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학기의 나머지는 타오르는 햇살처럼 기분 좋게 지나갔다. 호그와트는 몇 가지가 아주 조금 달라졌을 뿐 거의 정상으로 되돌아갔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은 휴강되었고("하지만 우린 어쨌든 그 마법을 굉장히 많이 연습했잖아." 론이 뿌루퉁한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학교 이사였던 루시우스 말포이는 파면당했다. 또 자기가 학교 주인이라도 되는 양 거들먹거리고 다니던 말포이는 이제 상을 있는 대로 찡그리고 다녔다. 반면 지니 위즐리는 예전처럼 다시 명랑해졌다.


"로라."

"로우..."

"자, 선물이야."


로우는 학기 마지막 날, 도서관에 있는 내 앞에 앉으면서 굉장히 고급으로 추정되는 깃펜을 선물로 주었다.


"고마워... 잘 쓸께."

"그 때 드레이코가 한 말 신경쓰지마."

"그 때?"

"덤블도어가 파면당하고 난 후, 마법의 약 수업시간때... 너 울 것 같은 표정이였어."


로우의 말에 놀랍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로우는 "방학 잘 보내."라는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도서관을 나섰다. 역시 로우는 슬리데린이지만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해리처럼 일찍 철이 들어서 그런 것일까나? 것보다 내가 울 것 같은 표정이였다고?  


**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너무나 빨리 다가왔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프레드와 조지와 지니와 함게 모두 한 객실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방학 전에 마법이 허용되었던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카드 게임과, 프레드와 조지의 필리버스터 불꽃놀이와, 마법으로 서로를 무장해제시키는 연습을 했다. 

킹스 크로스 역에 거의 다 왔을 때, 해리가 입을 열었다.


"지니, 그런데 넌 도대체 퍼시 형이 뭘 하는 것을 본거니? 형이 네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한 거 말야."

"아, 그거."


지니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뭐냐 하면... 퍼시 오빠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어."


프레드가 놀라서 조지의 머리 위에 책 더미를 떨어뜨렸다.


"뭐라구?"

"바로 래번클로의 반장, 페네로프 클리어워터야."


지니가 말했다.


"오빠가 지난 여름 내내 편지를 썼던 사람이 바로 그 애야. 오빠는 학교 여기저기서 그 애를 몰래 만나고 있었어. 내가 어느 날 빈 교실로 들어갔는데 글쎄 둘이 뽀뽀를 하고 있잖아. 그 애가 습격받았을 때 오빠가 그렇게 당황해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어. 그런데 오빠를 놀리진 않을 거지?"


지니가 걱정스러운 듯 덧붙였다.


"물론이지."


프레드가 꼭 생일이 일찍 찾아오기라도 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절대로."


조지가 숨죽여 킥킥대며 말했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가 속도를 늦추더니 마침내 멈춰섰다. 해리는 깃펜과 양피지 쪽지를 꺼내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돌아섰다.


"이건 전화번호라는 거야."


그는 론에게 이렇게 알려 주고서, 더즐리네 집 전화 번호를 두 번 휘갈려 쓰고 양피지를 둘로 찢어서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지난 여름에 네 아버지께 전화 사용법을 말씀드렸으니까 아실 거야. 더즐리네 집으로 전화해. 알았지? 또다시 두 달 동안 두들리하고만 말하면서 지내는 건 정말 끔찍해. 그때 내 생일 날 로라가 오지 않았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해."

"하지만 네 이모와 이모부는 자랑스러워하실 거야. 안 그래?"


기차에 내려 마법에 걸린 개찰구 쪽으로 들어가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네가 금년에 어떤 일을 했는지 들으면 말야."

"자랑스러워해?"


해리가 어림도 없다는 듯 말했다.


"너 정신 나갔니? 그동안 내내 내가 몇 번이나 죽을 수도 있었는데, 용케 살아났다구? 그들은 아마 화가 나서 펄펄 뛸 거야..."

"풋. 그게 더욱 더 더즐리 가족 다운걸."


함께 개찰구를 지나 다시 머글의 세계로 걸어갔다.


