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놀리아 광장에 있는 나즈막한 담 위에 털썩 주저앉은 해리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해리는 곧 "루모스."라고 중얼거려서 지팡이 끝에 눈부신 불빛을 켰다.
"해리!"
그 빛에 비추어진 검은 개의 모습에 내가 해리에게 달려갔다. 해리는 그 개를 보더니 몇 발짝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가방에 다리가 걸려고 말았다. 그런데 넘어지지 않으려고 한쪽 팔을 급히 뻗다가 그만 지팡이는 놓치고, 몸은 도랑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해리, 괜찮아?"
"로라? 왜 여기에...."
해리는 나를 보더니 무슨 말을 하고 싶다가 귀청이 터질 것 같이 쿵하는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그는 비치는 눈부신 불빛을 가리려고 양손을 올렸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간신히 다시 보도 위로 기어나왔다. 잠시 뒤, 거대한 한 쌍의 바퀴가 끽 소리를 내며 해리가 방금 쓰러져 있었던 곳에 멈춰섰다. 진한 보랏빛의 3층 버스가 앞에 떡 버티고 있었다. 앞 차장에는 황금빛 글자로 '구조 버스'라고 쓰여 있었다. 그 순간 버스에서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차장 하나가 뛰어내리더니 어둠 속에 대고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차장은 열여덟이나 열아홉 정도밖에 보이지 않앗다. 귀는 크고 쭉 비어져 나와있으며 얼굴엔 여드름투성이였다.
"갈 데 없는 마법사를 긴급 수송하는 구조 버스를 타시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 그저 지팡이를 쑥 내밀고 올라타기만 하세요. 원하는 곳으로 태워다 드립니다. 전 오늘 저녁 여러분을 모실 스탠 션파이크 차장입니다."
차장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땅바닥에 앉아있는 해리를 발견한 것이였다. 해리는 지팡이를 다시 와락 붙잡고 급히 일어섰다.
"너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스탠이 사무적인 태도로 물었다.
"넘어졌어."
해리가 대답했다.
"왜 넘어졌는데?"
스탠이 숨을 죽이고 웃었다.
"일부로 그런 건 아니었어."
해리가 성내며 말했다. 그의 바지 한쪽 무릎은 찢겨져 있었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뻗었던 손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자기가 왜 넘어졌는지를 깨닫고 얼른 몸을 돌려 차고와 울타리 사이의 길을 빤히 바라보았다. 구조 버스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환히 비추고 있었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뭘 보는 거니?"
스탠이 물었다.
"커다란 검은 물체가 있었어."
해리가 막연하게 그 빈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개 같았는데... 굉장히 컸어...."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스탠의 눈이 해리의 이마에 나 있는 흉터로 움직였다.
"네 이마에 있는 그건 뭐니?"
스탠이 불쑥 물었다.
"아무것도 아냐."
해리가 머리카락을 눌러 흉터를 가리며 얼른 말했다. 그런 행동을 해리를 의아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이름이 뭐니?"
스탠이 계속해서 물었다.
"네빌 롱바텀.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 버스는 어디든 간단 말이지?"
"물론이지."
스탠이 거만하게 말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나 갈 수 있어, 육지이기만 하면 말야. 하지만 물 속으로는 갈 수 없어. 그런데, 네가 우리에게 정지라하고 신호한 거 아냐? 지팡이를 쑥 내밀고 말야, 안 그랬어?"
"맞아. 런던에 가는 데는 얼마지?"
"11시클이야. 하지만 코코아를 마시면 14시클을 내야 하고 물과 칫솔까지 필요하면 15시클을 내야 해."
해리는 가방을 뒤져 지갑을 꺼낸 뒤 스탠의 손에 금화 한 닢을 주위주었다. 그리고 스탠과 함께 헤드위그의 새장이 올려져 있는 가방을 버스 발판 위로 들어올렸다.
"넌 이름이 뭐니?"
"로라 에반스라고 해. 나도 런던으로."
그에게 11시클을 주고는 내가 말했다. 내가 가방에 손을 뻗으려고 할 때, 스탠은 자신이 하겠다면서 나를 버스 위로 들어보냈다. 버스에는 좌석이 없었다. 대신, 커튼이 쳐진 창문 옆에 놋쇠로 만들어진 여섯 개의 침대가 놓여있었다. 침대마다 옆에 있는 선반에서 촛불들이 활활 타고 있었다. 버스 뒤쪽에서 나이트 갭을 쓴 자그마한 마법사 하나가 "지금은 안 돼요. 고마워요. 난 민달팽이들을 소금에 절일 거예요."라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잠들어버렸다.
