거나, 확대경을 눈에 끼고 보석을 감정하고 있었다. 홀로 통하는 문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고, 그보다 더 많은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이 문 저 문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카운터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내가 인사를 하자 회계 장부를 쓰는 것을 멈춘 도깨비는 나를 쳐다보았다.


"로라 에반스의 금고에서 돈을 꺼내 가려고 왔습니다."

"열쇠는 있소?"

"물론이죠."


핸드백을 열어서는 쬐그마한 황금빛 열쇠를 꺼내서 도깨비에게 내밀었다. 도깨비는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주위의 도깨비들이 내 이름에 수근거리면서 나를 살피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그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후다닥 눈길을 피하면서 할 일을 하는 도깨비들.


"맞는 것 같군요. 사람을 시켜 금고을 안내하겠소."


도깨비는 또 다른 도깨비를 불렀고 그 도깨비는 열쇠를 받고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그 도깨비를 따라서 홀로 통하는 문 가운데 하나로 향했다. 문을 열자 활활 타는 햇불로 밝혀진 좁다란 석조 통로가 보였다. 그 통로는 아래쪽으로 가파르게 경사져 있었고 바닥에는 작은 철로가 잇었다. 도깨비가 휙 하고 휘파람을 불자, 작은 궤도차가 트랙을 타고 우리가 있는 위쪽으로 올라왔다. 궤도차는 우리를 태우자마자 출발했다. 그리고 꼬불꼬불한 미로를 지나갔다.

궤도차가 통로 벽에 나 있는 작은 문 옆에 멈춰 서자 도깨비는 내려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뿌연 초록빛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흘러나오더니 곧이어 산더미같은 샇인 금화, 은화, 청동으로 만든 작은 동전들, 값비싼 반짝거리는 보석이 달린 화려한 악세사리들이 눈에 들어왔다(금화는 갈레온이라고 불리며 은화는 시클이라고 불리고 청동으로 만든 작은 동전은 크넛이라고 한다, 1갈레온은 17 은 시클, 1시클은 29크넛이다).


돈 주머니 안에 2학기를 보내는데 충분한 금화를 챙기고 다시 궤도차를 타고 그린고트를 나왔다. 


"일단 책부터 살까?"

"응. 그렇게 하고 망토 가게로 가자."

"가자."


애드밀은 내 손을 잡았고, 난 그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플러리시와 블러트라는 서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큰 가죽으로 장정된 책에서부터 책 표지가 실크로 만들어진 우표 크기만한 책, 이상한 기호들로 가득 찬 책과 안에 아무것도 없는 책까지 선반들이 온통 책들로 산더미같이 샇여 있었다. 교과서를 사고는 읽을 거리로 '마법사의 돌을 만든 연금술사, 니콜라스 플라멜'에 대한 책도 샀다.


"니콜라스 플라멜?"

"응."

"마리때문이구나."

"알고 있는 편이 좋잖아."

".... 자, 이제 망토를 사러 가자."


교복을 사기 위해서 말킨 부인의 망토 가게로 향했다.


"아차, 로라. 내가 살 것이 있어서 그러는데 혼자 갈래? 미안해."

"응. 난 괜찮아."

"정말로 미안해!"


애드밀은 급히 말하고는 가버렸다. 금방 인파 속으로 사라져버린 애드밀의 뒷모습을 보고는 말칸 가게의 망토가게로 들어갔다. 말킨 부인은 땅딸막한 마녀였는데, 연한 자줏빛 옷을 입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호그와트 생이구나. 여기 많이 있단다. 실은 2명의 아이들이 지금 막 입어보고 있지."

"아... 그런 것 같네요."

"로라?"

"안녕, 해리."


해리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입을 쩍 벌리면서 바라보았다. 말칸 부인은 멍청하게 서있는 나를 끌고 해리와 금발의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을 가진 남자 아이의 옆에 발판에 세우고 긴 망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씌워 입히고는 적당한 길이에서 핀을 꽂기 시작했다.


"대체 어떻게 된 거니!"

"나도 마녀니까, 호그와트에 가는 것은 당연해."

"안녕."

"어, 안녕."


남자아이가 호의를 가지고 나에게 말하자 나는 인사했다. 해리는 어서 설명해보라고 한 녹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도 호그와트니?"


남자 아이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빠는 옆 가게에서 내 책을 사고 계시고 엄마는 길가에서 지팡이를 보고 꼐셔. 그 다음에 난 엄마 아빠와 함께 경주용 빗자루를 보러 갈 거야. 왜 첫 해는 자기 빗자루를 가질 수 없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난 아빠를 졸라서 하나를 몰래 사 갖고 들어갈 거야. 너흰 빗자루 있니?"

"아니."

"퀴디치는 해본 적 있어?"

"아니."


남자 아이의 질문에 해리는 대답했다. 난 그저 침묵만 하고 있었다. 


"난 해봤어. 아빠는 내가 만약 우리 기숙사 대표로 뽑히지 않는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거라고 말씀하시지. 나도 같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말야. 그런데 너흰 어떤 기숙사에 들어가게 될지 아니?"

"아니."

"하긴, 거기 도착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난 내가 우리 가족 모두가 생활했던 슬리데린에 들어갈 거라는 걸 알고 있어. 후플푸프에 절대로 배정받고 싶지 않아. 그렇다면 난 그냥 나와 버릴 것 같아. 너희라면 안 그러겠니?'

"음."


슬리데린이라... 볼드모트가 있었던 기숙사잖아. 그렇다는 것은 저 남자 아이는 마법사 가문이라는 것이구나. 


"저 사람 좀 봐!"


남자 아이가 정문 창문 쪽을 향해 턱짓을 하며 외쳤다. 그 쪽을 보자 평균 어른들의 키와 덩치보다 2~3배 정도 큰 거인이 서있었다. 얼굴은 텁수록하고 긴 갈기 같은 머리털과 제멋대로 헝클어진 수염으로 거의 가려져 있었지만, 머리털 밑에서 마치 딱정벌레처럼 반작반짝 빛나고 있는 눈만은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는 해리를 보며 씩 웃으면서 손에 쥔 두 개의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며, 이것때문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해그리드야. 호그와트에서 일하시지."

"아하. 나도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있어. 저 사람은 일종의 하인이야. 안 그러니?"

"그는 사냥터지기야."

"그래, 바로 그거야. 난 저 사람이 야만인이라고 들었어. 학교 운동장에 있는 오두막에서 사는데, 가끔 술에 잔득 취해서는 마법을 부리려고 하지만 침대에 불을 질러 놓기가 일쑤래."

"내가 볼 때는 훌륭하신 분이야."

"그래? 그런데 저 사람이 왜 너와 함께 있는 거지? 네 엄마와 아빠는 어디에 계셔?"

