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로모기츠네는 전생요괴다.
인간이라는 옷을 입고 어느 시대든 교토를 흐트리려고 하는 여우.
난세에 나타나 눈에 띄는 아이에게 빙의하여 그 몸속에서 자라고, 숙주의 검은 마음이 정점에 달했을 때 몸을 빼앗아 성체가 된다. 성체가 되면 정치의 중심에서 넘쳐나는 원한, 질투, 분노, 절망… 그러한 대량의 원념을 빨아들여 힘을 기른다. 세상을 떠도는 원념이 강하면 강할수록 하고로모기츠네도 강해진다. 하지만 인간 수명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의 수명이 다하면 전생이 가능한 소질을 지닌 숙주가 나타날 때까지 본체를 어딘가에 숨긴다.
즉 본체를 봉하지 않으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시대를 달리 하여 나타나는 요괴이다.
"기분 좋다~ 이대로 어디로든 흘러가고 싶구나~."
강에서 갓파가 헤엄치고 있었다. 그리고 강가에는 리쿠오가 생각에 잠겨있었다.
"신경 쓰이세요, 그 아이가?"
"…교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가? 케이카인의 오빠는 놈들이 움직이고 시작했다고 했어."
"리쿠오."
호시가 리쿠오에게 다가왔다.
"여기 있었구나. 하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
"하고 싶은 말?"
"나 곧 고향을 돌아갈지도 몰라."
"그거 잘 된 일이잖아. 그게 뭐가 말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 다음의 말인데…!"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약혼을 파기해야 하는데!
"호시?"
"그러니까, 나랑…… 약혼을 파기하자."
됐어. 말했다.
호시의 말에 리쿠오의 눈동자가 크게 떠진다.
"누라군! 사노메!"
키요츠구들이 나타나자, 갓파는 재빨리 강물 속으로 몸을 숨겼다.
"집에 갔더니 여기 있다고 해서 왔다."
"키, 키요츠구?"
"응? 지금 저기 뭐 없었어?"
"난 모르겠는데. 그럼."
호시는 말하고 강변을 떠났다.
"무슨 일이야?"
리쿠오가 묻자 키요츠구는 여기에 온 목적을 생각해냈다.
"유라군과 히카미군이 교토로 돌아가버렸다며? 여름방학인데 교토라니… 좀 그렇잖아? 후후후, 유라군도 참."
"고향이 거기인걸 어쩌라구."
"자, 다 모였어. 할 말이 있다며? 뭔데?"
"그래…. 유라군과 히카미군은 교토에 있어. 교토라고 하면 '역사'와 요괴. 그리고 여름방학하면 자유과제물이잖아?"
키요츠구는 주먹 쥔 손을 또 다른 손바닥 위로 통 내려쳤다.
"그래! 교토에 가자!"
"말하고 싶었을 뿐이지, 그 대사!"
"역시 그렇게 되는 거네."
"항상 강제로 예정을 정했잖아."
"그렇지만 자네들! 여름방학, 자유연구, 교토! 이 삼박자가 갖춰진 이벤트에 안 간다는 건가? 아니! 가지 않을 수가 없지! 그렇지, 누라군!"
리쿠오는 생각에 잠겼다.
"리쿠오?"
"아, 그러니까……. 할아버지한테 이야기하고 정할게. 그럼 또 봐."
리쿠오는 가버렸다.
"왜 할아버지?"
"자고 오는 거라서?"
키요츠구들은 어리둥절했다.
저택으로 돌아온 호시는 카나메에게 짐을 싸라고 말을 하고 누라리횬에게도 약혼 파기를 알렸다.
"그럼 호시야,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갈 생각이니?"
"오랜만에 고향에 가볼 생각입니다. 제가 여기 있어서 안 됩니다."
"호시야…."
"오랫동안 신세를 졌습니다."
호시는 누라리횬에게 머리숙여 인사했다.
"할아버지."
리쿠오가 누라리횬을 찾았다.
"뭐냐, 리쿠오."
"할아버지…. 나, 교토에 가려고 해."
"!!"
리쿠오의 말에 호시의 얼굴이 싸늘히 굳어졌다.
"케이카인 알죠? 왠지 교토에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것도 요괴와 관련해서요. 그래서 내가 가서 그 애를 도와주고 싶어요."
"죽고 싶은 거냐, 너."
누라리횬의 말에 리쿠오는 겁을 먹고 움찔 몸을 떨었다.
'요괴들의 싸움은 두려워하면 지는 거다.'
지금 리쿠오는 일순간 두려움을 먹었다.
"칫. 겁먹기는."
리쿠오의 앞에 나타난 누라리횬은 손자에게 돌려차기를 먹였다. 그 발차기를 피하지 못한 리쿠오는 정원에 있는 연못으로 날아갔다.
