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지는 거리의 벤치에 앉은 성인 남성이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큰 한숨이네~!"


이루카는 고개를 뒤로 젖혀서, 벤치 뒤에 있는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는 여닌자를 보았다.


"배, 백화요란 마사키?!"

"그냥 마사키라고 불려줘요, 별칭은 좀…."


이루카는 그녀가 누군지 알아보았다. 그리고 마사키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나뭇가지에서 내려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기운이 없어보이네요. 저라도 괜찮다면 얘기를 들어줄게요, 이루카씨."

"?! 제, 제 이름을 알고 계시네요! 어떡해?!"

"중닌에 아는 사람이 있거든. 아, 말 놓을게요. 괜찮지요? 이루카씨는 저보다 연하라고 들었거든요."

"괘, 괜찮습니다."

"그럼…… 무슨 일이 있었어?"

"실은…, 소문의 나루토… 우즈마키 나루토의 담임이 되었습니다."

"흐음."


마사키는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모른척했다.


"그래서 좀 전의 호카게님께 담임을 빼달라고 부탁하러 갔었습니다만…. 하지만 호카게님께서는 만나주지 않으셨어요. 그 아이를, 나루토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나루토를 가르칠 자격이 없어요!"


이루카는 머리에 두 손을 올리며 괴로워했다.


"그래서, 죽어있다고 했구나."

"네?"


뜬끔없는 소릴 하는 마사키에 이루카는 그녀를 보았다.


"눈 말이야. 네 눈이 죽어있다고 하더라고."


원래 나루토의 담은 아카네가 맡고있었다. 하지만 같은 우즈마키 성에 아카네에게 가끔 나오는 나루토와 똑같은 말투에 두 사람이 친척인 것을 추측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학부모들의 항의에 아카네는 나루토의 담임을 맡지 못하게 되었고, 믿을 수 있는 이루카에게 후임을 맡긴 거다(아카네 추천에 3대가 이루카에게 명을 내렸다).


'마사키! 마사키!!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니깐 그러네?!!'

'응.'

'반응 시큰둥하다니깐! 냉정해! 재미없어! 누군지 물어봐달라니깐!'

'…누군데.'

'우미노 이루카! 내 쓰리맨셀 동료!'

'그래.'

'왜 그런지 안 궁금해? 안 궁금해?!'

'궁금하지 않는데.'

'진짜? 진짜 궁금하지 않는 거야?!!'

'……궁금하네.'

'잘 물어봤다니깐! 이루카가 얼마 전에 미래의 세대들에게 불의 의지를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어! 멋지지 않아?!'

'고작 그런 이유로?'

'고작 그런 이유라니!!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나오는 거라니깐!'


"사랑을 모르는 마사키는 평생 모르는 일이겠다니깐 그러네!"라고 아카네는 크게 외치고, 이루카를 함락시킬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누가 붉은 선혈의 하바네로의 여동생 아니랄까봐 사랑에도 적극적이네…라고 당시에 생각했지.


'이루카의 눈이 반짝이지 않아! 나루토의 담임을 맡긴 것이 실수였을까. 상처입혀버린건가.'


그리고 닌자 복귀한 후 아카네는 자신을 찾아와서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구미사변 때 양친을 모두 잃은 이루카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걱정하면서 소심한 태도를 취한 그녀는 자신이 아는 그 아카네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자신이 마음을 열지 않으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지 않아."

"나루토에게 봉인되어 있던 구미는 저에게 있어, 부모의 원수입니다. 물론 나루토에게는 잘못이 없는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나루토를 보면그 몸속에 숨어 있는 구미가 제 머릿속에 마음대로 들어오고맙니다. 그런 저에게 나루토에게 마음을 열으라는 건…."

"…시련이네."

"네?"

"이루카에게 내려진 호카게님의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힘내렴."

"그게 무슨 위로라니깐 그러네!!"


아카네가 나타나 버럭 외쳤다.


"아, 카네?!"

"아."

"아카네. 손 펼쳐봐."


그녀가 지켜보고 있던 걸 알고 있던 마사키는 이루카와 다르게 놀라지 않았다. 


"손?"

"응. 자, 이렇게 펴."


마사키가 말하자 아카네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마사키가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때렸다.


"바톤 터치!"

"뭐?!!"

"소심한 태도는 너 답지 않아, 붉은 선혈의 하바네로의 여동생."


아카네에게 바톤을 넘기고 마사키는 그녀를 지나쳐 걸어갔다. 


"나루토를 나루토로 보려는 노력을 하고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이루카 선생."


공원을 나가자마자 작은 새가 그녀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또 임무인가. 조카들과 오랜만에 만나려고 했더니."


복귀하자마자 임무는 계속해서 들어왔다. 위명세가 있는 것도 좋지는 않다니까…….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나루토와 그 또래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식들을 마중나왔다. 부모님 손을 잡고 놀이터를 떠나는 아이들을 나루토는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괜찮아, 시에미?"

"괜찮아. 나루토! 돌아가자!"


그런 나루토를 마중나온 시에미와 이타쿠가 그를 부른다. 두 사람을 본 나루토의 얼굴이 확 펴지는 걸 시카마루는 보았다.


"누나!!"


나루토가 자신과 똑같은 금발을 지닌 미소녀에게 안겨들으려고 달려갔다. 


"조심해! 시에미는 아까 전에 넘어졌다고!"


달려오는 나루토를 막으며 이타쿠가 외쳤다.


"나루토, 누구야."


시에미는 곧 이쪽으로 다가온 두 명의 아이들에게 눈을 돌렸다. 


"아키미치 일족의 쵸자씨 아들과 나라 일족의 시카쿠씨 아들이지?"

"시카마루야. 얜 쵸지고. 넌 우치하 일족의 이타쿠지?"