"그분들은 돌아가셨어."

"오, 미안."


그 아이의 말투는 전혀 미안해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성격은... 분명히 부모님이 아이를 오냐, 오냐하고 키웠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분들도 우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셨겠지, 안 그래?"

"그래, 마법사셨어."

"난 그 학교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안 그러니? 그들은 우리와 다르거든. 우리의 풍습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어떤 사람들이 그 편지를 받을 때까지 호그와트에 대해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 봐. 난 그들이 마법사 가족 속에서 오랫동안 그러한 풍습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너희는 성이 뭐니?"

"다 됐다, 얘야."


말칸 부인이 말하자 해리는 그 남자아이에게 말을 하다 말아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발판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나는 해리의 뒷모습을 보고는 나역시 발판에서 내려왔다.


"호그와트에서 보자."

"그래."


예의상 인사를 하고는 망토 값을 내고는 해리와 함께 말칸 부인의 가게를 벗어났다. 가게를 나온 해리는 해그리드의 손에 있는 당콩 가루가 박힌 초콜릿 랍스베리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넌 누구니?"

"로라 에반스라고 해요, 해그리드."

"오, 해리의 사촌이구나. 조와 루치아의 딸이구나."

"네, 맞아요."


해리와 해그리드가 깃펜과 양피지를 사기 위해서 가게로 가자 나역시 깃펜과 양피지를 샀다. 해리는 쓰고 있는 동안에 색깔이 변하는 잉크를 발견하자 약간 기분이 좋아졌는지 가게를 나오면서 해그리드에게 질문했다.


"해그리드, 퀴디치가 뭐예요?"

"아차, 해리, 나 네가 많은 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깜박한단 말야. 퀴디치도 모르고 있었구나!"

"제 기분을 더 엉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해리는 해그리드에게 말칸 부인 가게에서 만난 그 창백한 아이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 그 아인 머글 가족 출신들은 그 학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넌 머글 가족 출신이 아냐. 만일 그 애가 네가 누군지 알았다면... 그 애의 부모가 마법사라면 그 앤 틀림없이 네 이름을 들으면서 자랐을 거야. 너도 리키 콜드런에 있는 사람들이 널 만났을 때 어떻게 봤잖아. 어쨌든, 그 애가 뭘 알겠니, 내가 만난 최고의 마법사 중 몇몇은 오랫동안 머글들 틈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었어. 네 엄마와 로라의 아버지가 그랬지. 그리고 그 남매가 어떤 언니(누나)를 가졌는지 보라구!"


머글인 페투니아의 동생들인 마녀, 릴리와 마법사, 조너선 에반스. 릴리는 제임스 포터를 만나서 결혼하고 마법사인 해리를 낳았고, 조너선은 루치아를 만나서 결혼하고 마녀인 나를 태어나게 했다. 그리고 페투니아는 머글인 버논을 만나 결혼하고 머글인 두들리를 낳았다. 


"그런데 퀴디치는 뭐죠?"

"그건 우리의 스포츠야. 마법사들의 스포츠. 그건 머글 세계에서의 축구와 같아. 누구나 퀴디치를 하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하는 건데 공이 네 개 있어. 하지만 경기 규칙을 설명하기는 좀 어려워."

"그리고 슬리데린과 후플푸프는 뭐예요?"

"학교 기숙사 이름이야. 호그와트를 창시한 4명의 마법사들의 이름을 딴 4개의 기숙사지."

"후플푸프는 바보 천치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들 하긴 하지만...."

"그럼 전 틀림없이 후플푸프에 들어가겠군요."

"슬리데린보다는 후플푸프가 더 좋아.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마법사나 마녀는 단 한 명도 없거든. 그 사람도 슬리데린 출신이었지."

"볼... 죄송해요. 그 사람도 호그와트에 있었어요?"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로라!"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쪽을 보자 애드밀이 나에게 다가왔다. 애드밀의 얼굴을 보자 해그리드는 겁에 질렸다. 왜 그런거지? 애드밀은 궁금하듯이 쳐다보는 해리와 겁에 질려있는 해그리드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럼 해리, 난 그만 가볼께. 안녕히 가세요, 해그리드."

"어서 가자, 로라. 배고프지?"

"그렇네."


해리와 해그리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정반대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양은 냄배와 약 혼합물의 무게를 다는 저울은 있어서 사지 않고 접을 수 있는 청동 망원경을 샀다. 그리고 약재상에 들려서 몇 개의 약재들을 샀다.

음식점으로 데리고 온 애드밀은 자신이 시키겠다면서 가버린다. 그냥 함께 가면 될 텐데, 굳이 혼자 갈 필요가 있는 것인가. 가게 안에 있는 마녀들이 애드밀의 외모에 감탄을 하면서 그를 힐끗 거리면서 쳐다보았다. 


"여기 있습니다, 공주님."

"고마워."


부드러운 미소를 짓으면서 나에게 말하는 애드밀. 애드밀은 내 맞은편 플라스틱 의자에 앉는다.


"아까 전에는 어딜 간 거야?"

"로라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가지."

"내 생일 선물?"

"잠잘 때 들어."


선물 상자를 열자 거기에는 예쁜 오르골이 있었다. 오르골에서는 부드러운 자장가의 음이 흘러나오고 있엇다.


"고마워, 애드밀. 잘 쓸께."

"너가 나쁜 꿈을 꾸지 않기를 비는 부적이야. 그리고 너무나 강한 힘은 재앙은 불러온다고 하지. 너의 너무나 강한 마법력을 봉인할 봉인구란다."


애드밀은 내 왼손 검지에 노랑색이 도는 에메랄드빛도는 페리도트 보석의 반지를 끼어준다. 그리고는 내 손등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그의 행동에 주위의 여성들은 비명을 지르고 내 얼굴은 붉어져버렸다. 


그 후, 해리에게 8월 2일 생일날, 흰 백합이 달린 머리핀을 선물 받았다. 그 머리핀과 오르골과 반지는 내가 착용하고 있는 목걸이처럼 소중한 물건 1호가 되었다. 언제나 하고 다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머리핀으로 붉은 머리카락을 반 포니테일로 묶어버렸다. 


"예뻐, 로라."

"고마워."

"뭘. 로라도 내 생일선물을 주었잖아. 난 이제서야 겨우 선물을 챙겨주었는걸."

"정말로 고마워."


해리를 끌어안으면서 나는 감사 인사를 했다. 사랑의 묘약으로 태어난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었다.

킹스 크로스 역에서 11시에 9와 4분의 3번 승강장으로 가야했다. 그래서 그 전날, 확장 마법이 걸려있는 여행용 가방 속에 거기서 지낼 옷들을 챙기고 목록을 살피면서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브라이언은 내일 아침에 챙기면 되겠다."


