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전 파쿠라 레오 vs 이즈카 치아키. 인형술사 치아키의 공격은 레오의 작둔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승자, 레오."
"작둔…. 이길 수 있을까?"
"확실히 너랑 천적이겠네. 불은 바람과 만나면 거세지지."
이타쿠가 레오를 보는 타에에게 말했다.
11회전 나라 시카마루 vs 킨 츠지. 정신 차린 이노가 시끄럽게 팔팔한 모습으로 응원했다("시카마루! 지면 안 되다구! 남자다움을 보여줘! 꼭 이기고 오라구!").
"아~ 귀찮아. 게다가 여자가 상대라니, 할 맛 안나."
움찔, 시카마루의 말에 모미지 등 몇몇 소녀들이 시카마루를 노려봤다.
"그럼 빨리 끝내주지."
"개시."
시카마루가 나라 일족 비전인술 그림자술을 사용했다.
"바보같이 하나밖에 모르니?"
"시끄러!"
"네 그림자 움직임만 보고 있으면 전혀 두렵지 않아!"
킨이 그림자를 피하고 방울 달린 침을 던졌다.
"그런 낡은 술법을 사용하다니. 다음엔 방울 단 침과 보통 침을 동시에 던질 생각이겠지. 방울 소리에 반응해서 피하려다가 소리 없는 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푸욱. 내 말이 맞지?"
"말이 많은 녀석이군."
킨이 던지는 품을 하고, 뒤에서 방울이 울렸다. 소리마을 닌자답게 소리를 이용해서 공격하는군. 실로 방울을 울리고 그 순간을 노려 뒤를 본 시카마루를 노려 침으로 공격했다. 다행이도 큰 치명상은 없는 것 같은데.
"숨통을 끊어주…, 뭐야? 몸이!!"
"간신히 그림자 흉내술 성공!"
"뭐, 뭔 소릴 하는 거야! 네 놈의 그림자 따윈 어디에도!!"
"아직도 눈치 못 했냐?"
"서, 설마!"
"그 설마다. 바보. 이렇게 높이 뜬 실에 그림자가 생길 리 없잖아."
실의 그림자가 점점 넓어져갔다.
"내 자신의 그림자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걸로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냐! 같이 움직이는 것뿐인데!"
"시끄럽네. 닥치고 보라구."
시카마루가 수리검을 꺼내들자 킨 역시 수리검을 꺼냈다. 그리고 가까이 왔을 때 시카마루는 뒤로 물러섰고 킨도 똑같이 행동하다가 등 뒤에 있는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기절했다.
"닌자라면 말이야. 상황과 지형을 파악한 다음 싸우라구. 서로 똑같이 움직여도 너와 나의 뒤 벽 거리가 다르다구. 수리검은 뒤에 있는 벽에 주위가 가지 않게 혼란하도록 썼을 뿐이다."
"승자, 나라 시카마루."
굉장히 흥미로운 싸움을 보여주었다. 둘 다 지력 타입의 닌자여서 그런지 사람 심리를 이용해 함정을 만들어 서로 걸리도록 꾀어내는 게 흥미로웠다.
전광판에 12회전 대전자를 발표한다. 12회전 우즈마키 나루토 vs 이누즈카 키바.
"왔다왔다왔다!! 드디어 내 차례라니깐!!"
"우하, 럭키! 저 녀석이라면 확실하게 이길 수있어!!"
키바가 외치자 시에미는 짜게 식은 눈동자로 그를 보았다.
"진짜 기다리다 죽는 줄 알았다구! 이제야 내가 활약할 차례가 왔다니깐!"
"크윽!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네가 상대라면 이긴 거나 다름없다구! 그렇지, 아카마루?"
"왈!"
"우쭐하지 말라구! 넌 날 이길 수 없다니깐!"
"이 자식!"
"것보다 강아지를 데려오면 어쩌자는 거야! 시합에 방해되잖아!"
"바보 녀석. 아카마루도 함께 싸운다."
"어이어이! 저래도 되는 거야?"
"동물이나 곤충은 닌구와 같이 취급한다. 아무 문제 없다."
시에미는 멍청한 소리를 내뱉은 나루토에 한숨이 내뱉었다.
"누가 이길 것 같아?"
카오리가 물었다.
"상대를 얕봐서 방심하는 건 자멸의 지름길이야."
시에미가 답했다. 그 말에 카오리는 키바가 나루토를 얕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뭐 좋아. 딱 좋은 핸디캡이라니깐."