"너흰 이것을 써."
스탠이 핸들 앞 안락 의자에 앉아있는 운전사 바로 뒤의 침대 밑으로 해리의 가방을, 그 옆에 내 가방을 놓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분은 우리의 운전사, 어니 프랭이셔. 이 애들은 네빌 롱바텀과 로라 에반스예요, 어니."
아주 두꺼운 안경을 쓴 늙은 마법사 어니 프랭이 초조하게 앞머리를 짓누르며 침대에 앉은 해리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이제 출발하세요, 어니."
스탠이 어느 옆에 있는 안락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나역시 침대에 안았다. 또 한 번 쾅 하며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구조 버스가 빠르게 출발했다. 그 바람에 해리는 뒤로 벌렁 넘어져 침대로 발딱 줍혀졌다. 어두운 창 밖을 보자 차는 이제 완전히 다른 길로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다. 스탠은 해리의 어리벙벙한 표정을 매우 재미있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네 신호하기 전에 우리가 있던 곳이야. 여기가 어디죠, 어니? 웨일즈 지방이죠?"
"그래."
어니가 간단히 대꾸했다.
"머글들은 어떻게 버스 소리륻 듣지 못하는 거죠?"
해리가 질문했다.
"그들이야 그렇지!"
스탠이 경멸하듯이 말했다.
"그들은 듣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보지도 못해. 그들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해."
"가서 마시 부인을 깨우는 게 좋겠구나, 스탠."
어니가 말했다.
"조금 있으면 애버게이브니에 도착하니까 말이다."
스탠이 침대를 지나서 좁다란 나무 계단 위로 사라졌다. 어니는 버스 운전법을 완전히 익히지 않았는지 버스가 게속해서 인도 위로 올라갔다. 핮만 이상하게도 어떤 것에도 부딪히지 않았다. 쭉 늘어선 가로등과 우편함과 쓰레기통들은 버스가 다가가면 펄쩍펄쩍 뛰어올랐다가 버스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뒤, 스탠은 여행용 망토를 몸을 감싸고 있는, 힘이 하나도 없는 창백한 마녀와 함께 아래층으로 다시 왔다.
"이제 내리세요, 마시부인."
스탠이 유쾌하게 말했다. 어니가 브레이크를 밟자 침대들이 버스 앞쪽으로 약간 미끄러졌다. 마시 부인은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비틀거리며 꼐단을 내려갔다. 미시 부인이 내리자 스탠이 그녀의 가방을 내려보낸 뒤 문을 닫았다. 또 한 번 쾅 하더니, 버스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좁다란 시골길을 달려 내려가자 나무들이 펄쩍펄쩍 뛰어올랐다.
스탠이 혀를 이빨 사이로 내민 채 열심히 <예언자 일보>를 읽고 잇었다. 1면에 커다랗게 실린, 홀쭉한 얼굴에 헝클어진 긴 머리를 늘어뜨린 남자가 천천히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
"저 사람이야!"
해리가 소리쳤다.
"그 사람 머글 뉴스에 나았어."
스탠이 신문의 1면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킬킬거렸다.
"시루우스 블랙이야."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머글 뉴스에도 나왔었지, 네빌 넌 도대체 어디에 있었기에 이 사람 이름도 모르는 거야?"
그는 해리의 멍한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싱글거리며 1면을 빼내어 해리에게 넘겨주었다.
"신문을 더 읽어 봐, 네빌."
해리는 신문을 촛불쪽으로 가져갔다. 나는 해리의 옆으로 가서 신문을 읽었다.
블랙, 아직도 체포되지 않다.