깨끗해진 방 내부를 살펴보면서 흡족하게 중얼거리고는 가방 문을 닫았다. 더즐리 댁으로 가서 내일 킹스 크로스 역에 가려면 함께 얻어타는 것이 좋겠지. 생각을 끝내자마자 실행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하고 가디건을 걸치고는 방을 나왔다.


"어디 나가세요, 아가씨?"

"응, 잠시 다녀올께."

"저녁은?"

"그때까지는 돌아올거야."

"알겠습니다."


필에게 말하고는 집을 나서고는 프리벳가 4번지로 향했다. 

프리벳가 4번지에 도착하자마자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내 이름을 밝히자 페투니아가 문을 열어주었다. 다행이도 집에 있어서 다행이네, 


"무슨 일이지?"

"내일 킹스 크로스역이 간다면 저도 함께 가도 될까요? 알다시피 저도 해리와 똑같은 호그와트에 가거든요."


페투니아는 내가 한 말에 기겁을 하면서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왜 그렇게 놀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내가 누구인지, 그 누구의 피를 잇었는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저렇게 창백하게 질린 꼴이라니....


"더즐리 부인?"

"버논에게 물어보고 전화... 하마."

"그렇게 하세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예의상 말하고는 몸을 돌려서 피그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등 뒤에서 나를 보고 있는 페투니아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걸음을 멈춰서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니까.


**

9월 1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교복을 안에 입고는 머글처럼 보이도록 옷차림을 했다. 그리고 해리가 선물 준 머리핀으로 반포니테일로 묶었다. 더즐리네 차에 올라타서는 10시 반에 킹스 크로스역에 도착했다. 버논은 해리의 가방을 손수레 위에 쾅 내려놓은 뒤 직접 밀면서 역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나는 가방을 끌면서 또 다른 손에는 브라이언이 들어있는 새장을 들고 있었다. 


버논은 갑자기 멈춰 서더니 플랫폼을 바라보며 심술궂게 씩 웃었다.


"자, 저것 봐라, 9번 승강장, 10번 승강장이지. 네 승강장은 중간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구나?"


그의 말이 옳았다. 한 승강장에는 커다랗게 9라는 숫자가 있었고, 그 옆 승강장에는 1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지만, 그 중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새 학기 잘 보내라."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하고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두말없이 가 버렸다. 그들은 웃음을 터트리고 차를 몰고 떠났다.


"가자, 해리."

"로라, 너 어딘지 알아?"

"찾아보면 있겠지."

"너도 모르는 거야?"

"응. 나도 신입생이라고."


해리의 짐수레가 올려진 손수레 위에 내 짐과 새장을 올려놓고는 나는 주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분명히 마법사 가족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거의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였다.


"... 머글들로 가득하겠지, 물론....."


목소리가 들려오자 뒤로 홱 돌아섰다. 그 사람은 뚱뚱한 여자였는데, 머리카락이 하나같이 새빨간 네 명의 남자아이들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 애들은 모두 우리처럼 커다란 가방을 앞으로 밀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또 부엉이도 한 마리를 갖고 있었다. 


"해리! 저 사람들!"


역무원에게 11시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는지 물어보았다가 그런 기차는 없다고 대답을 들은 절망적인 해리를 툭툭 건들어서 붉은 머리칼의 가족을 가리켰다. 해리는 내가 가르키는 곳에 우리와 같은 짐수레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손수레를 밀며 그들을 쫒았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바짝 따라가며 그들이 멈추면 따라서 멈췄다.


"그런데 몇 번 승강장이었지?"

"9와 4분의 3번 승강장. 엄마, 나 가면 안..."

"넌 아직 어리단다, 지니. 그러니 이제 좀 조용히 하렴. 자, 퍼시, 너 먼저 가거라."


머리카락이 새빨간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엄마에게 졸랐지만, 엄마는 딸을 타일렀다. 그리고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가 9번과 10번 승강장 쪽으로 걸어가더니-많은 여행객 인파가 앞으로 떼지어 몰려들었고- 그 아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프레드, 다음은 너다."

"전 프레드가 아니에요, 조지라구요. 정말로 우리 엄마 맞아요? 제가 조지라는 걸 구별하지 못하세요?"

"미안하다, 조지."

"장난이에요, 전 프레드예요."


붉은 머리칼의 쌍둥이 형제는 개찰구 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고 거의 다 갔을 때, 갑자기 그들은 사라져버렸다. 그것을 보자 우리는 그 뚱뚱한 여자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안녕, 애들아. 호그와트에 처음이니? 론도 신입생이란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마지막 남은 막내둥이 아들을 가리켰다. 그 애는 키가 호리호리하게 크고 말랐으며, 주근깨투성이에 손과 발이 크고, 코가 길쭉하게 생긴 아이였다.


"네."

"어... 승강장에 오르는 방법을 모르는데, 저..."

"걱정마라. 그저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로 곧장 걸어가기만 하면 된단다. 부딪힐까 봐 멈추거나 겁먹지 않는 것, 그게 아주 중요하지. 떨리면 조금 뛰어가는 게 좋을 거야. 자, 어서 너 먼저 가거라."

"해리."

"저... 알겠어요."


해리는 손수레를 밀며 개찰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를 9번과 10번 승강장 쪽으로 밀쳤으므로 더 빨리 걸어갔다. 개찰구와 정면으로 부딪히다면 큰일 날 것 같았지만 그는 손수레 쪽으로 몸을 숙이고 갑자기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통과해버린 해리.


"그럼, 다음."

"짐은 어디에 있어?"

"아, 먼저 들어간 해리가 가지고 있어."


여자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는 개찰구를 통과했다. 

사람들이 꽉 찬 승강장 옆에 진홍색 증기기관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위의 표지판에는 '호그와트 급행열차, 11시'라고 쓰여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개찰구가 있었던 곳에, '9번과 4분의 3번 승강장'이라고 적힌 철제 아치 통로가 보였다. 


"해냈네, 로라."

"너도."


나와 해리는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엔진에서 나온 연기가 수다 떨고 있는 사람들 머리 위로 떠가는 동안, 각종 색깔의 고양이가 사람들 다리 사이로 요리조리 돌아다녔다. 부엉이들은 왁자지껄한 사람들 소리와 무거운 가방이 긁히는 소리가 불만스럽다는 듯 부엉부엉 울어댔다. 첫 몇 칸은 벌써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어떤 아이들은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었다. 우리는 빈 자리를 찾기 위해 손수레를 밀면서 승강장 아래로 내려갔다.


얼굴이 둥근 아이 옆으로 지나쳤을 때, 그 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 두꺼비를 또 잃어버렸어요."

"어떡하니, 네빌."


