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자 마을 분위기가 미묘하게 침체됐다. 마을 사람들의 공기가 날카로워지며 우울한 기색이 엿보였다. 반면 우즈마키 사유지에서 지내게 된 나루토는 굉장히 하루하루가 행복해보였다.


"그럼 다녀오겠다니깐요!"

"도시락 챙겼어?"

"챙겼다니깐!"

"이타쿠, 나루토! 다녀와!"

"다녀올게!"


우즈마키 저택에서 지내지는 않지만 아침을 함께 먹으러 저택으로 오는 시에미의 배웅을 받으며 나루토는 이타쿠와 함께 아카데미 등굣길에 올랐다.


"사스케!"


사유지를 막 벗어난 사스케의 뒷모습이 보이자 나루토는 큰소리로 그를 불렀다. 


"시끄러워, 우스라톤카치."


나루토가 우즈마키 저택에서 살게 되면서 변한 것이 있다면, 사스케랑 나루토랑 좀 친해졌다는 점일까(보고 있으면, 본인들은 부정하겠지만 친구같다). 


"마을 공기가 묘한걸."


사스케가 자신들을 보며 적대어린 시선과 두려움을 느끼는 시선으로 쳐다보는 마을 사람들 태도에 눈살을 찌푸렸다. 


"곧 10월 10일이라서 그래."

"하하, 오늘은 내가 1등으로 들어갈거라니깐!!"


나루토는 쌩하니 달려나갔다. 자신 때문에 피해갈까 몸을 사리는 모습 같아 이타쿠는 눈을 찌푸렸다.


"왜 저래?"

"넌 조금 주변을 살펴봐야겠다. 닌자가 되기 위해 안목은 필수야."

"잔소리꾼."

"시에미 도시락 먹기 싫다고~?"

"윽!"


우즈마키 저택에서 나루토가 살게 되면서 사스케도 이타쿠와 나루토의 점심을 같이 먹는 그룹에 끼게 되었다. 그리고 시에미의 요리에 매료되었다. 시에미의 도시락이란 말에 사스케가 얼굴을 찌푸리자 이타쿠는 승자의 미소를 짓었다.


"사스케. 나루토는 나루토야."


사스케는 성격이 드러, 아니 예민한 만큼 오감이 발달되어 있다. 나루토의 몸속에 뭐가 봉인되어있는지 모를 리가 없다. 그의 위치상 알려고 하면 충분히 알 수 있을 테니까.


"역시."


이타쿠는 사스케의 표정을 읽고 혼잣말로 말했다. 알면서도 그는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기에 침묵하고 있었다.


"역시 넌 조금 배려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면 쓸모 없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필요하는 거야."

"필요 없어."

"아니, 필요해."

"필요없어."

"필요해."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았고, 사이에 스파크가 튀었다. 

아카데미에 도착하자 이타쿠와 헤어진 사스케는 바보짓을 하는 나루토를 힐끗 보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

.

.

점심 시간, 사스케와 나루토는 이타쿠의 반으로 향했다. 


"두 사람, 안녕."


두 사람은 모미지, 후유미, 이타쿠가 있는 교실 앞에서 카오리를 만났다.


"이타쿠, 밥 먹…… 세상에!"

"뭐 하는 거야!!"

"저 바보들!!"


셋은 아이들을 죽어라 패고 있는 이타쿠, 모미지, 후유미를 뜯어말렸다. 이제는 힘이 없어 거의 교실바닥에 굴러다니다 싶이 하는 다섯 명의 아이들을 가차없이 복날에 개패듯 패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아이들에겐 괘나 공포스러운 광경이였는지 아무도 말리지 못하고 있었다.


"놔."


이타쿠는 말리는 사람들을 거칠게 대할 수는 없는지 둘에게 붙들린 채 짧게 말하며 힘을 빼지는 않았다. 셋 사람은 분노로 씩씩거리고 있었다. 부릅 뜬 그녀들의 눈동자는 핏줄이 터졌는지 안구가 붉게 충혈되었다.