풍덩 소리가 났다.
"이런 늙은이 발을 못 피하는 거냐. 거기서 머리 좀 식혀라, 리쿠오. 지금 네 능력으로는 교토에 죽으러 가는 거나 진배없다. 시코쿠를 물리쳤다고 기세등등한 게냐? 네놈 실력이면 말단한테 당한다."
물에서 나온 밤의 리쿠오.
"무슨 짓이야, 망할 영감. 붙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잖아."
"시험해 볼 테냐."
누라리횬은 칼을 집고 마루 아래로 내려갔다.
"시험해보겠다고? 진심이야, 영감?"
"리쿠오. 정녕 교토에 가겠다면 네 칼을 뽑아봐라."
'진심이시군요, 누라리횬님….'
호시는 대치하는 리쿠오와 누라리횬을 바라보았다.
목욕을 끝낸 카라스텐구가 그 광경을 목격한다.
"리쿠오님! 총대장! 뭐 하고 계십니까!"
"간다, 리쿠오. 내가 보이느냐."
누라리횬은 경외를 사용해 리쿠오의 명치에 검의 밑부분으로 강타했다.
"컥…!"
"리쿠오. 너한테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지. 요물이란 경외를 빼앗는 존재. 본래 외경과 공포를 심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이상적인 게다. 허나 요물끼리의 싸움은 서로 경외를 빼앗는 것이지. 뭐 달리 말하면 둔갑 경합인 게야.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승부의 결정타. 그것이 요물들 싸움의 제1단계다."
리쿠오는 누라리횬을 베려고 칼을 움직였다. 하지만…….
"허허, 그쪽이 아니다, 리쿠오."
누라리횬은 여유롭게 리쿠오의 칼을 피했다.
"음. 네 녀석도 비슷한 흉내는 내는 것 같구나. 허나 그것만으로는 무리다. 오래 묵은 요물은 다음 단계를 밟는다."
"초, 총대장!"
"허, 헉…!"
리쿠오가 누라리횬의 경외에 당했다.
"지금의 너는 교토에 가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알았으면 자라."
누라리횬은 칼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손자에게 몸을 돌렸다.
"총대장…."
"이걸로 됐다."
"…방금 그걸 익히면 교토에 갈 수 있는 거지?"
"허어, 무딘 칼이라 해도 벌써 일어나다니…. 왜 그렇게 교토에 집착하는 거지?"
"그 이름을 들으면 가슴이 요동쳐. 교토에 있는 거지? 하고로모기츠네라는 건! 그러니까 가르쳐줘, 영감!"
"흡!"
누라리횬은 일어서 자신에게 달려든 리쿠오에게 칼을 휘둘렀고, 리쿠오는 연못으로 풍덩 떨어졌다.
"좀 심하지 않습니까? 손자 상대로 칼부림이라니…. 너무했습니다."
"아니. 난 조금 리쿠오를 과보호했어."
"네?"
"어이, 카라스. 놈들을 불러라."
"뭐, 뭐라구요?! 설마 리쿠오님을 거기로? 무모합니다! 죽일 생각입니까!"
"시끄럽다. 닥쳐라, 카라스텐구."
"총대장!"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세찬 빗줄기가 되겠구나.
"괜찮겠습니까?"
기절한 리쿠오가 요괴들에게 방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며 호시가 누라리횬에게 물었다.
"상관없다."
"…그런가요."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백귀의 주인이 되겠다면 필요한 일이겠죠."
누라리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어나보겠습니다. 와카나님께도 인사를 드려야해서요."
누라리횬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호시는 방을 나섰다.
"아가씨!"
노조미, 미도리가 나를 발견하자 급히 달려왔다.
"떠나다는 게 진짜이신가요?"
"너무 갑작스럽다구요."
"응. 그러기로 했어."
"이렇게 갑자기요? 왜요?"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내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굳이 그들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었어. 카나메에게 들은 거야?"
두 사람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당장 떠나시는 건 아니죠?"
"카나메간 짐을 다 싸면 바로 떠날 생각인데."
"아가씨도 짐을 싸서야 하잖아요."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짐정리는 진작 끝났는걸."
"!!"
엄청나게 충격받은 두 사람. 그녀들의 어개에 손을 올려 토닥였다.
"내 걱정은 할 필요 없어.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데."
"그럼 약혼은 어떻게 하시게요?"
"그거 파기했어."
"네?!"
"나도 언제까지 누라구미에 신세질 수는 없잖아. 곧 성인이 될 테니까."
돌처럼 굳어진 두 사람을 내버려두고 와카나를 찾으러 갔다.
와카나는 주방에 있었다.
"와카나님."