"그래. 이쪽은 하닌인 나루토 누나인 시에미야."

"계속 나루토와 친하게 지내게 지내줘."


시에미가 나루토와 포옹을 풀고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담으며 미소짓었다.


"하닌…."

"시카마루! 돌아가자! 쵸지도 같이 있냐, 집에 데려다주마!"


시카마루의 아버지인 시카쿠가 놀이터 입구에 나타나자 시카마루의 말을 자연스럽게 묻혔다.


"누나, 어서 저녁 먹으러 가자니깐!"

"그래, 돌아가자. 친구들에게 인사해야지."

"시카마루! 쵸지! 잘 가라니깐!"


나루토의 재촉에 시에미와 이타쿠는 놀이터를 빠져나갔다.


"누나랑 손 잡을까?"

"난 그렇게 어린애는 아니라능!"

"그럼 나랑 잡자, 시에미."


이타쿠가 냉큼 나루토를 옆으로 밀치고 시에미가 내민 손을 잡았다. 


"뭐 하는 짓이라니깐! 이타쿠!"

"찬스는 떠나면 잡을 수 없다는 걸 너에게 가르쳐주는 거지!"

"둘 다 조용히 좀…."


나루토를 상대하는 이타쿠는 제 또래처럼 보이게 해서 웃겼다. 

떽떽 꽥꽥 말다툼을 벌이는 이타쿠와 나루토의 뒤로 시에미가 미약하게 절뚝이며 뒤쫓았다. 그런 그녀에게 청년이 다가왔다.


"괜찮니?"


부드러운 어조에 시에미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이타치는 시에미의 다친 다리에 시선을 주었다.


"다쳤구나."

"형!"


곧 이타치가 시에미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었다. 사스케는 놀라 그를 부르자 나루토와 이타쿠의 시선이 이쪽으로 돌려졌다. 


"누나!"

"내려주세요."

"이런 상처라도 치료를 받아야지."

"집에서 받으면 돼."

"집보다 우치하 일족이 더 가까우니까 거기서 치료받고 가자."

"…알았어."


이타쿠가 말하자 시에미는 수긍하며 얌전히 이타치의 품에 안겨있었다. 이타쿠는 나루토, 사스케의 손을 잡고 이타치의 뒤를 따랐다.

우치하 당주의 집에 도착하자 당모인 미코토가 놀란 눈동자로 금발의 남매를 응시했다.


"사스케, 구급상자를 가져와."

"응. 엄마, 구급상자 어디 있어?"

"기다리렴."

"이타치는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혀가지고 와."

"그러지."

"나루토, 시에미 옆에 있어줘. 무섭지 않게 손잡아줘."

"알았다니깐!"

"무릎이 조금 다친 걸 가지고 오버네."


시에미를 마루에 앉히고 이타쿠가 말하자 미코토와 우치하 형제가 안쪽으로 사라졌다. 그는 시에미가 신고 있는 니삭스를 조심스럽게 벗겼다. 양무릎에는 핏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구급상자 가지고 왔어!"


우치하 형제가 부탁한 물건을 가지고 오자 이타쿠는 시에미의 상처를 익숙히 치료했다. 


"고마워."


시에미는 네 명의 남자들에게 웃었다. 그러자 쑥쓰러워하는 사스케와 나루토와 다르게 이타치와 이타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저녁을 함께 먹자구나."


미코토가 말했다. 


"그럼 도와줄게요. 푹신한 오무라이스를 만들어줄게, 시에미."

"기대할게."


이타쿠가 말하며 미코토 뒤를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


"나도 하겠다니깐."

"나루토는 아카데미 숙제부터 하자. 아카네가 부탁했거든."

"에에엑~!"

"죄송하지만 책상 좀 빌리겠어요."


거실에 놓여진 탁상에 시에미는 나루토를 데리고 앉았다. 곧 사스케가 공부하는 나루토와 가르치는 시에미를 보자 자신도 공부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나루토 앞에 앉았고, 이타치가 자연스럽게 사스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 옆에 앉게 되었다. 

가장-후가쿠가 귀가하자 사스케 가족은 저녁을 먹었다. 거기에 우즈마키 남매와 이타쿠가 끼어 있었지만.


"푹신하네."

"그치?"


오무라이스에 숟가락을 가져가대다 푹신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타쿠는 자신감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맛있다니깐요, 사스케 엄마씨!"

"미코토씨야. 우치하 미코토씨. 그런 이상한 호칭으로 부르지 말고, 미코토씨라고 불러. 아니면 우치하 당모님이라던가."


새로운 가정의 맛에 눈을 뜬 나루토가 크게 외치자 이타쿠는 그에게 호칭을 고쳐주었다.


"그러니? 더 먹으렴."

"고맙다니깐, 미코토씨!"


미코토는 빨개진 눈시울을 애써 감추며 친우의 아들에게 반찬을 내밀었다. 그런 미코토를 아는지 모르는지 나루토는 싱글벙글했다. 

저녁을 먹고 이타쿠는 우치하 사유지를 나가려는 남매를 말리고, 자신의 집으로 이끌었다. 


"시스…. 나가자."

"에? 갑자기 왜 그러냐능?!"


신발장에 있는 시스이의 신발 말고 또 한 컬레의 신발에 이타쿠는 몸을 빙굴 돌아 유턴했다. 그리고 나루토의 등을 떠밀었다.


'여자 신발….'


아카코가 있나 보네. 이타쿠는 두 사람의 사랑놀이를 방해하지 다짐하고 남매와 함께 사유지를 벗어났다. 


"잘 되면 좋겠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니깐!"

"어린애는 몰라도 됩니다~."

"어린애 아니라니깐!"


나루토의 목소리를 무시한 이타쿠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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