"상황설명!"


카오리가 반아이들을 다그쳤다.


"그, 그것이…."

"우즈마키 시에미에 대한 험담을 했어."


시무라 타에가 말했다.


"창녀, 괴물의 가족, 닌자가 되면서 자신들을 공격을 못 피하는 쓰레기라고 했어."

"웃―기지 마!!"


나루토는 설명을 듣고는 분노했다. 


"날뛰지마, 우스라톤카치!"

"저걸 듣고 어떻게 그냥 넘겨!!"

"이 녀석들을 양호실로 데려가라."


사스케는 나루토에게 이타쿠들을 양호실로 데려가라고 말했다. 사스케 눈빛에 움찔한 나루토가 이타쿠들을 억지로 끌고 반을 나서자 그는 신음성을 내는 그 다섯 명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 그들 앞에 쭈그려 앉았다. 


"괜찮냐."

"으… 으으, 이게 무슨 꼴이야. 괴물새끼 때문이야!"

"그러게 말이야. 설마 여자인 아미짱까지 이렇게…."

"아, 다행이다. 그래도 괜찮구나."


사스케의 팔을 잡은 카오리가 대신 그들에게 일어서라듯이 손을 내밀었다. 아이들은 그녀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다. 이타쿠가 봐준 것도 있었지만 아마 어린아이의 근력은 한계가 있어서,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테다. 그리고 이 아이들도 닌자 지망생이긴 한지, 맷집은 조금이나마 있었다. 카오리는 마지막 한 명까지 일으켜주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씨익 웃었다.


"그리고 보니 너희 모미지와 후유미를 이지메 시킨 녀석들이네. 이젠 나루토를 이지메시키고 있었니?! 정말 구제불능들이로군. 예전에 내가 한 말 기억해?"


카오리가 주먹을 꽉 주었다. 다 일으키고보니 여기저기 멍 투성이에 아파보였긴 했지만 그 새치혀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아 죽을만큼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카오리가 주먹을 내질러, 먼저 괴물새끼라고 말한 남자애의 복부에 꽂아넣었다.


"커헉-!"


사람을 때리며 이리 묵직한 소리가 날 수 잇구나, 하고 타에는 생각했다. 카오리는 바로 옆에 있던 여자아이에게는 또 한 번 주먹을 내질렀다. 짧은 비명과 함께 아미라던 여자아이가 쓰러졌다. 


"나머지는 내 것이다."


다음 사람부터 사스케가 움직였다. 나머지 셋 아이들은 질질 발을 끌며 뒷걸음질을 쳤다. 몇 초 후 두 아이가 바닥을 뒹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아이에게 카오리가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였다.


"내 친구 괴롭히면 가만 안 둔다고 했잖아."


그는 그 말을 듣고선 하얗게 질렸다. 카오리가 옆으로 비켜주자 사스케가 마지막 남은 소년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지켜보던 아이 중 하나가 이노시를 불러왔는지 그가 문을 열고 다급하게 들어와 난장판인 모습을 황망하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당당했다. 이노시는 우선 다섯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죽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반에서 자습이라 말해두고 두 사람을 데리고, 분신술을 사용해 그 아이들을 보건실로 옮겼다. 바로 나뭇잎 병원에 연락을 넣었다. 

나나의 명으로 이즈미가 보건실로 들어와 아이들을 살폈다.


"잘 부탁합니다."

"네."


이노시는 양호실에 있던 모미지, 후유미, 이타쿠, 나루토와 데리고 있던 사스케와 카오리를 교무실로 데려왔다. 


"왜 때렸어, 그 아이들을 같은 반 친구잖니."

"친구? 웃기고 있군. 내 소중한 사람들을 욕한 년놈들을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어."

"내가 말할게요, 이노시 선생님."


카오리가 이노시에게 설명했다.


"맞을 짓을 했구만 그러네!"


듣고 있던 아카네는 분노했다.