**

여름방학 숙제를 하면서 프리벳가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마법의 역사 숙제는 '14세기의 마녀 화형은 완전히 무의미했었다- 이것에 관해 논하라'라는 논술 숙제였다. 그리고 마법의 약 숙제는 '오그라들게 하는 마법의 약'에 관한 논술 숙제였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숙제가 있었다. 그리고... 

밤에 숙제를 하고 있을 때, 호그와트 문양이 박혀있는 편지와 꾸러미를 들고 브라이언이 귀환했다. 그리고 황갈색 부엉이 집배원이 꾸러미를 떨어뜨리더니 날아가버린다. 곧 헤르메스-퍼시가 빌려주다니, 드문 일인걸-가 꾸러미를 내려놓고는 브라이언의 새장에서 물을 축인 후, 브라이언은 그것이 불쾌했는지 부엉 하고 울었다, 다시 날아가버렸다. 헤르메스가 가져다 둔 꾸러미의 갈색 포장지를 쭈욱 찢었다. 그 안에는 편지와 신문에서 오려낸 조각이 있었다. 

<예언자 일보>에서 오려낸 흑색 움직이는 사진.


마법부 직원이 복권에 당첨되다.

마법부의 머글 문화유물 관리과 과장인 아서 위즐리씨가 매년 열리는 <예언자 일보>의 복권 추첨에서 1등에 담첨되어 상금으로 700갈레온을 받았다. 위즐리씨는 <예언자 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족은 상금으로 이집트에 가서 그린고트 은행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장남 빌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낼 것입니다." 위즐리 가족은 이집트에서 한 달을 보낸 뒤, 위즐리씨의 다섯 자녀가 다니고 있는 호그와트의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돌아올 예정이다.


총 아홉 명의 위즐리 가족 전부가 거대한 피라미드 앞에 서서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뚱뚱하고 자그마한 위즐리 부인과, 키가 크고 대머리인 위즐리씨, 그리고 여섯 아들과 한 명의 딸. 사진 한 가운데에는 키가 호리호리하게 큰 론이, 그의 애완용 쥐, 발가락 하나가 없어서 총 9손가락을 가진 쥐 스캐버스를 어깨 위에 올려놓고 여동생 지니의 팔을 두르고 서 있었다. 그리고 퍼시가 멋진 터키모를 쓰고 있었으모 가슴에는 학생 회장 배지를 달고잇었다. 그의 뿔테 안경이 이집트의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사진을 내려놓고는 이제 편지를 집어들었다.


사랑하는 로라에게.

퍼시 형을 졸라서 헤르메스를 빌렸어(에롤은 아마 해리의 집으로 갔을 거야). 이곳 이집트는 정말 놀라워. 빌 형이 우리에게 무덤들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옛 이집트의 마법사들이 무덤에 어떤 저주 주문들을 걸어 놓았는지 들으면 넌 아마 믿지 못할 거야. 마지막 무덤엔 엄마가 지니를 못 들어가게 하셨어. 그 안엔 머리나 팔 다리가 하나씩 더 있는 온갖 돌연변이 머글들의 뼈가 있었거든. 아빠가 <예언자 일보>의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난 정말로 믿을 수 없었어. 700갈레온이라니! 상금의 대부분이 이 여행하는 데 들어가기는 했지만, 내년에 론은 새 지팡이를 살 수 있어. 우린 새 학기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쯤 돌아가서 론의 지팡이와 책을 사러 런던으로 갈 거야. 거기서 널 만날 수 있을까? 추신, 너에게 이집트 선물을 직접 주고 싶어.

프레드.

P.S. 퍼시 형은 지난주에 호그와트 학생회장이 되었다고 편지를 받았어. 


"프레드?!"


프레드가 나에게 편지를 썻다고? 다시 한 번 눈을 비벼서 마지막 이름을 살펴보아도 론이 아니라 프레드라고 적혀있었다. 프레드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보자 이상하게 심장이 쿵쿵하고 뛰었다. 


"역시 부정맥인가."


나는 단순하게 그렇게 치부하면서 다른 꾸러미를 살폈다. 그 편지는 헤르미온느의 편지였다.


로라에게.

