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의 힘 때문에 반-불사신의 몸을 살아가고 있는 세눈박이-이마에 있는 세번째 백색 눈동자를 가진- 츠키카게는 사람들에게 무서움의 대상이였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었기에 내색하지 않았다.
"누나!"
"응? 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츠키카게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둘째 동생인 아수라가 그녀가 평소에 하도 다니는 머리천을 가지고 자신의 이마에 묶었다.
"짠!"
"뭐하는 거야?"
"이걸로 나도 누나랑 같아!"
"!! 귀여워, 아수라!"
아수라의 귀여운 행동에 츠키카게는 그를 끌어안았다.
츠키카게의 밑으로는 어머니가 다른 두 명의 쌍둥이 남동생이 있었다.
"차크라를 짜서 힘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손을 잡는 형태와 관련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 어떤 식으로 모양내는 것에 따라 여러 힘을 쓸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진짜?"
"손의 형태를 '인(印)' 발동되는 현상을 '술(術)'이라 이름을 지었어."
"인과 술…. 대단하다! 대단해, 형!"
"정말로 대단한 발견이야, 인드라."
첫째 동생인 인드라가 10살 남짓에 인술을 발견했다. 인을 이용한 술법의 발명은 사람들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수행을 한다면 누구든 술법을 쓸 수 있게 된 거다.
"누나…."
"인드라, 대견해!"
"누나! 나도! 껴안아줘!"
인드라를 껴안은 츠키카게를 보자 아수라가 외쳤다. 츠키카게는 아수라의 외침에 손을 벌려서 두 사람을 자신의 품 안으로 가뒀다.
"정말 좋아!"
인드라와 아수라를 끌어안은 츠키카게는 동생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굉장히 아꼈고 사랑했다. 그녀에게 남동생은 사랑하는 첫 번째 대상들이었다.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
"인드라!! 아수라!!"
새하얀 치마로 땅을 끌면서 츠키카게는 숲을 걸어다니며 동생들을 찾고 있었다.
"인드라!! 아수라!!"
츠키카게는 쌍둥이 남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숲을 돌아다녔다.
"누나만 빼놓고 가다니, 너무하잖아."
그녀는 투덜거리며 발에 채이는 돌멩이를 뻥 차버렸다.
"악!"
"?"
돌멩이가 날아간 방향에서 들려온 비명 소리가 들리고, 한 소년이 풀숲에서 나왔다.
"누구?"
까마귀 날개를 단 소년은 이마를 손으로 비비며 츠키카게를 보며 물었다.
"미안해! 난 츠키카게(月影). 너야말로 누구야? 그 날개는 뭐고?"
"나는……."
"나는?"
"아악! 갑자기 머리가 아프네!!"
"괜찮아?"
"며칠 동안 굶은 상태에서 그 작은 돌멩이가 머리를 치고 갔으니까! 아, 현기증이 나!"
까마귀 소년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잠시만 기다려! 먹을 것을 가지고 올게!!"
츠키카게는 놀라서 후다닥 달려갔다. 잠시 후에 품 안에 음식을 가득 안고 츠키카게는 나타났다. 먹을 것을 보자 자동적으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크게 울린 소년은 우적우적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정말…… 배가 많이 고팠나봐."
입 안 가득히 들어있으면서도 계속 입 안으로 쑤셔넣으려는 그의 행동에 츠키카게가 말했다.
"우물우물."
"뭐라고 한지 모르겠어. 다 씹고 말해줘."
츠키카게는 소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검은색 머리카락에 금색 눈동자를 지닌 그는 정말로 까마귀 같았다. 심지어 등 뒤로 달려있는 까마귀 날개까지……! 이거 진짜인가?
"악!!"
소년은 비명을 질렀다.
"아, 미안. 진짜…였구나."
까마귀 날개를 움켜쥐고 있던 츠키카게는 소년의 비명에 놀라서 손을 휙 놓아줬다.
"아프잖아!! 이거 진짜라고!!"
그가 버럭 화를 내자 날개도 화를 내듯 퍼덕였다. 그 모습은 꼭 새가 위협하는 날개짓 같았다. 아니 같았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건가.
"이거, 어떻게, 생기게 된 거야?"
"몰라. 태어나는 순간부터 있었으니까. 덕분에 사람들에게는 괴물 취급을 당했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거야? 그럼 넌 나랑 같네."
"같다고?"
"나도 괴물이거든."
츠키카게는 이마를 감싸고 있는 머리띠를 풀었다. 그러자 이마에 세 번째 눈동자, 백안이 있었다.
