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 응접실에서 쿄코는 손님과 대화하고 있었다. 오픈숄더 긴팔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호박석이 박힌 육각별 초커 목걸이가 유난히 돋보였다.
"얼마 전 조언을 구했던 사업이 잘 풀렸다네. 그래서 해외지점을 만들어 사세를 더 확장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네만."
"음, 그러시군요. 지금은 길한 시기가 아닙니다. 다음 봄이 적절한 때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당신에게 더 큰 번영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라고 미케 님께서 말씀하시네요."
"오! 큰 도움이 되었네. 그럼 또 보세나."
신의 말씀을 전하는 신관 비슷한 일을 하는 술사의 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조언을 구하기 위해 미케츠카미 가문을 찾고는 했다. 그리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술사는 신탁 비슷무리한 조언을 해주는 대가로 이윤을 챙겼다. 그게 미케츠카미 일족이 현재 재벌 그룹으로 성장할 정도로 큰 부와 번영을 지니게 된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미케츠카미 일족은 술사라는 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다.
"끝났나요, 누나?"
"어."
손님이 돌아가자 방 안으로 요시미츠가 들어왔다. 쿄코는 옆에 늘어져 있던 커다란 여우, 미케의 윤기찬란한 호박색 털을 쓰다듬었다.
"…저도 조금 더 강해지면 미케 님의 목소리가 들릴까요?"
미케는 미케츠카미의 여우 신령이기도 한 아야카시이다.
"들릴 거야. 요시의 힘은 강하잖아. 단지 아직 개화하지 않았을 뿐."
"정말인가요?"
"그야 모모노케들이 널 엄청 좋아하니까. 달라붙을 정도로 말이지."
"그건, 좀 사양하고 싶은데요. 하하;;"
쿄코의 말에 요시모츠는 어색한 웃음을 터트렸다. 한 마리와 두 사람은 응접실을 나서고 주방으로 들어섰다.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
"끝났어, 쿄코 언니!"
"음식은 완벽해!"
"쿄코, 술 어디 있어?"
"창고에 있는데, 내가 가져올게!"
이 넓은 저택으로 오늘, 타카히로와 코스케의 친구들 겸 지인들이 찾아온다. 집들이라고 했다.
"그런 건 필요 없는데."
【타카히로와 코스케의 고교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한 건 너니까.】
"뭐 궁금하긴 했으니까."
미케의 말에 동의하며 창고에서 고급 술을 꺼내들었다. 두 사람이 어떤 학교 생활을 보냈는지 궁금했다. 타카히로와 코스케가 고교생활을 보낼 때 이쪽은 요시미츠와 함께 해외에 있었으니까.
'어째서 이 집에 우리를 들인 거야?'
'게다가 멀리 있는 쪽보다 가까이 있는 편이 지키기 더 쉬우니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응. 앞으로 위험한 일이 벌어질 거야. 비유하자면 우린 전쟁터 한복판에 있다고 할까….'
'무슨 소리야?'
'아무튼. 나와 같이 어린 시절을 공유한 너희들에게 피해가 닥칠 것 같아 데려왔어.'
'……그럼, 차라리!'
'그래. 내가 너희 앞에 안 나타나고 모른 척하면 좋겠지만……. 멀리 떨어진다고 해도 안전하다는 보장은 절대 없거든.'
'!!'
'내가 멀리 떨어지든 가까이 있든…, 두 선택 모두 위험하다면 차라리 내 옆, 내 시야가 닿는 범위에 있는 편이 더 확실히 지킬 수 있어. 그러니 너희를을, 내가 지킬 수 있게 해줄래?'
이사 온 밤에 그들에게는 집으로 들인 이유를 정확히 말해줬다. 상관없이 얽혀버린 그들에겐 어떠한 위험도 처하지 않게 할 거다.
"엄청 화려한 곳이구만!"
"엄청 커! 다 청소할 수 있을까."
"일하는 사람 있겠지."
"너무 넓어서 침착해질 수가 없을 것 같아."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서둘러 창고를 나오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전생의 자신이 소속되어있던 귀살대란 조직의 동료들 목소리가 아닌가! 설마, 아니겠지…….
"4쌍둥이니까 얼굴은 쏙 닮았겠지?"
"당연한 소리."
"아, 이건 만나지 못한 4번째랑 7번째를 어서 만나고싶단 뜻이야."
"일일이 번역 해주면 자립을 못 한다니까요? 가득이나 커뮤니케이션 장애인 사람인데."
거짓말이지! 쿄코의 손에서 술병이 미끄러져 떨어진다.
"아."
다행이도 술병은 미케가 안전하게 잡아줬다. 쿄코는 미케에게 술을 다시 받자……,
"쿄코(씨/짱)…?"
그들과 시선이 얽혔다. 놀람, 경악 그리고 약간의 기대……. 그 시선의 의미는 그들도 전생을, 인간을 먹던 괴물 '혈귀'가 있었던 다이쇼 시대를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아. 드디어 만났다!"
은백색 머리칼에 얼굴에 큰 상처가 있는 남성이 먹이감을 발견한 포식자처럼 씨익 웃는다. 환희와 기쁨 등 여러 감정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는 연보라빛 눈동자는 반짝였다. 그 눈동자를 보고 있자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울린다. 온몸을 맴도는 혈조. 고양된 기분에 손가락 끝까지 뜨거워지고, 뺨이 상기되어 간다.
【쿄코!!!】
그 감정에 더 빠져들려고 할 때 미케가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괜찮냐.】
"아아…."
설마 시나즈가와 사네미와 다시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쿄코 짱!!"""