할머니의 한숨짓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를 새끼줄 모양으로 여러 가닥 땋아 내린 어떤 남자아이 주면에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몰려 있었다.


"우리도 한번 보자, 리, 자, 어서."


그 아이가 들고 있던 상자의 뚜껑을 들추자, 그 안에 있는 뭔가가 털이 많은 기다란 다리를 쑥 내밀었다. 그것을 본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가 기차 끝에 다 가서야 간신히 빈 칸막이 객실 하나를 찾았다. 먼저 해리의 흰 부엉이, 헤드위그와 내 부엉이, 브라이언을 안에 놓은 뒤 밀치고 나가 기차 문 쪽으로 가방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내 가방은 쉽게 올려놓았지만 짐이 여러 개인 해리는 가방을 기차 계단 위로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한 계단도 올릴 수가 없었고 발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만 발을 두 번이나 찧고 말았다.


"괜찮니, 해리?"

"도와줄까?"


개찰구에서 보았던 빨간 머리의 쌍둥이 중 한 명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응, 그래줘."


해리가 헐떡이면서 대답하자 쌍둥이 한 명은 또 다른 쌍둥이를 불렀고 그들과 함께 해리의 짐을 객실로 올렸다. 쌍둥이의 도움으로, 해리의 가방은 마침내 객실 한쪽에 밀어넣어졌다.


"고마워."


해리가 눈을 덮고 있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말했다.


"그런데 그건 뭐니?"


쌍둥이 중 한 명이 갑자기 해리의 번개 모양의 흉터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 이럴수가. 너....?"

"맞아, 잰... 맞지?"

"뭐가?"

"해리 포터!"


해리가 질문하자 쌍둥이들은 동시에 대답했다.


"아아. 음, 그래. 난 해리포터야."

"인기인이구나, 해리."

"놀리지마, 로라."


두 소년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으므로, 해리는 얼굴이 서서히 붉어져갔다. 그때, 기차의 열린 문으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레드? 조지? 너희들 거기 있니?"

"가요, 엄마."


쌍둥이들은 해리를 다시 한 번 더 본 뒤, 기차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해리는 승강장에 있는 빨간 머리 가족을 지켜보며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창가 반쯤 숨어 앉아있었다. 그 애들의 엄마가 손수건을 꺼냈다.


"론, 코에 뭐가 묻었구나."


막내둥이 남자아이는 달아나려고 얼른 몸을 뺐지만, 애들 엄마는 그 애를 붙잡아 코끝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엄마, 싫어요."

"론의 코에 뭐가 묻었다구?"

"조용히 해."

"퍼시는 어디 있지?"

"오고 있어요."


그 애들의 엄마가 묻자, 나이가 가장 많은 소년이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그는 벌써 까만 호그와트 교복으로 갈아입고 있었고, 그의 가슴에 달린 반짝이는 은빛 배지에 P라고 써 있는 걸 보았다. 


"시간이 없어요, 엄마. 전 저 앞에 있어요, 반장들이 객실 두 개를 차지했거든요."

"어, 퍼시 형이 반장이란 말야? 그럼 말을 했어야지, 우린 전혀 몰랐잖아."

"잠깐, 난 형이 말했던 것 같은데. 한 번...."

"아니 두 번..."

"일 분에 한두 번...."

"여름 내내...."

"야, 시끄러워."


쌍둥이 형제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반장인 퍼시가 말했다.


"그런데 퍼시 형은 어떻게 새 망토를 입었지?"

"반징이니까 그렇지."


쌍둥이 하나가 질문하자 그 애들의 엄마가 다정하게 말했다.


"자 그럼, 애들아, 학기 잘 보내라. 도착하면 부엉이를 보내렴."


퍼시는 엄마가 볼에 입을 맞추자마자 가 버렸다. 그 뒤 그녀는 쌍둥이 쪽으로 돌아섰다. 


"자, 너희들 둘, 금년엔 얌전하게 굴어라. 만약 부엉이가 한 번만 더 와서 네가... 네가 화장실을 폭파시켜 버렸다거나 뭐 그런 말을 했다간...."

"화장실을 폭파시켰다구요? 우린 그런 일을 한 적 없어요."

"하지만 멋진 아이디어네요, 고마워요, 엄마."

"웃을 게 아냐. 그리고 론을 잘 돌보거라."

"걱정하지 마세요. 론은 저희와 함께 있으면 안전하니까요."

"조용히 해."

"엄마, 알아맞혀 보세요. 우리가 기차에서 누굴 만났는지 아세요?"


해리는 그들이 볼 수 없도록 얼른 뒤로 물러나 앉았다. 그 모습에 작게 웃어버리며 나역시 해리의 앞쪽에 앉아버렸다. 


"기차역에서 우리 옆에 있던 까만 머리 아이 아시죠? 그 애가 누군지 아세요?"

"누군데?"

"해리 포터!"

"엄마, 기차에 가서 봐도 돼요? 엄마, 제발..."
"벌써 봤잖이, 지니. 그리고 그 가엾은 아이는 네가 동물원에서 열심히 구경하는 그런 동물이 아니란다. 그런데 정말이지, 프레드? 어떻게 알았니?"

"그 아이에게 물어봤죠. 그 아이의 흉터를 봤거든요. 정말로 거기에 있더라구요. 번개 모양으로."

"가엾게시리. 그 애가 혼자 있었던 것도 당연하지. 승강장으로 가는 길을 물어봤을 때 정말 예의바르게 물어보더구나."

"그건 그렇구, 그 애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할까요?"


프레드의 질문에 애들 엄마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져버렸다.


"그 애에게 물어선 안 된다, 프레드. 절대로 안 돼. 그 애가 입학 첫날에 그것을 꼭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

"알았어요, 화내지 마세요."


호루라기 소리가 났다.


"서둘러라."


애들 엄마가 말하자 세 소년이 기차 위로 올라갔다. 그들이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여동생인 지니가 울기 시작했다.


"울지 마, 지니, 부엉이들을 많이 보낼게."

"우리가 호그와트 화장실 변기를 보내 줄게."

"조지!"

"농담이에요, 엄마."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의 엄마가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고 여동생은 반은 웃고 반은 울면서 기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계속해서 따라오다가, 뒤로 물러나 손을 흔들었다.

해리는 기차가 모퉁이를 돌아 그 여자이와 애들 엄마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지켜보았다. 나는 옷을 벗어서 교복 차림으로 자리에 앉았고 벗은 옷은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창문 밖으로 집들이 휙휙 지나갔다.


객실 문이 스르르 열리며 막내둥이 빨간 머리, 론이 들어왔다.


"여기 앉을 사람 있니? 다른 곳은 다 찾거든."


해리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 아이는 해리의 옆자리로 와서 앉았다. 그는 해리를 흘끗 쳐다보고는 보지 않은 척하고 있었다. 그 애는 코에 여전히 까만 얼룩이 묻히고 있었다.