"세눈박이…."
"응, 난 세눈박이야."
"같은 건가…?"
"같지 않아? 나는 같다고 생각하는데…!!"
종이 울리자 츠키카게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행의 시간이다!!"
"수행?"
"응. 나 인종 마을에서 살고 있어."
"인종!"
"알고 있어?"
"조금…. 지구에서 날뛴 괴물을 봉인한 오오츠츠키 하고로모가 세운 교잖아."
신수神樹에 맺힌 열매를 먹은 오오츠츠키 카구야는 신통력(차크라)을 갖게 되자, 차크라의 힘으로 혼자서 전쟁을 평정했다. 그 후 그녀는 두 아들을 출산했는데, 그게 오오츠츠키 하고로모와 하무라였다. 한편 자신의 차크라를 가져간 인간들에게 분노한 신수는 자신의 몸을 10개의 꼬리를 가진 거대한 맹수로 바꾸어 나타났다. 인간들은 십미의 출현에 두려워 했지만 오오츠츠키 하고로모과 그의 동생인 오오츠츠키 하무라가 어머니의 죄를 씻기 위해 십미를 막으러 나섰다. 두 형제는 십미를 무찌르고 봉인하였다. 이후 하고로모는 인종이란 교를 세웠고, 사람들은 그를 육도선인이라 칭송했다.
"것보다 빨리 가봐야 하지 않아?"
츠키가게는 소년의 말에 마을로 내려가려고 몸을 돌렸다.
"저기, 또 만날 수 있어?"
"난 여기 있을 거야."
"응!"
숲으로 가면 또 그를 만날 수 있다.
그 뒤로 츠키카게는 자주 그와 만나러 숲으로 갔다. 만날 때마다 그에게 이름을 물어보았지만 그는 대답해주지 않았고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츠키카게는 그에게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다.
"료!"
"료?"
"그래, 넌 앞으로 '료'야!"
"……."
"네가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난 너를 그렇게 부를 거야, 료!"
"료…."
돌멩이를 든 츠키카게는 땅바닥에 글자를 적었다.
"료(亮)."
"나에겐 안 어울리는 한자네. 밝다, 라니."
"그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너가 내 삶을 비추는 것 같아서……."
프로포즈 하는 건가? 료는 츠키카게의 수줍어하는 미소 띈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좋아. 앞으로 그렇게 불러도 상관 없어."
"진짜?"
"이제부터 난 료야. 계속 그렇게 불러줘, 츠키카게."
"!! 지금 내 이름 부른 거지?"
츠치카게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자 얼굴을 붉혔다. 그후로 츠키카게와 료는 자주 숲에서 만났다. 젊은 남녀였기에 두 사람은 금방 눈이 맞아서, 숲에서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으아악!"
숲에 울려퍼지는 비명 소리에 츠키카게는 벌떡 일어섰다.
"아수라!"
"아수라? 네 남동생?! 요즘 흉폭한 멧돼지가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
"도와줄게!"
츠키카게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든 료는 날개짓을 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
갑자기 전환된 시야에 놀랐지만 츠키카게는 멧돼지에게 쫓기고 있는 아수라를 발견하자,
"저기! 저기로 가줘, 료!"
료에게 말했다. 츠키카게가 가리키는 손가락 방향으로 료는 날개짓 했다.
"아수라!"
아수라의 앞에 착지한 츠키카게와 인드라.
"형! 누나!"
"이 자식…. 잘도, 동생을!"
인드라는 인을 맺어 번개를 손에 모아서 멧돼지를 쓰러트렸다.
"형!"
"괜찮니, 아수라?"
"응…. 하지만 시로가!"
아수라의 품에 안겨져 있는 개는 심하게 다쳐있었다. 츠키카게는 시로의 머리에 손을 올려 차크라를 사용했다. 그러자 시로의 몸은 순식간에 낫았다.
"시로!"
개는 멍하고 울면서 아수라의 볼을 핥았다.
"다행이다, 아수라."
"고마워, 누나! 형!? …형, 그 눈?"
아수라의 말에 츠키카게는 인드라의 눈동자를 살펴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붉게 변해있었다.
"사륜안…!!"
"형?"
"인드라!!"
인드라는 재빨리 숲 안쪽으로 달려갔다.
"육도선인의 '눈(정신에너지와 동술)'을 물려받은 형 인드라와 육도선인의 '육체(신체 에너지와 선술)'을 물려받은 동생 아수라…인가."
"누구?"
바닥에 착지한 까마귀 수인에 아수라는 깜짝 놀랐다.
"료!"