아즈카반 감옥에 수감되었던 가장 악명 높은 죄수 시리우스 블랙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고 마법부가 오늘 밝혔다. "우리는 어떻게든 블랙을 다시 체포할 것입니다." 마법부 장관 코넬리우스 퍼지가 오늘 아침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제발 진정하시기 바랍니다." 퍼지 장관은 이 위기를 머글 수상에게 알린 것 때문에 와룩 국제 연맹의 회원들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제가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퍼지 장관은 대단히 화가 나 있었다. "블랙은 미치광이입니다. 마법사든 머글이든 그를 만나게 된 사람은 누구나 위험합니다. 난 블랙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겠다는 수상의 확언을 받았습니다. 우린 이 사건에 용감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한들 누가 믿겠습니까?" 머글들에게는 블랙이 총(머글들이 서로를 죽일 때 사용하는 일종의 금속 지팡이)을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마법계는 12년 전에 블래깅 단 한 번의 저주로 무려 열세 사람들을 살해했던 것과 같은 대량 학살이 또 일어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무시무시하게 생겼지?"
신문을 읽던 우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스탠이 말했다.
"이 사람이 열세 명을 죽였어?"
해리가 신문을 스탠에게 다시 넘겨주며 물었다.
"단 한 번의 저주로?"
"그래."
스탠이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는 보는 앞에서, 벌건 대낮에 말야. 굉장한 사건이었지. 안 그래요, 어니?"
"그래."
어니가 음울하게 말했다. 스탠이 안락의자를 빙그그르 돌려 우리와 마주 보고 앉았다.
"블랙은 그 사람의 대단한 추종자였어."
"뭐라구? 볼드모트?"
"야!"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말하자 내가 버럭 외쳤다. 스탠은 여드름까지 새하얘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 또 어니는 핸들을 어찌나 갑자기 홱 틀었던지, 그 버스를 피하려고 농가 한 채가 통째로 펄쩍 비켜 서야 했다.
"너 정신 나갔니?"
스탠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이름을 어덯게 입에 담을 수 있어?"
"미안해."
해리는 허둥지둥 말했다.
"미안해, 이... 잊어버려..."
"잊어버렸다구!"
스탠이 가냘프게 말했다.
"깜짝 놀랐잖아. 심장 떨려 죽겠네...."
"그러니까... 그러니까 블랙이 그 사람의 추종자였단 말이지?"
해리가 변명이라도 하는 듯 한 마디 거들었다.
"그래."
스탠이 여전히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했다.
"그래. 맞아. 그 사람과 아주 가까웠다고 그러더라. 어쨌든, 어린 해리 포터가 그 사람을 물리치자 그 사람의 추정자들이 모두 잡혔어, 그렇죠 어니? 그 사람이 사라져 버리자 그들 대부분은 모든 게끝났다는 걸 알고 조용해졌어.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만은 안 그랬어. 자신이 그 사람의 2인자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래. 어쨌든, 블랙은 머글들이 잔뜩 몰려있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궁지에 몰리자, 지팡이를 꺼내 거리의 반을 폭파시켰다는 거야. 그런데 그 저주에 마법사 한 명과 머글 열두 명이 걸랬대나 봐. 끔찍하지, 어? 그리곤 블랙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
스탠이 목소리를 낮춰서 극적인 분위기를 내며 말했다.
"어떻게 했는데?"
해리는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 다급하게 물었다.
"웃었대."
스탠이 말했다.
"제자리에 서서 웃었대. 그리고 마법부에서 지원병들이 도착했을 때도 양처럼 순해져서는 계속 큰 소리로 웃고 있었대. 미친 거지. 안 그래요, 어니? 정말로 미쳤죠?"
"글쎄, 아즈카반에 잡혀갈 당시엔 미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끔쯤은 미쳤을 거야."
어니가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만일 내가 그곳에 갇히게 된다면 난 차라리 그 전에 죽어 버릴 거야. 그 놈한테는 딱 맞는 벌이야. 그놈이 한 짓을 생각해 보면 말야..."
"그런데 어떻게 그 사건을 숨길 수 있었죠, 어니?"
스탠이 물었다.
"거리 전체가 박살이 나고 그렇게 많은 머글들이 죽었는데 말이에요. 그 사건을 어떻게 위장했죠, 어니?"
"가스 폭발인 것처럼 해야 했지."
어니가 툴툴거렸다.
"그런데 그런 그가 탈옥한 거야."
스탠이 신문에 나온 기분 나쁘게 생긴 블랙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살피며 말했다.
"아즈카반에서 탈옥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죠, 어니? 그 사람이 어떻게 탈옥했는지 정말 모르겠단 말이에요. 놀라워요, 그렇잖아요? 특히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생각하면 정말 어려운 일인데 말이에요."
어니가 갑자기 몸을 떨었다.