난 지금 마리가 지내고 있는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서 네게 이걸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했었어. 세관 통과할 때 걸리면 어떡해? 그런데 마리가 말하기를, 부엉이 집배원을 이용하면 편하다고 하더라고(그 후 헤드위그를 만나서 해리에게 줄 생일 선물을 부엉이 주문 배달로 샀지 뭐야). <예언자 일보>에 광고가 났거든. 그래서 배달시켰지 뭐. 마법사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속 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 일주일 전쯤 신문에 론과 론네 가족 사진 난 것 봤니? 그 앤 틀림없이 신나게 즐기고 있을 거야. 정말 부러워. 고대 이집트의 마법사들은 정말 매력적이거든. 여기 프랑스 지방의 마법 역사도 아주 흥미로워. 난 내가 알아낸 것들 일부를 포함시켜서 마법의 역사 논술 숙제를 몽땅 다시 썼어. 그런데 너무 긴 건 아닌가 몰라. 빈스 교수가 쓰라고 한 양보다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 분량이 더 많거든. 론은 방학 마지막 주에 런던에 갈 거라고 하더라. 너도 올 수 있니? 

헤르미온느.

P.S. 론이 그러는데 퍼시가 학생 회장이 됐대. 퍼시는 정말로 기뻐할 거야. 론은 그다지 탐탁해하지 않는 것 같지만 말야.


헤르미온느가 보내준 편지를 내려놓고는 꾸러미를 펼쳤다. 그 안에는 마르안느가 고심해서 고른 것 같은 마법의 책이 있었다. 연금술에 관한 책이였으니까 분명히 마리안느가 보낸 것이 분명했다.


"마리안느도 참..."


해그리드의 꾸러미를 뜯자 초록빛 가죽의 책이였다. 그 책은 《괴물들에 대한 괴물책》이라고 황금빛 글씨로 제목이 써져있었고 이빨이 달려있었다. 


"아약!"


책이 지금 내 손을 물어버렸다. 계속 물려는 괴물 책의 모습에 나는 끈을 가지고 와서는 그것을 돌돌 묶어버렸다. 그리고 해그릐드의 편지를 꺼냈다.


로라에게.

내년에는 아마 이 책이 네게 유용할 거야. 여기선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게. 만나면 말해 주지. 그럼 안녕.

해그리드


이제 남은 것은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였다.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는 두툼했다. 그 봉투를 뜯고 안에 있는 양피지 첫장을 꺼내 읽었다.


에반스양에게.

새 학년은 9월 1일에 시작되는 걸 유념하길 바랍니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는 킹스 크로스 역의 9와 4분의 3번 승강장에서, 11시에 출발합니다. 3학년생들은 특정 주말에 호그스미드 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니, 동봉한 허가서에 부모님이나 보호자의 사인을 받아 오길 바랍니다. 내년에 필요한 책의 목록도 동봉합니다. 건강을 빌며.

교감, 맥고나걸 교수.


호그스미드 마을은 완전한 마법사에 대한 마을인데... 방문 허가서라... 모레, 피그 할머니가 돌아오면 사인을 받도록 하자. 

다음날은 내가 고대하는 시간이였기에 이만 자기로 결정했다. 


"굉장해! 아빠!"


시끄러운 목소리에 눈을 뜨고는 익숙하게 창문을 밖을 보자, 더즐리 가족이 정원에서 버논의 회사 차에 끝없는 감탄을 하고 있었다(어찌나 큰 목소리로 찬사를 늘어놓았던지 동네 사람들이 다 알아버릴 정도였다).


"아침부터... 왜 저런 목소리로 깨어나는 거야. 오늘은 중요한 날인데."


더즐리 가족을 보고는 이내 다시 커텐을 쳤다. 그리고 깨끗히 몸단장을 하고는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필과 나. 텔레비전에서는 이런 뉴스가 흘러나왔다.


"... 블랙은 무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대단히 위험합니다. 특별히 긴급 직통 개설되었으니, 블랙을 보시는 즉시 연락을 바랍니다."