"그래도 친구에게 폭력을 쓰는 건 나쁜 거야."


이루카가 여섯 아이들에게 타일렀다. 셋 교사는 어쩔 수 없이 그 네 아이의 부모님과 사스케, 카오리의 부모님 그리고 이타쿠의 보호자를 호출했다. "언니는 임무 중이에요."라며 모미지와 후유미는 보호자 호출을 막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임무 수행 중에 급하게 온 모양인지 도착한 미코토와 후가쿠 그리고 왠일인지 이타치까지 닌자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채 헐레벌떡 문을 열어제끼고 들어왔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선생님! 우리 애가, 싸움을 했다니."

"사스케, 사스케. 어디 다친 데는 없니?"

"못난 놈, 손등이 까졌질 않느냐."


딱딱하게 굳은 채 자신의 손등이 까진 것을 보며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사스케는 놀란 눈을 했다.


"이타쿠! 괜찮아?!"


그 다음은 레이와 시스이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카오리!"


뒤를 이어서 휴우가 코토네가 들이닥쳤다.


"학교에서 말썽이라니!"

"전 잘못한 것 하나도 없어요, 어머님."

"무슨 일이니?"

"전 제 친구를 욕한 못된 녀석들을 혼내준 거에요."

"못된 녀석들이라니?"


코토네가 자신의 딸과 딸 친구들을 제외해서 셋 남자애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 녀석들이 그 못된 아이들이니?"

"아닙니다, 카오리 어머님."


이노시, 이루카는 부모님들을 앉혀놓고 얘기를 했다. 


"나루토, 어째서 이모에게 말하지 않았냐니깐. 그건 학교 폭력이잖아."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다니깐요…."

"미안해, 이모가 미안해."


아카네는 나루토의 손을 잡으며 사과했다.


"이모가 뭐가 미안하냐니깐요."


이루카가 헛기침을 했다.


"이 아이들과 싸운 아이들은 지금 치료를 받고 있어요. 꽤 상태가 심각해서요."

"그게… 무슨…."


그제서야 있었던 모든 일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시에미를 험담해서 화가 난 이타쿠, 모미지, 후유미가 선빵을 때린 것과 뒤이어 사스케와 카오리가 주먹질을 하게 되었다는 일들을 들은 미코토는 여린 마음에 눈물을 흘렀다. 친하게 지내던 후가쿠와 이타치 그리고 시스이 역시 표정이 굳혔다. 코토네는 사건의 전말을 들은 뒤 카오리와 시선을 맞추어 앉았다.


"카오리, 잘 했다. 친구를 위해 주먹을 썼구나."


코토네는 자랑스러운듯 카오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코토네를 본 레이는 이타쿠에게 높이를 맞추어 허리를 굽혔다.


"잘했어, 이타쿠. 그렇지만 네가 다치는 건 본말전도야."

"맞단다. 사스케. 차라리 형을 부르렴."


이타치가 사스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잠시 맞대었다가 떼고 말했다. 


"아니 어… 응… 그치만 형은 암부니까 바쁘고…."

"이노시 선생, 이루카 선생, 싸웠다는 건 그 뿐이오?"


후가쿠가 물었다.


"아… 네. 이제 곧 싸운 아이들의 부모님도 오실 겁니다. 단지 아이들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요."

"병원비 정도는 물어주죠."

"얼마나 다쳤댑니까?"

"그게… 다섯 아이 다 늑골이 나갔다고 합니다. 부러진 뼈가 장기를 상하게 했다며 당장에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서……."


후가쿠가 사스케의 머리에 손을 얹고 부비었다.


"사스케, 잘했구나. 역시 내 아들이다."


곧 다른 아이들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무리가 시근덕걸며 교무실의 문을 열어제꼈다.

'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요(1부) 32  (0) 2019.07.02
반요(1부) 31  (0) 2019.07.01
반요(1부) 29  (0) 2019.06.27
반요(1부) 28  (0) 2019.06.26
반요(1부) 27  (0) 2019.06.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