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자 이타쿠는 나루토, 모미지, 후유미와 함께 아카데미를 나섰다. 아카데미 첫날은 이렇게 저물어갔다.

갈림길에서 모미지와 후유미, 나루토와 이타쿠로 나눠졌다.


"집에 가서 어서 준비해야지!"

"뭔 헛소리야."

"담력시험이래! 반 애들이 그랬다니깐!"

"담력시험? 애들이 너도 끼라고 했어?"

"……아니. 그치만 절대 오지 말라고 하면 의지라도 가는 것이 이 나루토님이라니깐!"


풀이 죽었다가 이상한 오기를 부리는 나루토를 보며 이타쿠는 '기운찬 녀석.'이라고 중얼거렸다.


"저기 봐, 쟤 아냐?"

"맞아, 쟤가 그 아이야."


마을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는 여전했다. 아니 혐오하고 배척할 거면 신경쓰지 말던지. 보지 못한 척 하면 될 것을…. 


"멍청한 것들."


그냥 그런 존재가 있구나, 신경끄면 되지. 


"자 그럼, 그 녀석들을 어떻게 놀래켜줄까."

"나루토. 저녁 반찬 좀 사가자."

"응!"


저녁장을 보러 시장쪽으로 걸어가는 이타쿠에 나루토는 그의 등뒤에 찰싹 달라붙었다. 


"좀 떨어져. 걷기 불편해."


이타쿠는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나루토에게 말하면서 채소들을 살폈다. 


"이 녀석! 저리 가라!"

"갑자기 무슨 짓이냐구!"

"여긴 뭐하러 온 거냐! 이 역귀녀석!"

"뭐하러니……. 나는 그저, 가면을 보러……."


시장에서 들려오는 큰 소리에 이타쿠는 자신의 뒤에 있던 나루토가 사라졌다는 것에 보던 물건을 던지다싶이 두고 그쪽으로 달렸다. 나라 일족의 소년과 아키미치 일족의 소년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이딴 것 너한테 줄 테니, 꺼져!"


가게 주인은 여우 가면을 그에게 던졌다. 가면은 나루토를 맞고 바닥에 툭 떨어졌다.


"젠장!"


나루토가 달려나갔다.


"이타쿠!"


나루토를 뒤쫓으려는 이타쿠를 나츠가 막아섰다.


"비켜."

"이타쿠, 너가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하는데."

"알아. 너희가 왜 나루토를 혐오하고 배척하는지 알고 있어. 그래서 그게 어쨌다고? 아니, 애당초 금언령을 어기고 그걸 알려주는 이유가 뭔데? 가까이 못 다가게해서 너희들은 지금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무슨 말을!"

"지금 너희 하는 꼴이 딱 그거잖아. 배척하고 싫어하고 혐오할 거면 그런 존재가 있었구나, 머릿속 한구석에 처박아놓으면 되지. 가는 길마다 수근수근. 그러면서 자신은 재보다 우월하다는 걸 느끼고 싶어? 싫어하면 관심 주지 마! 신경쓰지 않으면 되잖아! 근데 눈길 주면서 욕하고, 뭐하는 짓이야?! 하등한 것들이 하는 멍청한 짓이지."


이타쿠는 나츠에게 말하면서 주위 마을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말하고 떠났다. 나루토를 쫓으려는 그에게 작은 새 모양의 식(式)이 내려앉았다. 식을 손에 소중히 쥐고 이타쿠는 조용한 곳으로 움직였다.

주위에 누가 없다는 걸 확인한 그는 손을 펼쳤다. 


"어디 보자…."


메이코가 보낸 사랑의 편지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을까.


"예정일보다 하루 일찍 도착할 예정임. 하루?!! 그럼 내일 새벽에 도착한다는 소리잖아! 당장 준비를!!!"


이타쿠는 깜짝 놀라며 재빨리 저택으로 달려갔다. 지붕을 밟고 달리며 이타쿠는 재빨리 저택에 도착했다.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데. 어서 청소를!"


나루토와 함께 지내면서 귀찮다고 안 치워났더니!! 거실이 쓰레기장 비슷한 것처럼 되었다.


"이타쿠!"


집에 들어가지 않고 거의 반동거형태로 시에미랑 함께 메이코 집에서 지낸다는 걸 아는 우치하 일족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찾아왔다. 저택 안에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나루토는 담력시험 훼방을 놓으려 갔나? 어쨌든 나루토가 그들과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네, 라고 생각하며 눈앞에 나타난 사람을 보았다.


"대체!"

"또 뭘 말하러 온 거지, 늙은이."

"나는 아직 젊어!!"

"꼬장꼬장 주장을 내세우는 짓은 뒷방 늙은이지."