기분나쁘게 생긴 얼굴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팔꿈치까지 늘어뜨리고 있는 텔레비전에 나온 남자. 블랙? 아빌의 친척 중 한 명인가. 하지만 남아있는 블랙 가문 사람 중에는...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인가. 머글일 수도 있잖아. 애써 고개를 돌려버리면서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오늘은 중요한 손님이 오는 날이였다. 그래서 우리는 바쁘게 식상을 차리기도 하면서 집 안을 깨끗하게 하기도 했다.


딩동하는 초인종 소리에 나는 필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는 이내 문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대모! 블랙 부인!"


열린 문 밖으로 보이는 여성 2명. 새까만 머리카락을 올려서 묶은 흑색 망토를 걸치고 있는 중년의 여성과 마찬가지로 새까만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흑색 복장을 하고 있는 젋은 여성.


"잘 지냈어? 로라!!"


나를 끌어안으면서 인사를 건내는 젊은 여성, 아빌. 나에게는 대모가 되는 사람이였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으면서 내 머리를 쓰담는 손길의 주인공은 아빌의 어머니, 레이첼 블랙 부인이 되셨다. 사실 대모가 오는 것보다 레이첼이 오는 것을 더욱 더 그리워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그럼 실례할께. 아라벨라씨는?"

"피그 할머니는 오늘 안 계셔요. 친구들의 동창모임 가셨거든요. 늦게 들어오시거든요."

"우리가 적절할 때 왔구나."


안으로 들어오는 레이첼과 아빌. 


"먼저 식사부터 하세요!"


나는 그녀들을 식탁으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식탁 위에는 푸짐한 음식들이 차려져있었다.


"이것을 전부 너가 만들었니?"

"아뇨. 몇 개만 제가 만들었어요."

"우리 대녀는 못 하는 것도 없어요~"


아빌이 나를 끌어안고는 다시 부비부비하면서 자랑스럽게 외치자 레이첼이 자신의 딸을 한심스럽게 쳐다보고는 말렸다.


"그만하렴, 아빌."

"아, 죄송해요, 엄마."

"그럼 식사하잖구나."


레이첼이 부드럽게 말하자 그제서야 아침 겸 점심을 하기 시작했다. 아빌이 간간히 호그와트에서 지내는 일에 대해서 질문하자 나는 그것을 대답하면서 음식을 먹었다.


"세베루스는 잘 지내고 있니?"


거실에 앉아서 차를 한 잔 마신 아빌이 나에게 질문했다.


"대부야 당연히 잘 지내고 있죠. 여전히 슬리데린 사감 교수로써 마법의 약 교수로써, 그리핀도르 학생들에게 미움받고 말이죠."

"이야~ 세베루스는 변하지 않는구나."

"것보다 로라, 난 이번년도 호그와트에서 이상한 소문을 들었단다. 비밀의 방이 열렸다니? 그게 무슨 소리니?"

"아.. 이제 괜찮아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에게 말해줄 수 있니?"

"물론이죠, 블랙 부인."

"어째서~!!"


갑자기 아빌이 크게 외쳤다. 아빌의 외침에 나는 의아하게 여겼다.


"왜 그래요, 아빌? 어디 아파요?"

"내가 아니야! 너때문이지!"


찻잔을 거칠게 테이블에 내려놓은 아빌. 그녀의 행동에 레이첼은 눈살을 찌프렸다. 아빌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는 나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 손가락질을 그만해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내가 대모잖아! 근데 왜 우리 엄마하고 더 친한데!"

"풋!!"


아빌의 진지한 말에-본인은 진지하겠지만 나에게는 웃겼다- 마시고 있던 홍차를 도로 뱉어내고 말았다. 그리고는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티슈를 뽑아서 입가를 가리면서 기침을 했다.


"콜록- 뭐라고요?"

"그러니까! 우리 엄마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

"그만하렴!"


결국 레이첼의 손이 아빌의 팔뚝을 때렸다. 찰싹한 아픔에 아빌은 입을 다물고는 속으로 꿍얼꿍얼거렸다.


"엄마!!"

"시끄럽다, 딸."

"쳇-"


역시 아빌보다는 레이첼이 더욱더 높은 신분에 있구나. 레이첼의 말 한 마디에 아빌은 입을 다물었으니까 말이야.