"다른 얘기 해라, 스탠. 아즈카반의 간수들만 생각하면 난 기분이 좋지 않아서 말야."
스탠이 마지못해 시문을 치우자, 해리는 버스 창문에 몸을 기댔다.
"저 해리 포터 얘기 들으셨어요? 그 애가 아줌마를 부풀어 오르게 했대요! 그 애가 이 구조 버스에 탔었어요. 그렇지 않아요, 어니? 그 애는 급히 도망치던 중이었어요..."
스탠의 말에 나는 해리를 응시했고 해리는 내 시선을 회피했다. 구조 버스가 덤불과 쓰레기통과 전화 부스와 나무들을 펄쩍 뛰어 물러나게 하며 어둠 속을 달렸다. 한참 뒤, 스탠은 해리가 코코아 값을 냈다는 걸 기억하고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 들고 왔는데, 버스가 앵글시에서 애버딘으로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그만 해리의 베개에다 쏟고 말았다.
이윽고 잠옷에 슬리퍼를 신은 마법사들이 이층에서 하나씩 내려오더니 버스에서 내렸다. 이제 승객은 나와 해리뿐이였다.
"자, 이제 너희들 차례야."
스탠이 손뼉을 치며 말햇다.
"런던 어디쯤이지?"
"다이애건 앨리."
해리가 말했다.
"좋았어. 꽉 잡아, 자..."
스탠이 말했다. 쾅. 차는 또다시 큰 소리를 내며 채링 크로스 가르 달리고 있었다. 건물과 벤치가 구조 버스가 지나갈 수 있도록 비켜 서며 길을 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늘이 점점 밝아오고 잇었다.
어니가 브레이크를 밟자 구조 버스가 '리키 콜드런'이라는 작고 허름해 보이는 술집 앞에 끽 하며 멈춰 섰다. 그 술집 뒤에는 다이애건 앨리로 들어가는 마법의 입구가 있었다.
"고맙습니다."
해리가 어니에게 다정스레 말했다. 그는 계단을 펄쩍 뛰어내린 뒤 스탠의 도움을 받아 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보도 위로 내렸다. 해리를 내려주고 곧 스탠은 내가 내리는 것을 도와주엇다.
"고맙습니다, 어니, 스탠."
어니와 스탠에게 말했다. 내가 내렸을 때, 리키 콜드런으로 들어가는 어두운 입구를 바라보는 스탠의 시선에 의아하게 여겼다.
"여기있었구나, 해리, 로라."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쪽을 보자 해리의 어깨에 손이 얹혀졌다. 동시에 스탠이 소리쳤다.
"이럴 수가! 어니, 이리 와 보세요! 이리 와 보시라구요!"
"퍼지 장관님..."
코넬리우스 퍼지가 해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스탠이 우리가 서 있는 보도로 뛰어내려왔다.
"네빌을 뭐라고 부르셨죠, 장관님?"
그가 흥분해서 물었다.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긴 망토를 입고 있는 자그마하고 뚱뚱한 퍼지 장관이 차갑고 피로에 지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네빌?"
그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애는 해리 포터란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
스탠이 매우 기쁜 듯 소리쳤다.
"어니! 어니! 네빌이 누군지 알아맞혀 보세요, 어니! 이 애가 해리 포터예요! 흉터가 보여요!"
"그래."
퍼지 장관이 투명스럽게 말했다.
"해리가 다행이 구조 버스를 타고 와서 대단히 기쁘기는 하지만, 이 애와 난 지금 리키 콜드런으로 좀 들어가야겠는걸..."
퍼지 장관이 해리를 데리고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빠르게 해리와 퍼지 장관의 뒤를 쫒았다. 바 뒤편에 나 있는 문에서 초롱을 든 구부정한 형제 하나가 기어나왔다. 이빨이 다 빠지고 쭈글쭈글한 술집 주인인 톰이었다.
"기어코 그 아이를 찾아내셨군요, 장관님!"
톰이 말했다.
"뭐 좀 드시겠습니까? 맥주를 드릴까요? 브랜디를 드릴까요?"
"그냥 차로 한 잔 주시오."
퍼지 장관은 여전히 해리를 잡은 채로 말했다. 뒤에서 귀에 거슬리는 삐걱거리는 소리와 헐떡이는 소리가 나더니 어니와 스탠이 해리으 ㅣ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들고 나타나 흥분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네가 누구라고 솔직히 말하지 않았니, 네빌?"