"결정했어. 나도 인종 총본산에서 살고 싶어, 츠키카게."
"에? 평소에는 거절을 하더니. 갑자기?!"
"너를 옆에서 지키고 싶어졌어."
료는 츠키카게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료의 그 말에 츠키카게의 얼굴은 펑하고 붉어지더니,
"츠키카게!"
"누나?!"
행복한 얼굴로 츠키카게는 기절했다.
……………
………
……
.
료가 인종의 총본산에서 살게 된지 몇 년이 흘렀다. 인드라와 아수라도 장성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야~ 인드라님은 대단하시네. 그 눈을 보고 있자니 꼼짝달싹 못 하겠어."
"그 나이에 사범이 되었으니. '인'이나 '술'도 인드라님이 발명하신 거야."
"하지만 솔직히 요즘은 너무 가혹해. 아까도 봐주는 기색이 전혀 없었어. 인드라님이 2대가 된다면 따라갈 수 있으려나."
"그렇긴 하지. 인드라님의 날카로운 시선은 우릴 지켜보는 느낌도 들고."
"아수라님쪽은 편안히 말할 수 있어도 재능이 전혀 없으니. 잘 될지 안 될지도 솔직히 모르잖아."
문하생의 말들을 엿듣고 있던 츠키카게는 재빨리 발을 옮겨서 인드라를 찾아갔다.
"인드라."
"누님, 무슨 일이세요? 항상 그 새 녀석하고만 노시던데."
"인드라! 료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그 말을 하러 저를 찾아오신겁니까."
"그게 아니라…."
"전 수련을 해야해서 가보겠습니다."
"잠깐! 인드라!"
츠키카게가 불렀지만 인드라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걸어갔다.
"인드라…."
"츠키카게? 왜 그래? 왜 울고 있는 거야?"
"료…. 어떻게 해…?"
"울지 마, 츠키카게. 내가 옆에 있잖아."
츠키카게는 료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료는 그녀를 토닥여주었다.
인드라의 가혹한 지도는 멈출 줄 몰랐다.
"형! 왜 그래?!"
"아수라. 사륜안을 갖지 못한 넌 이해 못한다. 세상을 관리하는 건 힘이고, 힘에 의한 규율이다. 언젠가 나는 인종을 이어받아 그 이상을 펼치겠어."
"형……."
인드라의 엄한 규율은 처벌에서도 나타났다. 마을의 공동 사유재산을 자신의 이익으로 사용한 아수라의 친구 타이조가 잡혀왔다.
"타이조! 형님, 이건 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이 남자는 죄를 저질렀다. 산림을 벌채하여 자신의 재화로 바뀌었지. 마을 소유품은 마을 모두를 위한 거다. 그게 규칙이야. 죄는 너에게도 있다, 아수라."
"에?"
"너는 이 남자에게 속아선 죄를 돕게 된 거야."
"길을 터는 건… 거짓말이였어?"
"어머니가 병에 걸리셔서 급하기 약이 필요했어. 미안해, 아수라. 널 말려들게 했네."
"왜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어?"
"어머님은 인종을 싫어해. 인종 같은 건 이 세상에서 필요 없다면서…."
"인종을 믿든 안 믿든 규칙은 규칙이다. 아수라, 넌 아무것도 몰랐으니 이번엔 너의 죄는 묻지 않으마."
"인드라."
츠키카게가 세 사람에게 다가왔다.
"이건 지나치지 않았니? 어머니의 약을 위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잘못을 저질려. 사람을 처벌하는데에는 신중해야 해."
"알고 있어요, 누님. 하지만 죄에는 벌이라는 힘을 확실하게 새겨둬야 합니다. 그것이 새로운 죄에 대한 억제력이 됩니다."
"형님……."
타이조는 감옥에 갇혔다(후에 아수라가 그를 도망치게 했다).
나이를 먹어 죽은 개 시로의 묘지에 기도를 올리는 아수라의 곁으로 세 남매의 아버지인 오오츠츠키 하고로모가 가까이 다가왔다.
"…저는 사람들 덕분에 사는 겁니다."
"너는 마음씨가 상냥하구나. 인드라와는 전혀 다르군."
"형님은 우수하니까요. 뭐든 혼자서 하실 수 있으시고 그런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다."
츠키카게는 두 사람을 보고는 몸을 돌렸다.
그날 이후 하고로모는 인종의 후계자를 결정하는 시험을 인드라와 아수라에게 내렸다.
"이제부터 우리 인종의 후계자를 정하마."
하고로모는 두 아들에게 각각 두루마기를 내밀었다.