"아빌은 신경쓰지 마렴."

"그렇게 할게요!"

"로라까지!"


내가 웃으면서 말하자 아빌은 삐져버렸는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쿵쾅거리면서 가버린다.


"아빌, 어디가요?"

"산보! 우리 엄마랑 대녀랑 실컷 떠들어!"


아빌은 유치하게 외치고는 문을 쾅 닫아버리고는 나가버린다. 


"대녀보다 정신연령이 낮는 내 딸을 이해하렴, 로라."

"아하하."

"그럼 작년의 호그와트는 어땠니? 전부 빠짐없이 이야기 해주렴."


레이첼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비밀의 방에 대해서 전부 말을 해주었다.


이야기를 전부 들은 레이첼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마시는 홍차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거나는 소리가 우리들 침묵에서 흘렀다. 


"그랬구나... 그런데 넌 어떻게 피델마우스가 된 거니?"

"제가 이것에 대해서 말해주면 레이첼도 저에게 한 가지 답변해주세요."

".... 좋아."


레이첼이 궁금해하는 사실을 나는 말해주었다. 어릴  때, 교회에서 자랄 때 검은 뱀에게 물려버린 나는 고열에 시달렸고... 그 고열 이후(정확히는 저주에 걸린 이후) 파셀통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 꽤 오래된 저주구나."

"네. 엄마도 그렇게 말했어요. 하지만 풀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했어요."

"그래. 저주건 사람이 없으니까 풀 수도 없겠지.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단다."

"방법이요?"

"너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적 중 가장 어려운 기적을 바래야하지."


레이첼의 말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로라. 너가 궁금한 것은 뭐니?"

"아... 저는요... 테일러 리들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요. 그녀는, 어쩌면 그일지도 모르지만, 리들... 그러니까 볼드모트의 가족이라는 소리잖아요. 같은 성을 썼으니까."

"그렇게 되겠지."

"블랙 부인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블랙 부인도 50년 전에 호그와트에 다녔으니까요."

"나란다."

"네?"

"테일러 메로프 리들이 바로 나란다. 아쉽게도 난 피델마우스가 아니였지만 말이지. 하지만 그 아이의 계획에 대해서는 알고있었어도 불사조 기사단이나 죽음의 먹는 자가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았지. 이런 면에서는 너의 증조부, 아놀드 피브렐을 조금 닮았을까나... 너의 증조부역시 중립을 고집하고 있었으니까."


내가 엄청나게 놀라서는 블랙 부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전혀 다른!!! 완전히 닮지 않았잖아!! 내가 경악한 채로 그녀를 보자 레이칠은 조금은 슬픈 미소를 짓었다.


"테일러 리들... 그건 내가 아직 결혼하기 전의 이름이란다. 그리고 난 결혼을 하자마자 내 이름을 버렸단다."

"그래서 레이첼 블랙이 된 건가요."

"그래. 레이첼이라는 이름은 마침 읽고 있던 소설에서 나오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땄단다."

"그거... 그렇게 따도 되는 거예요?"

"아빌은 모르는 사실이니까 비밀이란다."


레이첼은 나에게 찡긋 눈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볼드모트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천천히 말을 해주었다. 확실히 이 집에 아빌이 없는 것이 낫을지도 모르겠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이번에는 내가 침묵했다. 그리고는 비어진 찻잔을 무릎에 내려놓고는 레이첼을 응시했다. 레이첼에게 계속 친근감을 느꼈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블랙 부인을 보면... 대모보다 더 친근한 감정을 이제서야 알겠어요. 우린 너무 닮았기 때문이죠."

"나도 너를 처음 본 순간 그렇게 생각했단다."

"... 근데 어떻게 사랑을 하신 거예요?"

"그렇구나. 사랑의 묘약에서 태어났는데 어떻게 남편을 사랑할 수 있으며 아빌을 사랑하는지가 궁금한 것이구나."