"흥, 센 척 하고 있네. 그렇다면 아카마루, 넌 끼어들지마. 나 혼자 한다. 최소한 예의로 한 방에 깨끗하게 보내주마."
"아~ 그러셔. 그래도 넌 날 이길 수 없다니깐!"
"그러니까 센 척 하지 말라니까!"
시작하라는 겐마 말에 키바가 이누즈카 일족 비전 인술로 빠르게 나루토 명치를 가격했다.
"이제 당분간 눈을 못 뜰 거야, 시험관씨."
나루토 동기들-사스케, 사쿠라, 히나타 제외- 사이에서 역시나란 분위기가 흘렀다.
"나루토가 키바한테 이길 리가 없지."
"멋없습니다, 나루토군."
"…또한, 성장하지 않는 존재는 없지."
"시에미?"
"훗."
시에미가 짙은 미소를 짓는 동시에 키바들 예상을 깨고 나루토가 일어났다.
"나를, 얕보지 말라구."
오, 꽤나 건방진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네.
"피를 질질 흘리고 있는 주제에 뭔 소릴 하는 거야!! 센 척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네 실력을 좀 보느라 봐주면서 한 거라구. 네 녀석이야말로 센 척 하지 말고 개든 뭐든 써보시지."
"후회하지 마라. 가자! 아카마루!"
키바가 연막탄을 터트려 시야가 차단된 나루토를 공격했다. 나루토가 연막탄으로 나가려고 하자 아카마루가 달려들어 그를 다시 연막탄 안으로 들어보냈다.
연막이 걷히고 쓰러진 나루토와 그 옆에 서 있는 아카마루가 보였다.
"잘 했어, 아카마…?!"
아카마루가 주인의 팔을 물었다.
"!? 너!!"
변신술을 푼 나루토가 보였다. 그는 키바 몸에서 나는 개 냄새에 헛구역질하며 뒤로 물러섰다.
"너 임마, 몸에서 개맛이 나잖아! 퉤퉤!!"
자기가 물어놓고 화를 내다니…. 저 바보 녀석.
"아카마루는 어딨지?"
"여기!"
"아카마루! 제길!"
나루토의 그림자 분신이 아카마루를 잡고 있었다.
"거짓말! 저게 그 나루토라고?! 키바랑 대등하게 싸우고 있잖아! 아니 그 이상 아냐?"
"그림자 분신술에 변화술을 응용하다니 머리 좀 썼군. 저 나루토가 할 수 있을 리가…."
"술법 타이밍이 좋은걸."
"생각했던 것보다 꽤 하네."
"그치만 자기가 물어놓고 자기가 질색하다니, 바보인 점은 여전하네."
"성장했구나!"
"굉장하잖아, 나루토!!"
이노, 시카마루, 후유미, 카오리, 모미지, 마사키, 사쿠라가 나루토를 보며 말했다.
"더 이상 떨거지는 아닌 모양이군."
타에가 말하자 시에미는 히나타를 보았다. 나루토를 보고 있는 히나타의 눈빛은 언제나 애정이 있었다.
"조금은 강해졌잖아. 하지만 이제 끝이다. 다음은 전력으로 가겠다!"
"아, 그러셔. 그래도 넌 나한테 절대 이길수가 없다니깐!"
키바가 심호흡해서 냉정함을 찾아갔다.
"나루토. 아카마루 돌려주실까?"
키바는 아카마루에게 무언가를 먹였다. 그러자 아카마루 털색이 붉게 되면서 나루토 분신을 없앴다.
"뭐야? 뭘 먹인 거야? 털이 빨개졌어!"
"그러니까 아카(赤)마루인 거다!"
키바가 먹은 약은 아마도….
"뭐야? 저 녀석들 뭘 먹은 거야?"
"병량환이야."
"병량환?"
"병량환은 복용한 병사가 3일 동안 쉬지 않고 싸울 수 있다고 하는 비약이지. 고단백이라 흡수도 잘 되고 흥분작용과 진정작용의 성분도 섞여 있어. 아마 키바와 아카마루의 차크라는 일시적으로 엄청나게 증폭되어 있을 거야."
"게다가 병량환은 차크라를 온몸에 순환시켜 짐승처럼 싸우는 전투 타입인 키바에겐 안성맞춤인 비약이지."
모르는 시카마루와 이노에게 쵸지와 아스마가 설명했다.
"가자! 아카마루!"
아카마루가 수인변신술로 키바로 변신했다.