스탠이 해리에게 밝게 미소지으며 말하는 사이, 어니는 부엉이 같은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내실로 안내해 주시오, 톰."
퍼지 장관이 매섭게 말했다.
"안녕."
톰이 퍼지 장관에게 고갯짓을 해서 바에서 나가는 복도 쪽을 가리키자, 해리가 스탠과 어니에게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퍼지 장관은 톰의 안내를 받으며 좁은 복도를 지나 작은 내실로 해리를 데리고 갔다. 곧 톰은 다시 돌아왔다.
"로라!"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그쪽을 보자 흰 머리카락을 가진 금안의 중년의 남자가 피곤한 얼굴을 한 채 내 이름을 부르면서 허둥지둥 다가왔다. 다가와다가 하마트면 남색의 망토를 밟고 넘어질 뻔했었다.
"할아버지?"
"무사해 보여서 다행이구나."
할아버지는 나에게 말하고는 나를 꽉 으스라지게 껴안고는 포옹을 풀었다.
"톰, 이 아이에게 방 하나를 내주시오."
"11호와 12호가 비웠습니다, 피브렐씨."
"12호로 주세요. 그 포터군에게는 11호를 주시고요. 그럼 우리도 내실로 가잖구나."
그의 손에 이끌려서는 나는 내실로 향했다. 톰은 차와 핫케이크가 담긴 쟁반을 들고 우리를 안내했다. 내실 안에는 퍼지 장관과 해리가 이미 앉아있었고 톰은 그 둘 사이에 있는 탁자에 쟁반을 놓고 문을 닫고 나갔다.
"자리에 앉으렴, 에반스."
"자자, 어서 앉으렴. 로라. 기운이 없어 보이는 구나, 어서 먹으렴. 포터군도 먹으렴."
중념의 남자, 길버트 피브렐의 말에 나는 해리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설명부터 해주세요."
할아버지를 쳐다보지 않고는 퍼지 장관에게 말했다.
"... 마지 더즐리양의 불행한 팽창 사건은 우리가 다행이도 잘 처리했단다. 마법 사고 복구반 두 분이 몇 시간 전에 프리벳 가에 급파되었단다. 더즐리양의 몸에 구멍을 내고 그녀의 기억력을 수정했지. 덕분에 더즐리양은 그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단다. 그뿐이란다, 아무 피해도 없다는 말이다."
퍼지 장관은 차를 마시면서 마치 아주 사랑하는 조카를 바라보는 삼촌처럼 해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해리는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으므로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 네 이모와 이모부가 화났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거니? 그들은 물론 대단히 화가 났단다, 해리. 하지만 그들은 네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을 호그와트에서 보내기만 한다면 내년 여름에 널 다시 데려가겠다고 했단다."
"전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은 항상 호그와트에서 보내요."
그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그리고 전 프리벳 가로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자, 자, 마음이 좀 가라앚으면 기분이 달라질 게다."
퍼지 장관이 걱정스런 어조로 말했다.
"아무튼, 그들은 너의 가족이잖니. 그러니 분명 서로를 좋아하고 있을 거야.... 어.... 내심으론 말이다."
"퍽이나요."
내가 냉정하게 말했다. 할아버지는 내 앞에 마멀레이드 잼을 바른 핫케이크 쟁반을 밀어두었다. 하지만 난 그것을 못 본 척했다.
"그러니까 이제는."
퍼지 장관이 핫케이크를 하나 더 집어 버터를 바르며 말했다.
"네가 남아있는 2주 동안의 방학을 어디서 보낼 건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구나. 난 네가 여기 이곳 리키 콜드런에 방을 하나 얻어있으면 어떨까 하는데..."
"잠깐만요."
해리가 불쑥 말햇다.
"징계는요?"
퍼지가 눈을 깜박였다.
"징계?"
"전 법을 어겼잖아요!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 말예요!"
"오, 얘야. 우린 그런 사소한 일로 널 처벌하지는 않는단다."
퍼지가 핫케이크를 흔들며 큰 소리로 말했다.
"그건 사고였잖니! 아줌마를 부풀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즈카반에 가지는 않는단다."
그럼 작년엔 대체 뭐였는데?
"작년에, 전 그저 짚요정이 제 이모부 집에서 푸딩을 팽겨쳤다는 이유로 공식 경고장을 받았어요!"
