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닌 선발 시험이 시작된다. 중닌 선발 시험장은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이 어디있지?"

"도서관을 찾고 있는 거야?"


타에가 지도를 살펴보고 중얼거렸을 때 병실에서 봤던 그 오모이란 소년이 불쑥 나타났다.


"아, 응."

"안내해줄게. 나도 중닌시험을 보니까 시험장으로 가거든."

"고마워."


타에가 미아기 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살짝 그를 향해 미소를 보였다.


"어라어라라?"

"이타쿠,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오모이, 였지?"

"맞아. 넌 시에미지? 그녀와 그는 너의 팀원?"

"응."

"이타쿠야."

"시무라 타에(多惠)라고 해."


오모이에게 이름을 밝혔다.


"이, 이름도 예쁘네, 타에라니…."

"응?"

"아니! 아무것도 아냐!"


도서관에 도착했다.


"오모이!!"


도서관 입구에서 카루이와 사무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험 잘 봐! 응원할게!"


오모이는 타에의 손에 홀스터에서 꺼낸 막대사탕을 올려놓고 팀원 쪽으로 휙 가버렸다.


"이걸 왜 준 거야…?"

"글쎄."

"아는 것 같은데?"

"몰라. 그치~?"

"응."


이타쿠와 시에미는 장난스러운 얼굴이 되어서 타에의 질문을 모른 척 능구렁이처럼 넘겼다.

6, 70여 명의 인원수가 한꺼번에 들어가니 북적북적했지만 넓었다. 서로 웅성거리며 여기서 뭘 하는 거냐며 시험을 추측했다. 중닌 시험이 같은 패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보니 아직 중닌 시험의 방식에 익숙하지 못하는 이들은 당황스러워하며 우왕좌왕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했는데."


자쿠로가 기지개를 피면서 말했다. 그러다가 시에미와 눈이 마주치자 휙 하고 피했다.


"자쿠로."

"몰라. 난 잘못하지 않았어."


혼고가 달래려고 햇지만 자쿠로는 '흥'하고 콧방귀를 끼며 듣지 않았다.


"단단히 삐졌네."

"시끄러워, 켄이치!"


시에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삐진 것을 풀어주는 일은 굉장히, 무척 귀찮다. 


"뭘 하는 걸까?"

"시험관이 나타나서 말해주겠지."


빨리 문을 닫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빨리 끝낼 생각인 것 같은데.


"시에미,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지지 않아?"

"다른 수험생들의 시선 말이야?"

"그거 말고, 조금 더… 느낌이 이상한데."


타에는 자신의 팔을 손으로 비비며 알 수 없는 추위에 떨었다.


"타에?"

"누군가 너에게 반해서 열렬한 눈빛을 보낸 것이 아닐까?"

"응?"


시간이 되자 도서관이 열리리고 한 여성이 들어왔다. 병실에서 봤던 그 여자였다. 녹흑빛 머리칼의 그녀.


"지금부터 중닌 시험 제1차 시험을 개최하도록 하겠다. 나는 구름 마을의 상닌 라이라고 한다."


큰소리로 천천히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한다.


"이번 시험은 제2차 시험과 바로 연계되니 집중해서 들어라. 지금부터 팀당 두루마리를 한 개씩 나눠줄 거다. 그 안에 적혀 있는 내용에 맞는다 싶은 책을 이 도서관에서 꺼내면 된다. 1차 시험 동안 책을 찾는 동안의 시간은 무제한으로 책을 찾는 즉시 2차 시험으로 넘어간다. 2차 시험은 도서관에서 나가면 중닌 한 명이 안내해 줄 거다. 그곳에서 다른 닌자가 가지고 있는 책과 두루마리를 빼앗으면 된다. 만약 두루마리와 책이 다르다면 도서관에 돌아와 그 책을 가져가도 문제는 없다. 단, 이 때는 시간 제한이 부여된다. 그렇게 2개의 두루마리와 2권의 책이 딱 맞아야 하며 시험이 끝날 때까지 그것들을 가지고 있다면 마지막 3차 시험으로 넘어간다. 알아 들었나?"


누군가 손을 들었다.


"감독관님, 책은 꼭 한 권만 가져가야 되나요?"

"호오? 가져갈 수 있다면 가져가라! 단, 2차 시험이 끝날 때는 무족건 책 2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드시다! 가지고 있다 책을 버리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이번에는 다른 아이가 손을 들었다.


"감독관님, 만약 자신 편의 두루마리와 책을 빼앗기면 그걸로 끝입니까?"

"아니, 오로지 2개의 종이와 2개의 두루마리를 인정한다. 그럴 땐 다른 팀의 것을 빼앗아도 된다."

