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쿠!"
곧 있을 졸업 시험을 위해 우치하 일족이 이용하는 무기점으로 떠나려던 이타쿠가 마을을 나서려다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발을 멈췄다.
"어디가?"
장기 임무를 하듯 짐을 짊어지고 있는 시스이와 이타치를 보고 이타쿠가 알면서 모른척 물었다.
"임무로 마을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넌 어디 가지?"
"고양이 할멈 무기점. 곧 졸업시험이니까 그 준비로 무기 좀 사려고."
"졸업할 생각인가?"
"응. 금년에 졸업할 거야."
"넌 아직 10살이잖아!"
"8살쯤 졸업한 두 사람에게 듣고 싶지 않는 말이네."
"우리 시대와 지금 시대는 달라."
시스이는 동생이 12살까지 기다렸다가 졸업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이타쿠는 모르지 않았다.
"2년이나 더 아카데미를 다니고 나서…."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그녀를 기다려달라고 말할 수가 없다. 어제 일로 조금 무너져 내렸을 그녀를 어서 지탱하고 싶었다.
"이타치군!"
"시스이!"
이즈미와 레이, 아카코가 외부임무를 하러 떠나는 두 사람을 마중나왔다.
"아카코, 이제 몸은 괜찮아?"
이타쿠가 물었다.
"안녕, 이타쿠! 이제 완전 건강해졌어!"
우치하 마다라에게 시스이를 보호하고 대신 다친 아카코는 긴 재활 시간을 보내야했다. 작년 겨울쯤 겨우 복귀할 수 있었던 그녀는 직급에 맞지 않게 쉬운 임무들만 현재 하고 있었다.
"다행이네."
그렇지 않으면 사사히메로-사사히메은 상처를 먹어(흡수하여) 낫게 하는 영물이다- 애써 고쳐준 보람이 없으니까.
"이타쿠, 어디 가는 거야?"
"고양이 할멈에게 가려고."
"무기 좀 사려고?"
"응. 졸업 준비를 하려고."
"졸업준비?"
"응. 곧 졸업시험이잖아. 합격할 거야."
칸나도 슬슬 담당 상닌을 맡을 준비를 한다고 하니까. 합격하면 칸나가 담당 상닌이 되는 걸까? 그녀가 되면 숨기고 있던 힘을 드러내도 상관없겠지. 뭐 시에미랑 함께라면 꼭 칸나가 담당 상닌이 아니라도 상관없지만.
"자신만만하네, 이타쿠군."
"내가 합격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근데 뭐하는 거야, 레이?"
자신의 주위를 살펴보는 레이의 행동에 물었다.
"시에미랑 함께 가는 것이 아니야?"
"아쉽지만 혼자야."
"싸웠어?"
"아니. 시에미는 오늘 정화 의식을 시작해서 자리를 피해준 거야."
"정화 의식?"
"흑단(黑丹)의 정화에 끼어들 수도 없고, 내가 가까이 있는 건 좋지 않거든. 그래서 그 사이에 무기점을 다녀오려는 거야."
이타쿠는 전혀 알아듣지 못한 그들을 알면서도 자세한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럼 슬슬 가볼까."
"그곳까지 동행하지."
이타치가 말했다.
"그러네. 그게 좋겠다."
레이도 동의했다.
"어째서? 혼자 갈 수 있거든."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니 사양할 필요 없어."
"사양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고 싶지 않는 거야."
"같이 가면 좋잖아. 외롭지도 않고."
시스이도 이타치의 말에 동의하며 함께 가자고 어필했다.
"그리고 그쪽에 꽤 유명한 벌꿀과자가 있다던데? 사줄게. 무기도 사고나면 과자를 살 수는 없잖아."
시스이가 이어서 말하는 말에 이타쿠가 흔들렸다.
"진짜?"
"진짜."
"그렇게까지 해준다면, 동행 못해줄 이유는 없지."
이타쿠가 수락했다. 그리고 시스이가 웃음을 참는 얼굴이 되자 홱 얼굴을 돌렸다.
"저것이 통하는 건가?"
"이타쿠는 사스케와 달리 단 것을 엄청 좋아하거든. 그런 점은 너랑 같지."
레이가 이타치들에게 말했다.
"이타치! 어서 가자! 이타쿠의 맘이 변하기 전에!"
"알았다. 그럼 다녀오겠다."
"다녀와!"
셋 여성은 마을 밖을 나서는 세 남성에게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소라쿠 지역에 꿀벌과자가 그렇게 유명해? 난 몰랐는데."
"뭐 말벌을 사육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
"말벌? 흐음, 츠카사를 데리고 올 것을 그랬네."
"츠카사?"
"카미즈루 츠카사. 벌을 사육하는 멸족한 카미즈루 일족의 생존자야."
"뿌리 소속인 아카데미생을 말하는 건가?"
이타치가 물었다. 시스이도 안 그런 척을 하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둘 다 뿌리에 관심이 많을 줄 몰랐네."
"그야 너가 뿌리 소속이니까. 시에미도 그렇지만."
"메이코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 뿌리를 바꿘 사람이니까."
"두 사람의 눈에는 메이코가 어떤 사람 같아?"
이타쿠가 물었다.
"어떤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니까.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나쁜 분 같지는 않아."
"방심해서 안 되는 인물."
시스이가 먼저 말하고 이타치가 이어 말했다.
"그러네.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편에게는 성군이지만, 적에게는 폭군. 다정하면서도 무섭고, 비정하면서도 상냥하신 존재지. 그래서 뿌리는 그녀를 따르는 거야. 자신들을 구원해준 그녀를 위해 제 목숨을 바치는 거지."
"…역시."
이타치가 중얼거렸다.
"이타치, 뭐라고 했어?"
"이걸로 확신했다."
"뭘?"
이타치는 대답하지 않았다.
"너 그럴 때마다 진짜 짜증나."
시스이의 말에 이타쿠가 동의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타치. 그렇게 혼자서 끙끙 앓면 주위 사람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느껴. 적어도 단짝 친구인 시스이에게는 고민정도 말해라."
"말해도 되는 건가?"
"그걸 왜 나에게 물어?"
"너에 대한 건데."
"안 돼."
"언행불이치로군."
"나 대한 것 말고 얘기해라."
"방금 전에 확신하게 된 것은 너에 대한 건데 말이지."
"뭔데? 뭔데 둘이서만 얘기해?!"
속닥거리는 두 사람의 사이에 시스이가 끼어들었다.
"메이코의 나이는 정말로 10살이라는 것이다."
"뭐?! 무슨 소리야, 그게?"
"이타치!!"
이타쿠가 다급히 외쳤다. 료의 정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이타치란 것을 잊고 있었다. 설마 알아버린 건가?! 시스이는 이타쿠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타쿠, 너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구나."
"숨기는 건 많지만 말하지는 않을 거야."
이타쿠는 당당히 말했다.
"이타치는 알고 형인 나는 모르는 것이 말이 돼?"
"그야 넌 암부가 아니니까."
"왠지 오늘부터 암부가 되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걸."
"그러냐."
소라쿠 지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