"아버지. 이건 무엇입니까?"
"내가 십미(카구야)를 봉인했을 때 십미 몸 잔해가 세상 곳곳에 흩어졌네. 대부분은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 처리했지만. 아직 처리하지 못한 두 지역이 그 두루마리에 적혀 있다. 인드라, 아수라. 너희 둘이 그 지역에 가서 거기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거라. 그 결과를 보고 누구에게 인종을 맡길지 판단하겠다."
"아버님?!"
"어째섭니까, 아버지! 어째서 이런 일을…! 저에게 인종을 이을 재능이 없다는 건! 아뇨, 저는 인종을 이을 생각은 없습니다. 형님의 보탬이 되는 거면 충분합니다."
"그건 내가 정한다. 너는 세상에 나가서 무엇을 하는가 모든 건 그걸 지켜보고 나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여행의 길을 떠났다.
"동생 쪽은 좋은 성심을 가졌구려."
"가마마루님."
하고로모에게 선술을 가르쳐준 두꺼비 가마마루가 나타났다. 불쑥 나타나는 것은 여전하군.
"허나 사륜안의 힘을 제대로 잇지 못한 건 형쪽인가. 설마하니 저 동생은 형을 생각해서 마을에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네."
"그렇게 되면 그때다."
"그렇게 해서 뭘 확인하고 싶은 겁니까, 아버님?"
"확인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인드라는 우수하고 힘이 있으나 사랑을 믿지 않지. 아수라는 실력은 부족하지만 그 마음은 사랑에 향해 있지. 이 세상이 이제부터 인종은 광활한 영향을 미치겠지. 인종이 올곧은 길로 가기 위해서는 힘과 사랑 그 두가지가 필요하네. 난 둘이 이 유람을 통해 성장하여 인종을 지지할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야."
"형제. 대체 둘을 어디로 보낸 거여?"
"간단히 말하면 같은 문제를 떠안은 마을이지. 그걸 어떻게 해결할까, 나는 그걸 알고 싶네."
"그렇구만. 솔직히 어느 쪽으로 할지 벌써 정해놨구만?"
"아니. 정하지는 않았네. 인드라는 우수하지만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고 지나치게 서둘러. 아수라는 사람에게 착한 심성은 있네만 싸움에는 좀처런 나서지를 않네. 둘이 이 여행을 통해 성장하고 서로 품어줄 수 있겠다면 불만은 없겠다만."
"슬슬 난 가겠네."
가마마루는 물이 담긴 항아리 안으로 들어가면서 가 버렸다.
"츠키카게."
료는 먼곳을 바라보는 츠키카게를 불렀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목소리에 힘이 없어."
츠키카게는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나에게 알려줘, 츠키카게. 난 언제나 너의 편이야. 너의 힘이 되고 싶어."
"인드라에게서 할머니가 보여."
"할머니?"
"강대한 힘을 지닌 토끼 선인 오오츠츠키 카구야처럼 힘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
신수와 함께 하늘에서 내려온 카구야는 남편의 배신으로 인간 세상에 대한 환멸과 교만에 빠져 타락했다. 그래서 힘을 기르기 위해 신수에게 인간들을 바치는 관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관례에 거역하거나 거부하는 자는 힘으로 무참히 짓밟고 나라를 전멸시키는 무자비한 짓을 행했다. 하고모로와 하무라는 관례에 대해 의문을 품었고, 제물로 뽑힌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해서 관례가 무의미한 살육을 행한 거라고 판단했다(그 후 하고로모는 가마마루와 함께 묘목산에서 수행을 했다). 하고로모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모친을 설득을 하려햇지만…. 카구야는 아들들과 자신은 서로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너희들이 가진 힘을 나한테 돌려줘라."라고 말하며 분노했다. 그 분노가 신수를 십미로 변형시켰다.
자식과 어머니간의 세계의 존망이 걸린 전투를 수 개월 동안 한 끝에 형제는 십미와 카구야를 지폭천성으로 봉인하는데 성공한다. 지폭천성은 저 멀리 하늘로 올라가 달이 되었다. 그리고 하무라는 모친을 지켜보기 위해 달로 갔다.
"그래서 걱정이야. 인드라도 그렇게 되어버릴까 봐. 엄격한 처벌 방식으로 타인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아서……."
빠르게 일처리를 끝낸 인드라가 돌아오고, 그리고 1년 정도 지나고 나서 아수라가 귀환했다.
하고로모의 옆에는 츠키카게가 새하얀 복식으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츠키카게의 뒤에는 검은색 복식의 료가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약혼 증표로 한 쌍의 투명한 빛을 지닌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나눠 끼고 있었다.