"네. 그런 것을 못할 줄 알았거든요. 사랑의 묘약에서 태어났으니까 어딘가 결합되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찻잔의 손잡이 부분을 매만지면서 그녀에게 질문하자 레이첼은 후훗거리면서 웃었다. 그 미소를 응시하자 그녀가 왜 인기가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남자였으면 레이첼에게 분명히 빠졌을 것이다. 굉장히 아름다운 미소는 왠지 모르게 어딘가의 여왕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모른단다."

"네?"

"알지 못하게 내 마음에 들어왔어. 남편이 말이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에 들어와서는 이미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단다. 사랑은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라는 것처럼 말이지. 아마 내 남편이 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끈질기게 고백하지 않았다면 나는 뒤늦게 후회했을 거다. 알다시피 난 소유욕이 심하거든."

"네, 알아요. 욕심도 많고 말이죠."

"그래... 근데 나는 생각한단다, 로라. 너도 분명히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무리에요!"

"아니야. 너의 마음은 이미 이브가 사랑으로 채워놓았으니까 나랑은 전혀 다르단다. 단지 알지 못했을 뿐이야."

"사랑하면.... 좋은 건가요?"

"아플 수도 있단다."


레이첼이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사랑의 묘약에서 태어난 사랑이라는 감정이 결합되어서 태어났는데, 어떻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가 있다는 것인지.


"게다가 누가 사랑의 묘약에서 태어난 사람을 좋아하겠어요? 불쾌하게 여길 뿐이에요!"

"... 확실히 그런 사람도 있단다. 하지만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너를 좋아해줄 사람이 생길 거야."

"진짜로 그럴까요?"

"응. 사랑에도 여러감정이 있단다. 우리 부모님은 우리를 태어나자마 버렸지만, 루치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너는 이미 부모의 사랑에 대해서 알고있는 거야."

"... 그렇네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보고있으면 기분 좋고 설레이고 보이지 않으면 보고싶고 일분일초도 떨어지기 싫고... 항상 그의 옆에 있고 싶어지기도 한다는 거란다. 하지만 난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단다. 단지 하나만 느꼈지."

"그게 뭔데요?"

"불쾌감."


레이첼이 진지하게 말하자 잠시동안 나는 할말을 놓치고 말았다. 불쾌감이 느꼈는데 어떻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거지? 정 반대의 감정이 아니야? 그렇게 되면 싫어하는 것이....


"그 남자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냉정한 내가 쉽게 흥분이 되고 불쾌해지고 제정신 판단을 잃어버렸지. 그러면서 그 남자가 보이지 않으면 걱정되면서... 또 보이면 괜히 틱틱내고 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유치했나 싶었단다."

"헤에, 그렇군요. 블랙 부인에게도 그런 것이 있었군요."

"어렸으니까 말이지. 그래도 나는 그가 자랑스럽단다. 비록 블랙 가문에서 퇴출되었지만, 조카를 위한 그의 사랑은 나는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어. 근데 웃기는 일이지, 그 조카는 아즈카반에 갇혀있으니까."

"블랙 부인?"

"아, 미안하구나. 쓸데없는 소리를 했구나."


레이첼은 철저히 비밀주의자였으니까 나는 그것을 캐지 않았다. 그녀가 나에게 과거 이야기를 해준 것만해도 정말로 기쁜 걸. 아빌은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나는 레이첼에게 한 걸음정도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아빌이 늦네요."

"그렇구나."

"나갔다 올게요!"


아빌을 걱정하면서 나는 집을 나섰다. 하지만 아빌은 바깥에서 해리와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뭐하는 겁니까, 대모?"

"포터군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대모를 따 돌리니까 좋니?"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요."

"로라의 대모예요?"

"응. 아빌이라고 해. 알다시피 마녀지."


아빌은 자랑스럽게 자신에 대해서 소개했다. 하지만 해리가 세베루스를 싫어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었는지, 아니면 그가 제임스 포터를 닮아서 세베루스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자신의 성은 말하지 않았다.

곧 프리벳가 4번지에 차가 섰다. 해리는 그 모습에 혀를 차버렸다.


"손님이 오는 거니, 해리?"

"아... 마지 아줌마가 오거든. 일주일동안 지낼 거래."

"끔찍하겠다."