"야, 론."


쌍둥이들이 돌아왔다. 그 중 한 명과 눈동자가 맞는 순간, 심장이 답답하다고 느껴져 그 남자아이의 눈을 피했다. 갸웃거리면서 다시 그 남자아이를 보자 아무렇지 않은 심장. 호그와트 가서 들떠서 그런 것인가.


"잘 들어, 우린 기차 한가운데로 갈 거야. 리 조던이 타란툴라 거미를 갖고 있거든."

"알았어."

"해리. 우릴 소개할게. 우린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야. 그리고 이 애는 우리 동생, 론이구. 그쪽은?"


쌍둥이 중 한명이 자기들에 대해서 소개했다. 그러다가 나를 가르키자 살짝 당황했다.


"로라 에반스라고 해. 해리의 사촌이야."

"그럼 나중에 보자."

"잘 가."


나가는 쌍둥이들을 보며 대답했다. 형제는 객실 문을 닫고 가버렸다. 


"네가 정말 해리 포터니?"


론이 불쑥 물었다.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난 프레드와 조지 형이 또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러면 넌 정말로 있니....? 그거 있잖아...."


론이 해리의 이마를 가리켰다. 해리는 그 번개 모양의 흉터를 보여주려고 앞머리를 뒤로 제끼자 론이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그게 바로 그 사람이...?"

"맞아. 하지만 난 기억이 나지 않아."

"전혀?"

"글쎄, 난 초록 불빛이 많았더 건 기억나는데, 그것말고는 전혀 기억이 안 나."

"와."


그는 잠시 해리를 빤히 바라보며 앉아 있더니, 그렇게 한 자신의 행동이 겸연쩍은 듯, 얼른 다시 창 밖을 내다보았다. 왠지 귀여운 남동생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해리는 어른스러운 남동생같고 말이지. 그 느낌에 입꼬리가 올려진다.


창밖을 보고있을 때, 해리가 론에게 질문을 한다.

 

"네 가족들은 모두 마법사니?"

"응. 그래. 그런 것 같아. 엄마에겐 회계사인 사촌이 하나 있긴 한데, 우린 그분에 대해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럼 넌 이미 마법을 많이 알고있겠네."

"난 네가 머글과 함께 살았다고 들었어. 머글은 어떤 사람들이니?"

"끔찍해. 물론, 다 그렇진 않지만, 우리 이모와 이모부와 사촌은 그래. 내게도 마법사 형제가 세명쯤 있었으면 좋겠어."

"다섯이야."

 

론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침울한 표정을 짓었다.

 

"우리 형제 중에서 호그와트에 가는 건 내가 여섯번째야. 그래서 주위의 기대가 정말 대단해. 빌 형과 찰리 형은 벌써 졸업했어. 빌 형은 수석 학생이었고 찰리 형은 퀴디치 주장이었어. 그리고 이제 퍼시 형은 반장이야. 프레드와 조지 형은 아주 장난꾸러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성적은 정말 좋고 아이들은 모두 그 쌍둥이 형들이 정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나도 형들만큼 잘할 거라고 기대하지만, 내가 잘한다 해도 별로 대단한 일은 못 될 거야. 왜냐하면 형들이 다들 그렇게 했으니까. 만일 너한테도 형이 다섯이나 있다면 너 역시 절대로 새 걸 가질 수 없을 거야. 난 빌 형의 망토와, 찰리 형의 낡은 지팡이와, 퍼시 형의 늙은 쥐까지 모두 헌 것뿐이야."

 

론은 재킷 속으로 손을 넣어 잠자고 있는 살찐 잿빛 쥐 한 마리를 꺼냈다. 그 쥐를 보는 순간 일순간 더러운 남자의 형체가 보였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지만... 역시 눈동자가 완전히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일까나?

 

"아..."

"로라, 아파?"

"아니, 아니. 전혀 아프지 않아."

 

나는 왼쪽 눈을 누르면서 앓는 소리를 내뱉자 론과 해리가 내쪽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들의 시선에 나는 손을 내렸다.

 

"그 쥐의 이름은 뭐야?"

"스캐버스인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잠에서 거의 깬 적이 없거든. 퍼시 형은 반장이 되었다고 아빠에게서 부엉이를 선물로 받았지만, 우리 부모님은 돈이 없어. 그래서 난 대신 스캐버스를 갖게 된 거지."

 

론의 귓볼이 새빨개졌다. 그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해리는 론에게, 두들리의 낡은 옷을 입어야 했고 제대로 된 생일 선물 하나 받은 적이 없었던 생활에 대해 모두 털어놓았다. 확실히 해리역시 한달 전까지만 해도 돈이란 걸 가져 본 적이 없었으니까. 해리의 애기를 들은 론은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았다.

 

"... 그리고 해그리드가 말해 줄 때까지, 난 마법사가 된다거나 부모에 대해서나 볼드모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어..."

 

론은 해리의 말에 놀란 나머지 숨이 멎어버렸다. 볼드모트라고 말을 한 것이 뭐가 이상한 것인가? 사물에 대해서 말을 할 때에는 정확하게 이름을 말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배웠다고.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왜 그러니?"

"네가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하다니! 난 어느 누구보다도 네가 그 사람을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론은 충격과 동시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바보같아. 그게 대체 왜 무섭다고.

 

"내가 그 이름을 말한 건 용감해 보이려고 하거나 뭐 그래서가 아냐. 난 그저 그래선 안 된다는 걸 건 전혀 몰랐을 뿐이라구.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난 배워야 할 게 많아. 정말이야. 틀림없이 난 학급에서 꼴찌할거야."

"그렇지 않아."

"맞아. 머글 가족 출신들도 많은데 개네는 아주 빨리 배운대."

 

우리가 말하고 있는 동안 기차는 런던 교외로 빠져나갔다. 이제 기차는 소와 양 떼가 가득한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들판과 좁다란 길을 휙휙 지나가는 걸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영국, 서리, 리틀 위닝, 프리벳가 4번지에 살고있는 더즐리 부부는 자신들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기이하거나 신비스런 일과는 전혀 무관해보였다. 아니, 그런 터무니없는 것은 도저히 참아내지 못했다. 그런 더즐리 부부에게는 두들리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들은 세상에 두들리처럼 착한 아이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즐리 부부에게는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프리벳가 4번지에 살고있는 더즐리 부인의 동생, 포터 부부의 아들, 해리 포터에 대한 것이였다.


태양은 잘 정돈된 앞마당 위로 떠올라 프리벳가를 비추었다. 그리고 노파 한 명이 살고있는-이웃들은 그녀를 피그 할머니라고 불렀다.- 그 저택에 붉은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가끔씩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 후, 한달 정도 지나자 그 소녀는 그 저택에서 피그 할머니와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프리벳가에 살고있는 이웃들은 전부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 소녀는 학교를 다니지 않았고 저택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기에 그 소녀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었다.