"뭐, 뭐야! 눈이 장난 아닌데. 이상한 약이나 쓰고 말이야! 이거 도핑 아냐? 괜찮은 거냐구, 이래도!!"
"병량환도 닌구의 하나다."
"당신 말야! 그딴 소리 밖에 할지 몰라?!!"
"끝이다, 사각술!!"
나루토는 키바와 아카마루의 빠른 공격을 피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나루토 빈틈을 노려 두 사람은 이누즈카 일족 비전인술 '아통아'로 그를 공격했다. 나루토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런 게 바로 실력 차이라는 거다."
"나는…, 호카게가……. 이런 정도로……."
"나보다 약한 주제에 네가 호카게가 된다고?! 하하하! 호카게는 말이지, 내가 되어줄게! 네 녀석, 본심은 호카게가 될 수 있다고 생각도 안 하고 있는 주제에!"
시에미가 까득 이를 갈았다.
"시에미?"
"남의 의지를 짓밟는 사람은 최저야. 망할 녀석이지."
사스케는 욕설을 작게 내뱉은 시에미를 놀란 눈으로 보았다. 피가 흘러졌지만 나루토가 몸을 일으켰다.
"나랑…, 호카게의 이름을 두고 싸운다면……. 네 녀석, 패배자 될 거다."
"참나, 끈질긴 녀석이네! 두 번 다시 못 일어서게 해주마!"
키바가 연막탄을 터트려서, 아카마루와 함께 아통아로 나루토를 공격했다.
연막이 사라졌을 땐 키바가 셋 명 있었다. 키바와 아카마루가 움찔해서 공격을 멈췄다. 나루토가 키바로 공격해버린다면 진짜 키바로서는 누가 아카마루고, 누가 나루토인지 알 수 없지. 그러니 섣불리 공격할 수 없는 거다. 하지만 나루토는 둘 중 아무나 공격해도 된다.
"그런 작전이군. 근데 말이지, 하나 충고해주지. 좀전에 방심해서 눈치채는 것이 늦었지만 더 이상 변신술은 통하지 않아. 어째서냐하면! 네녀석 냄새가 난다구!! 우리들 후각을 얕보지마라, 나루토!!"
키바가 나루토를 공격했다. 나루토는 키바에게 맞고 변신을 푸는 척하며 아카마루로 변신했다. 그러자 키바는 변신술이 풀린 줄 알고 진짜 아카마루를 공격했다.
"아닛?!"
나루토가 동요한 키바를 공격했다.
"장난꾸러기답네."
"완전 당했어."
마사키와 쿠레나이가 말했다.
"빌어먹을!"
"술법은 잘 생각해서 쓰라구! 그러니까 역으로 이용당한거다, 바보!!"
키바는 본인 손을 물어 아픔의 고통으로 냉정함과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리고 나루토는 키바 빈틈을 노려 사자련탄을 모방한 '우즈마키 나루토 연탄'이라는 신기술을 이용했다.
"내 거잖아."
"어딜 봐서 저게 신기술이야?"
사스케와 이타쿠가 말했다.
"승자 우즈마키 나루토."
"저 나루토가 키바에게 이겨버렸어!"
"최대이변이군."
꿈을 향해서 끊임없는 노력. 그게 너를 강하게 만드는 원천….
"으하하~!! 여유, 여유라니깐!"
위층으로 올라온 나루토를 보자 히나타가 안절부절 못하는 것에 시에미는 그녀의 등을 살짝 떠밀었다.
"시, 시에미?"
"가봐. 홧팅!"
"아, 응!"
시에미의 응원에 힘입은 히나타가 나루토 앞에 섰다.
"나, 나루토군!!"
"응? 히나타잖아."
"저, 저기…, 이, 이거!"
히나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연고약만 나루토에게 내밀었다. 저러면 둔한 나루토가 어떻게 아냐고!!!
"뭐야, 이건?"
"연고약이란다."
쿠레나이가 말했다.
"왜 나한테?"
"받아주렴."
"응! 땡큐! 너 좋은 녀석이구나, 히나타!"
쿠레나이의 도움으로 나루토는 히나타가 준 연고약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히나타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온몸으로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티냈다. 나루토가 키바에게 당한 상처에 히나타가 준 연고약을 바르자 순식간에 아물어갔다.
"이 약 잘 듣는다니깐! 사쿠라짱도 쓸래?"
"그런 기세로 상처가 낫는 건 너랑 시에미 뿐이야."