"머글처럼 행동하면 버논 이모부가 나에게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에 사인을 해주겠다."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

"... 아빌, 그만 가요. 네? 어서요!"


아빌의 손을 잡고는 나는 집안으로 그녀를 이끌려고 했다. 


"그럼 또 만나자, 포터군."

"해리, 생일 축하해!"


집안으로 끌려들어가면서도 해리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아빌. 나는 그에게 외치고는 집으로 그녀를 들여보냈다. 차에서 내린 버논과 한 여자, 아마 그녀가 버논의 여동생인 마지일 것이다. 그녀는 체격이 크고 뒤룩뒤룩 살이 찐 데다가 보랏빛 얼굴까지 여지없이 버논을 닮았다. 그녀는 한 손에는 커다란 여행 가방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납기 그지 없는 늙은 불독을 잡고 있었다.


"우리 두들리는 어디에 있지? 우리 귀여운 조카 녀석은 어디에 있니?"


마중나온 해리는 안중에도 없고 큰 소리로 말하는 마지. 그녀의 말에 무스를 발라 살찐 머리통에 바짝 붙어있는 금발머리의 두들리가 어기적어기적 걸어왔다. 마지는 여행 가방을 해리의 가슴팍에다 억지로 떠맡기고, 한 손으로 두들리를 꼭 껴안고 그의 볼에다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


"토 나와."


마지를 보면서 아빌이 중얼거렸고 그녀의 말에 공감했다. 곧 그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아빌은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보니, 로라!"

"?"

"왜 나에게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가 나왔다고 말하지 않았니?!"

"하지만... 아빌보다는 피그 할머니에게 하는 편이 더욱 낫으니까."

"무슨 소리야! 당연히 내가 해야지! 내가 너의 대모인걸. 어서 허가서를 가지고 오렴, 대녀~"


아까 전에 화가 난 것을 전부 잊어버렸는지 나에게 말했다. 결국 나는 아빌의 말에 내 방으로 올라가서는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를 가지고 왔다. 


"호그스미드라 굉장히 멋진 마을이지."

"하지만 전 가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아니야. 다른 사람이 다 가는데 너만 못 가는 것은 안 되지."


아빌은 그렇게 말하면서 망토 주머니에서 깃펜을 꺼내고는 '나, 로라 에반스의 대모 아빌 스네이프는 로라에게 주말에 호그스미드를 방문할 것을 허락한다'라고 쓰면서 사인을 했다. 


"이해해주렴, 로라. 아빌은 너에게 정말 좋은 대모가 되고 싶어서 저러는 거란다."

"전 그저 있어주기만 하면 괜찮은데..."


아빌이 사인을 하는 것을 보면서 레이첼이 말했고 나는 작게 소근거리듯이 중얼거렸다.


"다 했다!"

"고마워요, 대모."


내가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볼에 입을 맞추자 아빌의 얼굴이 붉어져버렸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서 놀리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서는 내 가방 속에 방문 허가서를 집어넣었다. 

그 날 저녁식사를 하고 아빌과 블랙 부인은 순간이동으로 내 앞에서 사라졌다. 


**

사흘동안 해리를 보지 못했다. 마지가 있으니까 해리가 나를 찾아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지. 자기 전에 프리벳가 4번지를 보고있는 나는 이미 스토커일지도 모른다.


"마지!!!"


마지는 완전히 동그랗게 되어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 모습에 나는 무언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재빨리 가방을 쌓았다. 가방을 다 싸고 다시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 해리가 짐을 챙겨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굉장히 화가 나있는 해리의 모습에 나는 빠르게 가방을 챙겨들고는 브라이언을 챙기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로라? 왜 그러니?"

"죄송한데, 피그 할머니, 저 좀 가야겠어요!"

"로라!! 로라!!!"

"아가씨!! 돌아오세요! 아가씨!!"


뒤에서 피그 할머니가 부르는 목소리, 필이 외치는 하이톤 목소리를 전부 무시하고는 집을 나섰다. 그리고는 해리가 간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해리가 관련되면 미친 것이 틀림이 없었다. 고작 사촌에 불과한 녀석때문에 내가 왜....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했으면서 몸은 이미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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