"책과 두루마리의 내용이 다르면 탈락인가요?"

"탈락이다. 무조건 두루마리의 내용과 책의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


질문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더 이상의 질문이 없자 그녀는 아이들을 보며 "질문은 더 없나?" 라고 물었다. 대답이 없자 뒤에 있던 남자에게 손짓했다. 두루마리 수십 장이 남자의 품에 안겨져 있었다.


"하나씩 가져가라."


타에가 받아서 가져왔다. 두루마리를 펼쳐봤다. 그곳에는 '불은 바람을 만나면 강해지고 물과 만나면 약해진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건…."

"쉿! 이곳은 도서관."


이런 곳에서 말했다가는 이곳에 있는 녀석들 전부 듣게 될 것이다. 이미 알아차린 녀석들도 있는지 서로 머리만 맞대고 속삭댔다. 


"이타쿠."

"머리쓰는 건 두 사람에게 맡길게."


시에미가 그를 부르자 이타쿠는 인을 맺고 자신의 그림자를 넓게, 옅게 만들었다. 


"정보수집은 그에게 맡기고. 어떻게 할까?"

"어차피 상대의 것을 빼앗아야 하니 티켓을 정해놓고 그들을 공격하고 상대의 것을 빼앗을까? 상대가 누가 되었든 우리가 질 리가 없어."

"오만은 방심을 불러온다?"

"그럼 어떻게 하고?!"


맨 처음으로 나가는 팀을 힐끗 보며 타에가 소근거렸다. 아마 저들은 뺏길 것을 대비하고 다른 책을 가져갔을 거다. 그것도 아니면 일부러 빼앗기고 도서관에 들렀다 나온 이들을 공격하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버리고 다른 두 팀을 공격해 빼앗던가. 


"타에의 전략은 나쁜 건 아니야. 괜찮은데 만약의 수도 생각해야지. 전략을 짤 때에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대비해야해. 만약 두루마리와 맞지 않으면 어떡하려고. 모두가 그 생각을 했다면? 그래서 맞는 책이 없다면? 나중에 도서관에 돌아와야하고 그때는 시간 제한이 있는데? 그리고 도서관에 들어간 팀을 다른 팀들이 주시안 할 것 같아? 그럼 어떻게 할래?"

"어."

"지금 시간은 무제한. 느긋히 생각해. 타에의 전략에 따를 테니까."

"응."


타에는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한편 이타쿠는 모두의 두루마리의 내용을 알아왔는지 두루마리에 적기 시작했다.


"암호식 숫자, 봉인술식 등등 꼭 글귀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타에는 이타쿠가 두루마리에 적은 글귀 혹은 술식, 숫자 등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전략을 드디어 다 짠 것 같았다.


"속임수를 쓰자."

"속임수?"

"가짜를 만들자는 거야."

"좋은 생각이야."


셋 사람은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에미가 메모지를 두루마리로 변형시켰고, 이타쿠가 사륜안을 켜서 유사한 글씨체로 내용을 적었다. 


"시에미, 진짜는 봉인 두루마리에 집어넣자."


타에의 말에 시에미는 진짜 두루마리와 (어느새 가져온) 속성인술 책을 남들 모르게 봉인 두루마리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셋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뻔뻔한- 얼굴로 차크라의 음양이란 책을 뽑았고 도서관 입출구로 향했다. 

문을 나서자 구름 마을 닌자가 다가왔다.


"나를 따라와라. 가면서 2차 시험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겠다.


그들의 앞에 서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설명하기 시작한다.


"2차 시험은 예상했을 수도 있지만 산에서 실행한다. 총 5일간 이뤄지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우리는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 너희는 두 개의 두루마리와 두 개의 책을 온전히 가지고 있어야 하며 하나라도 없을 시 시험에서 탈락이다. 만약 두루마리와 책이 다르다면 도서관에 다시 들를 수도 있지만 나처럼 2차 시험을 시작하는 곳 앞에 대기하고 있는 닌자를 반드시 동행해야 하고 제한 시간은 10분 정도다. 가장 중요한 것은 5일 내로 책과 두루마리를 빼앗겨서 안 되고 5일 안에 정상에 있는 탑에 도달해야 한다."

"도서관으로 갈 시간이 없겠는데? 정상탑에 도착하려면?"

"게다가 자급자족 생활을 해야 해. 식수와 음식도 알아서 스스로 해결해야하고."


마을 입구에서 그가 동의서를 내밀었다.


"이름을 적어라. 우리가 너희들이 5일 동안 일어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동의서다."


셋 사람은 묵묵히 이름을 적었다. 시험을 치르는데, 정보 수집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 닌자 사명인데 여기서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평생 하닌으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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