해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때 마법부는 한 번만 더 마법을 부리면 제가 호그와트에서 쫒겨날 거라고 말했어요."
"포터군,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다. 이번만은 이례적으로 봐주는 것일 뿐이다. 11호가 비었다고 하니 거기서 지내렴. 로라..."
내가 할아버지를 쳐다보자 그는 내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마지못해 덧붙였다. 이례적이라니... 블랙의 탈옥 사건때문인가.
"에반스양은 12호실에 머물 것이란다."
"아주 편할 게다. 딱 한 가지, 네가 알아 둘 게 있는데... 런던에서는 돌아다니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알았지? 다이애건 앨리에만 있거라. 그리고 어두워지기 전에는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내 말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톰이 나 대신 널 지켜볼 게다."
"알겠어요."
퍼지 장관의 다정한 말에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왜?"
"널 또다시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아니, 아니... 네가 여기에 있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 것뿐이란다... 내 말은..."
"슬슬 갈 시간이 아니요, 장관?"
"그렇군."
할아버지가 말하자 퍼지는 요란하게 목을 가다듬고는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집어들었다.
"그러면 난 이만 가 봐야겠구나. 알다시피 할 일이 많아서 말이다."
"블랙은 잡으셨나요?"
해리가 불쑥 물었다. 느닷없는 해리의 질문에 퍼지 장관의 손가락이 망토의 은빛 단추에서 스르르 미끄러졌다.
"그게 무슨 말이니? 아, 너도 들었구나... 글쎄다. 아니, 아직은 못 잡았지만 시간 문제일 뿐이란다. 아즈카반의 간수들은 지금까지 실패한 적이 없거든... 그러고 난 간수들이 그렇게 화나 있는 건 본 적이 없단다."
퍼지 장관이 약간 진저리를 쳤다.
"그럼, 이만 작별해야겠다."
그가 손을 내밀었고, 해리는 그와 악수를 했다.
"저... 장관님? 뭐 좀 여쭤 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호그와트의 3학년생들은 호그스미드에 가도 좋다고 했는데, 저희 이모와 이모부는 그 허가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으셨어요. 장관님이 대신...?"
"해리, 장관님을 곤란하게 하지마. 장관님은 너의 보호자가 아니야."
"미안하구나."
퍼지는 약간 곤란해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마법부 장관이시잖아요."
해리가 간절히 말했다.
"장관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안 된다, 해리. 미안하구나. 규칙은 규칙이란다."
퍼지가 단호하게 말했다.
"호그스미드는 내년에도 갈 수 있잖니. 사실, 내 생각엔 네가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래... 그럼, 난 이만 가야겠다. 자라 지내거라, 해리, 로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미소를 짓은 뒤, 퍼지는 방을 나가버렸다. 그가 나가자마자 톰이 다가와 해리에게 환한 미소지었다.
"날 따라오렴, 포터. 네 물건들은 내가 이미 올려다 놓았단다."
"로라?"
"먼저 올라가. 난 이 분이랑 더 할 말이 남아있거든."
"알았어."
해리가 나가버리자 그제서야 할아버지는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블랙... 때문인가요?"
"여전히 바로 핵심부터 말하는 구나."
"할아버님!"
"그래, 그렇단다. 로라... 난 말이지."
"더 이상 듣고 싶은 말이 없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지도 않고 말이죠."
"... 용서할 마음이 없는 거니?"
"아직은.. 아직은 무리예요. 애당초 사과는 본인이 직접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요?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할아버님의 말을 잘라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내실을 나섰다. 그리고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서는 12호실라고 쓰여진 놋쇠 번호판이 붙어있는 문 앞으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매우 편안해보이는 침대와 반들반들하게 닦인 오크 가구와 그리고 유쾌하게 딱딱 소리를 내며 타고 있는 난로가 있었다.