"왜 그래, 호시짱?"
"잠시 얘기 좀 가능하신가요?"
"물론이지! 어멋!"
와카나의 손에서 접시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한다.
접시는 쨍그랑하고 깨졌다.
"물러나세요."
와카나에게 말하고 파편을 치웠다.
"고마워, 호시짱."
"아뇨. 그런 말은 제가 해야하죠."
"?"
"…정말 고맙습니다."
"나, 호시짱에게 뭔가 했던가?"
"와카나님, 저…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호시는 허리 숙여 인사했다.
"잘 됐구나!"
와카나가 부드럽게 웃자 허리를 핀 호시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호시는 품속에서 향주머니를 꺼내 와카나에게 내밀었다.
"이것을…."
"뭐야? 냄새 좋네~!"
"부적입니다. 와카나님을 몸을 지킬 수 있는 부적이요."
"나 주는 거야?"
"네.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네요."
"고마워, 호시짱!"
"호시님."
하쿠가 부엌 문밖에서 나를 불렀다. 카나메가 집을 다 싼 것이 분명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호시짱."
"네?"
"또 누라구미에 놀러오렴. 언제든지 괜찮단다."
와카나의 말에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계속 살고 싶어지잖아.'
"……네."
속마음을 숨기며 웃는 호시는 와카나에게 다시 안사를 한 후 부엌을 나갔다.
"하루정도 더 있다 가면 안 되는 건가요?"
카나메가 물었다.
"안 돼."
"작별인사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미안해, 카나메. 그래도 안 돼."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하쿠."
"네."
"사노메 일가로 가자."
희뇽ㅇ이 호시를 안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카나메는 흰 날개를 펼쳐 비상했다.
"…작별이네."
작아진 누라구미 본가 저택을 내려다보며 상공위에서 카나메는 작별인사를 했다. 자신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지낸 아가씨는 매정하게도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비가 내리고 있을 때, 누라구미를 찾은 손님들.
"아직 안 일어나?"
"벌써 이틀째 자기만 하네. 이대로 두 번 다시 눈을 못 뜨면 어떻게 해?"
"그리고 보니 키요쥬지단이 오늘 왔었어. 일주일 후에 교토로 출발한대."
"그런 것보다 리쿠오님이야. 총대장은 뭘 생각하는 걸까? 친손자를 이런 꼴로 만들고. 좀 너무하다 생각 안 해?"
"야, 너희들!"
쿠비나시가 급히 리쿠오의 방문을 열었다.
"리쿠오님을 숨겨!"
"뭐야, 쿠비나시."
"잔말말고 빨리! 온다, 괴물이!"
"괴물?"
"약한 아이는 없나? 악한 아이는 없나?"
나마하게1가 리쿠오의 방으로 침입하자 리오는 깜짝 놀랐다.
"킁킁, 인간 냄새다. 이 녀석이다."
나마하게(푸른쪽)는 리쿠오를 들었다.
"이 녀석이 약한 인간의 냄새다."
"데리고 가자."
"그 손 치우세요!"
"방해하는 나쁜 애는 너냐!"
리쿠오를 데려가려는 것을 막은 츠라라에 화난 나마하게(붉은쪽)가 식칼을 높이 치켜올려 바닥을 내려치자, 다다미들이 엎어졌다.
"도련님!"
"그만둬라. 총대장의 명령이다."
"할아버지의…!!"
리오는 리쿠오의 방을 벗어나고 바로 호시의 방을 열었다.
"호시! 할아버지가 리쿠오를… 호시?"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방의 내부에 리오는 어리둥절하며 바라보았다.
리쿠오가 토노로 가게되고 일주일 후 리오는 키요쥬지단과 함께 교토로 가게 된다("리쿠오도, 호시도 없으니 내가 나서서 그 녀석들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
**
넓은 연못 위에 세워진 정자 위에서 금발의 청년이 있었다.
"호시히코님."
이마에 붉은 다이아몬드 문양이 있는 금발의 청년을 부르는 선홍색 눈을 지닌 백발의 미녀.
"사쿠라."
"뭐하시는 겁니까, 이런 바쁠 때."
"쉬러왔지. 머리에도 바람을 쐬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되잖아."
"호시히코님이 없으시면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어서 돌아와주세요."
"휴식도 주지 않는 거야?!"
호시히코는 질렸다는 얼굴을 했다.
"호시는 이런 것을 어떻게 참았는지 몰라~."
"왜 여기서 아가씨의 이름이 나오는 겁니까?"
"막상 이 자리에 앉아서 대장 노릇을 하고 있으니까…… 호시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더라고."
"?"
사쿠라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호시히코를 바라보았다.
몰락한 사노메 일가는 다시 부흥했다.