"너, 너!!"

"자꾸 화내면 혈압만 올라."

"누구 탓인데!!"

"내 탓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 싫으면 일족에서 퇴출시키면 되잖아. 난 언제든지 퇴출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누가 그렇게 내버려 둘 줄 아느냐!"

"나참…. 그냥 퇴출시키면 우치하 일족이 먹칠당할 필요도 없어서 너희도 편안하고 난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윈윈(Win-Win)인데 말이지. 그리고 당주가 묵인하고 있는데, 왜 너희가 들고 나서는지 모르겠어."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얼굴을 한 이타쿠에 경무부대 소속인 그는 속 터진다는 얼굴을 했다.


"우즈마키 시에미는 그렇다고 쳐도 우즈마키 나루토는 안 된다."

"선택지에서 양보한 것처럼 말하지 마. 우즈마키 시에미와 만나는 건 너희가 막을 수 없잖아. 그건 메이코가 직접 경고했으니 너희 우치하 일족이 만나는 걸 막을 수는 없거든!"

"남의 집앞에서 뭐하는 짓들입니까."

"메이코!"


새벽에 도착할 것 같더니. 식을 보낸지 몇 십분 만에 도착하는 게 어디 있어! 이타쿠는 속으로 아우성쳤다.


"다시 물을게. 남의 집에서 왜 싸우고 있지?"

"아니. 아무것도."


그는 메이코가 나타나자 허둥지둥 떠났다. 


"이, 일찍 왔네."

"마을로 오는 길에 부상자를 발견해서 시공간인술을 사용했거든."

"부상자?"

"겟코 하야토, 타타미 이와시였어."


마루로 올라간 메이코는 거실 꼴에 멈칫했다.


"이타쿠. 집안 꼴이 왜 이래?"

"자, 잘못했습니다."


이타쿠는 바로 사과했다. 그의 사과에 메이코는 한숨을 하아, 내쉬었다.


"청소해, 당장."


명령내린 메이코는 거실이 아닌 마루복도를 걸었다.


"안 도와주는 거야?"

"응. 씻고 나올테니까 전부 다 치워놔."

"넘햇~!"


메이코는 이타쿠의 툴툴거림을 듣지 않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닌자들의 눈에는 저택이 무방비하게 결계도 쳐져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부분 결계를 쳐놨다.

방으로 들어간 메이코는 쓰고있는 베일을 벗었다. 벽에 걸어져 있는 거울을 보자, 붉은 머리카락과 새하얀 눈색을 가진 시에미를 쏙 닮은 외모가 보였다. 


"몸은 죽었지만 영혼은 여기 있고, 몸은 여기 있지만 영혼은 이미 황천으로 떠난 존재가 있다……."


그럼 자신은 메이코일까, 시에미일까. 


"아니,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둘 다 나니까."


머리를 툭 건드리자 적발은 금발로 변했다. 눈색도 청록색으로 변했다. 시에미가 되어서 메이코는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내려오자 늦은 손님이 왔다.


"누나!!"


나루토가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들어와, 시에미를 발견하자 그녀의 품에 안겨들었다. 


"나루토…?"


시에미는 갑자기 자신에게 안겨온 그에 놀랐지만, 등에 손을 올려 토닥였다. 

그날 밤, 시에미는 나루토와 이타쿠를 옆에 두고 그들에게 각각 손이 잡힌 해 자야했다. 왼쪽에는 이타쿠가 누웠고, 오른쪽에는 나루토가 누웠다. 원래는 나루토를 가운데에 눕히려고 했는데…….


'절대 싫어! 내가 왜 나루토 옆에 자야 하는데?!!'


이타쿠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바람에, 이런 꼴이 되었다. 


"시에미, 자?"

"아직."

"저기, 어째서 공표하지 않았어?"


오밤중에 이타쿠가 말을 꺼냈다.


"꺼내면 뭐가 달라졌을까."

"나루토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달라졌을 거야."

"글쎄……. 속으로 혐오하면서 겉으로는 친절히 대하는 위선적 다정? 그런 건 있는 것만도 못 해. 위선적 다정은 또 다른 형태로 그를 상처입히겠지. 그러니 그건 나루토가 앞으로 스스로 헤쳐나갈 문제야. 우리가 끼어들 수는 없어. 더 이상 잡담은 그만하고 잠이나 자."

"난 시에미만 상처입지 않으면 상관 없어. 널 지키기 위해서는 나는 괴물이라도 될 수 있어."

"여전히 열렬한 사랑고백이네."

"반했어?"

"새삼스럽게 반할 수 있나? 예전부터 널 사랑하고 있는데."

"시에미!"


잡힌 손의 온기는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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