창 밖의 하늘은 진한 푸른색에서 차가운 회색빛으로 빠르게 변하더니, 다시 천천히 황금빛이 도는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
해리는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내 방의 노크를 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함께 리키 콜드런에서 식사를 했다. 그는 매일 아침, 식사를 할 때마다 다른 손님들을 관찰했다. 시골에서 표징을 하기 위해 올라온 어딘가 약간 이상해 보이는 자그마한 마녀들도 있었고, <오늘날의 변신술>이라는 잡지에 실린 최근 기사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덕망 있어 보이는 마법사들도 있었다. 또 우락부락하게 생긴 마법사들도 있었고, 귀에 거슬리는 쉰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난쟁이들도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해리는 뒷마당으로 나가 지팡이를 꺼내어 쓰레기통 위에서 왼쪽으로부터 세 번째에 있는 벽돌을 가볍게 톡톡 뒤드린 뒤, 벽에서 스르르 나타나는 다이애건 앨ㄹ로 들어가는 아치형의 입구로 들어가곤 했다. 그는 해가 저물 때까지 기나긴 낯 시간 동안 이런저런 가게들을 둘러보고 밝은 색깔의 파라솔이 있는 야외 카페에 앉아 군것질을 하며 보냈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자신들이 산 물건들을 보여주거나("여보게, 그건 달 전용 망원경이로구만. 더 이상 달 지도를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겠군, 안 그런가?"), 시리우스 블랙에 대해 이것저것 얘기하던가("난 그자가 다시 아즈카반으로 잡혀 들어갈 때까지는 어린아이들을 절대 혼자 나다니지 못하게 할 걸세.") 했다. 또 플로린 포트슈의 아이스크름 가게 바깥에 있는 밝은 햇살 아래에 앉아서, 가게 주인 플로린 포트슈의 도움을 받으며 논술 숙제를 하나하나 해 나갔다. 그가 거기서 숙제를 하는 것은 주인이 중세 마녀 화형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30분마다 과일이나 과즙을 얹은 선데 아이스크름을 공짜로 주었기 때문이다.
"해리!"
또 다시 그린고트로 들어가는 해리를 막으면서 내가 외쳤다.
"제발 자제 좀 해!"
그린고트의 금고에서 황금 갈레온과 은 시클과 청동 크넛을 지갑에 조금씩 넣고 가지고 나오는 해리의 모습에 내가 외쳤다.
"저게 뭐지?"
"해리!"
내 말을 듣지 않고 가게 몰려든 사람들이 저마다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 흥분한 마법사들을 헤치고 앞으로 들어가자 새로 만들어진 듯한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에는 지금까지 본 어떤 빗자루보다 훌륭한 빗자루가 올려져잇었다.
"막 출시된 빗자루야."
네모진 턱의 마법사가 함께 온 친구에게 말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빗자루죠. 그렇죠, 아빠?"
해리보다 어린 남자아이가 아빠 팔에 매달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아일랜드의 퀴디치 팀이 막 이 빗자루를 일곱 개 주문했습니다!"
가게 주인이 모여든 사람들에게 말했다.
"월드컵 우승 후보에 오른 팀이죠!"
앞에 서 있던 우람한 마녀가 옆으로 움직이자, 빗자루 옆에 있는 표지판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파이어볼트.
이 최첨단 경주용 빗자루는 다이아몬드처럼 강하게 빛나는 광택과 고유 등록 번호가 매겨진 회백색의 최고급 유선형 손잡이가 일품입니다. 파이아볼트의 꼬리 부분은 하나하나 잘 골라서 만든 자작나무 가지를 공기역학적으로 마무리햇으므로, 균형감각이 탁월하고 정확도가 매우 높습니다. 파이어볼트는 10초 내에 시속 250킬러미터까지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절대로 고장나지 않는 브레이크 마법을 걸어 놓았습니다. 가격은 직적 문의하십시오.
"굉장하다."
"그치? 이걸 사려면 그린고트에 있는 금고의 돈을 모두 써야할지도 몰라."
"님부스 2000도 충분히 좋은 빗자루야, 해리."
빗자루에 문외한 나도 그게 얼마나 대단한 빗자루인지 알 수 있었다. 그 뒤로 해리와 나의 일과는 파이어볼트를 한없이 바라보았다.
정작 사야할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새 교과서들이였다. 금년엔 '신비한 동물 돌보기'와 '점술', '고대 룬 문자'수업이 새로이 추가되어 있었다. 창문으로 서점 안을 들여다보았다. 예전에 진열되어있던 도로포장용 석판만 한 황금빛 마법책 대신에, 《괴물들에 대한 괴물 책》 수백 권이 들어 있는 커다란 철조망 상자가 보였다. 책들이 서로 붙잡고 사납게 맞붙어 싸우며 공격적으로 물어뜯어서인지, 여기저기에 찢어진 페이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3학년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책들이 필요합니다:
《괴물들에 대한 괴물 책》
《중급 변신술》
《표준 마법서(3학년)》 미란다 고시오크 지움
《미래 들여다보기》 카산드라 바블라츠키 지음
《고대 문자는 쉽게 만들어졌다》
《룬 문자의 사전》
우리가 블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으로 들어가자, 점원이 허둥지둥 다가왔다.