***

해리는 갸름한 얼굴과, 가느다란 다리, 그리고 헝클어진 까만 머리카락에 연한 초록빛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스카치테이프로 여러겹 이어 붙인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이마에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터가 나있었다. 반면 두들리는 커다란 핑크빛 얼굴에, 목은 거의 없었고, 작고 연한 푸른 눈에, 숱 많은 금발이 살집 두둑한 얼굴 위로 부드럽게 늘어진 10살의 소년이다.


두들리의 주먹에 피해서 해리는 빠르게 몸을 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들을 쫒아오는 두들리의 패거리를 피해서 프리벳가를 달리면서 도망치고있었다. 그럴 때, 멀지 않는 곳에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해리는 익숙하게 위를 쳐다보자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붉은 머리칼을 가진 금안의 소녀가 두꺼운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었다. 


"또 쫒기는 중이니?"

"로라!"

"자, 올라와."


소녀가 손을 내밀자 해리는 그 손을 잡고는 나무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 아래를 지나가는 두들리 패거리. 두들리 패거리는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언제나 신기하네. 우리를 못 찾는 것이."


해리의 말에 로라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해리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괜찮은데..."


내 행동을 알아차린 해리가 눈길을 피하면서 내 손길을 그대로 받고 있었다. 붉게 되어버린 그의 얼굴을 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벌써 피그 할머니 댁에서 지내고 해리 J 포터에 알게된지 몇 년이 흘렀다. 어머니도 참 너무하지. 하필이면 '스큅'의 집에 나를 맡기기로 결정하다니. 더 웃긴 것은 그녀가 나를 받아준 점이였다. 얹혀 사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에게 참 잘해주었다. 그 다정함이 너무나도....


"할머니는 어떠셔?"

"뭐 괜찮으시겠지."

"그래도 난 기뻐. 두들이의 생일날, 피그 할머니댁에 가지 않으니까 말이지."

"내가 있는데도 말이지?"

"로라가 싫은 것은 아니야!"


정직하게 대답하는 해리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내일이 두들리 더즐리의 생일인가. 버논과 페투니아는 자신의 아들의 생일날이면 친구 하나-쥐같이 생긴 두들리 친구, 피어스 폴키스-를 데리고 놀이 공원이나 햄버거 집이나 극장에 갔다. 그럴 때마다 해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피그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나랑 해리가 만났을 때도 두들리의 생일날로 알고 있다.


늦은 오전에 일어나서는 거실로 갔을 때에는, 집 안 곳곳에서 양배추 냄새가 난다. 그 이유는 할머니는 양배추 음식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다, 흑발의 헝클어진 소년에게 피그 할머니는 자기가 길렀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고 계셨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할머니?

-로라, 이 잠꾸러기 아가씨야. 이제 일어나면 어쩌자는 거니! 자, 어서 씻으렴. 점심을 함께 하잖구나. 너에게는 늦은 아침이겠지만 말이다.

-안녕?

-어.... 아, 안녕.


그 때 생각만 해도 첫 만남은 정말로 최악이다. 잠옷 차림으로 해리와 만나게 되었으니까. 왜 그날은 그렇게 늦게 잔 것일까나? 피그할머니는 왜 나를 깨워주지 않는 것일까나. 그 날만 생각하면 숨어버려 이불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로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해리가 의아한 시선으로 나를 보자 나는 고개를 붕붕 젓으면서 괜찮다는 의사를 보였다.


**

두들이 생일날, 나는 프리벳가 4번지 앞에 서있엇다. 피그 할머님은 다리가 부러져서 해리를 데리러 갈 수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나를 그들에게 맡겨버린 것이였다. 나는 동물원은 가지 않아도 되는데.... 


"할머니도 참, 너무하지."


프리벳가 4번지의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서성거렸다. 그럴 때, 출발하려고 하는 더즐리 가와 함께 나오는 두들리 단짝 친구, 피어스와 함께 나오는 해리. 


"로라!"

"아, 안녕... 해리."

"차에 타라."


버논은 자신의 아들과 그의 친구에게 말했고 나를 쳐다보았다(페투니아는 나를 엄청나게 싫다듯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에 나는 가면을 써서 미소를 짓는다.


"안녕하세요, 더즐리씨, 더즐리 부인."

"타렴."


그는 나에게 상냥하게-자기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말했지만 이미 그의 본성을 알고있는 나였다- 말하고는 자신의 얼굴을 해리의 얼굴 앞으로 바짝 갖다대며 작게 말했다.


"경고하는데, 무슨 짓이든 이상한 짓을 했다간, 크리스마스까지 저 벽장 속에 처박아 둘 테니 알아서 해라."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게요. 정말이에요."


버논은 그런 해리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해리와 함게 더즐리네 차에 올라타서는 두들리와 피어스와 함께 앉았다. 그리고 차는 동물원으로 출발했다. 버논은 운전하는 동안 페투니아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 미친 놈들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고 다닌단 말야, 불량배들 같으니라구."


오토바이 한 대가 그들을 앞질러 가자 버논은 그렇게 불평했다.


"전 오토바이 꿈을 꿨어요. 오토바이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엇어요."


해리가 갑자기 말하자 버논은 앞 차를 들이박을 뻔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몸을 홱 돌려 콧수염이 달린 커다란 근대 뿌리 같은 얼굴로 버럭 소리질렀다.


"오토바이는 날지 않아!"

"저도 알아요. 그건 그저 꿈이었을 뿐이에요."


두들리와 피어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러다가 내 시선과 부딪히자 조용히 하는 둘. 난 다시 창 밖을 응시했다. 

동물원에 도착했다. 동물원은 많은 가족들로 붐볐다. 더즐리 부부는 입구에서 두들리와 피어스와 나에게는 커다란 초코릿 아이스크림을 사 주고는 해리를 서둘러 들어가게 하려다가, 미소를 짓고 있던 아이스크름 차의 아저씨가 해리에게 무엇을 먹겠느냐고 묻자, 마지못해 해리에게도 싸구려 레몬 사탕 하나를 사주었다. 

점심은 동물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엇는데 두들리가 자신이 시킨 게 크지 않다고 투정을 부리자, 버논은 그에게 또 다른 것을 사 주었으므로 해리는 두들리가 처음에 시켰던 음식을 먹어야했다.


"로라, 너도 뭘 시키지 그러니?"

"주스면 충분해요."

"그럼 이거라도 먹도록 해."

"두들리, 이렇게나 착하다니!"