곧 쿄코를 끌어안은 네 명의 여성이 있었다. 연두색과 분홍색 투톤 머리칼 미녀-칸로지 미츠리와 여우가면 헤어핀을 머리에 단 단발머리 여성-마코모, 나비 머리장식을 한 자매-코쵸 카나에, 코쵸 시노부가 쿄코를 끌어안았다.
"만나고 싶었어!"
"꽤 찾아다녔다구요~!!"
그녀들이 울음을 터트리자 정원은 우는 소리로 가득찼고, 초인종이 울렸는데도 들어오지 않는 손님들에 의아하게 여긴 가족들이 정원으로 나올 때까지 눈물바다는 계속되었다.
우는 사람들을 달래줘서 그들이 진정되자 쿄코는 접대실로 안내했다(모였던 가족들은 손님접대를 위해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
"음! 누님께서는 전과 달리 작아진 것 같군!"
"켁! 딸꾹!"
안으로 들어서자 노란색과 붉은색 투톤 머리 남성, 렌고쿠 쿄쥬로가 크게 외쳤다. 큰 목소리에 쿄코는 깜짝 놀라 연속적으로 딸꾹질을 시작했다.
"괜찮아? 쿄코 짱!! 딸꾹질을 100번 하면 죽는다구 하던데!!! 꺅!! 어떡해! 숨을 크게 쉬고 진정하는 거야!"
"일단, 진정은, 딸꾹! 네가 먼저 해라."
"칸로지가 놀라니 어서 멈춰라, 쿄코."
검정색과 노란색 오드아이에 마스크를 쓴 흑발 남성-이구로 오바나이가 쿄코의 등을 약하게 두들겼다.
"괜찮은가! 누님!"
"그 호칭, 그만둬. 지금의 난 17살이니까. 아니, 곧 18살인가."
전생에서는 그들보다 연상이었기 때문에 그 호칭이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연하가 되셨네요."
생글생글 시노부가 웃는 얼굴로 말한다.
"이렇게 다시 만나서 다행이군."
시노부 옆에서 덩치 큰 남성-히메지마 교메이가 재회의 눈물울 뚝뚝 흘렀다. 눈물샘이 많은 그가 눈물을 흘러내리자 카나에가 익숙하게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설마, 저 둘?!!!!
""흠.""
동시에 같은 의성어를 낸 쪽을 바라보자 보석이 박힌 엄청 화려한 모양새의 헤어밴드를 착용한 은발의 이케맨 건달(?)이 있었다. 우즈이 텐겐은 쿄코를 쳐다보고는 위아래로 훑어봤다. 뭐지, 저 시선은.
"딸꾹?"
"화려하다!! 몸매는 여전한 것 같군!!"
우즈이의 발언 덕분에 딸꾹질이 멈췄다. 분노로 인해 딸꾹질이 멈춘 쿄코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움직인 남성 둘이 있었다. 흑발의 묶은 머리 남성-토미오카 기유와 입가에 큰 상처가 있는 선홍색 머리칼 남성, 사비토가 쿄코보다 한 발 더 빨리 움직여 우즈이를 때렸다.
"아프잖아!"
"그건 저질적 발언이다, 우즈이."
짧은 스포츠머리에 볼쪽에 흉터가 있는 남성, 쿠메노 마사치카가 우즈이에게 일가침을 놓았다.
"쿠메노! 그런 쓰레기 보는 눈으로 보지 마라!"
언제나 상냥한 눈빛을 하던 마사치카에게 저런 시선을 끌어내다니…. 어떤 의미로 대단한 녀석일세, 우즈이 텐겐. 역시 자칭 축제의 신다워.
"토미오카 씨는 그렇다쳐도 우로코다키 씨까지 움직일 줄은 몰랐네요."
"은혜를 받고 갚지 않는 건 남자답지 못한 일이니까."
"우로코다키?"
쿄코는 사비토의 성에 놀라 눈동자를 동그랗게 떴다.
"나랑 사비토, 우로코다키 씨의 양자가 되었거든!"
마코모가 행복에 가득찬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거 다행이네."
마코토의 얼굴을 본 쿄코는 안도감이 섞인 미소를 짓었다. 두 사람은 우쿠로다키 씨를 가족으로 여겼다. 그리고 그건 우쿠로다키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이른 죽음이 안타까웠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일륜도 도신 색깔은 참으로 예뻤지. 깨끗한 하늘색이었으니까."
"네. 빙주에 걸맞은 색깔이었죠."
"쿄코 짱, 지주가 되었구나!"
"음. 그녀는 후지카사네 최종선별 시험 전에 이미 주로 확정된 특례였으니까."
"에?"
"도착했다."
히메지마의 말에 모두들 처음 들은 소리에 쿄코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 시선을 무시한 쿄코는 도착한 접대실의 문을 열었다. 벚꽃이 흩날리는 뒷배경이 그려진 다다미가 펼쳐진 넓은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치가 있군."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네. 곧 음식을 가져올게."
앉아있어, 라고 말하고 쿄코는 방을 나갔다.
"아아~ 도망쳐버렸네요. 쿄코 씨는 여전히 중요한 말은 하지 않네요. 비밀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특례가 뭐였나요?"
카나에가 히메지마에게 물었다.
"쿄코는 귀살대에 입대하기 전에 이미 하현 6 혈귀를 쓰러트렸다고 들었다."
"입대 전에 이미 십이귀월 하현을?!"
"벤 건 전 염주지만 술법의 힘으로 압도적인 힘차이를 선보였다고 하더군."
"-식사 나왔습니다~!"
문이 벌컥 열리고 쿄코들이 음식을 가져오자 자연스럽게 대화는 뚝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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