이타쿠가 툭 내뱉었다.
"흐음, 정말 순애보구나."
카오리는 의료닌자에게 실려나가는 키바와 아카마루에게도 연고약을 주러 간 히나타를 흥미어린 눈으로 보았다. 히나타는 벌써 6년째 나루토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저건 좋게 말하면 순애지, 나쁘게 말하면 고백도 할 줄 모르는 겁쟁이다."
이타쿠가 말했다. 그 말에 움찔한 카카시.
"이타쿠군."
"응?"
"콜록, 시합입니다."
하야테 말에 전광판을 보자 이타쿠 이름이 떴다. 13회전, 코쿠오 요시모리 vs 이타쿠.
"3초 안에 끝내야겠다."
"어떻게?"
"사스케, 잘 봐둬. 너도 개안해야 할 만화경 사륜안의 힘을."
이타쿠가 아래로 내려가자 사스케는 아랫입술을 잘끈 깨물었다.
"만화경 사륜안?"
"사륜안 진화 형태라고 생각하면 돼."
어리둥절한 다른 하닌들에게 사스케는 입을 꾹 다물었고 시에미는 간단히 말해서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잘 부탁해, 사철술사."
"!!"
"왜 그렇게 놀라? 혹시 사철술사라는 건 비밀이야? 코쿠오란 성을 사용하면서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야? 바보구나."
"…빨리 시작하지."
"기다리는 싫어? 성질 급하네. 그런 점은 부친 붉은 전갈을 닮은 건가."
"닥쳐!"
이타쿠는 유연한 혀로 적을 도발했다. 부모 얘기가 역린이었는지 요시모리는 몸 밖으로 사철을 내보냈다.
"사철폭우!!"
사철비가 이타쿠를 향해 내려쳤다. 너무나 빠른 공격에 피할 시간도 없었다.
"아직 개시도 하기 전인데…."
흙먼지가 가라앉고 검은 해골 상반신이 이타쿠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똑똑히 보았다.
"!!"
"저게 스사노오."
사스케는 앞으로 나와 난관을 꽈악 잡았다.
"겐마, 이대로 시작해도 되지?"
"이미 시작했으면서…."
"그것도 그런가."
스사노오를 없애자 이타쿠는 상처 하나도 없는 모습이었다.
"뭐야, 네 눈동자…."
요시모리는 기묘한 형태의 이타쿠 동공에 흠칫 겁을 먹었다. 그래서 바로 옆에 피워진 검은 화염에 대해 뒤늦게 알아차렸다.
"요시모리!!"
치아키 외침 덕분에 요시모리는 아마테라스를 피할 수 있었다.
"인을 안 맺었잖아?"
그는 잔뜩 혼란스러워했다.
"아마테라스. 술사 초첨으로부터 발화하는 흑염."
"저게 동술이라고?"
"지금 나랑 눈 마주쳤지?"
"헉!!"
"게임 끝."
요시모리가 이타쿠 환술세계로 끌려갔다.
"!! 으아아아아아아악!!!"
잠시 후에 요시모리는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만화경 사륜안 동술, 츠쿠요미."
요시모리가 쓰러졌다. 승자는 이타쿠였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냐니깐?"
"눈이 마주치자마자 환술을 건 거다. 츠쿠요미 세계에선는 모든 것을 시전자가 결정한다. 시간이나 질량조차도."
"맞아. 실제로 요시모리는 츠쿠요미 세계에서 72시간 동안 고문을 당했어. 하지만 실제 시간은 기꺼해야지 1초 지났을 뿐이지."
이타쿠가 올라와서 사스케 말에 부연설명 해줬다.
"츠쿠요미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대 정신을 완전 붕괴시킬 수 있지."
"이타쿠, 피!!"
이타쿠의 두 눈동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자 타에가 비명을 질렀다.
"강한 힘에는 강한 후유증이 있지. 만화경 사륜안은 쓰면 쓸수록 어둠 속으로 봉인당하게 될 거야."
이타쿠는 두 눈을 감고 시에미의 치료를 받았다. 코우시가 요시모리를 데리고 올라가서 치료했다.
"개안 조건은?"
사스케가 묻자 이타쿠는 검지 손가락을 까닥까닥 움직였다. 타인이 들어서 안 된다는 이야기라는 것을 안 사스케는 이타쿠 쪽으로 몸을 숙였다.
"―――――――――――."
"!!!"
이타쿠에게 긴 말을 들은 사스케 눈동자가 커다랗게 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