자신이 먹던 것을 잘라서 포크로 찍어서 나에게 내미는 두들리. 그런 두들리의 행동에 페투니아는 눈물을 흘리면서 기뻐했다. 그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야했다. 어서 받으라는 페투니아의 시선을 응시하면서 억지로 삼켜버렸다. 


점심을 먹은 뒤 우리는 파충류 전시관으로 갔다. 전시관 안은 서늘하고 어두었으며, 벽을 따라 조명등이 달린 유리창들이 있었다. 유리창 안쪽에는 온갖 종류의 도마뱀과 뱀이 느릿느릿 기어다니거나 나무와 돌 위로 주르르 미끄러지듯 올라가고 있었다. 두들리와 피어스는 독이 있는 커다란 코브라와 사람도 짓뭉개 버릴 정도로 굵은 비단뱀을 보고 싶어했다. 곧 두들리는 바로 근처에서 가장 커다란 뱀을 찾아냈다. 그 뱀은 무척이나 컸지만 기운이 없어보였다. 사실 그 놈은 잠들어 있었다.

두들리는 유리창에 코를 바짝 대고 서서, 똬리를 틀고 잠들어 있는 그 번쩍거리는 갈색 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움직이게 해봐."


두들리가 버논에게 징징대며 졸랐다. 버논은 유리창을 두드렸지만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들리가 다시 징징대며 조르자 버논은 유리창을 손가락 마디로 세게 쳤지만 여전히 뱀은 묵묵부답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시시해."


두들리는 그렇게 투덜거리더니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해리와 난 그 뱀을 바라보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뱀이 갑자기 구슬같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는 눈이 우리의 키 정도의 높이가 될 때까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뱀이 윙크를 했다. 뱀은 고개를 버논과 두들리 쪽으로 홱 돌린 뒤 눈을 천장으로 치켜 떴다.


【언제나 저런 녀석이 있단 말야.】

【그래. 성가실 거야.】

【맞아.】


해리와 내가 뱀의 말에 동의하듯이 말하자 뱀은 정말 그렇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그런데 넌 어디서 왔니?】


해리가 질문하자 뱀은 꼬리로 유리창 옆에 있는 작은 표지판을 쿡 찔렀다. 거기에는 '보아 구렁이, 브러질산'이라고 적혀있었다.


【거긴 좋았어?】


보아 구렁이가 꼬리로 다시 한 번 표지판을 쿡 찔렀으므로 해리와 난 그것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거기에는 '이 뱀은 동물원에서 태어났음.'이라고 적혀있었다.


【넌 동물원에서 태어났구나,】

【그래서 넌 브라질에 가본 적이 없단 말이지?】


뱀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해리 뒤에서 모두를 소스라치게 하는 귀청이 터질 듯한 외침 소리가 들렸다.


"두들리! 아저씨! 이리 와서 이 뱀이 하는 짓 좀 보세요! 믿을 수가 없어요!"

"넌 저리 비켜!"


두들리가 뒤뚱거리면서 와서는 해리의 가슴팍을 퍽 치며 말했다. 갑자기 일격을 받은 해리는 그만 콘크리트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나는 쓰러진 해리에게 다가가서는 그를 부축햇다. 그리고 피어스와 두들리에게 한 소리를 하기위해서 그들을 보았다. 유리창에 몸을 바짝 붙이고 서 있던 피어스와 두들리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아 구렁이 우리의 유리창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 커다란 뱀은 얼른 똬리를 풀고 마룻바닥으로 기어 나왔다. 파충류관 여기저기에 잇던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며 출구를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브라질이여, 내가 간다. 고맙다, 친구들.】


뱀이 미끄러지듯 옆으로 지나갈 때, 쉬쉬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파충류관 사육사는 유리창이 사라진 것이 큰 충격을 받았고 동물원 관리자는 페투니아와 버논에게 직접 진한 홍차를 끓여 대접하며 계속해서 사과했다. 피어스와 두들리는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했다. 

그 뱀이 지나가면서 그들의 발뒤꿈치를 장난스럽게 덥석 문 것박에 없었는데, 버논의 차로 돌아왔을 때 두들리는 뱀이 자기 다리를 거의 물어뜯을 뻔했다고 말했으며, 피어스는 뱀이 자기를 짓눌러 죽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웃기지마, 피어스 폴키스, 두들리 더즐리. 그럼 너희는 지금 여기서 서 있어서 안 되고 당장 병원으로 가야하니까 말이야. 그 뱀은 독이 있는 독사였으니까 말이지."


내가 말하자-그게 진실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두들리와 피어스의 안색은 창백해지면서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해리에게 뒤집어씌운다. 해리가 그 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폴키스의 말에 버논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아, 큰일...!


프리벳가로 돌아오자 해리는 그대로 벽장 속에 갇혀있어야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될 때까지 해리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두들리는 경주용 자전거를 끌고 나가자마자 목발을 짚고-기르고 있던 고양이때문에 넘어져서 그런지 예전보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프리벳가를 건너던 피그 할머니를 치어 넘어뜨렸다.


"더즐리!"


넘어진 피그 할머니에게 내가 달려가자 더즐리와 그의 친구들은 후다닥 도망쳐버렸다.


"저, 천벌 받은 자식들."

"괜찮단다, 로라."

"괜찮으세요?"

"그럼."

"자, 조심히 일어서세요."


피그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필에게 할머니 간호를 맡기고는 내 방으로 올라갔다.

책상 위에는 양피지들이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그럴 때, 하늘에서 툭하고 편지 한 통이 떨어졌고 내 옆을 지나가는 물체. 그 물체는 갈색 털과 황색 털이 어울러진 검은 눈동자를 가진 부엉이 한 마리였다.


"어서와, 브라이언."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부엉이, 브라이언은 약하게 부리로 깨물면서 애교를 피운다. 브라이언을 열려져있는 새장 속으로 집어넣자 그는 목을 축이기 위해서 물을 마신다. 책상 위에 있는 편지는 애드밀에게 온 것이였다. 


사랑하는 로라에게, 

너가 프리벳가에서 지내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하지만 너의 생일 8월 2일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서 7월 31일 다이애건 앨리에서 만나도록 하자. 어차피 그 날 호그와트에 갈 준비를 할 것이지? 같이 하자. 그럼 그렇게 알고 다이애건 앨리에서 만나는 거다.

너를 사랑하는 애드밀 T. R. 프레웨트.


애드밀에게 온 편지였다. 9월이 오면 호그와트로 갈 것이다. 분명 해리도 가게 될 것이 분명했다(두들리와 그의 친구들은 사립학교인 스멜팅 중학교에 입학할 것이다). 버논과 페투니아는 해리를 이 지역 공립학교인 스톤월 중학교에 입학시킬 계획이겠지만 그렇게는 안 되겠지. 해리는 마법사라고, 내가 마녀인 것처럼.... 