"인종의 후계자를 발표한다. 인종의 후계자는…."
츠키카게는 소매 속에 숨겨진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아수라로 정했다."
"!!"
"어째섭니까!"
다들 혼란스러운 가운데 츠키카게는 그럴 줄 알았다듯이 눈을 감았고, 료는 무관심한 얼굴로 뒤에 서 있었다.
"저는 안 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네가 맡았던 마을은 지금 괴멸 상태에 이르렀다는 보고를 받았다."
"설마, 신수를 억지로!"
"내가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나?"
"인드라!"
마음정리를 하고 눈을 뜬 츠키카게가 하고로모의 보좌관을 노려보는 인드라를 보자 그의 이름을 엄하게 불렀다(인드라의 사륜안을 본 자는 그에게서 위압감을 느끼며 위축이 든다). 그녀의 부름에 인드라는 사륜안을 풀었다.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봐라."
"저도 아수라와 한 것과 같습니다. 소원대로 마을 사람들에게 물을 주고 신수를 처분했습니다. 딱 하나 다른 건 전 혼자서 다 했습니다."
"그게 결과를 크게 바꾼거다. 마을 사람들을 물의 이권을 두고 다투다가 스스로 서로를 해라려고까지 했더구나. 쉽게 얻은 행복은 쉽게 잃는 법이다. 하지만 아수라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갔다. 고난 속에서 얻은 행복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인드라. 너에게는 사륜안이라는 훌륭한 힘이 있다. 아수라가 성장했다 해도 힘은 한참 부족하지. 앞으로 인종을 지탱해주기 위해서 아수라에게 힘을 빌려주려무나."
"큿!"
인드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저택을 나갔다. 인종의 마을에서 인드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츠키카게와 료의 결혼식 날짜가 정해졌다.
"와! 예뻐요! 츠키카게님!"
"카나."
아수라를 따라서 인종의 총본산까지 온 여자아이의 도움을 받아 신부복으로 갈아입은 츠키카게는 카나의 손을 잡았다.
"네?"
"아수라를 부탁할게."
"에?! 아뇨! 아수라를 제가 왜!"
"그야 카나는 아수라를 좋아하잖아?"
새빨개진 얼굴이 정답을 말한 것을 알게 해준다.
"저, 저는 그만 일어나보겠습니다!"
카나는 후다닥 도망쳐갔다.
"누님."
혼자 있는 츠키카게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인드라가 서 있었다.
"인드라!! 돌아왔구나!"
"누님."
"기다리거라, 인드라!"
츠키카게는 저택을 빠져나가는 인드라의 뒤를 쫓아갔다.
"누님도 아버지와 같은 생각이십니까?"
인드라는 깊은 숲 속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인종으로 화합하기 위해서는 힘보다는 사랑이라고 아버님께서는 생각하신 모양이더구나."
"사랑? 사랑 따윈 필요 없습니다. 아수라는 약해서 타인의 도움을 받았지만 전 달라요! 약한 사람들의 도움 따윈 전 필요 없습니다. 이 힘을 써서 힘에 의한 완전한 질서를 세우겠어요. 싸움조차 없는 완전한 세상이요!"
"그래서는 할머님과 같구나. 사람들은 너만큼 빠르게 할 수는 없다. 같이 걸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 인연이 없는 힘은 공포다. 사람들은 공포에 의한 통치에는 따르지 않는다."
"그럼 억지로 따르게 하죠."
"이번만큼은 나도 아버님의 생각과 같구나. 인드라여, 아수라를 도와서……!!"
콰직 번개가 번쩍였다.
"죄송합니다, 누님."
"인, 드라…?!!"
인드라의 공격에 츠키카게가 복부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을 때… 사륜안은 진화한다."
인드라의 사륜안은 변화했다. 자신의 손으로 누이를 죽임으로써 사륜안은 만화경 사륜안으로 진화했다.
"츠키카게!!"
신부 행렬이 등장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료가 그녀를 찾으러 다녔다. 그리고 쓰러진 츠키카게를 발견하게 된다.
"츠키카게!! 츠키카게!!"
"료……."
료는 츠키카게 계속해서 불렀다. 하지만 츠키카게의 윤회안은 점점 감겨져갔다.
"미안, 해……."
"으아아아아악!!"
츠키카게의 윤회안이 닫히자 료는 절규했다. 그리고…….
"야타가라스!!"
그의 그림자에서 세개의 다리를 가진 새까만 까마귀 괴물이 튀어나왔다.