백골로 가득한 이곳을 치우고, 불타 뼈대만 남은 저택을 다시 새롭게 재건하고 깨끗하게 만들었다. 그후에는 시가현 등 일가 영역 날뛰는 요괴들을 퇴치했다.
"아가씨가 대리로 앉았을 때는…."
"아마 내가 하는 것 이상으로 했을 걸. 문제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지."
그래서 몰락이라는 사태가 벌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형!"
"오빠!"
호시히코가 있는 정자로 달려오는 금발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기다려주세요!"
4명의 아이들을 뒤쫓아서 달리는 붉은색 감도는 갈색 머리칼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쌍둥이.
"오, 무슨 일이야? 정원에서 뛰면 넘어진다."
호시히코는 사촌동생들에게 말했다.
"형!!"
"오빠!!"
4명의 금발 사촌동생들은 급히 달려왔다.
"8대째 앞입니다."
사쿠라가 6명의 아이들에게 말했다.
"괜찮아."
잔소리를 늘어놓으려는 사쿠라를 호시히코가 막았다.
"무슨 일인데, 그리 급히 온 거야?"
"돌아왔어!"
"돌아왔다니?"
"그 여자가!"
"그 여자라니… 그런 말은 나쁜 거야."
"일가를 몰락시킨 원인 제공자가 돌아왔어!"
"에? 호시가?"
"코하쿠누시님과 카나메씨와 함께 귀환하셨습니다."
갈색머리칼의 남자아이의 말에 호시히코는 저택의 대문으로 달렸다.
사노메 저택 대문에서 서 있는데, 수많은 시선들이 느껴졌다. 놀람과 분노가 뒤섞인 시선들이었다.
"어떻게 여기에 발을 들일 생각을 했지?"
"뻔뻔스럽기도 하지."
"돌아올 생각을 하다니."
수군거리는 소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지만 다 들려오고 있었다.
"호시님."
하쿠는 그들이 주는 불쾌한 시선을 막기위해 내 앞에 섰다.
'카나메을 자신의 일족으로 돌려보낸 것이 정답이었어.'
사노메 일가의 영토를 밟자마자 카나메를 자신의 일족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냈다.
"호시!!"
하쿠의 뒤에서 나오자 달려오는 호시히코를 볼 수가 있었다.
일가에서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사람은 그 뿐이었다.
"어서 와, 호시!!"
"…응. 잠시 들렸는데 괜찮을까?"
"물론이지. 여긴 네 집이잖아. 네 귀환으로 잔치를 열어야겠다!"
"아니, 그럴 필요는…."
"가자!"
호시히코는 호시의 손목을 잡고 저택 안으로 걸어갔다.
"얼마나 있을 거야?"
"3일?"
"4년 만에 돌아온 집인데, 고작 있을 시간은 3일이야?!"
"시기가 시기니까."
잔뜩 아쉬워하는 호시히코는 부하들에게 잔치 준비를 하라고 명한다.
안쪽 방으로 가는 내내 호기심 어린 시선들과 적대감이 가득한 시선이 등을 찔렀다.
"코하쿠!"
"…사쿠라."
사쿠라는 하쿠를 보자마자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어서와요!"
"사쿠라의 저런 표정은 처음이네."
호시히코는 어쩡쩡하게 서 있는 하쿠와 기뻐하는 사쿠라를 보았다.
"아가씨."
사쿠라가 나를 불렀다.
"코하쿠를 빌려가도 되겠습니까?"
"그래."
"호시히코님, 부부끼리 자리 좀 가지겠습니다."
"사쿠라!"
"잘 다녀와!"
사쿠라에게 끌려가는 하쿠를 보며 호시히코는 "어서 새끼용들을 보여달라고!"라고 덧붙이며 즐거워했다.
"시끄럽다, 8대!!"
하쿠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버럭 외쳤다.
"오빠…."
"아, 즐겁네."
그는 하하하 호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코하쿠를 놀리는 건 드문 일인데 말이지."
안쪽 방으로 들어오자 그가 자리에 앉았다.
"그도 성격이 많이 유해졌어."
호시가 맞은편에 앉았다.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하고로모기츠네가 부활한 이 시기에 찾아온 이유가 뭐야?"
"이 시기라서 찾아온 거지. 쿄요괴들이 교토를 장악하고 나면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배신자 처벌일 테니까."
사노메 일가는 쿄요괴들에게 배신자였다.
"그래서 너는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오빠의 백귀야행이, 사노메 일가가 누라구미를 도와주면 좋겠어."
"읭?"
호시의 부탁에 호시히코는 어리둥절했다.
- 해초처럼 긴 머리를 하고 짚으로 만든 도롱이를 입은 푸른색, 붉은색 얼굴을 한 오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