7월 어느 날, 페투니아는 해리를 피그 할머니 집에 맡기고 두들리에게 스멜팅 중학교 교복을 사 주기 위해 런던으로 갔다.


"해리! 어서와!!"

"안녕, 로라."


나는 해리를 끌어안으면서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리고는 피그 할머니의 허락을 받아서는 해리에게 텔레비전을 보게 했다.

다음날 아침, 우편함 뚜껑이 열리는 딸깍하는 소리와 문 앞 발판에 편지들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문 앞 발판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청구서처럼 보이는 갈색 봉투 하나와 함께 나에게 온 편지가 놓여있었다.


"역시 덤블도어.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있다는 것이구나."


누르스름한 양피로 만들어지고, 우편이 붙어있지 않는, 주소는 에메랄드빛 초록색으로 쓰여진 그 두꺼운 봉투를 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아침 식사하는 피그 할머니에게 청구서를 내밀고 난 내 편지를 뒤집었다. 그러자 대문자 H가 사자와 독수리와 오소리와 뱀에 둘러싸여 있는 모양의 보랏빛 밀랍 봉인이 보였다.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구나."

"맞아요, 피그 할머니."

"준비하는데 내가 도울 것이 없니?"

"괜찮을 것 같아요. 애드밀이랑 만나기로 했거든요."

"애드밀은 정말 멋진 남자지."


할머니는 한 번 밖에 보지 않았으면서 애드밀을 금방 기억해냈다. 그리고는 얼굴에 홍조가 달아올랐다. 확실히 애드밀은 굉장히 매력적이면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한번 보기만 해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얼굴이라고 해야할까나? 그만큼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남자다. 


아침식사를 하고 방으로 오자 익숙하게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를 뜯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장: 알버스 덤블도어(멀린 1등급 훈장, 위대한 마법사, 최고 거물, 국제 마법사 연합회 회장)


친애하는 에반스씨에게, 

귀하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걸 알려드리게 되어서 기쁩니다. 필요한 모든 책과 비품 목록을 동봉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학기는 9월 1일에 시작합니다. 7월 31일까지 당신의 부엉이를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교감, 미네르바 맥고나걸


부엉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나는 천천히 책상 앞에 앉아서는 잉크병을 열어서 깃펜에 잉크를 묻히고는 양피지에 글을 썼다. 그리고는 그 양비지를 브라이언에게 내밀자 브라이언은 익숙하게 받아들고는 열려져있는 창문 밖으로 날아가버렸다. 창문 밖으로는 프리벳가 4번지가 보였다. 저 안에 살고있는 해리의 친척인 머글들은 해리가 호그와트에 가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하지만 해리는 호그와트로 가야한다. 그의 운명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쯤 전에 마법 세계는 암울한 시대였다. '볼드모트'라는 어둠의 마법사가 나타나서는 자신의 추종자들을 모아서는 마법 세계를 지배하려고 했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알지 못하고, 쉽게 속마음을 들어내서도 안 되면서 조용히 쉬쉬한 세상... 그 사람, 이름을 불러서 안 되는 자에게 대항하는 사람들은 전부 죽음을 당했다. 그런 암울한 시대에도 덤블도어가 있는 호그와트를 건들이지 못한 어둠의 마왕. 그럴 때, 한 예언이 내려왔다. 어둠의 마왕을 물리칠 아기가 태어난다는 그 예언을 스파이를 통해 들은 볼드모트는 즉시 그 아기를 죽이기 위해서 움직였다. 10년 전, 할로윈 데이, 포터 가족을 살해한 볼드모트였지만 무슨 일인지 해리 포터만은 죽일 수가 없었다(대부에게 들은 바로는 어머니의 사랑의 방어막이라는 고대 마법이 해리를 지켜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히려 해리 포터는 볼드모트의 살인 저주에서 살아남았고-대신 번개 모양 흉터가 생겼다- 그 저주는 볼드모트에게 되돌아갔다. 그 날 이후, 그는 사라져버렸고 암울한 시대는 끝이 났다. 그래도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 남자는 죽지 않았다고... 분명 어딘가에서 몸을 숨기고 있을 거라고....


입학을 알리는 첫 번째 편지 뒤 장에는 내가 필요한 것들의 목록이 적혀있었다.


교복

1학년 학생들이 필요한 것:

 1. 무늬없는 긴 망토 세 벌(검정색)

 2. 일상용 뾰족한 모자 하나(검정색)

 3. 보호 장갑(용 가죽이나 그와 유사한 것)

 4. 겨울 망토 하나(검정색에 은색 단추)

*학생들의 모든 옷에는 반드시 이름표를 붙이기 바랍니다.


교과서

모든 학생들은 다음 책을 한 권씩 준비하기 바랍니다:

 《표준 마법서(1학년)》, 미란다 고시오크 지음

 《마법의 역사》, 바틸다 백셧 지음

 《마법 이론》, 아달버트 와플링 지음

 《초보자를 위한 변신술 지침서》, 에메릭 스위치 지음

 《1000가지 나법 약초와 곰팡이》, 필리다 스포어 지음

 《마법과 마법의 약》, 아르세니우스 지거 지음

 《기이한 짐승들과 그것들을 찾을 수 있는 장소》, 뉴트 스캐맨더 지음

 《어둠의 힘: 방어법 지침서》, 쿠웬틴 트림블 지음


다른 용품

 지팡이 하나

 큰 냄비 하나(양은, 표준 사이즈 2호)

 유리나 크리스탈 약병 하나

 망원경 하나

 놋쇠 저울 하나

*학생들은 부엉이나 고양이, 혹은 두꺼비를 가져와도 괜찮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는 첫 1년 동안은 학생들 개개인에게 빗자루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어서, 7월 31일이 되면 좋겠다."


목록이 적혀잇는 편지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면서 서랍을 열었다. 책상 안에는 검은색 빛이 도는 나무로 만들어진 지팡이가 있엇다. 마법사나 마녀들에게 꼭 필요한 지팡이, 향나무와 유니콘의 뿔 1/2에 28센티미터의 내 지팡이(매화나무와 유니콘의 뿔1/2에 34센티미터의 애드밀의 지팡이). 

 

-로라, 너랑 내 것은 형제 지팡이래!

-고작 지팡이의 재료가 같은 것이잖아. 그게 뭐라고 그렇게 호들갑이야!

-우린 운명인 게 틀림없어!

-헛소리하지마, 애드밀.

-로라랑 나랑 운명이라니! 기쁘다고!!!

-... 저기, 내 말 듣고있니?

 

애드밀과 함께 올리밴더에게 산 검은빛도는 지팡이를 만지자 따뜻한 온기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지팡이를 다시 내려놓고는 서랍 속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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