"호그와트?"
그가 무뚝뚝하게 물었다.
"새 책을 사려고 왔니?"
"네."
"우린..."
"비켜서거라."
점원이 우리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성급하게 말했다. 그는 아주 두꺼운 장갑을 끼고 우툴두툴한 커다란 지팡이를 집어 들더니 괴물책들이 있는 상자 쪽으로 걸어갔다.
"잠깐만요."
"우린 그 책을 이미 구했어요."
"그래?"
우리가 얼른 말하자 굉장히 안도한 듯 점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것 참 고맙구나. 난 오늘 아침에만도 벌써 다섯 번이나 물렸거든."
상자 안에서 시끄럽게 잡아 찢는 소리가 났다. 괴물책 두 개가 또 다른 괴물책 하나를 잡고 마구 뜯어내고 있었다.
"그만해! 그만해!"
점원이 소리치며 창살 사이에 막대기를 집어넣어 책들을 쳐서 서로 떨어지게 했다.
"다시는 들여놓지 말아야지, 다시는! 미친 짓이었어! 이건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책 2백권을 들여놓았을 때보다 더 심해... 그 책음 엄청 비쌀 뿐더러, 절대 찾을 수가 없었거든.... 그건 그렇구... 뭐 다른 거 필요한 거 있니?"
"네. 카산드라 바블라츠키가 지은 《미래 들여다보기》라는 책이 필요해요."
"저도요."
"아, 점술을 시작하는구나. 그렇지?"
점원이 장갑을 벗고 점술에 관한 책들이 있는 서점 뒤편으로 안내하며 마했다. 작은 탁자에 《예측할 수 없는 것들 예측하기》, 《충격과 낙담에 대비하세요》, 《행운이 악운으로 변할 때》와 같은 책들이 잔뜩 쟁겨져 있었다.
"여기 있구나."
점원이 까만 표지의 두꺼운 책을 내리려고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
"《미래 들여다보기》는 점을 치는 기초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책이지. 손금 보기, 수정구슬로 점치기..."
"해리?"
해리가 《죽음의 징조: 최악의 운명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에 쏠려 있었다. 표지엔 번득이는 눈을 가진, 곰같이 이 커다란 검은 개의 사진이 잇었다.
"오, 내가 너라면, 그런 책은 읽지 않을 거란다."
해리가 무얼 보고 있는지 눈치잰 점원이 재빠르게 말했다.
"죽음의 징조들은 어디에서나 보게 될 테니 말이다. 너무 무서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지."
점원이 우리의 손에 《미래 들여다보기》라는 책을 주위주었다.
"뭐 또 다른 거 있니?"
그가 물었다.
"네."
해리가 그 개의 사진에서 눈을 떼고 멍하니 책 목록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저.... 《중급 변신술》과 《표준 마법서(3학년)》가 필요해요."
"전 《중급 변신술》, 《표주누 마법서(3학년)》, 《고대 문자는 쉽게 만들어졌다》,《룬 문자의 사전》가 필요해요."
10분 뒤 겨드랑이에 새 책들을 끼고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서 나와 행인들과 이리저리 부딪히며 리키콜드런으로 갔다.
"아까 전의 그 개 매그놀리아 광장에서 본 그 개 맞지?"
"그건 죽음의 개가 아니야. 그저 길을 잃은 개였어."
"... 그럼 내가 잘못 봤나보네."
검은 개 치고는 덩치가 너무 컸는데 말이지. 하지만 그건 죽음의 개가 아니라... 애니마구스 같았다. 이제 내 눈동자가 어떤 역활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내 눈에는 애니마구스와 폴리 주스는 금방 파악할 수 있단다.
-어째서?
-글쎄... 내가 예언자이기 때문일까나?
이브의 눈동자는 애니마구스나 폴리 주스를 먹은 사람의 본 모습이 흐릿하게 잔상처럼 떠오르게 된다. 그래서 간파하게 되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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